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왜 나를 장애인 되게 하셨나요?”
역기능 불신 가정에서 태어나, 네 살 때 하반신 장애로 시작해…
일평생 주님 향한 일편단심으로 모든 고난을 정면 돌파한 사람!⚫ 세움북스 “간증의 재발견” 시리즈 여덟 번째 책
⚫ 약한 데서 온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찬미와 고백
⚫ 한 시대 고결하게 쓰임받은 작지만 거대한 ‘영적 영웅’의 회고록
세움북스의 ”간증의 재발견“ 시리즈는 어느 순간 퇴색되고 빛바랜 ‘간증’을 재조명하기 위한 시리즈이다. 예수 믿어 성공한 ‘나와 다른 사람’의 성공담이 아닌, 예수 믿어 당하는 시련과 고난들, 그 고난에 묵묵히 맞서 살아가는 ‘나와 같은 사람’의 신앙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인 본서는 장애인으로서 당면하는 여러 어려움들을 극복하며 장로교 목사이자 실천신학 교수로서 살아온 황성철 교수의 간증을 담았다. 저자는 역기능 불신 가정에서 태어났다. 게다가 네 살 때 결핵성 관절염으로 장애를 가지게 되어 보행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장애인이기에 겪는 사회생활의 많은 어려움들에도 그 어려움을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하면서 주님 주신 은혜와 일편단심의 강한 의지를 가지고서 이를 정면 돌파했다. 사랑을 했고, 부르심을 따라 목사가 되었으며, 유학도 갔다. 이민 목회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죽기 살기로 감당하면서, 하나님께 약속한 것을 지키려고 귀국해 신학 교수로서 부르심에 끝까지 충성했다. 저자의 생애에 안주(安住)란 없었다. 본서는 저자의 일평생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이요, 약한 데서 온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에 대한 찬미와 고백이다.
[프롤로그]황혼의 때에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나는 외아들(only child)로서 부모님께 어떤 자녀였나?’, ‘아내에게 어떤 남편이었나?’, ‘자녀들에게는 어떤 아버지였나?’, ‘신대원 학생들에게는 어떤 교수였나?’, ‘목사로서는 어땠나?’ 등 간단치 않은 물음들에 마음을 열어야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곤혹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분을 만나야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80의 나이에 지나온 삶을 진솔하게 회고해 본다는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다. 그분을 뵙기 전에 ‘나’라는 인간을 미리 점검해 볼 수 있어서다.
장애의 몸으로 76년을 살아온 삶을 내보인다는 것은 꽤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외아들로서 부모님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에다,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루어 두 딸을 두었지만 자녀 앞에서 두 번씩이나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했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지켜본 아내는 결국 어느 날 이런 천둥 같은 말을 내뱉었다.
“목사가 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목사가 되었어요.”
맞는 말이었다. 목회에서마저 많은 시행착오를 했고, 심지어 어느 교인에게 ‘양치기 소년 같다’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이런 나를 공개하는 데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용기를 내기로 했다. 그것은 그분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 나의 주인님 때문이다.
장애로 인한 수치심과 열등감 때문에 죽음의 언덕을 수없이 오르내리던 나를, 그분은 두 번씩이나 찾아오셨다. 한번은 긍휼을 한 바구니 들고, 또 한 번은 소명(召命)의 큰 바구니를 들고 나를 만나 주셨다. 이때 나는 십자가의 사랑을 통곡 속에서 깨닫고 비로소 거듭난 새사람이 되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 말씀이 나의 고백이 되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
그러나 거듭난다는 것, 새사람이 된다는 것은 정말 말같이 쉬운 게 아니다. 적어도 생활 속에서, 그것도 가정에서 말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진정으로 거듭난 사람인지 여부는 그의 가정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지금도 아내가 했던 말을 가끔씩 떠올리면서 이런 중얼거림을 한다. ‘그때 그 말은 아내의 입을 통해서 내게 하신 그분의 말씀이야!’ 나는 한순간, 일분일초도 그분의 은혜 아니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분의 말할 수 없는 사랑과 긍휼은 내 삶에 강물처럼 흐른다. 그래서 감격과 감사가 있다. 그분의 긍휼과 사랑, 그리고 용서가 지금도 계속해서 나를 아름답게 다듬고 계신다. 다듬는 소리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의 교향곡 5번(Symphony No.5) 〈운명〉(Fate)에서 들을 수 있을 법한 그런 웅장한 소리로 매일 내 삶 속에서 들리고 있다. 나의 남은 날에 더욱 힘써야 할 일이 있다면 주인님께 최상의 충성과 헌신으로 삶을 곱게 마무리하여 드리는 일이다. 지금도 나 때문에 노래하시고 춤추시는 나의 주인님께 최상의 감사를 드린다.
뜻밖에도 생애 말년에 나를 진솔하게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신 주인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이어 세움북스의 강인구 장로님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글을 쓰면서 한평생 정돈되지 않았던 나의 삶을 정리하게 된 것은 무엇으로도 그 값을 지불할 수 없을 만큼 내게 큰 가치와 의미를 가진다. 주인님 만날 때를 이렇게 준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마치 샤워를 하고 나서 개운함을 느끼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