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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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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준수  |  출판사 : 밀라드
발행일 : 2022-10-05  |  (130*204)mm 416p  |  979-11-97157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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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이 어이없게도 죽음으로 소멸된다면 대체 우리는 죽기 위해 이처럼 처절히 살아왔다는 것인가”

일반문학과 신학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던 김준수 작가가 첫 장편소설 《그날, 12월 31일》을 펴냈다. 신생출판사 〈밀라드〉가 출간한 이 소설은 김준수 작가가 20년 가까이 구상해 온 팩션소설이다. 팩션(Faction)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다.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나온다. 신문기자를 그만두고 문학을 하겠다며 겁 없이 문단에 뛰어든 무명의 젊은 작가 ‘나’(김현수, 34), 그의 옛 연인이며 고고학 박사인 윤희재(31), 현재의 삶보다는 종교적 열광과 세상 종말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유토피아를 열망하는 수학박사 이필선(60).

세 사람은 지구의 종말이 언제 어떻게 올 것인지 비밀을 푸는 다윗의 열쇠를 찾기 위해 이스라엘의 쿰란 동굴에 간다. 이필선 박사는 두 번째 밀레니엄과 세 번째 밀레니엄이 겹치는 1999년 12월 31일 예수가 재림함으로써 지구와 인류 문명은 끝이 나고 지상에 천년왕국이 건설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불운한 자신의 처지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생명의 은인이자 스승인 이필선을 따라 유토피아(이상향)를 찾아 나선 현수. 하지만 현수는 유토피아는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그때, 저 멀리’가 아니라, 현실에 감겨 있으면서 ‘지금, 여기 가까이’ 우리 삶에 숨 쉬고 있는 어떤 것이라고 깨달으면서 스승과 갈등을 겪는다. 대학 시절 현수의 연인이었다가 잦은 다툼과 오해로 헤어진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고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희재. 그녀는 이스라엘 국립박물관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현수와 미국에서 알고 지냈던 이 박사를 만난다. 때마침 세상 종말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던 희재는 자신의 학문적 목적을 위해 현수, 이 박사와 함께 쿰란 동굴 탐사에 나선다.

이처럼 이 소설은 세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기묘묘한 사건들과 대화들을 통해 사랑과 우정, 약속과 신뢰,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 이 세상과 저 세상, 신앙과 이성, 희생과 헌신과 같은 묵직한 주제들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답을 찾아간다.

이 소설의 키워드는 시간이다. 이들 세 사람이 맞닥뜨리는 ‘시간’은 1999년 12월 31일 정오를 향해 치닫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그 시간이 왔다. 각기 목적이 다른 세 사람은 2천 년 이상 이사야서 두루마리를 보관해 온 쿰란 동굴 안에서 가까스로 다윗의 열쇠를 찾아내긴 했지만, 뜻밖의 사태를 맞는다. 대체 그날 그 장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주인공 ‘나’는 2천년보다 길었던 미스터리 그날의 시간을 벗기는데…….


[출판사 서평]

인류 역사에서 지구 종말론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끊임없는 관심사가 되어왔다. 지구 종말론은 지난 천 년의 밀레니엄을 마감하고 새천년 밀레니엄이 도래할 때마다 극성을 부렸다. 두 번째 밀레니엄의 끝 날인 1999년 12월 31일 지구촌은 큰 소동을 겪었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재림할 것이라고 하면서 교회와 성당으로 몰려들었고, 덩달아 비기독교인들도 세상이 끝날 것 같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 국민의 17%가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종말을 맞게 될 거라고 믿고 있고, 42%는 언젠가는 종말이 올 거라고 신봉한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종말은 신의 영역인가, 인간의 영역인가? 종말이 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온다는 건가? 앞으로 약 1,000년 후 종교적이든, 비종교적이든 지구가 종말을 맞지 않는다면 2999년 12월 31일은 어쩌면 1999년 12월 31일보다 더 큰 소동이 빚어질지 모른다(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는 오늘도 서로 사랑하며 아름다운 지구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봉사해야 한다. 이렇듯 이 책은 사랑과 우정, 약속과 신뢰,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 이 세상과 저 세상, 신앙과 이성에 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남녀 주인공의 지순한 사랑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추동력이 되고 있다.


