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타인의 고통과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통해 신앙의 정체성 되짚기
· 인간의 본질, 사회의 폭력성,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존엄에 관한 깊은 탐구
· 소그룹 나눔을 위한 질문 수록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우리에게 특별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여성이 육식을 금하고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 사회의 폭력성,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존엄에 관한 깊은 탐구입니다.
《채식주의자》의 영혜처럼 우리 주변에는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교회 안에도, 밖에도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종종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묵살되곤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진리’로 그들을 재단하고 있습니까?
《크리스천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분석하며 평가하는 책이 아닙니다.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 뜻을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문학과 신앙을 넘나드는 특별한 여정에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저자 서문]우리는 종종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곤 합니다. 믿음이 있는 자와 없는 자, 의로운 자와 죄인, 구원받은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이러한 구분은 때로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구분이 우리의 시야를 좁히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모든 인간의 복잡성과 깊이를 간과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우리에게 이러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여성이 육식을 금하고 채식주의자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질, 사회의 폭력성, 그리고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깊은 탐구입니다. 주인공 영혜가 겪는 고통과 소외,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은 우리 크리스천 공동체 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들입니다.
영혜가 채식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폭력과 억압,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에 대한 저항이자,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그녀는 꿈에서 본 피와 살점의 이미지에 압도되어 더 이상 육식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는 그녀가 겪어 온 정신적, 신체적 폭력에 대한 거부로 볼 수 있습니다. 보여지는 소설 속 영혜의 선택은 쓰여지지 않은 그의 과거 인생에 켜켜이 쌓여 온 고통과 그로 인한 상처가 터져 나온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혜의 선택은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합니다. 가족들은 그녀의 결정을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것으로 취급합니다. 심지어 물리적인 폭력을 동원해 그녀의 의지를 꺾으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크리스천 공동체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닐까요? 우리는 얼마나 자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옳다고 믿는 것’을 강요해 왔습니까? 보여지는 ‘다름’을 ‘틀림’으로 간주하고 교정하려는 시도를 사랑의 이름으로 행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영혜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을 들려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진리라 믿는 것이 때로는 폭력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의 이름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타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침해합니다. 영혜의 아버지, 남편, 형부가 그녀에게 가한 폭력은 우리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강요와 얼마나 다를까요?
우리는 종종 세상의 기준과 우리만의 척도로 타인을 재단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 우리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진리라는 잣대를 들고 타인을 판단할 때, 우리는 그 잣대로 사랑이 아닌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채식주의자》를 읽으며 우리는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 불편함의 근원은 어쩌면 우리 안에 있는 폭력성을 마주하게 되기 때문일 것입니다. 소설 속 아버지의 모습, 남편의 태도, 형부의 집착, 그리고 어머니의 소극적인 방관은 모두 우리 안에 있는 모습들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우리의 기준으로 그들을 판단하며, 우리의 방식대로 그들을 ‘구원’하려 했습니까?
《채식주의자》의 영혜처럼 우리 주변에는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교회 안에도, 밖에도 있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종종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묵살되곤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까, 아니면 우리의 ‘진리’로 그들을 재단하고 있습니까?
《크리스천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분석하며 평가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 책을 읽고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 보이는 우리 모습을 거울삼아 크리스천으로서의 자리를 돌아보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이는 우리의 신앙을 부정하거나 비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신앙이 얼마나 깊고 넓은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자주 그 깊이와 넓이를 제한하고 있는지를 성찰하기 위함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과연 어떤 분이신지, 그분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삶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 뜻을 실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진정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성찰 없이는 우리의 신앙은 공허한 외침에 불과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더 넓은 시야와 더 깊은 이해를 갖춘 크리스천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와 다른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정한 사랑과 연민을 실천하는 크리스천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 주신 삶의 방식이 아니었을까요?
우리의 신앙,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깊은 성찰의 여정을 통해 우리가 더욱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를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함께 이 여정을 시작해 봅시다. 우리 안의 ‘영혜’, 우리 주변의 ‘영혜’들에게 귀 기울이며, 상처받아 아파하는 ‘크리스천 채식주의자’들에게 예수님이 보여 주신 참된 사랑의 손길을 내밀기를 기도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우리가 주목하지 못했던 존재를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 대상으로서의 ‘크리스천 채식주의자’가 다른 어떤 이들이 아님에 놀랄 것입니다. 저와 독자,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일 수 있음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크리스천으로서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천적인 깨달음을 얻게 될 줄 믿습니다. 이것이 이 책을 쓴 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