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기 - 오래된 보화 (CD)
상품평쓰기
상품평 ( 실구매자 평점 1100점 )  
조**
‘오래된’ trilogy에 바치는 헌사
닫기
[구매자평]‘오래된’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민호기 목사의 세 번째 앨범, ‘오래된 보화’가 공개되었다. 이로써 ‘오래된 영원’(2014), ‘오래된 복음’(2015), ‘오래된 보화’(2021)가 3부작을 이루게 된 셈이다. 알려졌다시피 이 3부작의 시작은 어느 작은 어촌 교회로부터였다. 마이크도 스피커도 준비되지 않은, 60대부터 90대까지 노인분들 십여 명으로 이루어진 시골 교회라 하였다. 평소 빵빵한 음향 시설과 반주기기를 갖고, ‘하늘소망’을 비롯한 히트곡과 최신 워십곡들로 장식되었던 그의 콘티는 여기서 무용해졌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 찬송가만 부를 수밖에 없었는데, 성도들과 함께 노래하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한다. 왕복 8시간의 운전, 교통비, 사례비, 음반 판매, 음향 시설...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은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된 노래들은 현실의 문제들을 뛰어넘어 영원에 이를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때의 체험이 ‘오래된 영원’을 가능케 했고, 그는 ‘3대가 함께 부르는 찬송가 예배’라는 타이틀로 전국을 순례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영원’과 ‘오래된 복음’이 잘 알려진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새롭게 편곡한 앨범이었다면, 이번 ‘오래된 보화’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숨겨진 보화와 같은 찬송가 7곡, 그리고 미리 듣는 찬송가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가 수록되었다. 각 앨범마다 두드러지는 개성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 3부작의 공통점은 피아노이다. 찬송가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악기로 그는 찬송가의 오랜 벗이기도 한 피아노를 골랐다. 음반마다 피아니스트를 선정하는 일에 고심했는데, ‘오래된 영원’은 ‘찬미워십’의 이혜전이, ‘오래된 복음’은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김윤곤이 맡았다면, 이번 앨범에서 만나게 되는 반가운 이름은 바로 ‘더 클래식’의 박용준이다. 사실 민호기 목사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온 사람이라면 그의 음반에서 박용준을 발견하는 일이 그리 낯설지는 않으리라. 데뷔 앨범 ‘소망의 바다 1집’(1999)부터 ‘하늘소망’(소망의 바다 2집, 2001)과 ‘옥합’(예수전, 2016)에 이르기까지 박용준의 손끝에서 연주된 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 명의 반가운 이름은 엔지니어 윤정오이다. 윤정오 역시 ‘소망의 바다 1집’부터 대중가요 앨범 ‘일상에서 영원으로’(2011)까지 함께 작업한 바 있기에 낯설지 않다. 박용준의 연주를 윤정오와 함께 녹음한다는 건 민호기 목사의 오랜 동경이기도 한 ‘하나음악’을 고스란히 옮겨오는 일이리라. 그리고 이번 결과물은 그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박용준의 건반은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다. 그의 손은 찬송가 본연의 아름다움을 넘지 않으려는 듯 가만히 건반 위를 오간다. 민호기 목사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는 그의 연주는 깊은 밤길을 거니는 듯 잠잠한데, 그럼에도 빈 곳이 없다. 소리와 소리를 가득 메우는 그의 연주는 프로듀서의 의도를 정확히 실현하고 있다. 나는 2019년 1월 녹음실에서 보았던 그의 숨막힐 듯한 집중을 기억한다. 콘솔 앞에서 모니터를 할 때 보이던 소년 같은 미소와 녹음실만 들어가면 보이던 무서운 집중을 번갈아 보면서, 과연 저 둘이 동일 인물인가 싶기도 했다. 한 곡씩 녹음이 끝날 때마다 장갑 속에 소중히 담기던 그의 두 손도 기억한다. 최고의 연주자와 최고의 엔지니어, 최고의 보컬과 프로듀서가 모여 팽팽한 긴장을 이루면서도 따스한 소통을 잃지 않음이 거기 있었다. 그 결과 이번 앨범은 세 음반 중에서 가장 절제된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ECM의 슬로건이 ‘the Most Beautiful Sound Next to Silence’ 라 했던가. 서울인지, 오슬로인지... 녹음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현실감을 잃어 버렸다. 민호기 목사는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 소회를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박용준이 펼쳐놓은 이 고요의 바다에, 작고 남루한 내 목소리의 배를 띄울 수 있어 그저 기쁘다.’ 그는 자신이 받은 기쁨을 이 앨범을 듣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이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고요한 성탄의 밤이, 안개 자욱한 갈릴리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진리를 수호하는 군사의 담대함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한숨이,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다가온다. 이 3부작을 다시 들으며 나는 그의 오래된 팬으로서 무모한 욕심을 내어본다. 장소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의 소극장 정도가 어울리겠다. 무대 중앙에는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마이크 한 대면 충분하다. 물병 두어 개도 준비되어야겠지. 인터미션을 두 번 두는 공연이다. 1부는 ‘오래된 영원’, 2부는 ‘오래된 복음’, 3부는 ‘오래된 보화’라 하겠다. 피아니스트는 네 분, 스튜디오 녹음 그대로 모셨다. 플룻, 오보에, 바이올린, 첼로도 곡에 맞춰 대기 중이다. 잠시 후 불은 꺼지고, 막이 오른다... 이 공연은 나의 어느 날 꿈 속에서만 가능할 일일까. 나의 부끄러운 고백은 이 헌사의 맺음말로 미루어 두었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은 분명 찬송가임에도 나는 제목조차 처음 듣는 곡들이 절반이었다. 그럼에도 새로 알게 된 찬송가들이 나의 베스트 트랙들이 되어버린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와 같은 이들이라면 분명 찬송가를 뒤적여 곡 제목과 악보를 대조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리라. 그리고 이토록 시적인 노랫말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찬송가를 새로 알게 된 기쁨을 노래하게 되리라. 나는 또 이렇게 그에게서 한 꾸러미의 감춰진 보화를 선물 받았다. 좋은 노래는 알려지게 되어있다지만, 언제까지 그날을 기다리겠는가. 좋은 노래는 알리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언 땅에 삽을 대는 심정으로 노래하는 민호기 목사가, 그래서 또 한 번 반갑고 고맙다.
[구매자평]

