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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영성으로 읽는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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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염기석  |  출판사 : 도서출판 Oneness
발행일 : 2019-03-15  |  (147*210)mm 172p  |  979-11-96648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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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만 18살 1개월이 되던 어느 날, 갑자기 하나님이 홀연히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하나님이 전혀 믿어지지 않았다. 그전까지만 해도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흔들려 본 적이 없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잔잔함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특별한 계기나 삶의 굴곡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당혹감과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견디기 힘들어 결국 나는 하나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아니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교회로 갔다.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당신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을 철저히 의심해 보려고 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부정하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을 정말로 잘 믿기 위함입니다. 나의 길을 인도해 주세요.” 기도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전에 경험했던 그 기쁨이 다시 물밀 듯 밀려왔다.
당시 나는 하나님이 기도에 응답하셨다는 깊은 안도감과 함께 “하나님이 이런 기도도 다 들어주시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로부터 39년이 지난 오늘 이 책을 시작한다. 그간의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간의 일들은 지금의 나를 위한 도구였다. 지금도 미래를 위한 도구일 뿐임을 안다. 시간이 사라지고 하나님과 하나 되기 위한 도구다.

나는 그간의 시간들이 믿음의 시련 기간이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믿음의 시련과 믿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분명 다르다. 믿음의 시련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 앞으로 나가게 하는 좋은 연단 도구이다. 하지만 믿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에크하르트가 말한 것처럼 하나님을 위하여 하나님을 떠나기 위한 것이다.
하나님이 사라졌어도 신앙생활은 여전히 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했다. 하나님에 대한 내면의 갈등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때의 생각은 ‘흔들리는 것은 더 이상 믿음이 아니다. 나는 그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찾고야 말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기존의 믿음체계를 송두리째 해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나와 이 세계를 더 이상 설명해 주지 못하는 기존의 믿음체계는 더 이상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 과감하게 버렸다. 간혹 하나님에 대한 그럴듯한 해석이 찾아오긴 했지만 몇 달을 못 버티고 사라졌다. 하나님 없이 살아야 했다.

요즘에야 아는 것이지만 사실 종교의 믿음체계나 교리체계는 영의 세계, 즉 하나님 나라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하나님 나라는 지식체계나 인식체계 밖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허락받고 하는 방황이라 거칠 것이 없었다. 수많은 독서는 일시적인 길을 제시해주곤 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내면의 갈등에 휩싸이곤 했다. 결국에는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리고 그곳에는 하나님 당신도 없어야 합니다.”라는 절규로 이어졌다.
기존의 하나님이 사라졌는데 새로운 하나님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믿을 수 있는 하나님이라면 내 생명을 드리겠노라고 했지만 끝내 그런 하나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사실 그런 하나님이 없다는 것도 50살이 넘어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 당시는 매우 절박했었다.
질문과 갈등은 어쩔 수 없이 나를 신학대학원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거기에도 해답은 없었다. 오히려 질문만 확대되고 구체화되었다. 졸업 후 목회에 나갔지만 믿음 없는 목사가 무슨 목회를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제일 편한 길, 남들이 하는 것처럼 그런 목회를 할 뿐이었다.
질문은 사라지지 않았고, 질문은 많은 독서와 방황을 가져왔다. 그러던 중 36살에 느닷없이 치유의 은사가 임했다. “이건 또 뭐야?” 당혹스러웠다. 또 공부를 해야 했다. 은사의 세계도 황홀하여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세계다. 그리하여 은사 사역도 하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하며 한동안을 보냈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에 답해 줄 수 없는 은사의 한계를 알고는 그 세계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6년 전, 이제 더 이상 질문을 미룰 수 없음을 알고는 대외적인 활동을 중단하고 들어앉아 영성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질문과 갈등 속에서도 최초의 질문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지난 6년 동안 그 질문들에 대해 친절하게 답해 주신 성령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그 해답마저 의미 없음을 깨닫게 해주신 것도 감사하다. 길 되신 주님께서 내 길을 인도하셨다.
그리스도이신 예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그는 나의 생명이시며 하나님이시다. 처음부터 나와 함께 있었고, 영원히 나와 하나인 영원한 나이다.

