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다해 무엇인가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해도

생활 속에서, 우리의 신앙 속에서 진정으로 헌신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많이 깨닫습니다.

대부분 할 수 없어서 그렇기 보단,

어려가지 많은 이유 없는 이유로 인해

하나님께도, 사람에게도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삶에 대해 한번쯤 고민하고 고운 삶의 열매를 원하고 바라는 이들이라면

경험하게 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즐기고 싶은 것들이 많은 이 시기...

...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이 오고,

또 교회의 행사중 가장 중요하고, 중요한 여름수련회와 성경학교.

이 두 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전형적인 농촌교회라

주일학교 아이들 숫자는 10명, 학생회 숫자도 10명정도,

재정 또한 그리 넉넉치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무엇보다 농촌교회라는 정서상 여러가지로 무엇을 하는 것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고 그것을 섬겨줄 선생님들이 많이 부족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그런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마음에 작은 소원을 담아 숫자는 적지만 주일학교& 중고등부가 같이 여름 캠프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 계획하고 준비하며...그렇게 7월말에 군위에 있는

작은 교회에서 2박 3일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수련회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고,

수련회를 통해서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던 제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고요함과 진한 땀냄새 속에 기도했던 그 아른한 아름다움을

저희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 달라진 요즘 아이들의 정서적인 느낌과

하나님에 대해, 그리고 주변 친구&선생님&가족에 대한

언어적 표현과 생각과 행동의 표현이 조금은 거칠고 이기적인 모습,

하나님에 대한 어색함.....

이런 모든 어려움과 힘듬보다 더욱 아프게 다가오는 건

2년동안 있으면서 느꼈던 저의 부족함과

아이들에게 다가가지 못한 저의 설픔이 아닐까 합니다.

어쩌면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한번의 "수련회"로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너무 큰 욕심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의 역사와 그분의 뜻과 계획에

이번 여름수련회가 들어 있기를 기대하는 건

욕심을 떠나, 간절한 마음의 소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수련회를 다니고

또 아이들과 함께하고,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소원했었지만.....

이번 수련회는 그 어떤 수련회보다

그저 마음을 다해 "감사가" 나오는 수련회는 처음이었습니다.

우리가 쉽게 말하는 좋은 결과는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뒤집어 지거나,

하나님을 바로 만나고 울고 기도하며,

감동적인 얼굴로 선생님과 전도사님께 다가와 고백하는....

그런 신비하고 거룩한 역사는...슬프게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은 그런 소원이 이루어 지지 않아서 마음이 슬펐지만,

그 슬픔보다 더욱 깊은 감사가 내면 깊이 고백되어졌습니다.

....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서 개인적으로 벗이면서

서울에서 아름답게 사역하고 있는 전도사님을 모셨습니다.

4시간 반을 운전해서 아침부터 저녁12시까지 설교하고 함께해 주었던 고운 마음과

최선을 다해 준비해 온 아름다운 말씀.

중고등부 아이들을 위해서 공부에 바쁨에도 기쁘게 섬겨주고

새벽1시넘도록 진한 땀을 흘려가며

예수님에 대해서, 삶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호소하며

힘있게 선포해 준 전도사님.

친구이지만 같은 친구의 설교에 깊이 감동이 될 정도로

아름답게 전해 준 그 말씀과 고백.

얼마되지 않은 사례비를 다른 어려운 개척교회 목사님에게

전부 보내어 달라고 다시 송금해준 그 고마운 마음.

먼 길,

그리 많지 않은 숫자,

ccm에 대해 거의 잘 알지 못하는 배경들...

....

참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시30동안 힘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

노래하고 기도하며 함께해 주었던 ccm팀 "히즈가든"

친구의 초청에 감사하게도 ok해준.....그 고마운 마음.

2박 3일동안 수많은 잡일과 아이들을 위한 헌신해 주신 여러 선생님들의 마음.

자신의 돈을 드려 부족한 재정들을 채우고,

휴가를 내지 못해서 1시간 30이 넘는 시간을 2박 3일동안 왔다 갔다하며

참석해 주신 선생님들과 아무 말없이 늘 도와주시고 긍정해 주시며

아름답게 섬겨주셨던 부장집사님들.

깊은 믿음으로 맡겨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목사님.

하나님의 이름으로 함께 동역하며 각자의 부르심대로

헌신하고 함께하는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을 보여준 여러 분들의 마음이 수련회 기간 내내 느껴졌습니다.

놀라운 열매와 신비로운 체험과 눈에 보이는 뚜렷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어쩌면 감사함보다는 아프고 힘들고

하나님께도 사람들에게도 미안하고 그들을 볼 면목이 없는,

어쩌면.....실패한 수련회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속에서 흐르는 이 깊은 감사의 고백과

흐르는 뜨거운 눈물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건...어쩌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를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는 것.

 하나님이 무엇을 주시고자 하는 지,

그리고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또한 무엇이 내게 진정 필요한 지 알게 되었다는 것.

하나님의 손길이 어떻게 내게 다가오는 지,

그분의 사랑을 어떻게 받아드릴 수 있는 지,

진정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어떤 길이지.

...

어쩌면,

부끄러운 고백같지만,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 내가 가장 약하고

가장 많이 안다고 생각한 내가 가장 모르고 있음과

특별하다고 생각한 나의 사랑이 너무나 작고 약함을,

하나님으로 인해,

진정 느끼고 또 절실히 깨닫았다는 것.

....

그것이 제게 깊은 감사가 고백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이끌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무언가를 줄 수 있어야 하고

특별히 뛰어나야 하며,

많은 것을 알고 깨닫고 신비로운 능력이나

탁월한 리더쉽, 언어적인 뛰어남,

거룩함에 대한 정밀하고 깊이 있는 내면.

....

그 모든 것이 내게 없다면,

아니 그것을 가지기 위해 노력함에도

노력함과 되어짐이 일치하지 않음으로

늘 고통스러워 하는 존재라면....

과연 그래도 충분히 하나님의 이름으로 일할 수 있고

충분히 그분의 놀라움을 경험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 고백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그렇다 고백한다면 너무 뻔뻔하고 어리석고

참 바보스럽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철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라고 이제는 고백하고 싶어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아도

되어지는 모습이 기대한 모습같지 않아도

주변의 모든 여건과 환경들이 어지럽게 다가오고

삶의 열매들이 보이지도 드러나지도 않고

말할 수 없는 긴 고통만이 남겨지고

밋밋한 삶과 어리석은 반복만이 남는 삶과 사역과 헌신일지라도

이제는 그렇다라고 진심으로 고백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진부하고 당연하며 너무나 쉽지만

언제나 어렵게 고백되고 때로는 무시되는....

하나님의 일은 하나님의 시간과 때에 되어지고 이루어지며

아름답고 놀랍고 충만하게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기에.

하나님이 제게 진정 하나님이 되는 것.

그날을 늘 기대하며 소원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