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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이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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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교신  |  출판사 : 가이오
발행일 : 2021-05-15  |  (155*210)mm 280p  |  979-11-9747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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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호계동 어느 골목길 안쪽에 숨겨져(?) 있던 오래된 붉은 벽돌 예배당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제는 사라진, 하지만 여전히 아련한 여운으로 남아 있는 그 장소를, 지금도 하늘 아버지 아래 한 식구로 함께하는 성도들을, 오랜 시간 관계 맺어 온 동역자들을, 그리고 주변의 이웃들과 장소들을, 애틋한 마음으로 추억하고 기억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아 건넨다. 한 주간 이루어진 인상적인 만남, 모임, 사건, 기억, 추억, 묵상 등이 매 주일 주보를 통해 <목동생각>이라는 칼럼으로 전해지던 그 글들을 엮은 것이다.
그 첫 번째 이야기 ‘목동이 만난 사람들’은 표현 그대로 ‘사람’에 관한 이야기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무릎 꿇고 기도하던 98세의 기도의 거목을 떠나보낼 때는 똑같이 마음이 아리고 슬프며, 자녀와 어린 손주들을 남겨 놓고 떠나간 할머니와 할아버지 성도 앞에서는 중보기도가 절로 나온다. 자식뻘 되는 목동에게 따끈따끈한 갓 나온 떡을 먹이고 싶어 새벽 겨울바람을 뚫고 자전거를 몰고 온 추억의 장면에서는 감동의 눈물방울이 ‘툭’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입원 중인 성도가 목동을 바라보며 ‘천사가 온 것보다 반갑다’는 한 마디에는 어느새 ‘씨익’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바람 불고 굽이쳐 오는 현실이라는 파도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아니, 오히려 기도하고 말씀 읽고 말씀 읽고 기도하며 더더욱 하나님에게로 중심을 맞추어가는 동역자들과의 동행도 감동이다. 목동은 주어진 현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 붙잡고 하나님의 제자들을 세워가는 사역 가운데 벅찬 기쁨을 발견하고, 길거리 전도를 끝내고 성도들과 함께 후루룩 말아 먹던 국수 한 그릇에서조차 하나님의 손맛을 즐거이 묵상한다. 글을 통해 그런 목동을 따라다니다 보면 감동과 아픔으로 눈물을 쏟다가도 이내 ‘푸하하’ 웃게 된다.
흔하디흔한 일상의 일부들, 자질구레하고 소박한 삶의 모습들, 살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혹은 겪어야 하는 과정들, 우리네 삶이 투영된 살아 숨 쉬는 현장의 이야기들이어서 공감과 몰입이 수월하게 되는 책이다. 무엇보다 이 모든 만남과 헤어짐과 함께하는 이야기들 속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한 분, 하나님이 계시다. 또한 말씀이 자리하고 묵상이 함께한다. 그래서 그저 그런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영성이 촉촉하게 만져진다.
진하게 울고도 싶고 깊게 웃고도 싶은데 영성이 메말라 있어 영 작동이 안 될 때가 있다. 답이 없을 것 같은 현실 앞에 기도마저 막혀 답답한 심정으로 주저앉아 있을 때도 많다. 그렇다면 뭔가를 의식하거나 염두에 두지 말고 그저 목동을 따라다니기를 권면한다. 그를 따라 글 속을 걷다 보면 조용히 다가와 가슴을 적시는 뭔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데 특별한 그것’을 묵상하게 하는 힘, 책은 그런 위로와 감동과 도전을 선사한다.




