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작은 쉼표같은 동양의 아름다운 이야기

어릴 적 아버지는 무엇보다 위대한 우리들의 스승이었다. 아버지의 굵고 나지막한 음성으로 들려주는 세상의 이야기들은 언제나 믿음직스러웠으며 거친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실려 있었다. 갈수록 세상의 걸음걸이가 힘들어지는 지금, 때론 투박하지만 단단한 디딤돌 같은 아버지의 음성을 다시 듣고 싶다.아내를 무척 사랑하는 재봉사가 있었다. 그 일이 있던 날도 그는 아내를 위해 가게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가게 앞에 서 있는 웬 남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남자는 등에 커다란 혹이 달린 꼽추로 한참을 서서 우물우물하더니, 탬버린 연주와 함께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아, 노래를 하나보군 했더니 그 다음엔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껑충껑충 뛰며 농담을 잔뜩 늘어놓아 모여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었다. 가게 안에서 지켜보던 재봉사도 사내의 재주에 즐겁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무리작업으로 일하던 가위와 바늘을 제 자리에 넣고, 옷에 묻은 실밥들을 떼어내다 문득 기막힌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 본문 중에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양의 지혜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들!

동화는 본래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의 산물이다.

작은 이야기들이 수많은 사람과 오랜 세월을 힘겹게 거치고, 삶의 지혜들이 자연스럽게 묻어지면서 비로소 한편의 동화는 완성된다.

동화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 준다. 녹슨 철봉처럼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다가도 늘 인생의 기로에서 중심이 되어 준 것은 어릴 적 읽은 동화의 교훈이었다.
<아빠가 읽는 동화>는 가족을 위해 거친 세상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아버지들에게 작은 휴식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다. 아버지가 읽고 그리고 다시 자녀에게 들려주는 과정에서 그 아버지만의 삶의 흔적이 묻어있는 새로운 이
야기로 탄생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아빠가 읽는 동화>는 아직 미완성이라 할 수 있다.

- 엮은이 양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