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현지교회를 다녀온 뒤
인모와 둘이서 한글학교로 향했습니다.
갈 때는 택시를 타고 갔었는데요.
와 ^^
(인모한테는 너무 당연한 것이겠지만)
택시 기사님께 네팔말을 !$%*%$%^&하게 하는 인모를 보면서 저는 그저 감탄사를.. ^^ㅎ

그렇게 얼떨떨한 상태로 한글학교에 갔습니다.



교장 선생님과 여러 선생님들을 뵙고

저는 한국의 상황과 mk 사역자분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교장 선생님께서 한글학교의 운영과

교재가 있는 공간을 소개해 주셨는데
친절하고 따뜻하게 안내해 주시는 모습에
처음 간 곳인데도 마음이 편하고 좋았습니다 ^_^

그 곳의 한글학교는 토요일마다 운영되고 있고
카트만두에서 사역하고 계신 선교사님들과
코이카 등의 봉사활동 단체를 통해 네팔에 들어오신 한국 선생님들이
함께 수업을 담당하고 계셨습니다.

알고보니 교장 선생님도 선교사님이셨고
교장 선생님의 아이도
작년에 저와 초등부에서 같이 camp를 했던 아이였습니다 ^^

얼마 전 6학년을 맡고 계셨던 선생님께서 한국으로 가시는 바람에
5학년과 6학년이 합반을 하고 있었는데
5학년 선생님께서 저에게 "Help~*"를 요청하셔서
저는 6학년반 수업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두근두근 ^^ 한 마음으로 교실에 들어가
간단한 소개를 한 뒤
아이들에게도 자기소개를 시켰습니다 ^^
그런데~!

'음..

 내가 지금 한국어 수업이 아니라 논술 class에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던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 ^-^b

(물론, 말하기 실력입니다ㅋ
 받아쓰기를 한번 시켜 봤어야 했는데.. ^- ^a)

밝고, 자기 표현도 잘 하고, 적극적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 마음도 좋았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네팔에 대한 첫인상과 느낌을 묻는 아이들 ^^

"정신을 바짝 차려야

 여기서 살아남겠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하나님, 시원한 둥글레차가 먹고 싶어요.. 

 이러다가 잠이 들었단다.." 라고 나눔을 했더니 ^^

아이들은 공감을 하면서도, 책상을 두드려 가면서 심하게 웃더군요ㅋ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뭐... ^- ^;;

진지하게 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아이들.
"저는 선생님이 이해가 되요~"
"저두요~ 저는 태국에 있을 때요.. 그러다가 네팔로 왔는데요.."
 
저에게
네팔 도로에서 살아남는 법.

길 건너기의 노하우.

교통사고가 일어났을 때를 대비한 민첩한(!) 대처법 등을 알려 주었습니다.

혹시라도 차에 치이게 되면 있는 힘을 다해 차를 피하라고..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고 있었는데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치게 되는 경우, 사람이 다치면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가난한 네팔 사람들은 돈이 없어 벌금을 물 수가 없대요.
그래서 사람이 차에 치여 도로에 있으면 다시 차로 그 사람 위를 지나가
결국은 죽게 만드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했습니다.
헉...... 어떻게 그런 일이..
(하나님, 네팔에 하루 속히 신호등을 내려 주세요.. 제발요.. T .T)
네팔에 있는 동안 다른 선생님과 선교사님들도 저에게 같은 주의를 몇 번 주셨는데
들을 때마다 덜덜덜...;;;
(제가 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을 무렵, 한 아이는 물을 마시러 간다고 사라졌구요ㅋ
 교사와 학생의 역할이 역전되면서, 저는 교실환경을 통제하는데 실패했습니다;ㅋㅋ)

*
올해 여름.
저는 방학 때 학교 강의와 연수가 있어 mk camp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기다려 왔었는데.. OTL

늦은 밤까지 강의실에 있다가도 '아.. 지금쯤 camp에서 무엇을 할 시간일텐데..'하며
제 마음은 계속 그 곳으로 가 있었던 것 같아요.
밤에 집으로 오면서도 
차를 타고 그 밤에라도 캠프 장소를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을 다독여 갈 수 있었던 것은..
다문화가정의, 이중언어 환경에 있는 자녀들을 위한 언어 교육에 대한 연수를 받으며
비록 지금 몸은 함께 할 수 없지만
고민하고 배우고 가르치는 일상을 통해 제가 더 넓어지고 자라가서
다음에 mk들과 만났을 때 더 큰 사랑으로 안아주고
말로 다 표현하지 못 하는 그 마음들도 헤아려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여름을 보냈던 것 같아요.

카트만두에서 길 건너기!를 주제로 강의를 마친 아이들.
"응. 선생님도 용기를 내서 한번 해 볼게요. 할 수 있을 것 같아 ^^"
저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어서 저에게 묻는 말이
"선생님, 혹시 mk camp 아세요? 저 이번에 camp 갔다 왔는데
진짜 재미있었어요~~ ^o^"
(제가 얼마나 놀랐을지..
제 눈이 얼마나 커졌을지 상상이 가시나요? ^_____^)

전 작년 camp에서 이 아이들을 본 적이 없었는데
저와 서로 바톤을 주고 받은 것처럼
모두 올해 camp에 참석한 것이었습니다.
우와 ^^
그렇게 가고 싶어했던 올해 camp 이야기를 네팔에서
그 곳 한글학교에서 듣게 될 줄은.. ^^

"우와, 선생님, 진짜 놀라셨겠어요~~!! 이번에는 환자가 그렇게 많이 없었어요."
"간식이요.."
"P 선생님이요~~~ㅋㅋ"
안식년이나 부모 선교사님들의 한국 방문을 이용해 mk camp에 참석한 아이들이
선교지에 돌아가 1년 내내 camp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함께 했던 시간을 그리워하고
곧 헤어져야했던 친구를 그리워하고
다른 선교지로 이동하게 된 친구 mk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가 ^^
카트만두에서의 저의 일정을 세심하게 check 해 주고

동행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저라면 트레킹을 안 가겠어요!"라고 강력히 저를 말리기도 하고ㅋ

그러면서도 트레킹 준비물을 말해주고 ^o ^ㅋ

트레킹 경험을 나눠 주기도 하고..



