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람이 낭떠러지를 밧줄 하나에 의지해 힘겹게 올라가고 있었다. 정상에 다다랐을 무렵
그는 낭떠러지 위에서 밧줄을 잡고 계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다. 예수님이 물으셨다.
“너 십일조 했니.”
아니라고 대답하자 예수님은 밧줄을 놓아 버렸다. 사람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
-어느 안티 기독교 까페에 올라와 있는 이야기.
요 며칠 믿지 않는 사람들의 글을 많이 읽었다. 특별히 즐겨 찾는 모 인터넷 서점에서 여러 사람들의 서평을 많이 읽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철학에 관심이 있는 편이어서 철학 책 코너를 많이 기웃거렸는데 과연 철학이어 그럴까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책들을 읽고 서평을 쓰는 사람들은 똑똑하고, 글도 참 잘 쓴다.
그래서인지 서평도 공들여 쓴 글들이 많다.
하지만 글을 읽을수록 답답한 마음이 커져만 가서 결국은 중도 포기하고, 포기하고....그렇게 읽었다.
사람들은 진실로 맹렬하게 하나님을 저주하고 있었다.
똑똑한 사람들일수록, 읽은 책의 수준이 높을수록 확신은 더욱 굳세고 증오는 더욱 논리적이고 문장도 참 유려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글을 통하여 드러낸 하나님에 대한 증오감과 거부감은 푹푹 썩는 나무뿌리처럼 읽기 힘든 냄새가 났다.
마치 그것이 자신들의 태어난 목적이며 명예의 칼을 치켜들며 맹세한 신성한 의무인양
그렇게 열렬하고도 지독하게 하나님을 미워하고 또 미워했다.
지켜보고 있자니 화도 나고, 마음이 괴롭기도 하고, 끝내는 아프고 슬퍼져버렸다.
그러나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절망적일 정도의 궁금증이 일었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아는데, 이들이 말하는 하나님은 “도대체 누구인가?”
도대체 누구를 향하여 욕하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고 심각하고 절실하게 궁금해졌다.
사단은 과연 거짓의 아비라는 찬사(?)가 무색하지 않았다. 거짓의 사촌도 팔촌도 아들도 아닌 아.비.
그가 세상에 뿌려놓은 거짓말로 인하여 사람들은 하나님을 증오하고 조롱하고 저주한다.
그가 교묘하게 왜곡시킨 하나님 상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신을
향하여 저주를 퍼부어대고 있었다. 누구인지도 모를, 잔인하고 탐욕스러운 신에게. 전쟁과 살육과 십일조와
자신의 이기적인 목적만을 사랑하는 잔인하고 비인격적이며 흉측한 하나님을 이야기하며 저주하고 있었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남겼다. 그가 담아놓은 의미가 무엇이건 간에 나는 그 말 자체만큼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니체가 미처 나아가지 못하고 그리하여 덧붙이지 못한 말이 있다. 덧붙일 때 완성되어 기독교의 정수가 되는 한마디..
신은 죽었다, 인간을 위하여.
신은 죽기 위하여 인간의 육신을 입어 세상에 오셨다. 그리하여 그는 죽었다. 인간을 위하여.
신이 인간을 사랑하여 죽었고 그리고 부활하셨다는 것..
그것은 기독교가 담고 있는 진리이며 신비이며 화룡정점과도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사랑 때문이었다. 기독교가 기독교인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사랑이다.
애달프고 처절하고 지독한 사랑.
다만 동화속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처럼 세련되고 산뜻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피 냄새가 진동하고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때로는 그 적나라함에 몸이 부르르 떨릴 만치의
슬프고 열렬하고 아름답고 지독한 사랑.
아버지의 곁을 떠나고 아들을 버리고 채찍을 택하고 조롱과 저주를 택한 사랑.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신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 오해는 기독교인에게도 만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나님이 나를 치셨어."
"순종하지 않아서 하나님께 터졌어."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았더니 사업을 망하게 하셨어. 병을 주셨어. 멀리 했더니 나를 벌하셨어.
오늘도 살아 생생하게 역사하는 이 고백들은 그저 땅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허공에서 유리하며 춤추다 하나님의 심장을 향하여 비수처럼 날아가 찌르고 마침내 아프게 박힌다.
멀리하면 저주하고 불순종하면 죽을 만치 구타하는 연인을 부모를 사랑할 수는 없다.
사단은 영리했다. 그가 심어놓은 이 비열하고 교묘하고 치밀하며 그러나 무엇보다 효과적인 거짓말은
사람들로 하여금-그가 신자이건 비신자이건- 하나님을 무자비한 독재자, 저주자, 두려운 존재로 인식하게 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다. 불신자는 하나님을 저주하며, 신자는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도망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방황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들이 생각하는 그런 분이 아니라고 경험하고 누린 사실과 확신에 근거하여 이 책은 외친다.
치유자이며 위로자이며 자비와 긍휼이 가득하신 그 분을 보라! 이 책은 힘주어 외친다.
목숨을 버리고 모든 고통을 감수하시면서까지 당신과 나를 사랑하신 사랑.
십자가에서 고통을 겪으시고 피로 범벅이 되면서도 당신과 나를 생각하며 견디신 사랑.
사랑과 자비가 가득하면서도 인격적인, 당신의 선택을 존중하시며 다만 재산을 나누어받고 떠난
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밤마다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신 사랑.
만물의 주관자이며 세상의 심판자이시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 안에서 약하시며
우리 안에 거하시며 우리가 그분을 미워하거나 소홀히 대할 때 상처를 받으시는 사랑.
눈물 흘리시며 아파하시며 기다리는 사랑. 고독의 사랑.
전혀 힘이 되지 않음에도 우리의 위로를 구하시고 기다리시는 사랑.
우리의 이 작은 입에서 나오는 사랑 고백을 세상의 어떤 커다란 권세와 보배보다 기뻐하시는 사랑.
아픈 사랑. 짝사랑. 외로운 사랑. 나로 인해 기뻐하시는 사랑.
하나님의 그 사랑을 알고서도 하나님을 저주할 수 있을까. 아니, 저주는 고사하고 그분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
오늘날의 오해는 너무 슬프고 너무 견고하다.
*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예전에 비하면 분명 나아졌겠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무한하고 애틋하고 절실한 사랑의 마음을 반의반도 채 알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고 오해하고 있는 나 같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자녀가 되었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하나님이 내리실지 모르는 저주 앞에 두려워하며 그로 인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나와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또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특별히 .. 서평을 통하여 만난 그 사람들과 비단 그 마음을 품었을 다른 많은 믿지 않는 자들이
그럴 리 없겠지만, 언젠가 꼭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그들을 가리고 있는 눈과 마음의 덮개가 풀어진다면.
이 책을 통하여 하나님은 십일조를 위하여 당신을 원하는 분이 아니라고, 그까짓 돈 몇 푼 따위, 그까짓 힘과 권력 따위
당신에 비하면 그분께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분의 진정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들리지 않겠지만, 보이지 않겠지만.
그리하여 예수님의 손과 발의 그 크고 끔찍하고 아름다운 못 자국이 바로 당신을 위한 것이라는 것을,
당신들이 보기에는 기독교인들이 우상처럼 떠받드는 그 초라한 나무 십자가가 바로 당신을 위하여
하나님이 핏자국으로 새겨 넣으신 연가라는 것을, 하나님은 당신을 자신보다 목숨보다 세상보다 사랑하신다는 것을,
그래서 숨도 못 쉴 만큼 오늘도 마음 아파하신다는 것을 .. 그들이 꼭 알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전부이다.
나와 당신을 살게 하는 그 것 ..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