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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가정의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문제까지도 예견하고 바라보는 작가의 예리한 시선이 결코 차갑지 않다. 급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버지처럼 따스한 한마디를 던져준다. 아버지의 글에 아들의 시선이 따라가며 시대를 아우르는 우리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 각 장에 걸쳐 실린 올 컬러 사진은 읽는 독자에게 이해를 도와준다.


▒ 책머리에
지난至難한 삶을 살아온 아버지께
존경과 애정을 올려드리며

“ 아버지 머리말은 우짜 꼬예? “
“ 니가 써라”
“ 제가 그것을 우찌 씁니까? 제가 글 쓸 줄도 모르고, 제가 뭘 안다꼬예? “
“ 그래도 니가 내를 제일 잘 알지 않느냐? “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나는 아버지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버지와 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닭살 같은 부자관계가 아닌 것은 분명했습니다. 많은 대화를 나누지도 않았고, 스킨십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그냥 그 시대의 보통 아버지와 같이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무관심한 그런 아버지와 아들이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아버지와 목청 높여 토론하면서 아버지는 구시대 사람이고 나는 참신한 신세대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와 비슷한 생각으로 변해가기 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꾸리면서 조금씩 ‘아버지’ 라는 직위(?)가 갖는 책임을 이해해야만 했습니다.

<무뚝뚝한 사랑>은 비무장으로 이시대를 꾸려온 아버지의 안경으로 보고 느낀 삶의 표현입니다.

이 시대를 꾸려온 삶을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소학교를 다녔고, 사범학교 5학년 때 6.25가 터져서 인민군에 끌려갔다가 탈출했고, 사범학교 졸업 후 잠시 교편을 잡고 국군으로 입대했다가 전장에서 휴전 소식을 들었고, 제대 후 교직에 복직하여 평생을 교직에 몸담았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우리나라가 이만치 살만한 나라가 되기까지 아버지 같으신분들이 각자 자기 위치에서 묵묵히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가능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책임을 다하셨습니다.
교직이라는 직업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님에도 자식 다섯을 모두 교육시키고 결혼도 시켰습니다.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하면서 죽을 만치 괴로웠을 때에도 ‘아버지’라는 책임 때문에 다시 마음을 잡고 치열한 아버지의 길을 갔습니다.
배움에도 열심이었습니다.
방송통신대학이 생겼을 때 아버지는 1회 졸업생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평교사에서 장학사, 교감, 교장으로도 승진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것이 ‘아버지의 성공적인 삶’ 이라 생각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다양한 취미를 갖고 풍류의 삶을 살았습니다.
언제나 누구를 만나면 나이 40이 되기 전에 인생의 후반기를 위해서 정적인 취미와 동적인 취미를 가지도록 권하셨습니다. 아마 동적인 취미는 건강을 위한 것이고, 정적인 취미는 풍요로운 정서를 위함일 것입니다.
아버지는 40년 전에 이미 서예를 취미로 하셨고, 교장 퇴임 때에는 기념전시회도 했습니다. 퇴임 후에는 수필로 등단하시고, 한시를 공부하시며 문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테니스도 즐겨 하셨습니다. 아마 스스로 풍류의 삶을 살기 위해 많이 준비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일(취미)을 열심히 하시는 분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무뚝뚝한 사랑>에는 아버지의 사소한 경험, 풍전등화 속의 조국을 지킨 사람으로서 현재의 시국을 걱정하는 원로의 모습, 한 평생 고향을 지켜 온 소시민의 모습,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무뚝뚝하게 표현하는 범부의 모습, 손자 손녀들의 소소한 일 등… 아버지의 인생을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또 거기에는 내가 생활하면서 표면적으로 알고 있던 아버지 모습과 다른 아버지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무뚝뚝한 사랑>은 아버지가 평생 교직에 계셔서인지 많은 내용이 교육적인 느낌으로 씌여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무뚝뚝한 사랑>을 읽으면서 더 많이 아버지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울러 아버지의 아들과 딸들, 그리고 친지들에게, 또 그 아들과 딸, 손자 손녀들, 그리고 독자들에게까지 윤삼만 할아버지를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수필집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막내아들 윤한종

