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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암연가』는 광주 주동행교회 최진암 목사의 첫 시집이다. 우연히 지인의 권유로 시를 쓰게 된 그는 지난날의 아픔과 애환, 눈물과 한숨, 회한과 절규를 담담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기쁨과 환희, 소망과 기대로 변화되었음을 고백한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유년시절의 쓰라린 기억과 실패와 고통의 시간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과하며 그의 삶에 깊이와 의미와 가치를 더해주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리스도를 만난 모든 이들의 삶 또한 그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자신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고 싶은 갈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를 만나기 전 진암의 인생이 그랬다. 그의 인생은 그리스도와 함께 장사된 삶이었다. 그 경험이 시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물과 피)에 투영되어 있다. 그의 시가 액체성으로 도배되어 급하게 감사와 찬송 곧 뉴오리엔테이션으로 나아가는 것은 바로 그 십자가의 은혜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급하게 뉴오리엔테이션으로 직진하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는 시작의 기본 룰을 파괴하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만이 그를 온전하게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비움의 시학’ 中


[출판사 서평]

『진암연가』는 광주 주동행교회 최진암 목사가 펴낸 첫 시집이다. 최진암은 어릴 적에 몇 차례 시를 써서 누군가의 칭찬을 받은 적이 있지만, 본격 등단은 고사하고 다른 곳에서 시를 쓴 적이 없다. 말하자면, 『진암연가』는 시를 배워본 적도, 써본 적도 없는 최진암이 처음으로 쓴 시들을 모은 것이다. 마음으로 이 시집을 읽는 이들은 다들 공감하겠지만, 도무지 처음 시를 써보는 사람의 작품 같지 않다. 1부 ‘사람, 사람들’에서 그는 자신이 현재 관계하고 있는 듯한 이들에 대한 소회나 감회를 여과 없이 날 것 그대로 소개한다. 이들 중에는 물론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딸들, 아들이 등장한다. 가족을 끔찍이도 생각하는 최진암의 시는, 시대의 유행을 타고 아무렇게나 뇌까리는 것을 시라고 생각하는 이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더러 뇌쇄적이고 퇴폐적이며 허무주의를 찬양하며 심지어 길 잃은 자들의 고뇌를 자랑하듯 뇌까리는 현대의 경향과는 다른 길을 걷는다. 단적으로 말해, 그의 시는 복음적이다. 아니, 자신의 삶과 자신과 더불어 한 생을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그리스도 중심적 시선이 반짝거린다. 사람들을 향해서 흘러넘치는 그런 그의 정조는 자신의 동역자들에 대한 사랑 고백을 넘어 마침내 주님의 사랑을 찬양하는 데로 흘러간다. 2부 ‘애가에서 연가로’는 이러한 면모를 보여준다. 시인의 지난날은 애가가 아니면 담을 그릇이 없다. 시를 읽는 동안 찾아오는 가슴의 통증은 비단 이 책을 추천한 윤진희 목사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경유하여 눈물과 피로 얼룩진 그의 심장에서는 새로운 노래와 찬양이 흘러나오는데, 시인은 그것을 슬픔의 베옷을 벗고 찬송의 새 옷을 입는 것으로 지칠 줄 모르고 묘사한다. 시작을 갓 시작한 이의 시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자신의 인생 역정과 신앙을 잘 융합하여 자기만의 파토스로 주조된 언어를 구사한다. 『진암연가』를 읽는 동안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이든 이성과 감성을 넘어 ‘시성’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시, 나의 킬리만자로
오늘 올랐다
- 「킬리만자로」 부분

오작교
하나님 나 보고파 가슴 터지는데
만날 다리 없어 눈물겨워라
그 울음 심장으로 안아
다리 놓으니
십자가
예수 오작교
- 「오작교」 부분

나는 보석입니다
보석,
실은 그냥 돌입니다
땅에 버려진 돌
발에 밟히는 돌
주님,
그 돌 품고
피 쏟으니
생명의 보석입니다
나는
주님의 보석입니다
- 「보석」 부분

1부 사람, 사람들
울고 있는 아내 / 갈망 / 하늘이 내린 누이 / 대신 짐 지는 사람 / 한 집에 살고 싶은 아들 / 어버이 같은 딸 / 자식 같은 성도들 / 그 아비 누구야 / 여인 예레미야 / 시인의 딸 / 꽃꽂이 하는 아내 / 여보게 친구 / 그대 천사 아닌지요 / 목사님네들, 목사님들 / 버려진 아이 / 술집 아들 / 나의 집필방 / 주일학교 / 에어컨 피난살이 / 웃고 있는 아내

2부 애가에서 연가로
들어오시는 주님 / 여보, 우리 집 불 났어요 / 택시 운전 목사 / 호수 카페 / 목욕탕 청소부 / 폐소공포증 / 들에 핀 풀 꽃 / 전설의 족장 / 촛불 / 길 위의 교회 / 독수리 날다 / 보석 / 병풍산 가는 길 / 가시나무 / 오작교 / 시인, 시인되다 / 사랑이라 쓰고, 미움이라 읽고 / 바위 얼굴 / 하늘 기름 / 킬리만자로

작품 해설
저자 후기

『진암연가』는 목사님의 아픔과 눈물로 태어났지만, 사랑과 소망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것입니다. 읽어 보면 아시겠지만, 목사님이 세상을 관찰하는 눈은 남다르며, 그 시 저변에는 알게 모르게 인생을 관장하시는 하나님의 신비한 섭리에 대한 확신이 흐릅니다. 이 시집을 읽는 많은 이들이, 제가 경험한 것과 같은 위로와 소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서 읽는 자 모두가 자신과 주님에 대한 새로운 차원의 신앙적 감수성이 열리기를 기도합니다. 이 시집을 기쁜 마음으로 모든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 윤진희(주광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