[작가 후기]

이 책은 픽션에 약간의 논픽션을 결합한 소설이다. 소설이니 무슨 말인들 못 하겠는가. 한 신비한 인물에 얽힌 이야기를 소설로 써볼까 얼핏 생각난 건 근 20년 전의 일이었다. 지적인 데다 친절하고 매력적이며 영감이 넘치는 초로의 교수에 관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오랜 세월 동안 몽글몽글 가슴에 품고 살아오다 마침내 책으로 출간하게 되었으니 어찌 감개가 무량하지 않겠는가.

이필선 교수.
그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지식인이었다. 그는 동굴 같은 마음을 지녔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분이었다. 나는 그를 선뜻 스승으로 삼았다.

하지만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 누구나 결함이 있고 문제를 부둥켜안고 낑낑대며 살아간다. 나의 스승에게 결정적인 문제는, 모년 모월 모시에 예수님의 재림으로 이 세상이 종말을 맞게 되고 지상에 천년왕국이 세워질 거라고 과도하게 확신했다는 데 있다. 그가 확신한 지구의 종말은 두 번째 밀레니엄이 끝나는 서기 1999년과 세 번째 밀레니엄이 시작하는 서기 2000년이 겹치는 시점이었다. 정확하게는 한국시간으로 1999년 12월 31일 자정.

나는, 무명의 한 젊은 작가를 내 분신으로 내세웠다. 이 책은 젊은 작가 김현수가 대학을 조기은퇴한 수학교수를 만나 1998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부터 1999년 12월 31일 밤 열두 시까지 겪었던 진기한 일들을 다뤘다. 나머지는 회상이다. 한 해 동안의 모든 사건들은 두 번째 밀레니엄의 마지막 날을 향해 치달았다.

세 번째 밀레니엄이 시작되는 서기 2000년을 앞두고서 사람들은 관심이 많았다. 그런 관심은 1982년 한 유행가 가사에서도 나타난다. 서기 2000년이 오면 인류는 로켓을 타고 저 멀리 별 사이 우주 공간을 날고, 그때는 전쟁도 없고, 끝없이 즐거운 세상이 계속되고, 우리의 모든 꿈은 이뤄질 것이라는 멋들어진 가사 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그 노랫말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서기 2000년은 우주를 격변하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저 단순한 한 년도에 지나지 않았다. 보통사람들은 로켓은커녕 비행기도 맘대로 못 타고 있고, 코로나 전염병에 쩔쩔매고 있으며, 여전히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테크노토피아가 인류에게 꿈과 희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은 자지러들고 있다. 아름다운 지구는 무차별 개발 경쟁으로 파괴되고 있고, 높이 솟은 고층빌딩에는 무기력한 빈곤과 실업 군상들의 그늘이 길게 드리워져 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해 사람들은 애써 감추려 하지만 내심으로는 불안하다. 현재 우리의 삶이 지금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데서 불안은 가중된다. 현재의 삶이 어떤 형태로든 영원한 삶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종교적 기대는 갈수록 퇴색되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현대인들의 마음은 현재의 세계에 결박되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인가. 미래보다는 현재적인 것들에 가치를 부여하고 살아야 하느냔 말이다. 결코 아니다! 우리는 현재의 삶에도 의미를 부여해야 하고 또한 미래의 삶에도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문제는 그 종말이 언제 있는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종말은 오직 신만이 알 수 있다. 인간이 가타부타 참견할 일이 못 된다. 우리네 삶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불가사의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은 현실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미래를 안다고 장담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종말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무것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세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기기묘묘한 사건들과 대화들을 통해 사랑과 우정, 약속과 신뢰, 삶과 죽음, 이상과 현실, 이 세상과 저 세상, 신앙과 이성, 희생과 헌신과 같은 묵직한 주제들에 대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주인공들이 나온다. 신문기자를 관두고 문학을 하겠다며 겁 없이 문단에 뛰어든 무명의 젊은 작가 김현수, 그의 연인이며 고고학 박사인 윤희재, 현재의 삶보다는 종교적 열광과 세상 종말에 대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유토피아를 열망하는 수학박사 이필선. 이들 세 사람이 맞닥뜨리는 ‘시간’은 1999년 12월 31일 자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 그 시간이 왔다.

