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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 「듣고 배우는 사람마다」는 요한복음 다시 보기의 일환으로 기획된 4권의 책 가운데 두 번째 책으로 요한복음 4장 후반부부터 7장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요한복음이 저술된 1세기의 시대상은 기독교에 대한 도전이 거세게 일고 있는 21세기의 종교다원주의 상황과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다. 무엇보다도 팍스 로마나에 의해 주도되던 그리스-로마 문화와 사상은 오늘날처럼 사람들 마음속에 종교다원주의의 화려함과 인본주의의 승리의식을 고취시켜주었다.
본서는 요한복음이 담고 있는 놀라운 진리를 근거로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변증하면서 세상이 그리스도를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상대주의 세계관에 떠밀려 흔들리고 있는 기독교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본서가 풀어가는 이야기의 주제는 ‘존재’와 ‘인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기반으로 한 ‘믿음’과 ‘영생’, 그리고 ‘안식’이다.
요한복음의 저술 목적은 크게 3가지다. 첫째, 구약성경과 유대교 배경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그리스-로마 문화에 젖어 있는 지성인들에게 어떻게 전할 것인가? 둘째, 율법주의에 갇혀 눈이 먼 유대인들에게 예수께서 하나님이란 사실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셋째, 이제 막 태어난 교회를 어떻게 격려하고 로마제국의 박해와 이단 영지주의의 독으로부터 신앙을 지키도록 도울 것인가?
저자는 본서를 통해 요한복음이 가지고 있는 이 목적들을 현대로 향하게 했다.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과 종교다원주의가 불어대는 거센 다양성의 회오리에 휘말려 신앙의 입지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기독교인들, 그리고 순결한 마음으로 참 진리를 찾고 있는 구도자들에게 어떻게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이해시켜 바른길로 인도하며 생명을 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근대가 이성적 합리주의와 객관주의를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한 시대였다면, 21세기 탈근대는 하나님은 존재하되 어디에나 있다고 주장하는 시대다. 신을 부정하는 도전은 신이 존재한다는 진리로 싸워야 하지만, 신이 어디에나 있다고 주장하는 도전에는 신의 유일성을 가지고 응전해야 한다.
앞서 출판된 「세상은 왜 그를 알지 못하는 것일까?」는 이름을 가진 인격적 로고스의 육화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 로고스의 자기소개인 ‘인자’와 ‘사닥다리’가 세상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인자의 영광을 드러내는 첫 번째 표적에 담긴 의도와 의미들은 무엇이고, 첫 번째 표적과 함께 소개된 세 개의 선언과 담화가 어떻게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님의 뜻을 놀랍게 나타내고 있는지 등을 13개의 주제를 통해 소개했다.
본서는 앞 책의 이야기에 이어 ‘존재의 인식’ 문제를 이야기 하면서 믿음이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또 어떻게 믿음이 형성되는지, 그리고 영생을 얻기 위해 성경이 요구하고 있는 믿음은 무엇인지를 10개의 주제를 통해 변증하고 있다. 보이는 현실 이면에 있는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게 하고 또 듣고 배우는 사람마다 그리스도께로 가도록 예정해 놓으셨다는 하나님의 예정을 설명하면서 진리를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누고 있다.
본서에서 저자는 1권에서와 마찬가지로 요한복음의 심오한 진리와 깊은 영적 지식들을 자기가 먼저 소화해서 되새김질을 하듯 최대한 적당한 말로 표현하고자 애를 썼다. 그리고 독자의 가독성과 본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시’처럼 의미 단위로 잘라 줄바꾸기를 하였다. 표현은 적당하나 그 속에 담긴 깊이는 결코 얕지 않은 책이다.
책의 구성 면에서는 각 장의 본문을 시작하기 전 독자들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이해를 돕기 위해 핵심적인 질문과 아주 짧지만 본문의 내용을 집약하여 함축하고 있는 글들을 실어 놓았다. 본문을 읽기 전에 먼저 질문 앞에 서서 스스로 답을 찾아보며, 함축적으로 요약된 묵상 글을 음미하듯 읽어본다면 훨씬 더 깊은 은혜와 진리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몇 번에 걸쳐 이어질 요한복음 다시 보기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심과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진 통합의 비밀을 엿보고 그리스도께서 주신 약속의 위대함과 그 영광의 빛을 보며 교회와 성도에게 부여된 시대적 소명을 이뤄가길 소망하며 축복하고 있다.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은 믿음이 될 수 있지만
눈으로 본 것은 믿는다고 말할 수 없고
이미 사실로 드러나 있는 사실을 보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러니까 보여 진 기적으로는 믿음을 얻기가 어렵다는 거죠.
사실 기적은 기적 그 자체보다도
기적이 드러나게 된 혹은 기적이 드러나야만 했던
숨은 이야기가 더 중요합니다.
그 이야기는 기적 뒤에 숨겨져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설명을 통해 들어야만 하고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아직 구현되지 않은 그 이야기를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거죠.
...
따라서 오병이어 기적을 보인 이유인 영생에는 관심이 없고
기적이 주는 혜택만 바라보는 것은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에 따르는 현실 추구인 것이지
믿음이 아닌 겁니다.
이런 태도가 습관화된 것이 ‘기복주의’죠.
예수께서는 그런 사람들을 향해
믿음 없이 악하고 음란한 세대라고 책망하신 겁니다.
또 그런 사람들에게 보여줄 표적은
십자가 죽음과 부활 밖에는 없다고도 하셨죠.
그러니까 아무리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쫓아다닌다 해도
표적의 의미를 모른 채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에 따라다닌다면
예수님과 평행선을 달릴 뿐입니다.
따라 다녀도 겉만 같이 있을 뿐
진정한 조우가 이루어지지 않는 거죠.
결국 그 때 예수님을 좇아 임금으로 세우기 위해
가버나움까지 왔던 사람들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는 말씀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다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제자라고 하는 무리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곁을 떠나
다시는 함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엄청난 갈등에도 끝까지 버틴 것은
가룟 유다 한 사람이었습니다만
이마저도 너희 중 한 사람은 마귀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곧 떠날 것임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
- 본문 128-129쪽

두 번째 표적
행복과 불행의 차이
진실과 현실
왜 하필 안식일에
인자의 대응
도망치시는 그리스도
듣고 배우는 사람마다
영생
동상이몽
약함, 십자가의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