이 책은 복음의 핵심 구절,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 1:15)는 말씀을 가지고 그동안의 나의 질문을 바탕으로 썼다. 이제까지 내가 깨닫고 아는 만큼 썼다. 위 말씀의 단어 하나하나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것들이 담겨 있기에 질문 없이 읽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질문과 함께 그 해답을 찾아 나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독교 영성의 중요한 개념들이 거의 다 나올 것이다.
기존의 교리적인 대답들은 아예 고려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는 교리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교리를 넘어서 오직 영성의 관점에서 이 글을 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2부로 되어 있다. 제1부 《복음》에서는 마가복음 1장 15절의 말씀을 가지고 썼다. 복음이란 육의 세계에서 영의 세계, 즉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다리다. 그리스도이신 예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바로 네 앞에 있으니 너희는 회개함으로써 육의 세계(죄의 세계)를 벗어나 하나님 나라(영의 세계)로 들어가라고 하신다. 이것이 복음이다.

단어 하나하나를 살펴봄으로 복음이 바로 영성의 세계에 대한 초대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이루어진다. 마지막 발걸음은 하나님이 친히 옮기신다.
제2부에서는 《영성》에 대해 썼다. 우선 하나님에 대한 성경과 기독교의 대전제들을 살펴보았다. 즉,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는 것, 완전하시며, 사랑과 진리이시고, 영원하신 분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그대로 영성의 주제이기도 하다. 그 다음으로는 영성을 영의 세계와 육의 세계로 나누어 육의 세계를 떠나 영의 세계로 가는 것이 영성이라는 것 즉, 영에 관한 모든 것임을 말했다.
관련 성경구절을 각주로 달았다. 이는 영성에 대한 오해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의도다. 성경은 영성의 세계로 나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정작 영성의 세계 그 자체에 대한 말씀은 쉽게 찾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관련 구절들을 옮겨 놓음으로 영성에 대한 이 책이 성경에 기초한 것임을 밝히려는 것이다. 따라서 각주의 성경구절들을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이 책은 1인 출판사를 내고 처음으로 출판하는 책이다. 그간 7권의 책을 남의 손을 빌려 출판했지만 이번에는 직접 했다. 이 책에서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이는 전문인들에게 의뢰하지 않고, 표지 디자인과 인쇄를 제외하고는 직접 했기 때문이다. 그저 책을 쓰는 내 표현과 숨결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했다. 내용상의 오류에 대해서는 사과할 생각이 없다. 여기까지가 나인 걸 어찌하겠는가? 더 좋은 책이 나오길 바랄 뿐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협력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알고 지낸 모든 이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오늘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 그러기에 그들은 나의 일부이자 나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다. 출판에 직접적으로 도움 주신 분들도 있다. 그들 역시 나다. 따로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마땅치 않기에 그저 감사하단 말로 대신한다.