신앙 및 사역생활을 수필 혹은 일기 형식으로 적어본 글입니다.
책으로 엮어진 모든 글을 ‘목동생각’이라는 이름으로 그렇게 시작되어 쌓여 온 것입니다.
처음에는 글 쓰는 연습을 위해 시작했는데,
한 해 두 해 글 쓰는 일이 쌓이면서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글이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며 저를 가르쳐 성장시키기도 하고,
주변 환경과 사람들을 말씀 안에서 깊이 묵상하고 추억하게 만드는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와 저를 둘러싼 주변의 소소한 일상까지도 일일이
하나님께서 인도해 가시는 것에 대해 자취를 남기는 따뜻하고 소박한 사명처럼 느껴집니다.
사실 ‘목동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성도들과 함께 써 내려간 삶입니다.
책으로 출간하기 위해 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생각이 아니라, 성도들과 오래도록 마음을 나누고 싶어
매주 주보에 올리면서 나 자신을 채근한 것입니다.
예상치 못했는데 성도들이 좋아해 주셨습니다. 주보를 열면 ‘목동생각’부터
챙겨보는 분들도 많고, 스크랩을 해 두신다는 분도 계십니다.
설교보다 ‘목동생각’이 더 감동이라는 분도 계십니다.
성도들이 좋아하니 저도 기쁘고, 자연스럽게 소통의 창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출간을 제안하는 이야기도 들려왔지만 그런 가치가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재개발로 인해 30여 년을 지켜온 예배당 건물을
허물 수밖에 없는 현실과 맞닥뜨리게 되었습니다.
많이 서운하고 힘들 성도들에게 우리 공동체의 걸음걸음을 함께 추억하는 글이
작게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이야기들을 엮어 책으로 내기로 결심한 소박한 이유입니다.
- ‘여는 글’ 중에서
지난주에는 교회에서 김장을 했다. 함께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고, 그러다가 들어간 침의 파편들이 양념 속에 묻혀 살아 있는 유산균과 김치를 만든다. 김장, 참 인간적이고 한국적이다. 한국인의 심성이 잘 반영되어 있는 것이 김장하는 풍경이다.
파를 다듬는 분들, 속을 넣고 버무리는 분들, 봉지에 묶어 차곡차곡 쌓아 놓는 분들, 숨죽은 배추를 나르는 분들, 주변 쓰레기를 틈틈이 정리하는 분들, 모인 성도들을 위해 간식을 배분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분들, 어느 때는 묵묵히 어느 때는 큰 소리로 수다를 떨면서 배추는 제자리를 찾아간다.
- 21쪽 ‘김장 풍경’ 중에서

“하나님, 우리 교회에서 음식을 가장 못하는 자들이 모였습니다.”
‘수요전도팀’을 위해 점심에 국수를 준비하는 신정례 권사님이 김성실, 박정원 집사님과 함께 국수를 만들기 전에 손을 맞잡고 기도를 하셨는데 제일 먼저 나온 기도가 이 말이라고 한다. 순간, 함께 기도하시던 성도들의 웃음보가 ‘빵’ 터졌다고 한다. 심방 중에 이 재미난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속으로 생각해봤다.
‘교회에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모두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프로는 돈을 받고 그 실력을 증명해내야 한다. 실력이 증명된 만큼 연봉협상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가 아니다. 우리는 돈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내고 한다. 성가대원도, 연주자도, 구역장도, 부장도, 기관장도, 임원도, 교사도 그 자리에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배하고 섬기고 가르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선으로 연습해야 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하나님이 우리의 찬양을 받으시는가?’
‘하나님이 우리의 섬김을 받으시는가?’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존재하는가?’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늘 이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하나님, 가장 실력 없는 자들이 모였습니다!”
이것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겸손히 기도할 수 있다. 함께 손을 붙들고 격려할 수 있다.
- 22-23쪽 ‘가장 실력 없는 자들이 모였다’ 중에서

다른 이에게 집중하는 습관들은 비교하는 쪽으로 번져간다.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 더 많이 비중을 두면 좋겠는데, 다른 사람을 인식하고 비교하다 보니 우리는 늘 피곤할 수밖에 없다.
사울이 자기 자신을 다윗과 비교한 순간부터 그의 인생은 무척 불행해졌다. 사울은 왕이다. 스스로 가진 장점이 많은 위치였다. 그 장점에 주목했다면 더 놀라운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윗을 죽이려고 그 남은 인생을 다 바치다가 비참하게 인생을 마무리했다. 사울이 자신에게 허락하신 은사와 직분에 집중했다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윗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본인도 존경받으면서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율법의 풍성함을 깊이 심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기와 질투를 조절 못해서 불행한 삶을 살다 죽었다.
- 26-27쪽 ‘자신을 가꾸어 간다는 것’ 중에서

‘왜 119를 안 부르셨을까?’, 교회 와서야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당황하셔서 그러셨겠지’라고만 생각했다. 오후에 박수진 집사님에게 이런 문자가 왔다.
“목사님! 아빠한테 왜 119를 부르지 않으셨냐고 여쭤보니, ‘보호자’가 없어서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식들에게 연락이 안 될 때, 그 자식보다 어린 담임목사님을 보호자로 의지하시는 부모님을 뵈며 목사님의 권위를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한 통의 전화에 금세 내려오셔서 응급실까지, 작은 신음소리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마음도 봅니다. ‘제일소망교회’는 제게 참 귀합니다. 친정과 같은 교회, 또 따뜻한 목사님이 계신 곳, 늘 감사드립니다! 중보해 주시는 성도님들의 고운 마음들도 감사합니다.”
- 31쪽 ‘119보다 목사’ 중에서

