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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거만은 땅을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 약속, 도전으로 받아들이면서 땅의 이런 특성을 성서에 나타난 이스라엘 역사를 중심으로 고찰한다. 그의 연구는 땅으로 이끄는 약속에 관한 이야기와 땅으로 부터 쫓겨나는 포로기의 이야기, 그리고 포로기에서 시작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이르는 이야기를 기본틀로 한다. 땅은 하나님의 것으로써 인간에게 은총으로 주어진 선물이요, 계약 백성의 희망들을 한 데 모으는 것으로써 풍요와 생명의 물질적인 근원에 속한다..... 한편으로 땅은 그것을 소유하고 관리하려고 애쓰는 자들에게서 벗어나, 빼앗긴 자들과 박탈당한 자들에게로 옮겨가는 것이다. 잃은 자(십자가)에게 주어지고(부활), 얻으려는 자에게서 없어지는 성서 신앙의 기본 원칙이 땅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이다..... 오늘날은 개인이나 집단이나 할 것없이 지나친 탐욕 추구로 인해 땅으로부터 유린된 뿌리 상실, 고향 상실의 삶, 즉 도덕적인 무질서가 중심을 이루는 삶을 강요당한다, 땅의 본질로 부터의 이탈은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오며 더 나아가서 인간정신의 위기를 초래한다. -역자 후기에서-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출 20:12)

[본문 41~43, '제2장 "내가 너에게 그 땅을 보여 주리라"' 중에서]


창세기는 땅과 관련된 두 개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그 하나는 창세기 1-11장에 있는 것으로서 땅에 완전히 정착하여 살면서도 추방과 땅 상실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취급하고 있다. 연속적으로, 아담과 하와, 가인과 아벨, 노아와 그의 가족,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벨의 사람들 등은 땅을 잃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사실상 다 했으며 실제로 그렇게 되고 말았다. 이 야기는 지나치게 땅을 의지하다가 그 결과로서 땅을 상실하게 되는 것을 취급하고 있다. 성서는 안전하게 땅을 정착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다시 잃게 만드는 어리석음과 부주의함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창세기의 또 다른 이야기는 12-50장에 있다. 이 부분은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을 취급하고 있으며, 땅을 갖지는 못하였으나 땅을 향해 나아가되 땅 얻음을 확신하면서 사는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서는 땅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그들이 소유하지 못한 땅을 향해 나아가려고 하는 자원들과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상의 두 이야기는 성서 안에 있는 땅의 신학을 이해하는 변수로 작용한다. 땅을 너무 의지하다가 그로부터 '쫓겨난다'든가, 땅을 소유하지 못한 채로 땅을 향해 나아가지만 땅에 대한 '기대'(anticipation)로 인해 힘을 얻는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의 삶은 쫓겨남과 '기대', 상실과 대만(expecting), 뿌리 뽑힘과 다시 뿌리 박음, 뻔뻔스러움으로 인해 추방당하는 것과 신뢰 가운데 다시 자리를 잡는 것 등의 사이에 놓여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두 이야기가 오늘날의 서구문화가 경험하는 것과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 두 이야기는 성서에서나 현대의 경험에서는 결코 분리된 것이없다. 기대에 관한 이야기는 그것이 충족되는 순간에 벌써 추방에 관한 이야기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성서는 분명히 기대 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성서는 추방이나 자리 상실 - 성서를 신학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종종 이러한 문제에 집학하는 경우가 있지만 - 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성서는 줄기차게 기대와 다시 자리 잡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성서는 후회와 비탄 속에서 뒤를 돌아다보는 것이 아니라, 확신에 찬 희망을 가지고서 앞을 내다보고 있다는 말이다.

족장들에 관한 이야기(12-50장)는 성서 신앙의 중심 주제들이 무엇인지를 밝혀주고 있다.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창세기 1-11장에 있는 이야기들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폰 라트가 밝힌 바와 같이 창세기 12장 1절은 족장들의 이야기가 그 앞의 이야기와 결별하고 있으며 앞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12장 1절의 갑작스런 진술은 예기치 않게 사람들을 추방의 이야기로부터 끌어내어 기대에 관한 이야기 안으로 그들을 인도한다. 인간 공동체는 더 이상 땅으로부터 벗어난 삶, 곧 항상 땅을 떠나고 땅으로부터 쫓겨나는 삶을 살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항상 기쁨을 가지고서 땅을 지향하는 삶을 살 필요가 있다.

성서 신앙은 급격한 불연속성을 선언함과 아울러 시작되는 바, 이는 우리를 새로운 기대의 역사 안으로 이끌어주려는 의도이다. 또한 성서 신앙은 추방과 땅 상실에 관련된 의식을 잘못된 의식으로 반박하면서 거기에 도전한다. 그러한 의식은 마땅히 그러해야 할 인간의 삶과 무관하며 또 궁극적으로 그러할 수 있는 인간의 삶과도 무관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말씀에 뿌리박은 기대의 힘은 추방이 가진 힘을 능가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역사는 그러한 불연속성과 새출발로부터 시작된다. 성서 신앙의 나머지는 추방과 관련된 옛 삶으로부터 결별하고서 기대와 관련된 삶을 향해 모험하는 자들의 역사이다.

시리즈 서문
머리말
약어표

제1장 약속으로서의 땅, 문젯거리로서의 땅
1. 성서 신앙의 프리즘으로서의 땅
2. 고향을 잃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
3. 땅을 얻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

제2장 "내가 너에게 그 땅을 보여 주리라"
1. 아브라함과 땅 없음의 역사
2. 약속과 아브라함의 상속자들

제3장 "네게 부족함이 없었느니라"
1. 출애굽기 16장 : 불편함을 통한 성숙
2. 민수기 14장 : 광야에서의 두 이야기
3. 하나님 임재의 위기
4. 부족함이 없음

제4장 약속의 땅 앞에서
1. 선물로서의 땅
2. 유혹으로서의 땅
3. 과제로서의 땅
4. 위협으로서의 땅

제5장 "네 형제들 가운데 한 사람"
1. 땅을 관리함에 대하여
2. 제왕적인 관리에의 대안들
3. 말씀과 편지 사이에 있는 땅

제6장 "네가 나를 잊었기 때문에"
1. 땅과 예언자와 왕
2. 열왕기상 21장 : 땅과 토라와 탐욕
3. 사로잡히는 왕들

제7장 땅 상실에로 나아감, 그리고 그 후
1. 예레미야와 땅 상실의 두려움
2. 땅 상실을 초래한 왕들
3. 포로기와 새 역사

제8장 "위로할 자가 없도다"
1. 애가와 하나님의 '아니오'
2. "너희 앞길을 회복시켜 주리라"
3. "이 땅이 네게 유업이 되리라"
4. "땅을 다스리고 가득 채우라"
5. 위로받지 못함, 위로받음

제9장 예루살렘을 위한 열심
1. 땅을 구하는 길인 분리주의
2. 헬라화 현상과 다시 찾아온 혼합주의

제 10장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1. 선물과 소유
2. 요한과 바울에게서 나타나는 땅의 표상
3. 땅을 통해서 보는 십자가와 부활

제11장 결론 : 해석학적인 성찰들
1. 땅과 우리의 해석학적인 범주들
2. 새로운 공유 영역에 대한 전망

역자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