58회 생일 그 다음날 아침
치악산 황골에서
빈탕 염기석
영성수련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기에 쓰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6월에 관상기도 수련회 일정이 잡혀있어서 따로 원고를 만드느니 아예 책에다 대략적인 내용을 쓰려고 한다.
대략 17년 전쯤 그 언저리인 것 같은데 한창 은사가 충만할 때였다. 그때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내게 육성을 죽여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래야 교만하지 않고 은사를 성령님의 뜻대로 잘 쓰게 된다고 했다. 육성이 살아 있으면 내 욕심대로 은사를 쓰기에 타락한 은사자가 된다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좋게 받아들여 육성을 죽이는 훈련을 내 스스로 해 나가기 시작했다. 금식도 하고 매일 그것을 놓고 기도를 했다. 그러는 중, 하나의 의구심이 떠올랐다. 기도 좀 한다는 사람들이 흔히 “육성을 죽여야 한다.”, “에고를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데 대체 육성이 뭐지? 육성이란 실체가 없는 것인데 어떻게 죽이는가? 적을 모르는데 어찌 싸워 이길 수 있는가?
그 즈음에 교회에 장례가 났다. 남자권사님이 돌아가셨는데, 간경화가 간암으로 진행돼 결국 돌아가셨다. 하관식을 하는데 석관을 썼다. 키는 작지만 거구의 몸인데다 복수까지 차서 석관에 들어가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석관 안에 안장은 했는데 이번에는 석관 뚜껑이 닫히질 않았다. 대충 관 뚜껑을 얹어놓고는 고인의 형이 건장한 조카들을 불러 모으고 안에 들어가 밟으라고 시켰다. 대략 15cm 정도는 떠 있던 관 뚜껑이 10여 분 정도 밟으니까 닫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관식을 마치고 봉분을 하고 장례를 마쳤다.
관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뚜껑이 닫혔는지 말하고 싶지는 않다. 살아있는 사람은 아프다고, 나 죽는다고 난리를 쳤겠지만 죽은 사람은 말이 없었다. 나는 그때 생각했다. 아하, 육성을 죽이는 것은 죽은 사람처럼 되면 되는 것이구나. 그리하여 묵상도 모르고 관상기도도 모르는 내가 죽은 사람처럼 되는 훈련을 시작했다.
죽은 사람은 감각이 없으므로 나는 모든 몸의 감각을 사라지게 하는 훈련을 했다. 나는 있는데 몸의 감각이 사라지니 내가 몸 안에 있는지 몸 밖에 있는지 모르게 되었다. 여기서 몸의 감각이 사라진다는 말은 감각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각은 그대로 있어서 밖의 소리도 들리고 보이는 것은 다 보이지만 그것이 마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도 멈추는 듯 했다. 그리고 생각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했다. 몸이 완전히 이완되면 몸의 감각이 사라지는 것을 뇌에 적용하는 것이다. 뇌에 힘을 빼니 정말 생각이 사라졌다. 생각이 사라졌다는 말도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붙잡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시절의 문제는 그렇게 되면 잠이 쏟아진다는 것이다. 앉아서 몇 달을 잤다. 그러다가 잠이 점차 없어지더니 이번에는 무슨 의식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생각이 다시 살아났나 싶어 생각을 다시 이완시켰는데도 여전히 그 어떤 의식이 그대로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때 나는 그것을 “의식 너머의 의식”이라고 불렀다.

몇 년 전에 관상기도에 대해 공부를 하면서 생각 너머의 생각이 내가 말한 의식 너머의 의식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때 잠에 빠졌던 이유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자아감마저 죽였기 때문이다. 관상수행에서는 나라고 하는 또렷한 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 의식이 집중이 되면 확장을 시작하고 결국에는 우주의식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합일이다.
영성수련에는 왕도가 없다. 길도 없다. 여러 스승들이 자신이 했던 것을 가르쳤고 그것이 o○수련법이라는 이름을 달게 된 것이다. 여러 방법들을 사용하여 수련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것을 터득한 다음에는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다. 이른바 길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행해지는 영성수련의 길은 대략 둘로 나누어 설명한다. 무념적 방법apophatic way과 유념적 방법kataphatic way이 그것이다. 이는 이미지를 사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른 구별이다.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는 무념적 방법에는 관상기도, 향심기도 등이 있으며, 유념적 방법에는 이냐시오의 영신수련 등이 있다. 이미지를 사용하는 성 이냐시오의 영신수련법은 그것이 아무리 매혹적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둘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무념적 방법을 따르라고 말한다.
관상기도를 할 때 몸은 충분히 이완되어야 한다. 이완되지 않으면 감각이 살아난다. 몸의 감각이 명상을 방해하게 된다. 이완되더라도 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감각으로만 있을 뿐이다.

호흡은 특별히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물론 호흡법을 익힌 사람은 이완하기가 훨씬 쉽고 명상에 잘 들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따로 호흡법을 익힐 필요까지는 없다. 이완이 되면 호흡은 저절로 따라 와 가지런해진다. 들숨보다 날숨을 고르게 정성껏 하게 된다.
몸이 이완되면 잠이 오기 쉽다. 이때 자아감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자각을 또렷하게 유지해야 한다. 자아감이 사라지면 이른바 무공간이라고 부르는 공空에 빠지게 된다. 자아감을 또렷하게 인식한다는 것은 모든 감각이 열려있는 상태로 그저 나라는 느낌으로 있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충분히 이완된 상태에서 또렷한 자아감을 가지고 한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다. 이때의 생각은 정신화작용에 의한 생각이나 지성, 또는 감성에 의한 생각이 아니다. 그것 너머의 생각이다. 의식 너머의 의식이다.
왜 한 생각을 떠올리느냐 하면 생각이 끝임 없이 떠올라 집중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아예 한 생각을 주는 것이다. 해 보면 알겠지만 한 가지 생각을 꾸준하게 집중하기란 사실 매우 어렵다. 초심자에게는 흔히 숫자세기를 가르친다. 1부터 10까지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반복해서 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해보면 안다.

