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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통전적 선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왔다. 통전적 선교란 개인의 영혼구원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강조한다. 그러나 개인의 영혼구원이라는 한쪽으로 치우친 한국교회의 선교현실은 외적으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며, 내적으로는 개인의 영혼 구원에 대한 책임조차도 자주 왜곡시키고 있다. 하나님의 선교는 한편으로는 신학과 실천의 적절한 균형을 위해, 또 다른 한편으로는 개인의 영혼 구원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의 바람직한 균형을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신학이라 할 것이다. 본서의 글들은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선교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제언하고 있으며, 이 제언들은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잃어버린 한국교회의 선교적 현실을 극복하고 보다 통전적인 선교로 갈 수 있는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95-199쪽 '제3장 디트리히 본회퍼와 에큐메니칼 운동'중에서]

제3장 디트리히 본회퍼와 에큐메니칼 운동

들어가는말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교회를 에큐메니칼적인 교회라고 말하기 힘들다. 더구나 개교회 차원에서 본다면 에큐메니즘에 대해 분명한 이해를 하고 있는 교회가 많지 않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누어진 교회 사이에서 일어나는 교회일치운동 혹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교회들의 연합활동 정도로 대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대답이 틀렸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은 기구적인 통합을 목표로 하는 눈에 보이는 교회일치운동 혹은 일반적인 사회.경제.정치활동에 교회의 이름으로 함께 참여하는 운동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에큐메니칼 운동은 하나님의 집인 세계(oikoumene)를 섬기기 위해 모든 교회가 연합하여 하나의 보편적인 교회를 이루어 감으로써 세상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다하려는 교회운동이다. 이 운동은 금세기에 들어와서 서구의 국가교회와 그 교회의 선교가 자체 안에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드러내면서, 그리하여 그 틀이 깨어지면서 시작되었다.

특별히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교회는 교회 자체에 대한 관심을 넘어 세계에 대한 교회의 책임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묻게 되었다. 이후 에큐메니칼 운동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더불어 교회의 가장 중심적인 선교할동의 하나가 되었다.

금세기 말에 이르러 세계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전지구적인 정치와 경제를 위한 전지구적인 윤리가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해서는 다시 말하면, 교회는 세계시장의 흐름이 하나님의 창조와구속의 섭리에 바르게 응답하고 있는가에 대한 계속적인 질문을 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에큐메니칼적인 협력을 통하여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

오늘날 교회의 에큐메니칼적인 협력의 필요성은 과거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지금까지 에큐메니칼 운동에 큰 관심이 없었던 한국교회도 더 이상 이러한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

한반도와 관련된 조그마한 문제조차도, 심지어 개교회의 구체적인 현실까지 세계시장 배후에 있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와 무관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더욱 그러하다.

본 논문의 목적은 본회퍼의 신학을 통해서 한국교회가 어떤 에큐메니칼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데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본회퍼의 신학을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보다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형성시기에 본회퍼가 끼친 영향을 생각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선교현실을 반성하고 새로운 전망을 찾아보려고 한다.

한국교회에 새로운 선교적 방향을 제안하기 위해 본회퍼를 택한 이유는 개교회 혹은 교단 중심의 한국교회가 개혁교회의 전승을 따라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려 할 때, 교회의 세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본회퍼의 신학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국가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한 교회를 극복하고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를 회복하려 한 본회퍼의 신학이, 신 자유주의가 제시하는 이데올로기 앞에서 교회가 어떤 선교적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묻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본 본문은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본회퍼가 서구교회와 서구선교의 한계를 어떻게 인식하였으며, 그 대안을 어디에서 찾아보려 했는가를 그의 신학을 통해서 찾아보며, 제2장은 본회퍼의 신학이 종교개혁과 연속성을 가질 뿐 아니라 그의 삶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려는 종교개혁의 근본정신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주며, 제3장에서는 본회퍼가 에큐메니칼 운동에 미친 영향을 통하여 세상에 책임을 다하는 교회의 모습을 찾아보고, 제4장에서는 본회퍼의 신학이 교회의 선교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선교로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음을 보여 주려 한다.
마지막 결론 부분에서는 본회퍼가 오늘날 한국교회에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선교와 예배를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1. 본회퍼가 본 종교로서의 기독교

1)콘스탄틴적인 교회:서구교회의 시작
교회사에서 콘스탄틴(Constantine)황제가 기독교를 승인하기 이전과 이후의 교회는 여러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만약에 콘스탄틴이 막센티우스(Maxentius)와의 결전을 앞두고 십자가와 함께 "이 표적으로 승리를 얻으리라."(In Hoc Signo Vinces)는 환상을 보지 못했다면 콘스탄틴 이후에 전개되었던 기독교와 유럽의 변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전통적으로 콘스탄틴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콘스탄틴의 기독교 승인이 박해받던 교회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박해 중 지켜 왔던 중요한 요소를 잃어버리거나 스스로 포기해 버린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점을 동시에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콘스탄틴 이후의 그 이전과는 연속성을 주장할 수 없을 만큼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키이(A. Kee)는 그의 책[콘스탄틴 대 그리스도:이데올로기의 승리]에서 콘스탄틴의 기독교 승인은 로마제국에 대한 기독교의 승리라는 관점에서보다는, 오히려 책의 부제에서 밝힌 것처럼 '이데올로기의 승리'라고 주장한다.

