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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

어느새 쑤욱 들어온 대륙. 막내의 꿈이 있다고 막연히 여겨진 땅. 그런데 이 땅이 나에게도 다가오는 거다.

“저도 갑니까?”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는데 이럴 땐 참 응답이 빠르다 여겨진다. 수요 예배를 가느라 한다리길을 걸으며 여쭸다.
“갈 수 있는 돈이 없어요. 그리고 영어도 못해요. 특별한 마음도 없고 왜 가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마음 한 귀퉁이를 잡아당기듯 너도 가라는 울림은 도대체 뭔지요? 가진 건 몸뚱어리 하나뿐이에요. 수요 예배 가면 들려주시려나요? 아프리카라는 단어라도 나오려나요?”
이렇게 구시렁대며 예배 자리에 앉았는데 들어서서 제목을 보는 순간 놀랐다.
“네 몸을 거룩한 산 제물로 드려라”
몸뚱어리밖에 없다 말씀드렸는데……. 물론 몸을 활활 태우는 게 아니고 내가 가진 전부를 통해 순종함으로 말씀을 이해했다. 그리고는 큐티말씀으로도 상황으로도 가는 것에 대한 여러 사인이 있었다.

당연히 가는 거라고 진행하던 중에 또 한 번 기도해야 하는 상황은 왔다. 심방 중에 아프리카에 대한 말씀을 목사님께 드렸는데 “그럼 다음 주 말씀도 들어야 하는데…….” 하시는 거다. 그 말씀은 생각해야 할 것 이상을 생각지 않는 것이었다. 아프리카 가는 것에 대한 마음만 받으시고 막으시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안 가면 된다 싶었다. 어차피 나는 아프리카가 목적도 아니었고 내 길을 여시는 하나님의 인도가 중요했기에 언제든 멈추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좀 목메인 소리는 나왔다. 제가 가게 해 달라고 졸라서 가는 것도 아니고 뜬금없는 마음의 소리에 반응했고 그 길을 열심히 물은 건데……. 저는 대화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닌 거라면 제가 앞으로 어떻게 주님께 묻습니까?


하지만 수요 예배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사랑에 눈물이 쏟아졌다. 바울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으로 했으나 그 이상의 것을 생각지 않았다. 교만하지 않았으며 분수를 지켰다. 나는 가는 것에 순종은 했으나 나라는 사람은 참 교만하며 분수를 넘는 사람이었다. 내가 특별해서 뭐가 있어서 부르신 것이 아니었다. 말씀을 통해서야 마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스스로 마음조차도 준비하기에 부족하다. 보내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걸려 넘어지게 되는 돌부리도 미리 보게 하신다. 잠시 수치스럽게 나의 민낯을 대면해야 하는 아픔은 그 넓은 사랑에 안기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그리고 응답이 어려운 것이라는 오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말씀과 상황과 또 사람들의 말들을 통해 겹겹이 들려주시는 음성은 비단 누구에게만이 아닌 간절히 묻는 자들에게 차별하지 않고 들린다. 우리는 날마다 그 음성에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고 말씀에 의해서 그 길을 분별할 수 있다. 이렇듯 나를 준비시키시고 보게 하시는 하나님! 아프리카에서 난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서평]

나의 사랑하는 주님, 나를 너무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 매 순간 나와 동행하시는 성령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예민한 딸 키우느라 고생하신 엄마와 견뎌 낸 동생들, 그리고 함께 예민하셨던 천국에 계신 아빠에게 감사!
내 생각에도 이상한 구석이 꽤 있는 나를 인정해 주고 여전히 사랑해 주는 신우야 고마워.
신우와 나를 이어 준 정애 언니는 평생 우리 가정의 보호자 같습니다.

어린 시절 타협 없는 신앙의 본을 보여 준 나와 남편의 모교회 양의문교회,
함께 기도하며 많이 울었던 밀알두레학교 교육공동체,
나를 들여다보게 했고, 그 죄성의 절망감에 소망이 끊어지기도…… 그러나 십자가의 길을 만나도록 도와준 CNCC선교회,
어쩜 내 삶을 따라다니는 듯한 매주의 설교 말씀과 넓은 공동체 울타리를 경험케 해 주는 새음교회에 감사합니다.

DNP 아프리카로 함께 여행하며 글쓰기를 이끌어 낸 최미숙 다돌출판사 대표님, 동행한 팀원들에게 감사! 저장해서 가져간 유튜브 설교에서 기가 막히게 상황에 맞는 말씀을 주신 김동호 목사님, 유기성 목사님, 고성준 목사님께 감사합니다.