관상기도에서는 “하나님”이란 단어를 준다. 향심기도에서는 “사랑”, “자비” 등과 같은 거룩한 단어를 한 생각으로 준다. 이를 생각 너머의 생각으로 올려놓고 있는 것이다. 생각 너머의 생각을 굳이 말로 하자면 솜털 위에 깃털 하나 올려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느낌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 보면 안다. 여기서는 정신화작용을 하지 않기에 단어의 의미는 없다. 그러므로 그 단어의 의미를 찾으려 하거나 의미가 생겨나면 이미 실패한 것이다.
생각 너머의 생각에 안주하게 되면 집중상태가 된 것이다. 집중상태가 되면 나라는 의식이 점차 확장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내 몸에서부터 시작하여 점차 확대되어 결국에는 우주의식과 하나가 된다. 이것이 합일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에크하르트의 말처럼 신성으로의 돌파가 이루어져야 끝이다. 그 다음은 없다.

내가 영성수련을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다. 하나임에서는 오감으로 지각되거나 인식되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없다는 말을 앞에서 했다. 수련에 임하는 자는 누구나 보이는 세상에 의미를 두어서는 안 된다. 그저 지나가는 사람처럼 살라. 헐렁한 옷을 걸친 듯 살라. 보이는 모든 것은 의미가 없다. 빠르게 지나가는 열차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보라. 수련을 계속하다 보면 변화하는 자신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수련 과정에서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시해야 한다. 하나의 세계에서는 구별된 그 어떤 현상도 존재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영신수련법을 권하지 않는 것이다. 철저한 믿음을 가지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 <부 록> 영성수련


밖에 눈발이 날린다. 날리는 것이 눈발뿐이겠는가? 보이는 것은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다 날아간다. 모른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의미는 환상이다. 성령의 사람은 바람과 같다. 어디로 불며, 어디로 가는지 다 의미 없다.

예전에 여러 군데 개신교 수도원을 다녀 본 적이 있었다. 거기서 사람들과 대화를 해 보니 하나에 대해, 왜 수행을 하는지, 그런 수행 방법이 왜 나왔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런 책 정도는 하나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에 용감하게 썼다.
내가 사는 치악산에서 서울을 가려면 여주나 이천을 거쳐 가야 한다. 이미 서울에 도착한 사람에게는 여주나 이천은 아무 의미가 없지만 치악산에서 출발해서 가는 사람에게는 중간 기점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서울로 가는 이정표에 지나지 않는다. 그저 영성 입문서 정도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영성에 대해 공부를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영성에 한 번 발을 딛고 나면 되돌아가는 길이 없다. 세상이 주는 맛과 다르기에 포기할 수 없다. 집어던졌다가 어느 순간 다시 붙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영성의 맛은 깨달음이다. 깨달음과 함께 찾아오는 희열이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모든 질문이나 의심이 영성의 시작이다. 작은 질문은 작은 깨달음을, 큰 질문은 큰 깨달음을 줄 것이다. 때로는 삶의 질곡과 나락이 우리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것도 영성의 시작이다. 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했으나 그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문제는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질문은 그것을 답해 줄 스승을 늘 준비하고 있다. 자연이 되었든, 책이 되었든,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되었든지 간에 그렇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제대로 된 스승을 만나 체계적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러나 답은 스승도, 주변의 그 어느 것에도 없다. 답은 내 안에 있다. 답이 나다. 질문만큼의 답이 나다. 그리고 그 길을 인도하시는 분이 성령이시다.
묻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물었다는 말이다. 일단 물었으면 포기하지 말고 꼭꼭 씹어라. 물은 것을 삼켜라. 피가 되고 살이 될 때까지 계속 물고 씹고 삼켜라. 그래야 물은 것이 내가 된다.

