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진에 다녀 왔습니다 ^^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날, 아니 하지 못하던 날.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고만 있던 저에게
제 마음은 이유없이
오직 '양화진', 그곳을 외쳐댔고
그리하여 아무 계획이나 사전 준비도 없이 즉흥적으로
양화진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 합정 역에서 내려 7번(?)출구로 나오면
친절하게도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지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있습니다.

너무나 고맙고 친절한 그 표지판을 ....
믿으시면 안되구요 ! ^^ㅋ

그 표지판이 가리키는 골목이 아닌
그 골목의 바로 오른쪽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왜일까 그 표지판을 따라갔던 저는
아주 낭패를 보고 길을 잃어 빙빙 돌고 말았지요.



잘못 가는 길인줄도 모르고 신나게 찍었던 사진들 ↓
생각외로 굉장히 평범한 주택가여서 인상깊었습니다.
평범 치고는 조금의 럭셔리한 분위기가 느껴지긴 했지만요.
오른쪽 사진은 홍성사에서 하는 듯한 서점.
책들을 할인해서 팔던데 길을 찾는 중이라 들어가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지나쳤어요.
 





그리고 길을 잘못 들어 뱅뱅 돌며
그 와중에 너무 예뻐 찍은 사진들입니다. ↓
정말 길이 너무 예쁘더군요.
빨강머리 앤이라도 숨어 있다 나올것 같아요.
 





어찌어찌하다 길을 제대로 들기 시작할 즈음.
마이북 앨범에서 그렇게 많이 보았던 ^^ 홍성사의 노란 건물이에요.  ↓
홍성사는 테마가 노란색인가요? 까페도 노란색이던데.





헤맨 끝에 만난 너무나 반갑던 표지판. ↓
 








2~3층의 구조처럼 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이곳에. ^^ http://www.yanghwajin.net/v2/index.html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아무런 계획 없이 갔기 때문에
어떤 사전 정보가 없었어요.
그럼에도 양화진 선교사 묘역은 너무나 감동스런 곳이었지요...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 아늑한 고향,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세상명예, 부귀 영화, 이 생의 안락과 자랑을 버려
이역만리 먼 타국,
집도 절도(?) 없는 이 곳으로 오게 하였을까 ..







물론 대답은 하나겠지요.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 날 사망의 권세를 이기신 주께서
이 백성을 얽어맨 결박을 끊으사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유와 빛을 주시옵소서.
(제물포에 상륙하신 첫 기도.)








고 류제한 박사 George Henry Rue. M.D.
1899-1993
나는 한국에 구경삼아 나온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나의 뼈를 묻을 각오로 온 사람이었습니다.
이리가 한국 백성을 해치러 온다면
도망 가는 목자로서가 아니라
그 양을 위해 희생할 각오를 하고 온 선교사였습니다.







푸릭사관. Lieutenant Jenny Sofia Frick
1886-1912
1911년 임관 후 독신으로 한국에 파송되었다.
4개월간 한국어를 공부하고 쪽복음과 구세신문을 나누어주며
문서전도, 축호전도, 가로전도 등 전도에 힘을 쏟던 중
이국 땅에서 복음의 열매를 위해 한알의 밀알이 필요했던지
급성뇌염에 걸려 승천했다.
한국에 파송된 최초의 순직자이다.













.......돌이 안 된 아들과 함께 평양을 간다. 그리고 온갖
핍박 속에서도 의료 봉사를 하면서 교회를 개척하였다.
윌리엄 홀은 1894년 평양에서 벌어진 청일전쟁의 부상자들과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다가 전염병에 걸리게 된다.
뒤늦게 서울로 와서 아내의 돌봄을 받았지만 1894년 11월 24일
한국에 온 지 3년 만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이때 그의 아내는 겨우 29세로 임신 7개월째였다.

로제타 홀은 남편의 사후 두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1897년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평양에 남편을 기념하는
'기홀병원'을 세우고 직접 부인과장으로 일하였다.
하지만 사랑하는 딸 에디스가 이질로 죽고 만다.
..................로제타는 한글 맞춤법에 맞는 점자법을 개발하였고,
평양에 최초의 맹아학교를 세우기도 하였다.
그녀는 서울로 와서 여성 의사와 간호사를 양성하는 일에
헌신하였다. 남편과 딸을 잃으면서도 그녀의 헌신은
45년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내가 조선에서 헌신하였으니
죽어도 조선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
-캠벨









자세한 썰^^은 다음에...풀기로 하구요.



결국 저에게는
정말 좋은 시간이었어요.

분노와 원망, 여러 못난 마음들이
뒤범벅되어 향했던 양화진으로의 발걸음이었지만

그곳에서의 만남들은
마치 가을 길 위로 낙엽이 자욱이 덮이듯이 
제 슬프고 섧던 마음 위로 하늘 소망과 위로를 덮어주었고
저는 그 아름다운 낙엽 위를
자박 자박 걸으며 돌아왔습니다.










아직 가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다녀오시길 권하고 싶어요.

여러 명이 우르르 가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보담은
말 없이도 대화가 나누어지는 친밀한 친구 한 두명과 함께,
혹은 혼자서.

마치 나를 부드럽게 위로하며 쓰다듬어주려는듯
끊임없이 부는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보드라운 잔디 위를 걸으며
그네들이 덮인 묘비 위를 손으로 쓸어 보기도 하고
비석에 적혀 있는 글들을 하나 하나 읽어보기도 하고
세상 사람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그네들 삶을 상상해보기도 하며
예수님께 이것 저것을 여쭈어보기도 하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간을 보내다 오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








참. 언젠가 이 책들을 읽고 난 후 양화진을 다시 찾아가고 싶어요.
그때는 또 다른 풍성함을 느낄 수 있겠죠? ^^
물론 그 전에도 종종 가고파요 ^^

양화진 선교사 열전(개정판)
전택부 / 홍성사
가격 : 13,000원→11,700원

양화진 - 믿음의글들 101
정연희 / 홍성사
가격 : 13,000원→11,700원

닥터홀의 조선회상
셔우드 홀 / 좋은씨앗
가격 : 19,800원→17,820원

한국교회 처음 이야기
이덕주 / 홍성사
가격 : 14,000원→12,600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 개방시간 :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5시 (일요일에는 개방을 하지 않습니다.)
* 찾아오는길 : 지하철 2호선,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 7번 출구 방면에 있습니다.
* 문의전화 : 02)332-9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