작년 교회를 옮기신 분들에게 1월 첫째 주일 전날 밤에 일일이 전화를 돌려서 기도해 드렸다. 평안이 찾아왔고 마음이 정리되었다. 목회의 여정,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에 하나님이 긍휼을 베풀어 주신 것이리라.
우리 교회도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들이 많다. 그분들을 보면 가끔 떠난 분들이 생각난다. 절묘하게 그 빈자리들을 메워 주시는 모습을 보면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우리 교회를 떠나신 분들이 잘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하듯 우리 교회로 새로 오시는 분들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자의 마음이다.
열왕기상 3장 26절 말씀에, 서로 자기 아이라고 우겼던 자들 앞에서 칼로 아이를 쪼개 둘로 나눠주라고 했을 때 아이 엄마가 ‘마음이 불붙는 것 같아서’ 자신의 권리를 양도한 것을 최근에 깊이 묵상하게 되었다. 평생 내가 가져야 할 마음이 아닌가 한다. 마음은 아프지만 그것까지 내려놓을 때 판결이 내려질 것이다. 일단 생명을 살려 놓고 봐야 할 것이 아닌가!
- 48-49쪽 ‘교회를 옮기는 문제에 관하여’ 중에서

교회당 1층 조그만 방에서 성경 읽으시며 늘 기도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중보기도가 시작되면 두세 시간은 기본이었다. ‘제일소망교회’를 거쳐 간 교역자들의 이름을 거의 다 외우고 계셨고, 기도 시간이면 몇 백 명의 이름이 권사님의 입술을 통해 하늘로 올라갔다. 낮이나 밤이나 교육관 한쪽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셨던 경건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다. 타협 없는 인생, 거침없는 복음 전도. 열정적인 찬양 등 권사님의 생전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특히 목사님과 성도들과 아이들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초콜릿이나 음료수를 통해 전달되기도 했다.
- 56-57쪽 ‘기도의 거목을 보내 드리며’ 중에서

문을 열자 정숙환 장로님이 서 계셨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며 이 시간에 어쩐 일이신지 여쭤보는 순간 자전거 짐칸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가져다 주셨다. 금방 나온 떡이었다. 따뜻할 때 목사님 드리고 싶어서 가져오셨다는 것이다.
손주뻘 되는 목사를 위해 새벽부터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겨울날 새벽 차디찬 공기를 뚫고 모락모락 김이 오르는 떡을 자전거에 싣고 오시던 장로님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당시에는 장로님의 그 마음을 깊이 헤아리기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봐도 놀란 가슴 쓸어내렸던 기억이 오히려 강하다.
- 77쪽 ‘사랑을 기억합니다’ 중에서

“목사님, 커튼이 하나 젖혀진 것 같아요. 진리를 알면 자유하게 된다고 했는데, 제가 지금 그래요. 말씀을 알고 나니 정말 자유롭고 좋습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제자훈련 과정을 마치고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 분이 말씀을 하셨다. 그동안 깨달았던 말씀을 열거하면서 자신의 인생 계획을 나누셨다. 목사에게 영광은 성도들이 말씀을 깨닫고 하나님을 더욱 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말씀을 통해 성장과 성숙이 일어날 때 그간의 마음 졸임과 수고는 충분히 보상이 된다.
- 94쪽 ‘설교 단상’ 중에서

“혹시 이런 일을 계기로 우리교회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끄러웠다. 강 목사님이 ‘어떻게 처리할까요?’ 질문했을 때, 차주에게 연락하라고 한 사람이 나였기 때문이다. 흠집 낸 정도를 봐서는 운전한 사람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아무런 연락을 해오지 않은 것에 대해 괘씸한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승합차가 교회 재산이기 때문에 잘못한 사람이 책임지도록 조치하기 위한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차량봉사팀에서는 오히려 넓은 마음을 베푸는 방향으로 해결하셨다. 나는 교회 재산을 걱정했지만, 집사님들은 이웃 주민의 영혼을 배려했다.
- 94쪽 ‘완충 장치’ 중에서

