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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삶은 하나님께서 은혜로 베푸실 것을 기다리는 삶입니다. 그러기에 기도하는 내용은 인간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실 것이라야 합니다. 이런 기도는 인간의 종교성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기에 예수님께서는 주기도문으로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가르치신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는 예배 때마다 주기도문을 외우기는 하는데 그 내용이 기도에는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본서는 이 점을 생각하면서 예수님께서 주기도문을 가르치신 취지를 밝혀 보려는 책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깨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진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니이다. 아멘."

[본문 47-51쪽 '나라이 임하옵시며'중에서...]

나라이 임하옵시며

개인 차원의 기도가 아니라 나라가 이루어지는 기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이름이 성별되는 삶은 아버지의 나라가 임한 삶이라고 하게 됩니다. 그 나라는 아버지에 의하여 다스려지는 나라입니다. 아버지께서 이름을 성별하는 힘은 나라를 이룸이로 드러난다는 것인데 이것은 중요한 내용입니다.
성별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차원에서 말한다는 것입니다. 성별된 개인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성별된 나라가 있는 것을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성별된 내용은 아버지의 나라를 이루는 내용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나라라고 하는 것은 공동의 삶의 총체저긴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따라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루시는 총체적인 삶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라가 이루어지게 됨으로 이루어지는 삶을 말하게 될 때, 나라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제도가 정하여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기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은 하늘의 삶이 땅에 열린다는 것입니다.
나라를 이루는 것으로 성별됨이 드러나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종교적인 것으로 드러나게 됨을 말하는 것은 분명 아닙니다. 나라를 말한다는 것은 종교적으로 개인의 해탈을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부를 때 아버지의 나라의 백성으로 참예한 뜻이지 개인에게만 내리는 특혜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늘에 게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기를 바란다는 것은 신을 생각하며 자신의 안위에 관심을 갖는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다스리시는 총체적인 삶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지 세상의 삶에 처한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힘이 역사하는 것은 나라를 이루는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고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볼 때, 자신만의 삶을 생각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기에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나라를 이루는 것으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그 나라 가운데 있는 자신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는 것으로 기도한다는 것은 종교적인 기도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겠습니다. 종교적으로는 신에 대한 관심이 자신의 관심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신의 문제를 떠나서 신에 대한 의식을 갖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도가 개인의 문제가 풀려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라가 임하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것은, 기도에 대한 새로운 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의식은 그분의 나라가 임하게 됨으로 생기게 된다고 볼 때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개인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나라를 이루시는 아버지로 의식된다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역사하심을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나라를 이루는 것을 말함으로 그런 기도는 공동의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라를 이룸으로 역사하신다는 것은 아버지와 더불음이 개인적인 것이 아닌 것을 뜻합니다. 아버지가 역사하시는 것은 그것이 '나'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나를 이루는 내용을 띤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를 위한 일이라도 '나' 개인적인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이루는 뜻을 띠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더불음은 사람들이 말하는 개인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이런 점은 예수님의 삶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예수님의 개인적인 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나라를 세우려는 삶을 사셨지 자신의 종교적인 관심을 보이며 사신 것이 아닙니다. 달리 말하면 예수님의 삶에서 개인의 종교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고 아버지의 나라를 이루는 내용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사람들이 먹을 것이나 입을 것이나 마실 것에 관심을 갖는 것보다 먼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와 그 의에 관심을 가지라(마 6:33)고 한 것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를 생각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개인의 삶이고 그것이 모여서 공동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공동의 삶이고 그 공동의 삶 가운데 자신의 개인적인 영역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것은 공동의 것이 세워짐으로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것으로 나아갈 때는 개인적인 것을 내세우기에 개인의 심적 문제를 먼저 다루게 되지만 그런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를 먼저 말하게 될 때 개인의 심적 상태는 그 나라를 이루는 내용으로 말하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개인의 믿음에 대한 내용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말하여지게 됩니다. 그것은 믿음의 삶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를 이루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종교적인 것은 세상에 살면서 그 삶을 바탕으로 말하여지는 것입니다. 세상의 삶을 개인적으로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이기에 성별된 내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는 삶에 성별된 내용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적인 말을 하게 되면 살아가는 삶 가운데 특별한 개인적인 심적 상태를 누리도록 이끌어 가게 되지만 예수님의 기도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공동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갑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이름을 부르며 그분의 나라를 말한다는 것은 그분의 드러나심이 나라를 이루며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드러나는 나라의 형태를 보면서 그분이 다스리시는 내용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믿음의 내용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나라를 이루며 역사하신다는 것은, 그분을 믿는 믿음에 나라를 이루는 내용이 있다는 것입니다. 나라를 이루는 내용은 개인의 해탈이나 만족으로 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삶이 개인의 해탈이나 만족으로 말하여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가 임하기를 바라는 기도는 아버지의 나라에 대한 믿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니 믿음은 아버지의 나라에 사는 삶의 내용입니다.
그런 믿음은 개인의 심적 상태와는 무관합니다. 따라서 구원도 개인의 심적 상태와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살면서 믿음을 말하게 될 때, 살아가는 삶이 믿음으로 드러나지 않기에 믿음을 마음에 머무는 것으로 말하게 됩니다. 그래서 믿음이 종교적으로 흐르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을 하나님의 나라에 사는 삶으로 말하게 될 때는 이런 종교적인 흐름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는 세상에서 보는 나라와 같은 것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나라를 이루신다고 하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개인적인 마음의 영역에서 머무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뜻합니다.
하늘에 게신 아버지께서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나라를 말하셨고, 그러면서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나라를 이루시는 면을 친히 보여 주셨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것의 대부분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나라에 대한 것인데 그 내용은 개인의 사적인 영역에 머무는 내용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은 대중에게 드러난 것입니다.

하늘에 깨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을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