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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보는 책 호스피스라는 것은 말기 환자, 주로 치유의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의 생을 받쳐주기 위해 전문적인 임종관리를 하는 환경이나 프로그램을 말합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자는 반드시 죽음을 맞이하며 사람의 생과 사는 그 사람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일어난다. 천명이라는 말이 나타내듯 생명의 종언시기는 하나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다.

[본문 24-26, '제1장 서로 받쳐주는 의료'중에서]

죽음의 교육

현대는 죽음을 부정하는 시대라고 말하여진다. 강함과 생산성에서 가치를 두고 사람들은 마치 영원히 살 것인 양 죽음에 대한 생각을 피하며 매일을 지내고 있다. 그러나 죽음은 반드시 찾아온다. 죽음은 불가피한 것이며, 엄숙한 현실이다. 그런데 죽음이란 현실을, 가족 내의 사건으로 경험해 보지 못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핵가족화, 병원에서의 죽음의 증가가 그 이유이다. 젊은 의사나 간호사 가운데도 가족의 죽음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가 많다.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죽음이 담당하고 있는 환자의 죽음인 것이다.

우리들이 일상 접하는 죽음은 극화되고 착색된 죽음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텔레비전의 화면에 나타난 죽음이다. 어느 심리학자가 저녁 이후 텔레비전 프로를 1주일 동안 조사해 보니 죽은 자가 무려 557명이 나왔다고 한다. 극화된 죽음은 현실적인 죽음이 갖는 엄함과 중함이 없다.

내가 14살 때 할머니가 자택에서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내게 할머니의 이마를 만져보라고 권유했다. 나는 덜덜 떨며 할머니의 이마에 손을 대었다. 지금도 그 때 내 손바달에 느껴졌던 시체 특유의 오싹한 차거움을 기억하고 있다. 그 차거움은 내게 죽음의 엄숙함을 가르쳐주었다. 할머니가 두 번 다시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은 내 손바닥에 전해진 차거움으로 느꼈다.

수년 전, 딸이 국민학교 저학년이었던 때, 딸과 나는 함께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어느 여배우가 분장하여 남의 아내로 병사한 후 그 프로가 끝났다. 딸이 채널을 바꾸었더니 똑같은 여배우가 다른 드라마에 나오고 있었다. 딸은 "저 아줌마 살아났어?"라고 내게 물었다. 나는 드라마가 어떻게 만들어졌나를 딸에게 설명하느라고 곤욕을 치뤄야만 했다. 현실의 죽음과 극화된 죽음의 비중의 차이인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죽음을 자연히 체험하고, 스스로 학습해가기가 곤란하게 되어져 있다. 죽음은 교육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미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죽음>이 학교교육 프로그램 속에 짜여있다. <죽음의 교육>이란 전문잡지도 정기적으로 간행되고 있다.

우리도 평상시 자기의 죽음, 가족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어린이들에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노인은 가깝게 죽음을 느끼기 대문에 싫든 좋든 죽음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한찬 일하는 장년의 시기에 우리들은 죽음을 생각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러기에 장년의 환자가 죽게 될 병에 걸려 입원해 오면 케아하기가 더욱 어렵다. 지난 번에도 어느 장년의 환자가 "저는 지금가지 한 번도 저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죽음에 이르는 병에 걸려 그는 비로소 처음으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어릴 적부터 인간의 죽음에 대해 교육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애완동물의 죽음을 잘 이용해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지난 번 아이들과 본 텔레비전 프로에서 아직 어린 두 아이들을 남겨놓고 양친이 사고로 사망한 장면이 있었다.

나는 그 직후 저녁식사 때, "만약 아빠, 엄마가 동시에 사고로 죽게 되면 어떻게 할까?"를 세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확실히 이렇다할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아이들은 만약 그렇게 되면 어찌할까 하며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죽음의 교육은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더욱 진지하게 취급해야만 할 중요한 과제이다.

머리말
한국어 번역에의 서문

제1장 서로 받쳐주는 의료
제2장 환자의 마음을 듣다
제3장 환자의 희망을 받쳐주다
제4장 가족을 받쳐주는 케아
제5장 간호자의 케아
제6장 호스피스라는 것은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