이 세 주인공들의 캐릭터는 독특하다. 나는 그중 이필선 교수의 캐릭터를 부각하려고 애썼다. 그분이 독자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비치게 될지 궁금하다. 주인공 현수는 그분을 스승으로 받들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기기묘묘한 이런저런 사건들을 경험한다.

나는 가급적 현수가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도록 글을 써 내려갔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중 더러는 현수가 틀렸다고 작가인 나를 나무라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종교적 신념이 강한 이필선 교수가 옳든 자유분방한 휴머니스트인 현수가 틀리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 간절한 소망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돌아보고 얼마간 갈증이 해소되는 것이다.

이 책은 ‘종말’(혹은 메시아의 재림)과 ‘사랑’이 키워드이므로 죽음에 대한 단상이 띄엄띄엄 나온다.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는 것, 그것도 가장 가까운(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내가 죽음을 너끈히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사실은 이따금 꾸는 꿈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병사로 전쟁터에 나가 칼을 휘두르며 백병전을 치르다가 적에게 가슴을 찔려 죽임을 당할 때 나는 악,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소설 《모비 딕》의 담대한 선원 쾨퀘그와는 성분이 다르다는 걸 자인한다. 그는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나갔다가 파상풍에 걸려 죽을 운명에 처하자 동료 선원들에게 자신의 관을 미리 짜달라고 부탁했던 사람이다. 나는, 바다를 동경해 포경선을 타기는 했지만, 사납고 거대한 고래인 모비 딕과의 혈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슈마엘이고 싶다. 더욱이 그 혈투가 인간의 집착과 광기에서 나온 것이라면 말이다.

이런 나를 독자들은 겁쟁이라고 비웃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젊은 나이에 불운을 많이 겪었다. 하지만 지독한 불운 앞에서도 신세를 탓하거나 신을 원망하거나 하는 따위의 비겁한 짓은 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들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죽음이 두려울 뿐이다. 아니, 독재자처럼 우쭐거리는 죽음으로 인해 소중한 삶을 앗기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네 삶이 어이없게도 죽음으로 소멸된다면 대체 우리는 죽기 위해 이처럼 처절히 살아왔다는 것인가. 아름다웠던 감정들의 공허감, 소중했던 의미들의 허무감, 찬란했던 연민들의 절망감! 아아, 죽음은 엄청나게 큰 고래가 포경선과 선원들을 삼키는 것처럼 그 입을 벌려 무자비하게 삶을 삼켜버리는구나.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엄연히 이 땅에 발을 딛고 있으면서 머리는 하늘을 향해 있는 사람들이다. 편견을 가지고 등장인물들을 보지 않는다면 내가 한가하게 무가치한 것을 지껄이는 수다쟁이가 아니라, 얼마만큼은 여러분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유토피아는 우리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그때, 저 멀리’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있는 게 아닌, 현실에 감겨 있으면서 ‘지금, 여기 가까이’ 우리 삶에 숨 쉬고 있는 어떤 것 아닐까?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 당신의 인생을 사랑하라, 라고.
나는 당신이 이 이야기에 푹 빠져들길 바란다.

2022년 가을.
김준수
길게 드리운 녹색 커튼을 살짝 젖히고 창문을 열었다. 언덕 위로 하얏트호텔의 푸른 유리들이 햇살을 머금고 은은히 빛나고 있었다.
남산.
엄마의 젖무덤처럼 서울 한복판에 오뚝 솟은 남산. 밤새 내린 눈을 소복하게 받았다. 흰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하얀 소나무들은 천사의 날개처럼 고결한 실루엣을 그려내고 있었다.(14쪽)

어디선가 한줄기 선득한 바람이 쌩 불어와 거지의 머리카락을 흩날렸다. 거지는 비틀거리면서 어두운 아파트 벽을 따라 건들거리며 큰길 쪽으로 걸어갔다. 시커먼 어둠이 그를 가뭇없이 삼켰다. 그는 곧 시야에서 사라졌다.(36쪽)

그 가을 저녁 자작나무 아래 피워놓은 모닥불 옆에서 우리는 서로 손을 잡기도 했고, 통기타 연주를 하는 라이브 카페에서는 내 어깨에 바짝 기대어 옹송그리고 있는 희재의 가늘가늘한 입술에 은근슬쩍 키스를 했다(애니골에 오길 잘했지 싶었다). 희재는 그때 눈을 감았다. 눈을 휘둥그레 뜨지 않고.(54쪽)

