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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키에르케고르인가?
COVID-19. 2020년 4월 11일, 이 서문을 쓰고 있는 이 시각 현재, 온 인 류가 해결해야 할 실존의 과제이다. 2019년 말, 중국 후안에서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무서운 전염력과 속도로 온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 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나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초강대국을 자랑하던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도 이 미세한 바이러스의 공습에 꼼짝없이 당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 우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인류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서운 것은 다름 아닌 “알 수 없음”에 대한 공포 이다. 이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우리의 일상을 뒤집어 놓는다. 지금까지 당 연시 여겨지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대안적 삶을 찾아야만 하는 실존적 과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인간”에 대해서 새로운 성찰을 하 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상이 되어버린 불확실성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 나? 키에르케고르는 일찍이 19세기 초에 인간의 실존과 내면성, 주관성을 강조하여 그때까지 거의 다루지 않았던 불안, 절망, 죽음, 두려움, 주체, 열 정, 사랑, 도약 등의 주제들을 철학적으로 탐구하였다. 한 세기를 지나면서 키에르케고르는 칼 야스퍼스, 마틴 하이데거, 장-폴 사르트르 등 “20세기 인간학”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실존주의 철학자들의 사상적 근원이 되었다. 칼 바르트, 에밀 부룬너, 루돌프 불트만 등의 20세기 현대 신학 사 상, 특히 “변증법적 신학”의 사상적 근원으로 그를 만나게 된다. 알베르트 카뮈, 프란츠 카프카 등을 읽다보면 그 작가들의 “인간 실존에 대한 사유” 의 근원으로서 키에르케고르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 당시 인간 실존에 대해 고민하였던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데, 이는 코로나 사태에 직면한 지금, 인간 실존에 대한 사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나는 키에르케고르의 특정한 작품을 이 책의 특정한 곳에서 논의할 것 이다. 그렇기에 특정한 작품들의 개론을 보고자 사람들에게는 그 부분을 따로 자세히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2장에『 저자로서의 내 작품에 대한 관점』The Point of View for My Work as an Author과『 결론적 비학문적 후서』의 여러 부분에서 다루어지는 “간접적 전달방법”을 논의할 것이다. 3 장에서는『 절망에 이르는 병』에서 나타난 자기self에 대한 관점을 논의할 것 이며, 다시『 결론적 비학문적 후서』로 돌아가 “진리는 주체적”이라는 주제 와 실제가 “체계”로서 이해될 수 있는 헤겔의 사상에 대한 비판을 다룰 것 이다. 4장에서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1권』Either/Or, I에 대해서만 다룰 것이 고, 5장에서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2권』Either/Or, II에 있는 윤리적인 삶의 윤곽에 대하여 다루며,『 두려움과 떨림』에 나타난 종교적인 삶과 대비된 윤리적인 삶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다. 6장에서는『 결론적 비학문적 후서』 에 나타난 또 다른 윤리적인 삶에 대한 설명을 다룰 것인데, 여기서는 윤리 적인 삶을 종교적인 삶의 시작점이라고 본다. 이 종교적인 삶은 체념, 고통, 죄책에 의해 형성된 것이다. 7장에서는 다수의 철학적 이슈에 대해서 논할 것이다. 이것들은 키에르케고르의 기독교신앙에 대한 이해, 특히 신앙과 이성과의 관계, “절대적 역설”로 이해되는 성육신의 개념에 대해서 논하며 그리스도 안에서의 신앙과 역사적 증거와의 관계에 대해서 논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철학적 단편』Philosophical Fragments에 대해 논
12 하고,『 아들러에 관련된 책』The Book on Adler도 다룰 것이다. 이 책은 키에르 케고르의 계시의 종교로서의 기독교에 대한 관점을 제공할 것이다. 마지 막 8장에서는『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돌아가서 신앙과 관계하는 인간 실 존의 구체성에 대해서 논할 것이며, 또한『 사랑의 역사』Works of Love에 대해 서도 논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키에르케고르를 기독교 사상가로 간주한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 그가 윤리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대大계명으로 요약된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서문 3
추천사 5
서론 9
연대기 14
키에르케고르 저서의 약자 16

1장 키에르케고르의 삶과 작품들 19
2장 가명저술과 간접전달 50
3장 진리와 주체성 81
4장 미학적 실존: 순간을 위한 즉흥성 114
5장 윤리적 실존: 자기됨의 추구 149
6장 종교적 실존 : 영원성, 포기, 견딤, 죄책감 179
7장 기독교적 실존 : 절대적 역설로서의 신앙 221
8장 불확실성 시대를 위한 철학적, 신학적 통찰 261

부록 305
주 314

손정위 박사님이 번역한 본서는 저자의 서문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키 에르케고르를 현대사상사의 중요한 철학자로 소개하고 우리 독자들이 그 의 많은 저작들을 통해 그와 진정으로 대화하도록 만들기 위해 기술되었 다. 이 책은 일반적인 방식을 따라 중요한 그의 저서들을 요약하면서 연대 기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을 따르지 않고, 저자가 파악한 키에르케고르의 사 상의 핵심으로부터 그가 얻은 각성의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원대한 비전 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저자의 의도는 손 박사님의 탁월한 번역의 감각으로 우리에게 아주 잘 전달될 수 있었다. 손 박사님이 성취해 놓은 이 편안한 번 역은 우리들에게 키에르케고르를 보다 가깝게 만드는 위대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키에르케고르의 또 다른 맞수인 니체의 글이 무신론적 사상의 근거 로 사용되면서 포스트모던이라는 사상의 한 획을 긋고 있는 이때, 그 무신 론적 경향을 거슬러서 보다 더 비판적으로 현재를 검토하게 만들 어떤 자 극이 필요한 때였다. 특히 서로 유사한 실존적인 사유의 특성으로부터 니 체와는 다른 혹은 더 탁월할 수 있는 인간과 세계 이해 가능성을 제시해주 는 키에르케고르의 사상이 현대인들의 언어로 소개되어야 할 시대적 필요
성이 있었던 것이다. 어둠속에 길을 잃을 수 있는 많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는 절실한 요청이 있었던바 그것이 손 박사님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처럼 기독교적 세 계관의 부흥이 절실한 시기에 그의 작업은 시대사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 이다. 저자의 탁월한 이해가 우리 한국의 기독교계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 오기를 기대하며 번역자의 수고에 다시 한번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보내면 서 모든 뜻있는 기독교인들의 일독을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 서울신학대학교 총장 황덕형 2020년 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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