심방하다 보면 이런 것이 목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각자 다른 신앙의 여정을 나누면서 풍성함을 공급 받으며, 굴곡과 어려움 속에서 믿음을 붙잡고 살아온 이야기는 신선한 도전을 더해 준다. 성도의 형편과 상황을 알고 필요한 말씀을 나눌 때 더 간절함으로 기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삼위 하나님의 임재를 함께 누린다.
고난의 시기를 지나는 성도들, 여전히 아프고 힘들고 답답한 마음으로 기도제목을 내놓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 같이 아프게 된다. 인간의 경험과 지식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것들이기 때문에 적절한 말씀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생각들이 수시로 이동하며 말씀을 찾게 된다.
- 111쪽 ‘심방을 통해 얻는 것’ 중에서

구역예배를 마친 후, ‘카카오톡 단톡방’에 글이 올라왔다. 예배드린 기억보다 아내가 준비한 떡국 생각이 더 난다는 자매의 글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하긴 나도 2009년 ‘제일소망교회’를 사임하고 난 뒤 예배드렸던 기억보다 노숙인 예배 마치고 봉사하는 분들과 함께 먹었던 눌은밥 생각이 더 진하게 났다. 주차장에서부터 김이 모락모락 나고, 가마솥에 끓이는 국 냄새는 온 몸의 감각을 자극했다. 어쩌면 성도들도 내 설교보다 주일 점심을 더 좋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둘 중 하나라도 맛있으면 된 거다.
- 123쪽 ‘구역 예배’ 중에서

그 이후에 목사님의 저서인 ‘난 당신이 좋아’를 읽게 되었다. 많이 울었다. 당시의 나는 부목사 시절이었지만, 돈이 생기는 대로 그 책을 사서 고통 중에 있는 분들이나 전도 대상자에게 나눠주면서 권면했다. 고통 앞에서도 당당하고 솔직한 목사님이 좋았다. 몇 년 지난 뒤, 안양에 와서 목사님의 그 다음 책 ‘바람 불어도 좋아’를 읽게 되었다. 고통에 대한 더 깊은 신학과 통찰이 녹아 있는 책이다. 무조건 믿고 기도하면 낫는다는 거짓 복음과 위장술이 난무하는 세상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 속으로 들어와 함께 살고 계시는 하나님 이야기가 너무 좋다.
- 138쪽 ‘김병년 목사님, 난 당신이 좋아’ 중에서

신학대학원 시절에 존경하던 교수님을 뵈러 얼마 전 방배동에 간 적이 있다. 이런저런 대화를 두 시간 정도 나누고 문 앞에서 인사를 드리고 나와 내가 1층에 도착하자 그제야 2층에 있는 교수님 연구실의 철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그것도 아주 조심스럽게 살짝 닫히는 소리였다. 제자가 가는 모습을 계속 보고 계셨던 것이다. 대화를 나누면서 배우게 된 신학과 삶에 대한 통찰, 그것보다 더욱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 찰나의 경험은 교수님의 인격이고, 그동안 그분으로부터 배운 신학과 삶이 거짓이 아니라 아름다운 사실임을 확증시켜 주었다. 신학은 박사 논문이 통과될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를 배려하기 위해 조용히 철문을 닫는 그 자리에서 완성되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140쪽 ‘신앙의 완성’ 중에서

목사들 참 재미없다. 만나서 하는 이야기가 결국은 목회 이야기다. 그런데 서로의 목회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다. 공감의 영역이 넓고, 다른 교회의 형편이 우리 교회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창구 역할을 한다. 야구, 정치, 자녀들 교육 이야기가 양념처럼 조금 섞여 동네 주민으로의 친근감을 더해 주었다. 목회 방향에 있어서 조금씩 지향점이 다르지만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교회가 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다.
- 154쪽 ‘동네 교회 목사’ 중에서

“엄마, 교회다! 십자가는 하트야~.”
며칠 전에 유진이가 그림을 그리다가 갑자기 외쳤다. 교회에 대해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던 아내와 나는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풀기 어려운 숙제들이 한 순간에 풀리는 것을 경험했다. 여섯 살 아이도 알고 있는 사실을 어른들은 왜 깨닫지 못할까 생각하며 웃었다. 그래서 고민하던 내용을 다 접고 잠자리에 들었다. 유진이는 교회 건물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그리고 그 십자가를 하트로 감싸놓았다. 그렇다. 십자가는 사랑이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은 우리의 신분과 운명과 체질을 바꿔주셨다. 그 은혜를 받은 자답게 서야 할 것이다.
- 179쪽 ‘엄마, 교회다! 십자가는 하트야~’ 중에서