‘오래된’이라는 타이틀을 붙인 민호기 목사의 세 번째 앨범, ‘오래된 보화’가 공개되었다. 이로써 ‘오래된 영원’(2014), ‘오래된 복음’(2015), ‘오래된 보화’(2021)가 3부작을 이루게 된 셈이다.

알려졌다시피 이 3부작의 시작은 어느 작은 어촌 교회로부터였다. 마이크도 스피커도 준비되지 않은, 60대부터 90대까지 노인분들 십여 명으로 이루어진 시골 교회라 하였다. 평소 빵빵한 음향 시설과 반주기기를 갖고, ‘하늘소망’을 비롯한 히트곡과 최신 워십곡들로 장식되었던 그의 콘티는 여기서 무용해졌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피아노 앞에 앉아 찬송가만 부를 수밖에 없었는데, 성도들과 함께 노래하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한다. 왕복 8시간의 운전, 교통비, 사례비, 음반 판매, 음향 시설...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은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오래된 노래들은 현실의 문제들을 뛰어넘어 영원에 이를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그때의 체험이 ‘오래된 영원’을 가능케 했고, 그는 ‘3대가 함께 부르는 찬송가 예배’라는 타이틀로 전국을 순례하며 노래하기 시작했다.

‘오래된 영원’과 ‘오래된 복음’이 잘 알려진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새롭게 편곡한 앨범이었다면, 이번 ‘오래된 보화’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숨겨진 보화와 같은 찬송가 7곡, 그리고 미리 듣는 찬송가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가 수록되었다. 각 앨범마다 두드러지는 개성이 있지만, 무엇보다 이 3부작의 공통점은 피아노이다. 찬송가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드러내는 악기로 그는 찬송가의 오랜 벗이기도 한 피아노를 골랐다. 음반마다 피아니스트를 선정하는 일에 고심했는데, ‘오래된 영원’은 ‘찬미워십’의 이혜전이, ‘오래된 복음’은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와 김윤곤이 맡았다면, 이번 앨범에서 만나게 되는 반가운 이름은 바로 ‘더 클래식’의 박용준이다. 사실 민호기 목사의 음악을 오랫동안 들어온 사람이라면 그의 음반에서 박용준을 발견하는 일이 그리 낯설지는 않으리라. 데뷔 앨범 ‘소망의 바다 1집’(1999)부터 ‘하늘소망’(소망의 바다 2집, 2001)과 ‘옥합’(예수전, 2016)에 이르기까지 박용준의 손끝에서 연주된 곡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 명의 반가운 이름은 엔지니어 윤정오이다. 윤정오 역시 ‘소망의 바다 1집’부터 대중가요 앨범 ‘일상에서 영원으로’(2011)까지 함께 작업한 바 있기에 낯설지 않다. 박용준의 연주를 윤정오와 함께 녹음한다는 건 민호기 목사의 오랜 동경이기도 한 ‘하나음악’을 고스란히 옮겨오는 일이리라. 그리고 이번 결과물은 그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박용준의 건반은 들리는 듯 들리지 않는다. 그의 손은 찬송가 본연의 아름다움을 넘지 않으려는 듯 가만히 건반 위를 오간다. 민호기 목사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는 그의 연주는 깊은 밤길을 거니는 듯 잠잠한데, 그럼에도 빈 곳이 없다. 소리와 소리를 가득 메우는 그의 연주는 프로듀서의 의도를 정확히 실현하고 있다. 