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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생각하시는 축복은 우리가 통회하는 심령을 가지고 그분에게로 나아가는 것일텐데, 우리는 얼마짜리 집에서 살고, 어떤 병이 기적적으로 나았는가 등을 척도로 해서 우리가 받은 축복을 재어 볼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물질적인 것들은 단지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일 뿐인데 말입니다.

[ 본문 153-154쪽 '제4부 썩은 막대기도...' 중에서 ]

39. 어느 청년의 회심

그 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대전으로 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가끔 목요일이면 대전에서 많은 사람들의 개별 상담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가방을 챙겨서 나오려고 신발을 신으려는데 갑
자기 잊은 물건이 생각났습니다.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가 물건을 챙기고는 현관문 쪽으로 나와보니, 조금 전 신발장 위에 두었던 핸드백이 금새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가만히 보니 마침 아들이 나보다 조금 전에 먼저 밖으로 나가면서 현관문을 꼭 잠그지 않고 외출한 흔적이 보이더군요.

현관문도 빼꼼히 열려있고 웬지 스산한 아주 기분 나쁜 생각이 잠깐 머리 속을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경비원 아저씨에게 조금 전에 아파트 안으로 들어 온 사람이 혹 없었느냐고 물어보리, 경비원 아저씨도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는 대답을 할 뿐이었습니다.

"아니 갑자기 핸드백이 어디로 간거야?'

마침 주위에 몇몇 사람이 있었기에 나는 핸드백을 잃어버렸다는 말만 하고 다시 집으로 올라 와서 다시 한 번 집안을 샅샅이 뒤져 보았습니다. 온가족이 갑자기 가방을 찾느라 수선을 피우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한 두시간 쯤이 흘렀을까요? 전날 먹은 짜장면 그릇을 수거해 가기 위해 웬 중국음식점 배달원이 집으로 들어 왔습니다. 마음
이 심난해서 소파에 앉아 있던 나는 그 중국 음식점 배달원을 보자마자 불쑥 "내 핸드백 내놔요. 당신이 가져갔죠?" 하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배달원은 당황한 얼굴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기만 하더군요. 그 사람을 경찰서로 넘기려는 심산으로 경비실로 연결된 인터폰을 눌렀는데, 인터폰을 들자마자 경비원 아저씨가

"목사님, 방금 중국집 배달원이 목사님댁 간다면서 올라 갔는데요"

하고 알려주는 거예요. 아마도 내게 방문자가 있음을 확인해 보려고 했나봐요.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한 두 시간 전에 잃어 버린 핸드백을 지금 막 올라 온 사람이 어떻게 가져갔을까?'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 나는 그 배달원을 향해 나도 모르게 도둑 누명을 씌운 것에 대해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며 사과를 하였습니다.

'아, 뭘하고 있는 건지, 이 판국에‥‥‥ 왜 갑자기 그런 말이 튀어 나온거야?'

그러자 그 배달원은 별다른 항의 없이 순순히 저의 집을 나가 아래층으로 내려 갔습니다. 그리고 나는 다시 경비실 쪽으로 가
서 아래층 사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잃어버린 핸드백에 대해 한 번 더 알아 보려고 위층으로 올라 가려는데, 같은 아파트에 운전기사 이씨 아저씨가 차를 닦다가 내게로 다가 오면서 말을 건넸습니다.

"목사님, 아까 핸드백을 잃어 버렸다고 하신 그 시간에 저 배달원인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음식점 오토바이 한 대가 이 아파트
정문 앞에 서 있어서 제 차를 오토바이 없는 쪽으로 댄 적이 있 었거든요."

머리말

제1부 어린시절

제2부 결혼에서 목사안수를 받기까지

제3부 내 사역 가운데 임하신 하나님의 축복

제4부 썩은 막대기도 귀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

제5부 쓰레기 소각장 설치 반대 운동과 도피

제6부 이제까지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