말씀을 듣는 가운데 목회 영역에서 고민했던 주제들이 하나씩 풀려나갔다. 그동안 내 설교에서 잃어버린 균형의 문제를 다시 한 번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말씀 듣는 가운데 때로는 확신으로, 때로는 찔림으로, 영혼이 수시로 진동하며 목양의 현장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어렵고 또한 영광스러운 자리인가를 동시에 확인했다. 사경회 기간 동안 말씀을 통해 충족하게 채워진 성도님들이 환하고 밝은 표정으로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볼 때 나도 덩달아 행복해졌다.
- 200쪽 ‘사경회’ 중에서

다음 날, 나른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참석한 첫 수업 시간에 임직 받으신 권사님이 문자를 보내오셨다. 임직식 경비를 전혀 부담시키지 않은 점과 8차까지 힘든 시간을 내어 교육시켜 준 덕분에 그동안 주문처럼 외우던 주기도문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어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무엇보다 교회의 일원으로 하나님의 동역자로 쓰임 받는 영광에 감사하셨다. 피곤이 ‘싹~’ 물러간다.
- 200쪽 ‘임직식’ 중에서

자녀들과 새벽을 깨우며 왔을 성도들로 본당이 꽉 들어찬 모습을 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할 뿐이다. 장로님들의 섬김이 감사하고, 교복 입은 학생들의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진다. 저마다 슬픈 사연과 답답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하는 성도들, 때로는 숨죽여 울면서, 때로는 가슴을 치면서 기도하는 모습이 더욱 귀하고 아름답다. 그 모습들을 보면서 또 한 가지 깨달음이 밀려온다.
‘아, 그래! 우리가 바로 온가족이네, 한 아버지를 모시고 기도하는 영적 가족, 온가족!’
온가족이 새벽부터 모이니 참 좋다.
- 231쪽 ‘우리가 온 가족이다’ 중에서

서로를 예배당 안에서만 보다가 이번에 운동장에서 만나니 또 다른 느낌이다. 같이 땀 흘려 운동하고 이야기하고, 같이 밥 먹고 상품도 타고 사진도 찍으니까 더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우리가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잘해도 즐겁고 실수해도 즐거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특별했던 추억이 가슴 한자리에 남았다.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축구와 해설을 통해 큰 웃음과 감동과 여유를 나눌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 241쪽 ‘온 가족 소망 축제’ 중에서

우리 자녀들만큼은 진영 논리 안에 갇히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 갇혀 있는 섬나라에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무 생각 없이 끌어 모으는 소비자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동산 투기에 삶을 거는 나라에서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륙까지 활보하며 먹거리를 찾고 대국의 기틀을 다지며 하나님나라 복음을 만방에 나누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 소박하고 멋진 꿈을 위해 북한에 마음을 나누는 그 자리를 벌써부터 설레며 기다리게 된다.
- 264-265쪽 ‘북한 마음 나누기’ 중에서

이런 기억을 간직한 우리 예배당 건물이 지역 재개발이 진행되는 관계로 언제 헐릴지 모른다. 보수해 가며 사용한다면 50년 이상 더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골목은 없어지고, 예배당을 둘러싼 동네의 풍경과 정서는 새로운 아파트 숲으로 가려지게 된다.
임시 처소 문제와 보상과 건축에 대한 일로 신경 쓸 일이 많다. 하지만, 건물이 교회가 아니라면 우리가 성전이고, 우리 모임이 교회라면 우리는 삶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나라를 살아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 276쪽 ‘북한 마음 나누기’ 중에서
여는 글 / 추천의 글

1 눈물은 반으로 나누고 웃음은 배로 커지다
사랑과 섬김으로 배부른 온가족 공동체

2 목양을 통해 주의 사람들로 세워지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을 알아 가는 양들

