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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회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수상작 제 33회 수상작을 소개합니다!

도전하는 삶이 아름답다!

옳은 길을 찾으려는 이들의 도전은 아름답습니다. 그 가슴 저리는 아름다운 도전을 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위해 그 길을 먼저 걸어 본 인생 선배들의 가슴을 울리는 생생한 증언이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생활을 통해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그 신앙을 학업과 직업에 어떻게 적용하여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 진정한 그리스도일은 인생의 모든 면을 기독교적으로 받아들이고 신앙을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진정한 그리스도인 학자는 공부와 인생을 자신의 신앙과 성경의 입장에서 조망하고 전공과 일을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따라 세워 나가는 학자들이다. 이 책은 대학의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젊은이들과 생활하고 있는 여러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쓴 간증문들이다. 공부와 신앙과의 괴리감 속에서 번민하고 아파했던 흔적들 그리고 현재 학교에서 연구하며 가르치는 학문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인 입장에서 신앙과 하나될 수 있는지를 매우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다.

[ 본문 19-21쪽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중에서 ]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그 실마리

참새 몇 마리가 창가에서 재재거린다. 모처럼 한가로운 여름날 오후다. 작은 새와도 대화를 나누었다는 프란체스코 성인 생각을 한다. 아버지의 많은 유산을 티끌같이 여기고 무소유의 일생을 살다 간 그의 생애가 눈부시게 그립다.

가톨릭 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하나님께서 이 곳 일을 내게 맡기신 뜻은 무엇인가? 깊은 상념에 잠기며 이 글을 쓴다. 개신교 신자인 내가 어찌하여 가톨릭 교육 기관에 영접을 받아 이렇게 오랜 세월을 일하고 있는가? 어째서 국문학을 공부하였으며, 오늘 강의실이나 국문학계에서 이처럼 고독한 행로를 나는 가고 있는가? 인생이란 무엇이며, 학문이란 것은 나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게 된 이 '기적'을, 세속사의 한 '영웅' 이 되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내 고향 사람들에게 설득할 방도는 없는 것인가?

공맹 사상의 텃밭, 세속적 입신 양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주자학적 보수성이 강한 지역 출신인 내가 기독교 신자가 되고, 대학에서 기독교 문학을 강의하는 사람으로 성장케 한 그 '섭리'란 어떤 것인가?

참으로 오랜만에 나는 저무는 여름날 오후 연구소의 내 책상 머리에 앉아 내가 걸어온 파란에 찬 그 '길' 을 생각한다. 그리고 부끄러운 나의 행적을 공개하려 한다. 늘 지병에 시달리는 나의 생애를 기약할 수 없고, 역천의 이 문명사에 그대로 휩쓸릴지 모를 사랑하는 나의 후진들에게 젊은 날 나의 방황이 타산지석이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내 고향 남쪽 바다

내게는 찬송가 다음으로 늘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로 시작되는 '가고파' 가 그것이다. 번거로운 세상사에 심히 지쳐 있을 때, '가고파'는 심신의 피로를 달래어 주며 아득한 기억 속의 옛 고향을 마음 속에 떠올리게 한다.

나는 소년 시절에 고향을 떠났다 나그네가 된 지 40년이다 지난 세월 한시도 잊지 못하고 산 것은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갈맷빛 물결이다. 그리스 시인 호머는 '에게 해 먼 바다의 아득한 물결 소리'를 그리워하였지만, 나는 내 고향 남해 바다의 원시적인 색조를 잊지 못하고 산다.

남해 바다의 물빛은 특이하다. 서해 바다는 낙조의 슬픔으로 불타고, 동해 바다의 큰 물결이 사나이의 기백을 용솟음치게는 하나, 남해 바다의 그 독특한 색조와 아기자기한 변환의 신비에는 비길 바가 아니다.

