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개인적으로 견디기 쉽지 않은 고난을 통과하면서 고난에 대한 신학적 질문과 보편적 정의를 해결하기 위해 근래에 여러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물론 답은 이미 성경에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고난의 참예함을 알고자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빌 3:10)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책들을 통해서도 많이 위로받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중 큰 감명을 받고 깊은 깨달음을 주었던 한권의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바로 CS 루이스의 ‘고통의 문제’입니다.
CS루이스는 기독교에 대한 뛰어난 변증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죠. ‘순전한 기독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등등등...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면서 와 참 천재적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고통의 문제’를 읽으면서 큰 희열을 느낌과 동시에, CS루이스의 책을 독파해야겠다는 결심까지 세우게 되었습니다.

먼저 루이스는 고통에 대해서 접근하기 위해,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선하심에 대해 확실한 정의를 내리고 그 문제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전능하시다는 것은 내재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지, 내재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하실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지 말이 안 되는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선에 대해서는 인간의 선(결핍으로 인한 요구)과 비교하여, 절대적으로 이타적인 선으로 정의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선을 주시는 분이지 선을 필요로 하거나 어디서 얻어 와야 하는 분이 아니고, 이런 점에서 하나님의 사랑은 말 그대로 본질상 끝없이 모든 것을 주되, 아무것도 받지 않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선하시다라고 할 때, '하나님은 지금 우리가 스스로 원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루이스는 먼저 하나님의 전능과 선함을 올바로 정의 한 뒤에 인간의 악과 타락에 대해서 접근해 나갑니다.

책 중 뛰어난 묘미를 주는 부분은 ‘인간의 고통’에 대한 통찰인데요. 인간이 고통 받는 이유를 하나님에 대해 자기 소유권을 완전히 드리지 못한 상태로 보고, ‘우리가 너무나 오랫동안 자기 것으로 주장해 온 의지를 되돌려 드리는 일은 어디에서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든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인간의 영혼은 모든 것이 좋아 보이는 상황에서는 결코 아집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나님은 우리의 본질을 아시며 우리의 행복이 바로 그 분 안에 있음을 아시기 때문에, 우리를 처절한 수술대 위해 놓으신다는 것이지요.

결국 자기부인과 연결됩니다. 루이스가 말하는 자기부인은 ‘무감한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합법적인 목적들을 추구하되 하나님을 그보다 앞세울 준비가 되어있는 마음자세’를 뜻합니다.

책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은 부분을 중심으로 간단히 정리하며 글을 기술해 보았습니다.

‘고통의 문제’를 통해서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더 뚜렷이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자아 주도권을 버려야 하는 내 자신을 바라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내 자신이 비워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필요를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하시고, 단지 하나님의 말씀이 내 머리 뿐만 아니라 내 심장을 통해서 흘러나오게 하기 위해서 고난을 허락하신다는 것을 발견하게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선하심 아래서 단지 한 부분만을 바라보고 고통스러워하고, 정체했던 내 모습을 바라보게 하시고, 다시금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심도 감사를 드립니다. 물론 CS루이스의 사상을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고통과 고난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고, 또한 그것을 조금씩 잘 이겨나가고 있는 중이라 꼭 읽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