3 바람 불어와도 기도하며 걷네
위로와 도전과 감동을 건네는 동역의 사람들

4 책에서 깨닫고 일상에서 배우다
사소하지만 깊은 단상들

5 흩어져 있고 홀로 있어도 믿음으로 하나다
하늘 아버지가 기뻐하시는 이유, 믿음의 지체들
이야기는 힘이 있다. 특히 일상의 현장 속 이야기는 진정성 있게 우리의 마음에 저며 들어온다. ‘목동생각’이 그렇다. 교회와 목회에 대한 이론서는 차고 넘치지만, 이런 살아 있는 이야기가 가득한 책은 드물다. 더군다나 이 짧은 이야기들은 모두 본질을 다루고 있다. 공동체, 목양, 동역, 배움 그리고 일상에 이르기까지 쉽게 읽히지만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목자의 마음이다. 오래된 장막을 허물고 새로운 터전으로 이전해 가는 교회에게 이 마음은 건물보다 더 소중한, 간직해야 할 유산이다. 오늘도 목자와 목동으로 살아가는 모든 성도들과 목회자들에게는 따뜻한 격려이자 부드러운 도전이 될 것이다.
- 김형국 l 목사,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 ‘위조된 각인’ 저자

‘로마서 16장’에는 수많은 이름이 등장한다.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들은 초기 로마 교회의 보석들이었다. 적어도 사도 바울에겐 그러했다. 이 책에는 신정례, 김성실, 박정원, 민성 형제, 이옥례, 이덕순, 박덕성, 이신덕, 미희 자매, 정숙환, 소영 자매, 권연오, 신원자, 이옥남, 기태 형제 등 수많은 무명의 성도들과 친구들의 이름, 사연이 있는 사건들과 장소와 모임들이 기록되어 있다. 적어도 임교신 목사님에겐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하늘의 보석들이다. 정감 어린 마음씨와 애정으로 목양에 전념하는 한 사역자의 잔잔한 슬픔과 기쁨, 고뇌와 즐거움을 담담한 필체로 써 내려간 목회 일기이기에 깊은 울림이 있다.
- 류호준 l 평촌 무지개교회 은퇴목사,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학 은퇴교수

하나님의 믿음을 가르치도록 맡겨진 사명 안에서 지금 이 시대에도 진리 안에 거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목동이 곁에 있어 즐겁다. 이치理致에 맞지 않는 문화와 생각의 밥그릇 더미 속에 살아가지만, 두레박으로 퍼 주는 생명수 같은 물을 매주 마실 수 있는 성도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책은 그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 신은성 l 향산교회 담임목사

목회하면서 ‘페이스북’에 연재했던 ‘목동생각’을 출간하기로 했단다. 한 호흡으로 읽혔다. 글 사이사이에 박힌 목회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간 만나 온 사람들도 글마다 미소를 머금고 어김없이 등장한다. 언덕 위 붉은 벽돌 교회가 삶의 둥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쉬움’과 ‘새로움’ 사이를 오갈 성도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목회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절절하다. 중년에 접어든 목사님이 새로운 둥지에서 열어 갈 미래 목회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 유태화 l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 신학 교수

책이 발행되어 우리 믿음의 가족들이 아련하고 따뜻한 지난 이야기들을 다시금 모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쁘다. 진솔한 목동의 마음을 담은 글들이 읽는 모든 분들에게 울림이 되고 쉼이 되면 좋겠다.
- 최상대 l 제일소망교회 장로, 선교위원장
임교신
현재 안양에 자리하는 제일소망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모태 신앙으로 나고 자란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살던 집에 불이 나는 사건을 겪은 바 있다. 그 일을 계기로 갑자기 확 커 버린 것도 같다고 한다. 집이 전소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세상에 소망을 두지 않아야겠다는 조숙한 생각을 한창 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가졌던 것을 보면 말이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불광동 동산교회 고 한은우 목사님이 지어주신 ‘믿음을 가르치다’라는 이름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목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화재 이후 아버지가 개척하시고 지금까지 섬기는 주영교회에서 줄곧 성장했다. 주영교회, 서부동산교회, 제일소망교회, 향산교회에서 14년간 부교역자로 섬겼으며, 처음으로 전임 사역을 시작한 안양 제일소망교회에 2대 담임목사로 청빙되어 2013년부터 섬기고 있다.
명지고등학교를 나와 백석대학교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지금도 유태화 교수님과 함께 ‘조직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받아들이고 살아 내고 전수하는, ‘온 가족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것을 목회의 큰 방향이자 꿈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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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목동이 만난 사람들
저자임교신
출판사가이오
크기(155*210)mm
쪽수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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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21-05-15
목차 또는 책소개상품설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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