기독교를 승인할 당시 콘스탄틴은 기독교로 개종하지 않았고, 교회의 일원도 아니었으며, 그는 세례를 받지 않았으며 따라서 성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가 기독교를 승인한 이유는 오히려 정치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영향은 로마제국 안에 머물지 않고, 이후 유럽의 역사와 문화, 특히 정치와 종교와의 관계, 더 나아가서는 서구 신학과 서구교회 그리고 근대선교에까지 미치게 되었다는 점에서 콘스탄틴적인 교회의 모습을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콘스탄틴적인 교회의 구조에 대해서는 유세비우스(Eusebius)가 쓴 몇몇 글을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유세비우는 황제 즉위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콘스탄틴을 찬양하여"라는 연설에서 황제의 신성을 부인한다.

그러나 그 의미는 황제가 보통인간이라는 뜻이 아니라, 황제는 특별한 사람으로서 하나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즉, 하늘에는 하나님이 우주를 다스리지만, 땅에서는 하나님의 대리자인 황제가 지상왕국을 다스린다는 플라톤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길은 땅에 있는 황제에 대한 충성을 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바로 이 한 분[황제]이 지배자이시며 보이거나 안 보이거나 모든 것 위에, 모든 것 안에, 모든 것을 통해 있는 분이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의 로고스이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군주는 더 높은 왕국의 화신으로, 그분으로부터 그분을 통해 더 높은 권세를 모방하여 올바르게 통치하고 지상의 모든 사물을 바르게 한다.

그[황제]는 지상왕국을 천상왕국의 모습으로 형성시켰다. 또한 그는 모든 인류에게 이 정당한 희망을 붙들게 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천상왕국을 향해 나아가도록 촉구한다.

천상왕국을 원형적 본질(essence)로 그리고 지상왕국을 주어진 현실(reality)로 해석할 때, 그리하여 지상에서의 보상을 통해 하늘나라에 대한 기대를 하도록 요청받을 때, "과연 황제는 하나님의 어떤 모습을 모방하고 있는가?" 혹은 "황제의 군대 깃발에 그려진 십자가(the labarum)와 예수 그리스도가 골고다에서 지신 십자가(the Cross)사이에 어떤 접촉점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콘스탄틴을 통한 계시는 나사렛 예수를 통한 계시와는 너무나 확연하게 구별된다.

서문

제1부 하나님의 선교와 선교신학

1. 신학교육과 선교신학
1) 들어가는 말
2) 하나님의 선교
3) 에큐메니칼 선교와 복음주의 선교
4) 신학교육으로서의 선교신학
5) 선교교육의 전망
6) 나가는 말

2. 새로운 천년을 향한 선교신학
1) 들어가는 말
2) 선교신학의 역사:19세기와 20세기의 선교
3) 선교신학의 미래:실천신학으로서의 선교신학
4) 나가는 말

제2부 하나님의 선교와 개혁교회

1. 사회윤리-선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루터의 성만찬
1) 들어가는 말
2) 성만찬의 신비:예수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신성과 인성의 연합
3) 성만찬의 내용:새 계약
4) 성만찬의 효과: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성도의 교제
5) 극복되어야 할 문제들
6) 루터의 성만찬과 선교:하나님의 선교에 응답하는 교회
7) 나가는 말

2. 윌리엄 캐리의 선교를 통해 바라본 초기 복음주의 선교와 교회의 사회적 책임
1) 들어가는 말
2) 윌리엄 캐리:그는 누구인가?
3) 캐리와 교회의 사회적 책임
4) 캐리와 사회활동
5) 나가는 말

3. 디트리히 본회퍼와 에큐메니칼 운동
1) 들어가는 말
2) 본회퍼가 본 종교로서의 기독교
3) 개혁교회의 아들 본회퍼
4) 본회퍼와 에큐메니칼 운동
5) 본회퍼와 하나님의 선교
6) 나가는 말

제3부 하나님의 선교와 한국교회

1. 한국복음주의 선교신학에 대한 비판
1) 들어가는 말
2) 한국복음주의 선교신학의 구조
3) 한국복음주의 선교의 내용
4) 한국복음주의 선교신학에 대한 비판
5) 나가는 말

2. 민족통일과 북한선교
1) 들어가는 말
2) 민족통일과 북한선교에 대한 남한교회의 이해
3) 민족통일과 북한선교에 위한 지역교회의 과제
4) 나가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