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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신학과 성결 이 글들은 하나의 통일된 방법론을 전제로 하여 쓰여진 것이 아니다. 우리 두 사람은 신학적 방법론이란 사실 증거의 성경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미 가다머(H. G. Gadamer)가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대로 (Gadamer의 철학을 전부 긍정한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더라도) 진리는 꼭 방법론적 사유를 통해서 밝혀지는 것은 아니라는 데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진리를 발히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리스도에 대한 응시"일 뿐일 것이다. 즉 흔히 계시라고 불려지는 신학적 사고의 근거는 자체 내에 방법론적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이외에도 사람은 우리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주제로 제출한 나름대로의 논의 속에서 하나의 공동의 음색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계시 사유의 완결성과 증언적 성격에서 나타난 우리 두 사람의 신학적 사유의 공동성은 사실 그 신학자체의 대상으로부터 강요된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인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우리 두 사람은 몇가지 논문들을 정리함으로서 현대 신학의 지평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의 과제를 지난 시절 우리 신학자들이 가졌던 고전적 표현과 이해 안에서 새롭게 비쳐 보고자 함이다.

[본문 105-110쪽 '신학의 입자에서 본 철학의 한계와 의미'중에서...]

신학의 입장에서 본 철학의 한계와 의미

I. 종교와 철학의 공동성
- 진리 -

고래로부터 철학과 신학은 존재의 깊이에서 만나고 있다. 신학적 진술이건 아니면 그것이 철학적 진술이건 간에 그 진술이 존재의 신비를 가르치는 것이라면 거기에서는 필연적으로 종교적 음색이 들려오는 것이다. 인간이 자기의 삶의 의미를 추구하면서 만나게 되는 보편적 현상 중 하나가 종교성이라고 한다면 그 종교성은 존재의 문제와 깊은 연관을 갖기 마련이며 존재의 진리가 드러나는 참된 지평 역시 종교적 깊이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철학과 신학의 관계를 사유하고자 함에 있어 우리는 먼저 그 둘사이의 공동의 주제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규명하여야 한다. 물론 철학과 신학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 둘 사이의 차별과 구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진 이가 있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어떤 이도 감히 철학과 신학이 공동의 경계선 앞에 서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 공동의 경계선 앞에 서있는 신학과 철학은 공동의 주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상정된 그 공동의 경계선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니라 진리일 것이다. 철학과 신학이 각각 서로 다른 전통과 서로 다른 근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가 마치 형제같이 느껴지는 것은 양자 모두가 보편적 진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그 둘이 동일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근거는 그들이 목적으로 하는 진리의 성격에 기인한 것이지 결단코 두 사유의 방식이 갖고 있는 성질과 내적 지향점에서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으로 우리는 아직 하나님의 계시를 받지 못한 이들에게는 철학적이며 동시에 계시된 자들에 한하여 신학적 일수 있다는 이중적인 진리관을 부정하고자 한다. 진리는 하나의 동일한 진리일 뿐 인 것이다. 즉 신학과 철학의 공동성을 말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 둘이 만나는 경계의 한게성내에서 모두가 경계의 언어 혹은 사이의 언어라는 점에서만 동일한 것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한 경계에서 신학과 철학이 각각 그 경계선과 만나고 있다면 어떤 의미에서 신학과 철학사이에 차이와 구분을 가진다고 할 수 있을까? 이 구분과 차이는 도대체 존재하는 것인가? 만일 신학과 철학은 인간이 스스로 자기의 것으로 환원할 수 없는 영원의 진리를 반영하고 그것을 추구하는 끝없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유한하며 제한적이고 그래서 언제나 불충분한 한계의 언어라는 점에서 동일한 것이라고 상정된다면 그 둘 사이의 창이는 무엇인가? 어떻게 이 둘 사이의 차이가 사유되고 발견될 수 있을 것인가? 이 둘 사이의 차이는 다름 아니라 진리에 대한 두 방식 사이의 경쟁과 투쟁을 의미하게 된다. 철학과 신학은 나란히 공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동일하게 드러나야 할 절대적인 진리의 성격을 놓고 서로 투쟁하는 것이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이 보편적 진리의 인간학적 특성에서 즉 그 실현의 역사성에서 진리 자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둘은 투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 실제로 인간은 종교의 지평에서 철학과 신학이 서로 만나고 있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삶의 과정 안에서 완성되어 갈 우리 자신의 미래에 대하여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시 한번 우리가 추구하는 진리의 성격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진리란 객관적 진리일 수 없으며 여기 우리들이 구체적으로 체험하면서 이루어 나가는 성취 그 자체의 시간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추구하는 진리는 시간의 차원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시간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 진리의 시간적 요소는 우리 인간들의 역사상의 차원에서 육화 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신학적 철학적 논의들은 사실 이러한 진리의 시간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은 철학적 진리에 대한 반성 속에서 진리의 역사성을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 인물은 하이데거이다. 소위 진리의 역사성이란 개념 자체에 대한 규명에서 하이데거(M. Heidegger)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 없고 그 만큼 진리를 사유함에 있어서 철학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하이데거의 공로를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인 것이다. 그는 서구 이천 년의 존재론사를 새롭게 썼을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특유한 존재론적 시각에서 종교적 과제들을 사유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를 통하여 근대에서 새롭게 시작되었던 사고이 혁명적 변화의 기초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었고 이는 신학적으로도 매우 유용한 사고의 여지를 마련해 주었던 것이다. 철학의 다양한 범주들이, 즉 해석학과 현상학, 그리고 전통적 인식론과 존재론이 그가 제시한 사유의 새로운 지평에서 포괄적으로 이해되기 시작하였고 그 안에서 종교적 주제들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는 이제 하이데거를 통한 해석학적 현상학의 길을 통한 존재해명을 신학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 그가 본 신학적인 한계와 특성과 철학의 입장에서 본 존재론적 특성을 신학적으로 재평가 하고자 한다.


