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슬그머니 도망가서 책과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겠다는 제 계획은 완전히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친정 엄마께서 고등학생이 된 아들녀석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신다면서 여행을 제의하셨거든요.
덕분에 제 계획은 망쳐버렸지만 친정 식구들도 포함된 가족들과의 1박2일의 휴가도 즐거웠답니다.





가는 길에 산악 자전거 여행하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영주에 동양 최대의 워터파크가 생겼다길래 큰맘 먹고 원정을 갔습니다.
안동에 친정 고모가 사셔서 거기도 들릴 겸해서...
아직 시설이 완전히 오픈된 게 아니라서 생각보다는 좀 실망이었지만 덕분에 입장요금은 좀 덜 수 있었습니다.






22m 높이에 꼭대기 부분은 경사가 거의 80도 이상되는 곳(가운데 흰색과 빨간색 레일)의 슬라이딩을
제가 했다는 거 아닙니까.
원래 저런 종류는 겁이 굉장히 많은 편인데 눈 딱감고 한번 하니까 할만 하더라구요. 4초만에 내려오니까요.





단체로 놀면 더 재미있는 파도풀입니다.
재미있게 놀면서도 안타까웠던 것은 놀이시설 여러 곳에
'치우천황' '삼족오' 등의 문양이 많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안동으로 가는 길에 있던 영주 영어마을입니다.
어딜가나 영어붐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폐교를 개조한 듯한 건물 외양이 알록달록 예뻤었는데 차타고 지나면서 찍는 바람에
입구밖에 찍을 수 없었네요. 











거의 영주와 가까운 안동 녹전면 매정리에 있는 친정 고모댁에 도착하니
토종닭 두마리가 끓고 있는 가마솥이 저희를 반겨주고 있습니다.




원래 대구에서 학원을 경영했었는데 IMF때 계획을 좀 앞당겨 시골로 들어가셨어요.
토목을 전공하신 고모부께서 직접 설계하셔서 인부 밥해먹여 가며 1년동안 지으신 집이에요.
이번에 가니 직접 겉에 흰 나무판도 덧입히고 테라스도 만들고 해서 더 예뻐졌네요.
입구에 붙어있는 아들 며느리와 함께 환하게 웃고 찍은 가족사진 정말 좋죠?




우리 딸이 싸리 빗자루를 발견하고는 즉시 헤리포터 포즈로 들어갔습니다.





이 놈들도 가을쯤은 제 뱃속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헉, 그러고 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갑자기 징그럽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 그네도 직접 만든 거래요.
우리 딸은 여기서 살고 싶다네요.





집 아래쪽에 축사가 있는데 송아지 두마리가 손님왔다고 인사하러 올라왔어요.
고모부께서 사료 값 오를 것을 대비해서 대학과 합동으로 1년전부터 자가배합사료라는 걸
연구해서 사용하셨다는데 요즘 그 덕을 톡톡히 본다네요.
얘들도 자연 사료로 커서 그런지 인물이 참해요.





오후에는 산 길로 산책을 갔습니다. 
여름 한 낮인 관계로 산책 길이 나있는 곳까지는 트럭으로 ....
뒤에 있는 사람을 저로 오해 마시길!
저와 10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저의 고모랍니다.













나무 위에 덩쿨 오른 것이 꼭 그늘막 같죠?




이름 모르는 꽃이지만 정말 소박하고 예쁘네요.





아래 잎사귀있는 가지에 태극 잠자리 보이세요?
울아들이 '태극잠자리'라는데 맞는지 모르겠네요.





내려오다가 산비탈에서 발견한 산도라지에요.  도라지 꽃 넘 이쁘죠?
캐오려다가 더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할 것 같아서 참았어요.





어렸을 때 가위바위보 해서 한 잎씩 잎따기 놀이 하던 생각나네요.





옥수수가 한창이에요. 냠냠





포장이 되어 있어도 시골길은 언제나 푸근함이 있는 것 같아요.





노을이 아름답죠?




언니와 형부가 함께 못가서 조카들을 데리고 가느라고 저도 운전을 하는 바람에
안그래도 안좋은 허리에 무리가 좀 갔나봐요. 오늘 병원에 다녀왔어요. ㅠㅠ
그래도 오래간만에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도 갖고 친정고모댁도 방문하고 해서 좋았습니다.
고모가 워낙 부지런하고 음식 솜씨가 한식 양식 가리지 않고 정말 좋은 덕분에
몸무게가 아마도 2키로는 늘었을 것 같습니다. ㅎㅎㅎ

이것으로 계획과는 완전히 다르게 삼일간 책은 완전히 '休'하고 
최첨단(?) 놀이시설과 자연을 함께 누렸던 저의 휴가 이야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