보리밭 언덕 에 앉아 자잘한 물보라를 일구면서 밀려오는 갈맷빛 봄바다를 바라보며 청운의 꿈을 피우던 유소년 시절, 그 날은 사십 년이 넘은 지금도 한량없이 그립다. 너럭바위 설에서 낚아 담은 볼락 바구니를 어깨에 메고 찔레꽃 흐드리 핀 언덕길을 더위잡다가 문득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보았을 때, 거기 태평양 물기슭에서 뒤척이며 설레던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푸른 물결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안단테 칸타빌레로 춤추며 굼실대는 여름 바닷가, 몽돌밭 바위 끝에 하얗게 부서지는 격정의 비말, 바다 속 꺽더귀와 꽃게의 움직임까지 빤히 들여다보이던 청정의 극치 가을 바다, 고독과 그리움으로 얼어붙은 침묵의 겨울 바다-남해 바다의 신비한 변환은 필설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내 고향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자연을 닳아 마음이 곱고 너그럽다. 말씨가 부드럽고 예의가 바르다. 전통 예절과 한학의 향기가 살아 있다. 중종 때 귀양 갔던 김구 선생이 그 곳 선비의 학덕 높음을 기록에 남긴 걸 보면, 지금 고향 사람들의 인품이 칭송받아 마땅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내 고향 사람들은 인간미가 넘쳤다. 필자는 고향 사람들의 그 짙은 인간미를, 저 아름다운 남해 바다의 물빛과 함께 잊지 못하고 산다. 고향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닐 때의 옛일은 잊을 수가 없다.

내 고향 어버이들은 내가 가는 길을 쓸며 돌맹이까지 치워 주셨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도회지로 유학을 떠나는 나에게 옥수수와 보리떡을 싸 주시며 성공해서 돌아오라고, 그래서 '우리 아무개'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며 목멘 소리로 전송하던 내 고향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나는 잊지 못하고 산다. 특히 공책과 연필이 제대로 없는 나에게 학용품을 쥐어 주시던 삼거리 가겟집 아주머니와 여러 은사님들의 은공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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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무의식적으로 굳어 버린 잘못된 고정 관념 중 하나가 공부와 신앙은 별개이며, 이 둘은 통합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또한 우리 삶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직업도 세상의 일이며 우리의 신앙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의 신앙을 교회나 가정에만 국한시키고, 학교에서의 공부나 직장에서의 일과는 별개인 것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우리 주위에는 의외로 많이 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생활을 통해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그 신앙을 학업과 직업에 어떻게 적용하여야 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며, 무엇을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일상의 삶이 기독교적으로 어떻게 조망되고 적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더욱이 사회가 바삐 돌아가고 철저한 경쟁 속에서 사는 우리는 이와 같은 생각과 고민은 그저 피곤하고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인생의 모든 면을 기독교적으로 받아들이고 신앙을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진정한 그리스도인 학자는 신앙을 생활화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진정한 그리스도인 학자는 공부와 인생을 자신의 신앙과 성경의 입장에서 조망하고, 전공과 일을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따라 세워 나가는 학자들이다. 이러한 질문은 우리 그리스도인 학자들의 가장 중요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하여 먼저 고민하였던 여러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모여서 『배움과 믿음으로 도전하는 삶』이라는, 의미 있는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여기는 바이다.

이 책은 대학의 다양한 전공 분야에서 젊은이들과 생활하고 있는 여러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고 쓴 간증문들이다. 공부와 신앙의 괴리감 속에서 번민하고 아파했던 흔적들 그리고 현재 학교에서 연구하며 가르치는 학문들이 어떻게 그리스도인 입장에서 신앙과 하나될 수 있는지를 매우 생생하게 나타내고 있다.

이 책은 어떻게 공부와 전공을 신앙으로 조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우리의 삶을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하게 누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 8:31-32)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이 책을 통하여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며 이러한 진리에 따라 행할 때 진정한 자유가 우리에게 있음을 깨닫게 될 것으로 기대하며 , 이에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 송자 (명지 대학교 총장, 기독 경영 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