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와 신학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인카운터 포럼!
● 핵개인시대를 살아가는 크리스천들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 첫 번째 주제-외로움-를 다루다!
[머리말]오늘날의 한국 사회는 ‘핵가족’이 아닌 ‘핵개인’(nuclear individual)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최소 단위인 줄 알았던 ‘핵가족’이 분열하고, 개인이 각자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하며 홀로서야 하는 때가 왔다. 지난 수십 년간 개인을 묶어 두었던 조직의 테두리와 가족의 울타리가 무너져 흩어지고, 종국에는 각자의 역량과 생존을 고민 하며 홀로 서는 개인의 시대가 왔다는 의미에서 ‘핵개인’ 시대라고 명명한다.
사람들은 핵개인 시대에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열정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자신들 만의 문화생활을 향유해 나가는 일종의 ‘팬덤’ 문화를 형성하기도 한다. 사회가 규정한 관계보다 개인적 특성과 가치관에 맞는 인간관계를 다양하게 만들어 가는 시대이기에 그러하다. 또한 핵개인의 시대는 각 개인의 특성, 요구, 취향에 따라 서비스나 제품이 맞춤 제작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교회 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각 개인의 신앙적 이해와 경험에 따라 신앙생활을 개인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교회는 각 개인에게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신앙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고, 신앙공동체와의 소통을 더 풍부하게 만드 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핵개인의 시대는 ‘고립된 개인의 시대’이기에 ‘심각한 외로움’ 현상을 낳는다. 이 외로움은 심지어 공동체를 본질로 하는 교회 안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혼자는 아닌데 ‘외로운 크리스천’이 많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열정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점은 역설적으로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인간의 본질을 보여주는 단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사회적 관계 욕구를 지닌 존재다.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을 뿐, 관계를 시작하고 이를 지탱하는 ‘본질’은 동일한 것이다. 인간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고, 그곳에서 안정감을 누리고 싶어 한다. 혼자 생활할수록 누군가와 가슴 속 따뜻한 이 야기를 나누고 싶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있는 공동체를 기대하게 마련이다. 교회는 이러한 사회적 관계 욕구를 가진 사람들 속에서 대안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교회와 사회의 현실에 직면하여 ‘인카운터(Encounter)’ 는 ‘핵개인’을 전체 키워드로 설정하고 ‘핵개인 시대의 외로 운 크리스천’이라는 주제로 교회 안의 ‘소외와 외로움’ 현상을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목회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하였고, 이제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신약학자인 최원준 박사님(안양제일교회 담임목사)은 “아담의 독처, 예수님의 거처: 외로움과 홀로됨의 성경적, 목회적 고찰”이라는 글에서 핵개인 시대가 가져온 ‘소통 방식의 변화’에 주목하였다. 오늘날, 대면보다 비대면을 선호하는 소통 방식의 변화는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과 더불어 비대면 네트워크 형성에 익숙한 세대가 등장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최박사님은 이런 비대면 소통 방식이 개인의 자율성과 편의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외로움과 인간관계의 단절을 초래하는 부정적 결과도 낳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최박사님은 사람들 간의 물리적, 정서적 거리가 결국에는 사회적 고립감과 개인의 행복감 저하로 연결 될 수 있기에 비대면 소통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균형을 맞추는 교회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조직신학자 송용원 박사님(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은 “두 개의 산: 번영(prosperity)에서 번성(flourishing)으로”라는 글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심화한 외로움과 고립감 문제를 다루며, 한국과 미국의 사례를 통해 문화적, 사회적, 구조적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연결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한국교회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송박사님은 무엇보다 틸리히와 브룩스의 철학적 견해를 인용하여 외로움과 고독을 구분하고, 자아성취를 위한 첫 번째 산을 넘어서 타인과의 연결을 추구하는 두 번째 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여기에서 송박사님은 개인과 교회와 사회가 협력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할 것을 제안하며, 구조적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독교교육학자인 신현호 박사님(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은 “외로운 그리스도인, 온세대 교회에서 길을 찾다”라는 글에서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안팎에서 느끼는 외로움의 문제를 사회적, 경제적, 영적 요인들과 연결시켜 탐구하고 있다. 특히 교회 내에서의 외로움은 교회 공동체의 정체성과 소명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교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지적한다. 외로움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신박사님은 ‘온세대’ 교회를 강조한다. 온세대 교회는 성령 안에서 세대와 세대가 어우러져 사랑과 돌봄을 나누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협력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여기에서 신 박사님은 다양한 세대가 한 성령 안에서 함께 예배하고,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하나님 나라 가족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공유함으로써 세대 간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진정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 외로움과 소외를 극복하고 교회를 세워가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신학적으로 성찰해 보고 목회적으로 대안을 제시한 세 분 박사님의 글 뒤에는 각각 주제에 따른 세 개의 질문을 함께 실었다. 여기에 실린 질문들은 교회의 소그룹 모임이나 교회 중직자들의 신앙교육에 활용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올해(2024)로 창립 130주년을 맞이하는 연동교회에서 ‘인카운터(Encounter)포럼’를 첫 번째로 개최하게 된 것은 더욱 뜻깊은 일이라 여겨진다. 한국 근현대사의 한복판에서 복음 전파와 사회봉사와 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일제 강점기와 민주화 운동 등 역사적 사건에 적 극 참여했던 연동교회가 세기의 대전환기에 한국교회가 나아 갈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할 수 있도록 장(場)을 마련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 담임목사이신 김주용 박사님께서 포럼의 논찬과 전체 진행도 맡아 주셔서 더욱 뜻깊고 감사한다. 김주용 박사님의 매끄러운 진행과 통찰력 있는 논찬은 건조한 학술 포럼에 윤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교회와 신학의 만남’을 실제로 가능케 하였다.
‘인카운터(Encounter) 포럼’은 일평생 ‘교회를 위한 신학’, ‘신학이 있는 교회’를 가르치시고 실천하신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의 김지철 이사장님의 자극과 조언으로 시작되었다. 본 포럼의 결과물이 한국교회와 성도를 사랑하는 이사장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전달되기를 바란다. ‘교회와 신학의 만남’이 라는 본 포럼이 교회 현장에서 연착륙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조언해 주신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의 박영호 원장님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포럼을 개최하고 책으로 엮 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의 류가람 사무국장님과 스태프들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포럼의 결과물인 본서(本書)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트렌드를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목회적이고도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2024년 8월
저자들을 대신하여
편집자 이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