새처럼,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마음은 오죽했겠는가. 연에는 조상들의 탐구심과 지혜가 담겨있다. 하늘 높이 오르고 싶은 마음에서 연을 생각해 냈을 것이고, 방구멍이 없으면 높이 날지 못한다는 것을 터득하여 빵 뚫었으며 이것을 싸움의 신호로 이용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끈 조상들의 지혜에 놀란다. -연과 얼레 중-

부부는 백년 친구이다. 사랑은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난다. 사랑은 좋은 걸 함께 할 때 더 쌓이지만 정은 어려움을 함께 할 때 더 쌓인다. 이심전심으로 정情 하나로 살아왔다. 무뚝뚝해도 서로 믿고 눈으로,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진짜 사랑이 아닌가 싶다. -무뚝뚝한 사랑 중-

칼바람 꼬리에 묻어오는 바람은 매화 가지를 깨우고 오봇한 오솔길로 오는 햇볕은 양지에 둥지를 튼다. 둥지에는 꽃씨들이 웅크리고 있다. 얼음을 녹여 맑은 물이 콸콸 솟아나게 하는 봄은 복음이다. -아름다운 꽃밭 중-
순천만에는 갈대와 물고기 그리고 패류와 철새들, 그 많은 개체들이 아무 탈 없이 잘 살아가는 것은 욕심 없이 남을 배려하면서 질서를 지키기 때문이리라. 태풍과 칼바람에 괴롭힘을 당하고 철새와 게들에게 시달리며 사람들이 유인하는 간척과 매립을 물리치면서 지금까지 굳건하게 버텨온 갈대의 인내심이 놀랍다. 그 덕분에 갯벌은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갈대 숲 중-

민들레는 양달에 산다. 갓은 확 바람에 떠밀린 씨를 안고 날아간다. 넓고 좋은 땅이 많은데 길가의 보도블록에 떨어졌다. ‘하필, 여기에’하고 투덜대 본들 소용이 없다. 더 험한 곳에 떨어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바람이 덮어주는 흙으로 겨울을 나고 눈 속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꿈을 키웠다. -민들레의 충고 중-

이는 옛날 우리의 두레정신이 되살아나고 역경에 부딪친 이웃을 어루만져 주며 국가적 위기에 강한 우리민족성인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여 이웃의 고통을 같이 나누고자 하는 우리의 아름다운 마음이다. 시꺼멓던 해안이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될 때까지 오늘도 이어지는 아름다운 행렬을 보며 손을 흔든다. -개미들의 행렬 중-

몸을 가볍게 움직이고 싶지만, 이제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었다. 나를 옭아매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재활 운동을 안 할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하고 ‘봄날은 온다’는 생각으로 재활 인생을 사는 것이다. 진정, 꿈은 이루어진다. -재활 인생 중-

1부

1. 연과 얼레,,,,,,,,,,,.............18
2. 길들이기..........................22
3. 대청소.............................28
4. 홀로서기..........................32
5. 무뚝뚝한 사랑...................36
6. 귀밝이술..........................42
7. 청소하기..........................46
8. 지팡이,,,,,,,,,,,,,,,,.............52
9. 내 탓이다.........................56
10. 붉은잎새.........................60

2부

1. 짐덩이................................66
2. 환갑잔치.............................70
3. 아름다운 꽃밭......................74
4. 세월의 무게.........................78
5. 마음의 힘............................82
6. 말 한마디............................88
7. 노란 중앙선.........................94
8. 백 살을 살다니.....................98
9. 손녀의 숙제........................104


3부

1. 갈대 숲..........................112
2. 고향 예찬.......................116
3. 옥수홍련........................122
4. 까치의 고민....................125
5. 눈물진 워낭소리..............130
6. 돌부리 수련원.................134
7. 비닐하우스 기둥의 교훈....138
8. 얼굴 마담........................142
9. 이산가족..........................146
10. 칠선골 가는 길...............150



4부

1. 통행료 비싼 길..................156
2.소통의 창...........................160
3. 폼 잡기............................164
4. 나는 교직이 좋아...............168
5. 민들레의 충고...................172
6. 치맛바람..........................176
7. 무지개 색깔......................180
8. 느림보.............................184
9. 회초리가 그립다................188
10.벌 청소에 듣는다..............192


