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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믿는 주님은 시인이시다 하늘 아버지의 뜻을 전하신 시인이시다. 잠든 세상을 깨워 하늘의 마음을 품고 살리고, 천상의언어로 우리를 깨우신 시인 예수이시다. 산상수훈, 주의 기도, 사랑계명, 씨뿌리는 자의 비유, 돌아온 아들의 이야기,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 등을 통해 예수께서는 시적 언어와 그 상상력으로 하늘의 뜻을 우리에게 전하셨고,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말씀하셨다.... -책을 내면서...

책을 열면서
시 읽는 나그네 목사 - 이현주

책을 내면서
시처럼 예수처럼 - 채희동

제1부
봄길로 오신 예수 <봄길, 정호승>
신앙으로 눈뜨는 것 <저렇게 눈 떠야 한다, 강은교>
순간 속에 영원히 담겨져 있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것을, 정현종>
꽃망울 터지니 하늘이 열리네 <꽃들, 박해석>
나, 주님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으로 <나 당신을 기다릴 수만 있다면, 이현주>
그리움이 나를 움직인다 <그리움이 먼길을 움직인다, 맹문재>
이 세상에 소풍 온 사람아! <귀천, 천상병>

제2부
아, 숨막히는 시대! <틈, 김지하>
흙냄새여, 하나님의 냄새여 <흙냄새, 정현종>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부끄러운 나날이여 <우람찬 건물 앞에서, 박재삼>
부엌이 살아야 사람이 산다 <부엌이 기리는 노래, 정현종 >
인간 種은 부지런히 멸종해 간다 <생명에서 물건으로, 이승하>
현대인에게 성소는 있기는 하는 걸까 <어머니의 聖所, 고진하>
강력한 폭풍을 기다린다 <예감, 이시영>

제3부
하나님은 지금도 흔들리고 계실 지 모른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우는 사람은 아름답다 <갈대, 신경림>
닦고 닦으면 내 마음은 하나님의 성전인 것을 <마음, 곽재구>
내 욕망을 태워 하늘에 이른다 <굴뚝의 정신, 고진하>
십자가의 길을 걷는 성자 달팽이 <어떤 성서, 정현종>
걸레 얘수와 십자가 <너와 나, 안도현 >
내 마음으로 죽이는 타인들 <우리가 죽인 예수, 이승하>

제4부
말씀을 품고 살아가야 할 신앙인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단지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오신 예수 <한번에 한 사람, 마더 테레사>
하늘나라를 사는 비결, 느림 <비결, 이현주>
성경이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그어야 한다 <우리 동네 목사님, 기형도>
교회문을 두드리는 아기 예수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정호승>
빗장을 걸어 놓은 교회, 빗장을 푸신 예수 <숨겨둔 빗장, 김상길>
세상으로 파송된 우리들 <평화를 위한 묵상 기도, 고정희>

책을 읽고
새 일은 늘 '틈'에서 벌어진다 - 고진하

시는 머리의 언어가 아니라 가슴의 언어이다. 그러기에 가슴이 살아 있지 않고서는 아무도 시를 읽을 수 없다. 꿈도 얼어 붙는 찬 겨울바람 무릎쓰고 눈을 떠 새봄을 준비하는 대지 같은 가슴으로, 한 젊은 목사가 새벽기도를 마치면 시 한편 읽고 운동장에 나가 동네 아이들과 공을 찬다.
-이현주 목사(동화작가)

채희동은 고요한 말씀의 사원을 순례하며 보석을 채집하듯 순도 높은 시들을 채집했다. 그렇게 채집한 시들을, 소 여물 씹듯 꼬꼭 씹어서 세상을 펼쳐 놓았다. 이 글들에는 시를 대하는 그의 곡진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거룩한 경전을 읽듯 '공경'의 마음으로 그는 시를 읽고 있다. 더 나아가 그는 시를 매개로 하여 반생명으로 가득찬 분열된 세상을 읽고, 우주적 신성을 잃은 교회와 신앙인의 불신앙을 읽고 있다.
-고진하 목사(시인)

뭇 시인의 명장한 시어들이 채희동 목사의 가슴을 통해 웃음꽃으로 피어나기도 하고, 때론 눈물로 흘러내렸다. 하늘이 땅을 낳고 땅이 하늘을 낳듯이, 시가 글을 낳고 다시 글이 시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느낌이다. 조그만 시골교회, 가난한 목사가 가꾼 글 속을 거닐며, 내 삶을 돌아보면 부끄러움으로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마음을 가나하게 하는 글보다 더 큰 선물이 있을까..
-조연현 기자(한겨레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