아프리카 첫 안착을 도와주신 김한기 선교사님 가정, 나의 부상에 지나치는 눈빛으로 공감하고 지지해 준 여행객들, 나를 업고 계단을 내려가 준 잠비아 언니, 귀국하는 날 도무지 움직여지지 않던 내 다리를 향해 기도해 준 수산나의 친구 실비아, 그저 안기고 쫓아오고 반기던 호기심뭉치의 아이들.
에스와티니, 탄자니아, 케냐, 잠비아, 남아공에서 본 사람들 사람들, 그들의 진심은 나의 정체불명의 경계심을 날려 버렸습니다.
중보 기도로 수술 후 나의 통증의 일부를 가져가 주신 기도의 사람들.
매일 냉장고가 가득 채워짐은 친구와 이웃의 관심과 사랑입니다.
그리고 꼼짝없는 집 안에서 행복을 느끼게 해 주는 새소리, 나무들 사이로 한 번씩 쓰윽 지나가는 고라니, 해가 올라오면 꽃을 보이고 밤에는 숨어 버리는 민들레꽃, 하루하루 달라지는 창문 밖 경치는 지금 내게 가장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아, 그리고 글이라고는 써 본 적이 없는 내가 글을 쓸 수 있게 된 환경, 통증이 있네요.

아프리카 가기 직전 코로나보다 심하게 겪은 독감으로 옴짝달싹 못하면서 처음으로 글쓰기 시동이 걸렸다. 아프리카 여행 기간도 다리 부상으로 잠잠히 앉아 있는 시간이 있었고, 다녀와서는 수술로 완벽하게 갇힌 시간,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책을 펴 내며 꼭 감사해야 할 대상, 통증 환경입니다.

이거 계속 쓰다가는 2권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머물러 세워서 흔적을 가짐.

글을 쓰면 묻히고 지나가는 일이 머물러 서게 된다.도자기를 구워야 하나 다시 흙으로 돌려야 하나? 그때의 고민이 또 올라오네.왜 지나가게 내버려 두지 않고 멈춰 세우는 걸까? 왜 그러고 싶은 걸까? 예술은 잊히고 버려지는 것들에게 생기를 준다. 생명을 준다. 그리고 다시 잊히고 사라지고 소멸한다.그 가운데 남는 작품들이 있지. 소멸되지 않고 계속 살아남는. 아름다워서, 멋지기에, 천부적이기에. 그래서 이어지는 거겠지. 아니 그보다도 우리들에게 간절히 필요하기에, 호흡을 주기에. 예술이 진실되게 그 역할을 감당하기를 기도한다. 나의 하루하루도 새로운 창작이 되며 이 길의 열매가 선하며 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없어지더라도 꿈틀거리는 순간들은 누군가와 이어지고 서로를 살려 내도록 기여하기를 기도합니다.

1. 아프리카 아프리카 아프리카...

1)아프리카를 만나기 전
2)공항풍경
3)에스와티니 안녕
4)지금 수집 목록
5)에스와티니 안녕...또 만나! 꼭 만나!
6)이동
7)버스라며? 봉고차네?!
8)아프리카 좋은 얘기만 했는데
9)버스1)-안되면 되게하라!!
10)동역자 그리고 친구
11)아프리카에서 내가 열광하며 찍게 되는 것들
12)대화
13)타자라 소동극
14)3시에 온다며요?
14)케냐하면?
15)동행
16)아, 탄자니아
17)아루샤 안녕-세렝게티1
18)세렝게티2
19)안전거리
20)젊은 엄마, 야학, 달려들어 옴
21)잠비아, 빅토리아 폭포
22)노숙, 한데서 자는 잠
23)버스2)오병이어
24)소웨토
25)공지시간이 오면
26)새치기 못함
27)친구 사귀기
28)테이블 마운틴
3. 들으시죠? 항상 들으시죠? 내 입에 말도 넣어주시죠?

1)내 입을 연다는 것
2)내면의 믿음 외면의 행위
3)미러링, 안심하고, 돌아보지 않고, 그냥 가겠습니다.
4)사로잡힘

4. 아직도 아프리카

1)통증과 수술
2)아파서
3)옆병상
4)여기 아프리카 같네
5)Good Hope
6)DnP Africa, 그 이후

5. 책갈피 (중간중간에 들어갈 메모장 느낌)

1)구독 좋아요
2)무당벌레
3)이 세상에서 제일 나쁜 동식물?
4)...와의 합숙
5)기내식
6)밥 주세요
7)바나나
8)별 거 아닙니다
9)머물러 세워서 흔적을 가짐
10)아프리카에서 만난 사람은
11)감사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