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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좌절
사랑과 우정
신의와 배신
삶과 죽음
신과 인간
의와 불의
행복과 고독
그 외...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아름다운 시선으로 포착하여
가장 한국적인 리듬에 담아 읊은 시


머리말

시집 출간을 앞두고 많이 망설였다. 속살을 드러내는 듯한 부끄러움 때문에... 그래서 올해의 고난 주간은 예수님께서 당하신 육신적 고통보다 대중들 앞에서 속옷 한 장 못 입고 십자가에 높이 달리셔야 했던 수치에 대해, 그 수치를 받아들이기까지의 겟세마네에서의 극심한 갈등과 순종에 대해 묵상하기도 했다. 감히 나의 이 작업에 예수님의 고통을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신성 모독이겠지만...
하지만 예수님의 수치가 세상 죄를 대신 지시고 온 인류에게 구원과 영생을 주시는 길이었듯, 내 이 치졸한 글이 젖은 가슴 몇 개라도 데울 수 있다면, 하나님의 실재(實在)를 회의하고 참 사랑을 목말라 하는 바로 당신에게 내가 마신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는 샘물(요한복음4:14)을 소개할 수 있다면, 나의 이 부끄러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 저자 서문 중에서

그렇습니다.
사랑은 현실
몇 천 볼트의 뜨거운 눈보다도
몇 만 마디의 달콤한 말보다도
추울 때 잡아주는 따뜻한 손입니다.

하지만 사랑은 시가 아닙니다.
행과 연을 나누듯 공백 두지 않습니다.
완결된 시처럼 끝나지도 않습니다.
감성과 지성을 건드리고 가는
잠시 기억했다 잊혀지고 마는
어쩌다 드물게 조금 생각나는
그런 만남들은 사랑이 아닙니다.

사랑은 산문
계속해서 적어가는 대하 소설입니다.
한결같이 성실하게 행동하는 힘입니다.
서로의 연약함을 채우고 도우면서
언제나 함께 하며 전부를 나눕니다.
-'사랑하는 이여.'(독후감 4) 중에서-


하지만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진실하고 순수하고 완전한 사랑
순도 100%의 정금같은 사랑

세월이 흘러 깨친 진실은
그런 사랑 이 세상엔 결코 없다는 것
이 세상의 모든 사랑 불완전하다는 것

하지만 아직도 기대고 사는 것은
그래도 앞으로도 힘 얻으며 살게 할 건
죄 많은 우리들의 가난한 사랑
못나고 연약하고 어리석은 사랑
-'그래도' 중에서-

고난의 때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진실이 있다.
알 수 없는 진리가 있다.

고난의 때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적의가 있다.
알 수 없는 우정이 있다.

고난의 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기도가 있다.
할 수 없는 찬양이 있다.

고난의 때가 아니면
떠올릴 수 없는 죄가 있다.
흘릴 수 없는 회개의 눈물이 있다.

고난의 때가 아니면
받을 수 없는 위로가 있다.
받을 수 없는 은혜가 있다.

고난의 때가 아니면
붙들 수 없는 소망이 있다.
붙들 수 없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다.

고난의 때를 안 거치면
버릴 수 없는 자아가 있다.
할 수 없는 믿음의 순종이 있다.

고난의 때를 지나고야
감당할 수 있는 사명이 있다.
받을 수 있는 상급이 있다.
-'고난의 때' 전문(全文)-

붙드소서, 주님.
남은 날도 변찮는 믿음 주셔서
기쁘시게 하는 삶만 살게 하시사
저도 당신 앞에 설 때
참 기쁘게 하옵소서.
-'나의 생, 나의 길' 중에서-

제1부 살며, 생각하며
제2부 에로스, 그 오랜 주제
제3부 나의 주, 나의 하나님
제4부 나의 시론
저자 후기 및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