프시케의 미모에 놀란 큐피드가 자기가 쏜 화살에 자기의 심장을 찔려 아름다운 프시케와 사랑에 빠지게 된 것처럼, 나도 애지중지 간직해 온 한 개의 남은 황금화살을 날려 보내 내 심장에 정통으로 꽂았다. 바로 그 순간 사랑에 허기진 나는 새로 태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내 영혼마저 말이다.(89쪽)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어쩐지 이 세상일들은 전능자의 치밀한 섭리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목적 없이 제멋대로 굴러가는 것 같아 화가 납니다. 죽음도 제멋대로이고요. 세상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불안정하기 짝이 없어요. 그리고…….”
“‘그리고.’ 어서 말해보세요.”(164쪽)

“당신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내 목에 건 줄을 풀고 문을 열어 나를 풀어주시오.”
“아, 그건 안 된단다. 나에게는 그럴 권한도 힘도 없거든. 너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우리들 인간사회에는 사람들이 제멋대로 깡짜를 놓치 못하도록 관습이나 전통이란 게 있거든.”(240-241쪽)

동산의 나뭇잎들이 바람결에 흔들려 내는 사각사각 소리가 어린 염소의 피가 양푼에 뚝뚝 떨어지며 내는 소리와 합쳐져 파동을 일으키면서 묘한 하모니를 이뤄냈다. 그것은 피아노나 바이올린으로도 낼 수 없는 신비하고 매혹적인 소리였다.(249쪽)

희재는 눈을 질끈 감고 두 팔을 벌리고 청량한 물줄기를 받았다. 물에 젖은 속옷이 살갗에 달라붙어 선명하게 드러난 젖꼭지가 옷을 밀어내고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323쪽)

어둠 속에서 강렬한 한줄기 섬광이 번뜩이는 것처럼 그 순간 희재의 마음속에 번쩍, 하는 빛이 지나갔다.
‘아, 이거다!’
희재는 헤드랜턴을 벽에 바짝 대고 벽면을 살펴봤다. 울퉁불퉁한 검은 벽면이 선명히 드러났다.(358쪽)

스승님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아니, 빛나다 못해 이글이글 타는 불 같다고나 할까. 그의 눈빛은 적의 거대한 탱크 위에 올라타 탱크 문을 열고 수류탄을 던져 장렬히 산화하려는 군인의 눈빛과도 같았다. 나는 그런 스승의 모습에서 대체 인간과 영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경이로운 생각을 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어떤 섬짓한 불길함을 느꼈다.(371-372쪽)
프롤로그

1부 은인을 만나다 03
2부 내 연인 희재 76
3부 희망을 바라보다 161
4부 그는 죽고 나는 살다 239

에필로그
작가 후기
김준수
김준수는 한국문단의 대표적인 비주류 작가다. 역사, 철학, 신학, 문학에 대한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인간과 신과 세계에 대한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21세기형 지식인이다.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다. 뛰어난 언어 감각으로 별명이 ‘언어의 연금술사’.

그의 유려한 글솜씨는 1998년 동아일보사에서 발행한 『내 삶을 다시 바꾼 1%의 지혜』로 세상에 알려졌다. 이 책은 비소설 부문에서 수개월 동안 1위를 달렸고, 그해 문학 부문에서 베스트셀러 15위 안에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에세이건, 소설이건, 신학서적이건 김준수의 책들을 관통하는 한결같은 주제는 사랑과 용서, 희망과 낭만, 절제와 품격이다. 그는 이러한 정신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생애를 충분히 사랑하고 이웃에게 아낌없이 헌신하고 봉사할 것을 요청한다.

『모세오경: 구약신학의 저수지』, 『말의 축복』, 『그래도 감사합니다』, 『에덴의 언어』 등 문학, 인문, 신학의 경계를 쉼 없이 넘나드는 그에게서 우리는 경이로운 눈으로 지성과 영성의 세계를 탐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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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그날, 12월 31일
저자김준수
출판사밀라드
크기(130*204)mm
쪽수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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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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