II. 하이데거의 철학적 신학이해

하이데거 철학에 대하여 신학은 자신의 위치를 주장할 수 있겠는가? 하이데거와 신학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고 어떤 관계에서 다루어지고 있는가? 마브르크에서 Eduard Thurneyssen이 소위 "변증법적 신학"을 강연한 것이 지난 세기 초였고 이후로 마브르그의 신학자들은 변증법적 신학운동에 나름대로의 소신을 밝히기 시작하였으며 하이데거도 이때 신학에 대한 일정한 의견을 표명하였다. 하이데거에 의하면 신학의 임무는 학문 그 자체로서도 신앙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신앙으로 일으켜 불러 세우는 말씀을 찾는 것이었다. 하이데거 철학이 신학과 연관해서 가질 수 있는 관계는 그의 초기 작품인 "현상학과 신학"이라는 글 속에 잘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후기 사상에 이르러 서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보인다. 이제 우리는 그의 이 작품을 기초로 하여 하이데거가 이해한 신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때 결국 하이데거는 존재적 학문과 존재론적 학문이 갖는 연관관계를 말하게 된다. 하이데거 연구에서 흥미 있는 것은 이 관계에 대한 평가가 이중적이거나 애매하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이데거가 현상학의 제일 과학이라는 이념에 의하여 신학과의 관계를 철학적 사유중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오류의 결과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이데거는 철학과 신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일반적인 해명을 적고 있다. 철학이 이성적인 학문이라면 신학은 계시와 신앙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 논의로 더 이상 깊숙이 들어가길 원치 않고 그 대신 그 양자 사이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양자 사이를 매개할 수 있는 중간을 "과학"이라는 이념에서 찾는다. 하이데거에게 있어서 신학과 철학은 한결같이 과학이며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문, 혹 과학은 무엇인가? 형식적으로 하이데거는 과학을 "그 과학의 영역 안에 해당하는 존재자를 근거 지으면서 드러내게 하는(존재의) 드러냄이라고 이해한다. 따라서 각 과학마다 고유한 존재자적 대상이 있고 또한 그 존재자의 드러냄을 결정짓는 존재의 모습이 상존하는 것이다. 존재의 이념이 스스로 드러내며 감추는 그 드러남 그 자체에 대한 착상을 가르치고 있으므로 이러한 존재의 모습을 현상학적으로 근거 짓는 것은 모든 학문의 근거를 탐구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그는 모든 학문을 자신의 현상학적 이념에 따라 "존재의 학문"과 "존재자의 학문"으로 구분하게 된다. 이때 철학은 바로 현상학적 근원을 탐구하는 존재의 학문이며 신학은 그 드러냄에서 가능하여진 한 구체적 존재자의 실증성에 근거하는 학문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두 학문은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별개의 학문이다.
그렇다면 하이데거가 말하는 신학의 실증성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이데거에 의하면 그 실증성은 철저하게 기독교인을 기독교인으로 만드는 것, 바로 우리의 기독교 신앙을 의미한다. 그것은 형식적으로는 인간 실존의 한 형태이지만 그 자체의 증언에 의하면 그것은 자신으로부터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신앙 안에서 계시된 것으로부터 가능한 것이다. 바로 이 자리에서 하이데거는 신앙의 구체적인 내용인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단지 지적한 채로 더 이상 그 대상에 대한 대상적이며 내용적 사유를 중단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아마 여기에서 그는 십자가의 사유를 십자가의 달리신 분의 존재로 사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 대신 그 신앙의 실증성이 갖는 현상학적 의미를 탐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속적으로 오로지 신앙 안에서만 이 지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구체적 지식의 완성의 순간은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계시의 사건에 참여하게 되는 그 계시의 순간에 참여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럼으로 하이데거는 신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게 된다. "신앙이란 십자가에 달리신 이와 함께 계시되고 동시에 발생하게 된 실존하는 양식의 하나로서 그 본성상 신뢰하는 이해(believing-Understanding)"를 뜻한다. 이제 하이데거는 신학은 신앙을 자체 안에 본질적 요소로서 가진 학문으로서만 의미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신앙에 의하여 가능하여지고 신앙에 참여함으로서만 의미 있게 되는 학문이 이제 신학이라고 규정하게 된다.