5부
1. 고교생의 혁명.......................198
2.출산을 높이려면......................204
3. 주름살 진 돈.........................208
4. 일자리 만들기........................212
5. 은반에 핀 꽃..........................216
6. 개미들의 행렬.........................220
7. 금메달은 감독에게...................224
8. 연장전...................................228
9. 어루쇠...................................232
10. 80대 어느 노병의 절규............236


6부
1. 감사한 마음.............................242
2. 역사교육의 힘..........................246
3. 재활인생..................................252
4. 멧돼지의 항변...........................256
5. 설마에 치른 대가......................260
6. 무사안일..................................266
7. 추어탕의 진맛...........................272
8. 텔레비전 오십년, 인생 팔십년.....278
9. 한국 가요와 팝송.......................284

『무뚝뚝한 사랑』은 필자가 일생을 살아오시면서 쌓아온 통찰력과 삶의 지혜, 그리고 넉넉함을 후학들과 나누기 위해 쓰신 책 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중요한 게 뭔지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합니다. 그리고 필자의 아들이 회사를 운영하며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찍어온 아름다운 사진도 중간중간 곁들여져 필자의 아름다운 글들을 더욱 더 빛나게 하고 있으며, 많은 분들이 같이 읽고 나눌 수 있는 넉넉한 책입니다.
- GE 전무 신동수

『무뚝뚝한 사랑』은 격동의 근대사를 무뚝뚝하시지만 한없이 인내하며, 한 가정을 무사히 잘 꾸려나가신 우리들의 아버님의 담담한 지난 인생이야기 입니다.
"흰 머리카락에 책을 들고 졸고 있는 나의 모습이 인생의 극치이다." 라는 구절은 나에게는 감동적인 표현이며, 개인적으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노후 모습이기도 합니다. 정말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의 "노년에 관하여"가 생각나는 수필집입니다.
- 민 가정의원 원장 민경태

"늙음에는 지혜가 쌓여있다." “나이를 더한다는 것은 오래된 가구에 옻칠을 더하는 것과 같이, 그 빛과 윤기를 더한다.”『무뚝뚝한 사랑』은 저자의 자기성찰과, 반성, 회한, 그리고, 독백이지만, 무엇보다도 한 시대를 살아오는 동안 경험한 성공과 실패만큼의 쌓여진 지혜의 묶음이다.
- 전 부산산업진흥원 원장 윤창현

“황선생, ‘지금 해도 될까?’ 하는 그 때부터 시작하면 되네.”
퇴임 기념 서예전 때 당신도 서예를 일찍 시작한 것이 아니라면서 건네신 말씀입니다. 그 말씀을 증명이라도 하시는 듯이 퇴임 후에 수필로 등단하시고, 인생의 선배로서, 그리고 교육자와 부모로서 살아오신 느낌을 그려내셨습니다. 물 흐르듯 읽어 내려가는 글들이 마음을 정갈하게 합니다. 끊임없는 자기연찬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신 교장선생님께 존경을 표하며, 내일부터라도 뭔가를 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 경남교육청 장학사 황영태

윤삼만 선생님의 글은 앞만 보고 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게 하는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삶이 무엇이고 사랑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진솔하게 풀어냄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따듯하게 한다. 고스란히 드러낸 선생님의 참 모습은 우리네 아버지가 들려주는 삶의 지혜로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한다.
- 추계예술대학 교수 박순철

윤삼만 수필은 작가의 연륜만큼 숱한 세월의 곡예가 숨어있습니다. 가정의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나아가 정치, 경제 사회문제까지도 예견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따스합니다. 교육자적인 생각으로 다양한 염려를 글로 풀어놓았습니다. 이런 수필가가 대한민국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아버지의 노후를 염려하며 머지않을 이별을 앞두고 아버지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막내아들 윤한종 사진가가 정리해 주는 모습에서 부자지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윤삼만 수필가의 첫 수필집『촛불잔치』에 이어 두 번째 수필집『무뚝뚝한 사랑』은 독자들에게 수필의 또 다른 면모를 발견하게 해 줄 것이며, 글 속의 사람들에 대한 훈훈한 감동이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게 할 것입니다.
- 시인 김말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