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어디서 쉬어 갈까요?

곱고 아름답게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인사도 없이 갑자기 모습을 감추는 가을은 어디로 가는 걸까요?

눈부신 고운 마음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면서도

가을 스스로는 쉼도 없이 허겁지겁

무엇이 그리 바빠서 고맙다 인사도 하지 못하게

어디로 숨은 걸까요?

힘들었던 걸까요?

너무 아름다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와 마음의 소원을 알기에

우리의 반응에 지나치게 예민할 정도로 소심해서 그런 걸까요?

한번쯤은 가만히 바람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왜 가을은 그렇게 신비스럽게 사라지냐고.

그리고 찾아보고 싶어요.

가을이 쉬어가는 곳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어쩌면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말없이 사라지는 거라면,

그런 가을의 연약하고 여린 모습을 보게 된다면

가만히 다가가 말해주고 싶어요.

괜찮다고,

아름답고 귀한 모습 늘 고맙다고,

더 이상 아름답기를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제는 평안히 쉼을 가지라고...

그리곤, 겨울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가을이 얼마나 모두에게 아름답고

곱고 소중했는지를...

오랜만에 가을길을 걷고 왔어요.
따뜻한 햇살과 푸른 빛 바다같은 하늘 아래서,
가슴까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살포시, 착한 걸음으로 걷고 또 걸었어요.

답답한 작은 공간과 거친 기계소리, 사람들의 수많은 아픈 메아리를 벗어나니
마음의 소리가 느껴질 만큼의 고요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 
참 좋다는 고백을 입술로 자연스럽게 고백하게 되네요.


 


  그렇게 가을길을 걸으며 생각한 건....가을의 쉼.
  아름답고 아름다운 가을은 과연 어디에서 평안히 숨쉬는 걸까라는 생각.
  그리고 이내 사소하지만 가슴 가득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꼈답니다.
 
  좋은 삶을 원하고 꿈과 소원을 향한 우리의 건강한 도전과 노력,
  하나님과 사람을 향한 열정어린 사랑과 헌신.
  그렇게 하나님에게 사랑받고 사람에게 인정받고 받아드려지는 따뜻함을 기대하는 선한 마음.

  그럼에도 가끔은, 지나치게 "잘 하려고", "아름답게 하려고", " 대단하게 하려고", " 완벽하게 하려고" 하다가
  하나님 안에서의 아름다움의 가장 숭고한 뜻을 경험하지 못하고 노력해서 얻어진 것에 만족하게 되거나,
  자포자기하게 되거나, 스스로의 행복에 도취되어 다른 이들을 판단하거나,...결국 그렇게
  "아름다움을 얻고도 아름답지 못하고" "아름다움을 얻지 못하여 절망하고".



  

  아름다움....곱고 소중한 귀중한 마음. 눈부시게 보배로운 삶.....하나님을 위한 귀한 헌신.....
  모든 값지고 귀한 것은 어쩌면 아름다움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하시는 하나님 안에 있어 그것을 온전히 믿고 누리고 거짓없이 순수하게 받아드릴 때,
  소유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한 중심에서 그저 즐겁게 경험하고 누리는 행복의 극치가 아닐까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가끔씩, 아니 어쩌면 가장 일정하고 반복적이게, 그리고 구체적이고 한결같이 말하는 건...
  아름답다, 귀하고 소중하다...그 모습 그대로.......
  그분의 아름다운 사랑 고백에 진정 아름답게 반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