머리말

21세기와 신학의 과제(황돈형)
I. 신학의 과제와 보편적 물음 / 새로운 자아의 추구
II 새로운 자아와 기독교적 진리.
III. 현실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그 신학적 적용의 가능성 / 과정 철학을 중심으로
IV. 새로운 신학적 언어의 형성 / 과정 신학을 중심으로
V. 과정신학과의 대화 / 현실에 대한 신학적 이해란 무엇인가?
VI. 계시 신학의 언어 / 책임적 신학을 위해서

계시와 타자 - 계시의 현상학적 이해(황덕형)
I. 현대의 사고방식 / 탈 현대를 위한 새로운 시도
II. 해석학과 현상학의 필요성 / 의미의 근거로서의 신
III. 기독교의 계시 개념 / 역사의 간접성?
IV. 계시와 이해의 타자적 계시
V. 계시의 타자적 해석 / 성령론적 신학의 가능성
VI. 결론을 대신하여 / 삼자적 임재

계시와 해석
- 철학적 언어와 신앙의 언어, 그 관계와 차이(황돈형)
I. 철학적 해석학의 특성
II. 신학적 인식의 출발점으로서 신앙의 자리
III. 신학의 해석학적 틀의 변화와 해석학적 문제

신학의 입장에서 본 철학의 한계와 의미(황덕형)
I. 종교와 철학의 공동성 / 진리
II. 하이데거의 철학적 신학이해
III. 하이데거와 신학자들과의 대화들
IV. 신학의 사명과 철학의 한계

복음의 타자성(황덕형)
I. 계시의 시대적 적합성의 문제
II. 내재적 상상력의 신학 I / David Trocy
III. 내재적 상상력의 신학 II / G. Koufmann
IV. 복음의 타자적 상상력의 신학

성령 영감설의 해석학적 의미(황덕형)
I. 성서의 영감적 기원
II. 성서 언어의 삼위일체적 공간성
III. 이해의 삼위일체적 조명
IV. 영감설의 현대적 의의

현대 삼위일체론의 이해(황돈형)
I. 들어가는 글
II. 삼위일체론 형성과정의 문제점
III. 삼위일체론의 근대적 이해와 근원적 문제
IV. 삼위일체의 비밀
V. 현대 신학자드르이 삼위일체 해석
VI. 결론을 대신하여

변선환의 토착화 기록론(황덕형)
I. 문화신학의 선교학적 근거
II. 문화의 종으로서 그리스도
III. 변선환의 문화 신학적 인식방법
IV. 변선환 기독론의 특성
V. 참된 토착화의 신학 / 그리스도의 증서로서의 십자가 명상

성결과 하나님 나라의 주체로서의 토착화(황돈형)
I. 문제의 설정 - 어디서부터 출발할 것인가? -
II. 성결과 하나님 나라의 계시적 의미
1. 성령을 말하는 방식과 인간학적 특성들
a) 루터(M. Luther)의 성결 이해
b) 칼빈(J. Calvin)의 성결 이해
c) 웨슬리(J. Wesley)의 성결 이해
2. 성결의 성서적 증언 / 하나님의 나라
III. 성결과 하나님 나라의 중심 과제로서의 토착화

성결의 해석학적 구원론 - 미래 신학을 위한 한 가능성(황덕형)
I. 웨슬리 신학의 새로운 이해의 필요성
II. 웨슬리 신학의 새로운 이해의 가능성
III. 성결 / 하나님과 인간의 '사이'의 실천적 이해
IV. 성결 / 웨슬리 신학의 역동성
V.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