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우리를 위한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묵상의 여정“교회는 비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유일한 단체다.”_윌리엄 템플
대학생 시절 한 선교단체에서 영적 회심을 한 뒤 30년간 성경 묵상을 이어 오면서 나와 이웃, 사회를 품어 가는 여정을 담았다. 나를 넘어 ‘세상을 품는’ 묵상의 세계를 열어 가기 위해 가장 먼저는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제대로 읽어야 하며, 이를 위해 우리 안에 있는 ‘오만과 편견’, ‘오독과 곡해’, ‘나쁜 신학’을 넘어설 때 눈이 맑아져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묵상의 오름길과 내림길에서 만난 수많은 책에서 캐낸 보석 같은 글귀들은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출판사 책 소개]한 평신도 생활묵상인의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묵상의 여정묵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80년대 대학을 다니던 저자는 사회 불의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울분을 삼키던 어느 날, “학우들이 죽어 가는 현 시국과 관련하여 함께 모여 기도합시다”라는 한 선교단체의 대자보에 마음이 끌려 동아리방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그리스도교 신앙에 입문한다. 이후 선교단체 수련회에서 영적 회심을 경험한 후 30년 넘게 성경 묵상을 이어 오고 있다. 불신 가정에서 태어나 속박된 삶을 살던 저자는 말씀을 통해 내면의 아픔을 극복하고 참자유를 얻어 글과 책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알리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저자의 묵상의 여정을 담은 이 책 《나를 넘어서는 성경 묵상》에서는 말씀이 어떻게 삶이 되어 가는지를 농축된 문장으로 만날 수 있다.
나를 넘어서 이웃과 사회를 품은 성경 묵상모든 일들이 그렇듯, 묵상의 시작도 지극히 사적(私的)인 적용에서 시작된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한 사람에 대한 분노, 서운함, 미움이 말씀 묵상을 통해 녹아내리고,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라는 창세기 말씀을 통해 화해의 손을 내밀게 된다. 이십대 중반 내적 욕망을 따라 살 때도, 취준생으로 도서관을 오갈 때도, 결혼생활과 자녀양육, 직장생활 가운데 찾아오는 고독한 절망의 자리에서 웅크리고 있을 때도, 말씀은 삶이 되어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을 공급한다.
또한, 그 말씀은 한 개인을 넘어 이웃과 사회, 나아가 온 우주를 품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간절히 갈망하는 자리로 인도한다. 내 삶의 필요와 고민을 넘어 세상의 필요와 고통을 품게 하고, 개인과 교회를 넘어 하나님의 통치가 임해야 할 온 세상, 불의와 불평등, 억압과 폭력, 빈곤과 기아, 차별과 혐오의 현장,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당하는 이웃을 품는 묵상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여정을 조밀하게, 밀도 있게 담았다.
오만과 편견, 오독과 곡해, 잘못된 신학을 넘어서 그렇다면 나를 넘어 ‘세상을 품는’ 묵상의 세계를 열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가장 먼저는 성경이 말하는 바를 제대로 읽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오만과 편견’, ‘오독과 곡해’, ‘나쁜 신학’을 넘어설 때 눈이 맑아져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시하게 된다.
‘오만과 편견’은 “하나님이 들려주시려는 말씀에 귀 기울이기보다 자신이 뜻하는 바를 얻고자 하는” 태도이다.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러한 오만과 편견을 벗고, 성경이 쓰인 시대 상황이나 말씀을 받는 대상을 전체 맥락 안에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오독과 곡해’를 하지 않기 위해서도 문맥을 살펴 읽는 것이 중요하다. 문맥은 어떤 단어나 표현, 문장이 속한 단락을 뜻하는데, 해당 단락뿐 아니라 앞뒤 단락을 함께 읽으면서 그 본문이 말하려는 바를 살펴야 한다.
아울러 성경 묵상을 위한 도구로 ‘좋은 신학’을 활용한다면 묵상의 세계가 좀 더 풍성해질 것이다. 신학자 김세윤은 “복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하나님을 믿는 자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신학하는 것”이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신학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나쁜 신학’은 ‘땅 밟기 영적 전쟁론’, ‘가계에 흐르는 저주 끊기’와 같은 그릇된 신학을 이론화하여 그리스도인들의 묵상을 어긋나게 한다. 나쁜 신학, 그릇된 신학의 토양에서는 온전한 신앙이 꽃피울 수 없다. 좋은 신학, 올바른 신학 위에 설 때 온전한 신앙이 꽃필 수 있다.
성경 묵상을 풍성하게 해주는 도구들신학자 카를 바르트는 “한 손에는 성경을, 한 손에는 신문을!”이라는 말을 남겼다. ‘세상사(신문)는 도외시한 채 성경만 읽는 것이 순수한 신앙’이라는 생각은 묵상하는 사람들이 특히 경계해야 할 태도다. 성경을 묵상하는 신앙인이라면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사회에 관심을 두고 살아가야 한다. 또한 성경을 제대로 읽고 해석하고 묵상하도록 돕는 수많은 도구―책 읽기, 일기 쓰기, 메모하기 등―를 십분 활용하면 더욱 균형 있는 묵상을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다양한 묵상의 도구들, 특히 수많은 기독교 작가들과 문학가들의 주옥같은 글을 소개하고 인용하여 묵상의 세계를 풍성하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