우리가 질문을 가지고 있을 때, 내가 물은 것인지, 질문이 나를 문 것인지 마치 그 질문이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이럴 때에는 답답하여 힘들고 마치 미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질문이 사라지는 순간, 질문이 놓아지는 순간, 질문을 잊어버린 순간, 성령의 도우심으로 지혜가 번쩍하고 온다.
‘아!’하는 탄성과 함께 그냥 알게 된다. 분리하고 구분하여 개별적으로 알던 것들이 하나 속으로 용해되어 들어간다. 그리고는 “하나밖에 없다. 하나만 알면 다 안다.”는 앎이 자리를 잡는다. 질문을 잡고 있을 때는 그런 순간이 오기 힘들다, 만 5년 전의 일이다.
3년 전에는 허공이 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게 나였어? 허 참!” 그때까지만 해도 그래도 나라고 하는 것이 어떤 형태로든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게 나라니.
40살에 나는 스스로 호를 빈탕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내가 쓴 책이나 원고들 말미에 항상 빈탕이란 호를 썼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뒤에 정말로 내가 빈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웃음밖에 나오질 않았다.
그것은 깨달음에 대한 기쁨의 환호가 아니다. 나라고 믿어왔던 것, 이것만은 있어야 한다는 것, 마지막 남은 이것이 나라고 하는 것들이 사라지고 남은 빈 공간을 채우는 허탈한 웃음이었다. 빈탕은 하나님이자 의식 그 자체다. 개별성이 없는 의식, 텅 빈 충만이 빈탕이다.

영성에 대해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들이 있다. 나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고 길잡이가 되어준 책들이다.
첫째로는 데이빗 호킨스박사의 저서들이다. 『의식혁명』, 『나의 눈』, 『호모 스피리투스』, 『놓아버림』 등 여러 권의 저서들이 있다.
둘째로는 내면의 평화재단ACIM에서 나온 『기적수업』이다. 이 책은 합본으로 교과서, 학생용 연습서, 교사용 지침서, 심리치료, 기도의 노래 등이 한권의 책에 수록되어 있다.
이들 책을 읽는다면 내 책은 읽지 않아도 기꺼이 감사할 것이다. 이들 책 중에 단 한 페이지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한다면 내 책은 쓰레기통에 처넣어야 할 것이다. 그 어떠한 표현으로도 나는 이 책들의 위대함을 담아내지 못한다. 부디 이 책들을 읽어주시면 나는 매우 행복할 것이다.
- 에필로그
서문 9
도서출판 Oneness와 책제목에 대하여 15

제Ⅰ부 복음

1. 때(카이로스) 24

2. 찼다(플레로오) 27

3. 하나님 나라 29
내면과 하나님 나라 31 /영원한 하나의 나라 33 /
평화의 나라 35

4. 가까이 왔다 37

5. 회개하라 40
내려놓음 41 /죄 사함의 권세 45 /용서는 하나다 48 /
속죄소 49

6. 복음(유앙겔리온) 51

7. 믿음(피스튜오) 55
믿음과 응답 57 /의심과 한마음 61

제Ⅱ부 영성

1. 대전제 70

1) 하나님은 한 분이시다 70
2) 하나님은 완전하시다 72
3)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74
4) 하나님은 진리 그 자체이시다 76
5) 하나님은 영원하시다 78
6) 영의 세계와 육의 세계는 다르다 80

2. 육의 세계 82

1) 나는 누구인가? 85
이름 86 /몸 88 /생각과 사고체계 90 /마음 92 /
에고 96

2) 이원성 98
두려움 99 /쾌락 102 /분리 104

3) 시간과 공간 110
선형적 시간 112 /원인과 결과 115

3. 영의 세계 117

1) 나는 무엇인가? 120

의식 121 /참나/그리스도 127 //인격신 130

2) 하나임/비이원성 137
계명 140 /헌신과 희생 146 /비판하지 말라 150
/새 계명 153

3) 영원 155

4. 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1) 나는 해야 할 일이 있다 157
2) 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159
염기석
현)치악산 한우리감리교회담임목사
전)목원대학교 목회교육원 주임교수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감리교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감리교신학대학교 목회학박사원(D. Min.)

저서
치유란 무엇인가(쿰란출판사, 2002년)
우리는 왜 치유받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치유받는가(쿰란출판사, 2002년)
가슴으로 읽는 로마서 상, 하(쿰란출판사, 2009년)
은사와 치유 사역의 원리(삼원서원, 2010년)
아브라함의 침묵(삼원서원 2011년)
은사와 치유 사역의 방법들(삼원서원, 2012년)

이메일 _ yks02140@daum.net
블로그 _ http://blog.naver.com/yks0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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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저자염기석
출판사도서출판 Oneness
크기(147*21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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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염기석) 신간 메일링   출판사(도서출판 Oneness) 신간 메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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