가기 전에 한국에서 읽었던 어느 책보다
아이들 안에 있는 네팔이 참으로 생동감 있고 풍성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름다움.
이라는 단어로 그 순간을 표현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의 가운데 계신 아버지. 하나님.
저를 잠잠케 하시는 아버지의 사랑을 경험하며
네팔에 와서
가장 편안하게 몸과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_^

내가 꿈꾸는 삶.

가정과 아이를 위한 한나의 기도.

하나님의 영광.

수업은 안 하고 ^^ㅋ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그 와중에 아까 물을 마시고 들어오겠다던 그 남학생이

샤워를 한 것처럼 땀을 흘리며 교실로 들어 왔습니다.

물과 컵을 가져온 우진이.

(그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는데

어디서 그렇게 시원한 물을 구해 왔었는지..
정전이 잘 되서 냉장고를 믿을 수 없는 곳. 네팔.
카페에서 레모네이드를 주문해도 김 빠진 콜라같은 미지근한 음료수 밖에 마실 수 없었는데
어떻게 그 물을 가져 왔는지..
저는 네팔을 떠나는 날에서야 그 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달았던 것 같아요.
제가 카트만두에 와서 마신 물 중 가장 시원한 물이었습니다 ^^)

저에게 네팔 과자를 먹어본 적이 있냐고 묻는 아이들.
- 어제 저녁에 네팔에 와서는 ㅇ리ㅂ리하게 i . i
- 오늘 현지교회에 가서는 탄식하며 보냈기에 ^^;
= 당연히 없습니다ㅋ



쉬는 시간 ^^
우쥬플리즈~*
"이제 우리도 수업을 해야 되지 않겠니? ^^"라고 했더니
"선생님, 지금 우리 말하기 & 듣기 수업을 하고 있잖아요~ ^^
호호호 ^^ 근데요, 선생님~* 네팔에 오셨으니 네팔 과자를 한번 드셔 보셔야죠~ ^- ^*"

말리는 저를 뒤로 하고

나연이가 지갑에서 루피를 꺼냅니다.

아이들은 어떤 과자가 네팔을 대표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의논한 뒤
의견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땀을 흘리며 물을 들고 와 숨을 고르던 우진이!
말리는 저를 뒤로 하고
우진이는 나연이가 꺼내준 루피를 들고 과자 이름을 외치며 가게로 달려 갑니다.
(우진이는 사진에 없지만, 이 사진 안에 우진이와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있어요.)

아이들로부터 선교지에서의 삶에 대해 듣고
저는 한국의 또래 아이들의 삶과
한국으로 귀국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선배 mk들의 이야기,
한국에 적응하면서 생긴 에피소드,
mk들을 위한 지원 등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으로 만났지만

오히려 저에게 예수님의 마음을 가르쳐 준 귀한 아이들.

예상치 못 했는데

이 아이들을 통해 사랑을 받게 하셨고

섬김을 받게 하셨습니다.

가서 제가 수업을 도와주고
한국어를 가르쳐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한 것 없이.. 아이들의 돌봄 가운데... T .T



하나님께서 앞으로 저를 향해 어떤 삶을 계획해 두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제가 무언가를 해야 하고, 할 수 있을 것이라기 보다는
한국에 혼자 귀국해 학업과 사회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는 mk들을 만나면서..
네팔에 다녀오면서..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신 것을 저로 하여금 목격하게 하시고
하나님 나라를 보여 주시는 가운데
지금 저는 그저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저인데
여전히 그러한 것들을 좋아하지만
예전만큼 제 마음에 기쁨이 되지 못 하는 것 같아요.

더 얻고 싶은 단 한 가지..

쌤이랑 같이 있었던 시간이 너무 짧았는디

보고싶어여~~~~~

우앙~ ㅜㅜ

한국에 와서 나연이의 메일을 보면서..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마음이......

다녀와서..
사진을 보면 생각이 나고 보고 싶어질 것 같아서
한달이 된 오늘에서야 컴퓨터의 사진 폴더를 열었습니다 ^^ㅎ

언젠가 이 아이들이 자라서
입학을 위해서든 입대를 위해서든 한국이 그리워서든
한국에 오게 되면
저를 맞아 주었던 그 마음을 기억하면서
저도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편한 My Home과 같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어요.
아이들이 선교지에서 그렇게도 먹고 싶어하던 빅맥!
Sure!! 꼭 사줄 거구요 ^^

저는 제 안에 있는 한국과 하나님을 나눠주고 싶어요 =^- ^=

흔들린 사진이지만

우진이가 없어서 아쉽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그나마 제일 얼굴을 알아볼 수 있게 나온 사진.

우진이가 담아준 사진이에요ㅋ
자주 자주 이 사진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