나는 2019년 1월 녹음실에서 보았던 그의 숨막힐 듯한 집중을 기억한다. 콘솔 앞에서 모니터를 할 때 보이던 소년 같은 미소와 녹음실만 들어가면 보이던 무서운 집중을 번갈아 보면서, 과연 저 둘이 동일 인물인가 싶기도 했다. 한 곡씩 녹음이 끝날 때마다 장갑 속에 소중히 담기던 그의 두 손도 기억한다. 최고의 연주자와 최고의 엔지니어, 최고의 보컬과 프로듀서가 모여 팽팽한 긴장을 이루면서도 따스한 소통을 잃지 않음이 거기 있었다. 그 결과 이번 앨범은 세 음반 중에서 가장 절제된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ECM의 슬로건이 ‘the Most Beautiful Sound Next to Silence’ 라 했던가. 서울인지, 오슬로인지... 녹음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현실감을 잃어 버렸다.

민호기 목사는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 소회를 이렇게 밝힌 바 있다. ‘박용준이 펼쳐놓은 이 고요의 바다에, 작고 남루한 내 목소리의 배를 띄울 수 있어 그저 기쁘다.’ 그는 자신이 받은 기쁨을 이 앨범을 듣는 이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이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고요한 성탄의 밤이, 안개 자욱한 갈릴리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진다. 진리를 수호하는 군사의 담대함이,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한숨이, 때로는 장엄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다가온다.

이 3부작을 다시 들으며 나는 그의 오래된 팬으로서 무모한 욕심을 내어본다. 장소는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의 소극장 정도가 어울리겠다. 무대 중앙에는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마이크 한 대면 충분하다. 물병 두어 개도 준비되어야겠지. 인터미션을 두 번 두는 공연이다. 1부는 ‘오래된 영원’, 2부는 ‘오래된 복음’, 3부는 ‘오래된 보화’라 하겠다. 피아니스트는 네 분, 스튜디오 녹음 그대로 모셨다. 플룻, 오보에, 바이올린, 첼로도 곡에 맞춰 대기 중이다. 잠시 후 불은 꺼지고, 막이 오른다... 이 공연은 나의 어느 날 꿈 속에서만 가능할 일일까.

나의 부끄러운 고백은 이 헌사의 맺음말로 미루어 두었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은 분명 찬송가임에도 나는 제목조차 처음 듣는 곡들이 절반이었다. 그럼에도 새로 알게 된 찬송가들이 나의 베스트 트랙들이 되어버린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나와 같은 이들이라면 분명 찬송가를 뒤적여 곡 제목과 악보를 대조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리라. 그리고 이토록 시적인 노랫말과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찬송가를 새로 알게 된 기쁨을 노래하게 되리라. 나는 또 이렇게 그에게서 한 꾸러미의 감춰진 보화를 선물 받았다. 좋은 노래는 알려지게 되어있다지만, 언제까지 그날을 기다리겠는가. 좋은 노래는 알리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언 땅에 삽을 대는 심정으로 노래하는 민호기 목사가, 그래서 또 한 번 반갑고 고맙다.
(작성일 2021.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