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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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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고성제  |  출판사 : 아르카
발행일 : 2022-01-17  |  (140*210)mm 294p  |  979-11-89393-30-4
  • 판매가 : 17,000원15,300원 (10.0%, 1,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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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전쟁과 정치 과잉의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다르게 살아야 할까?’
‘목회자는 무엇으로 어떻게 설교할 수 있을까?’


정치 소용돌이 가운데서 설교해야 하는
설교자들에겐 특별한 도우미,
혼돈 속에서 길을 묻는 성도들에겐
이념의 환상에서 깨어나게 하는 성경적 가이드!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뉘어 갈등하던 시기,
교회 내 높은 긴장감이 이 책의 말씀으로 차분해졌다.


한국교회는 세상 정치와 ‘무관’한 듯하면서도 한편으로 매우 정치적인 ‘편향’을 갖고 있는 집단으로 인식돼왔다. 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일부 교회와 소수의 목회자가 노동 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가담하여 이른바 ‘교회 = 반정부 좌파’로 구분된 역사가 있었던 반면, 80년대 군사정권의 등장 이후엔 정반대로 보수적 교회 지도자들이 그런 정권을 위해 기도하면서 ‘교회 = 우파적’이라는 좌우극단의 성향을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이북에 고향을 둔 교인들의 반공 사상이 보수적 신앙과 결합하면서 ‘이제 대부분의 교회는 우파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됐다고 사회 시사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최근엔 교회 내에서조차 진보 정당이나 민주적 정부를 지지하기만 해도 ‘좌파’로 구분되며, 반대로 극단적으로 보수적일 경우 거리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찬송가를 부르기도 한다. 이 책의 부제(副題)처럼 ‘너는 어느 편’인지부터 묻는 게 교회에서도 일상이 됐다. 정치적으로 내 편인지 저쪽 편인지를 가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인들끼리도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등을 겪게 됐으며, 그 절정은 대통령 탄핵과 검찰개혁 갈등 이후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뉘어 주말마다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을 때라 할 것이다. 토요일 집회가 열린 다음날이 주일이었으니 교회에서 예배드린 다음인데도 얼굴 붉히고 언쟁까지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럴 때에도 공개적으로 ‘정치에 대한 성경적 지침’을 설교를 통해 말할 수 있는 설교자는 거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교인들이 양쪽 진영으로 나뉘어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강단에서 극우 성향의 발언을 하고 광화문 집회를 주도한 목회자들이 일부 있긴 했으나, 코로나 시기와 겹치면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만 했다.
이런 혼란스런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정치 공간일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바로 서고 성경을 따라 생각하고 말하며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은 많은데 답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만약 정치와 이데올로기 등에 대해 성경적인 길과 방향을 제시하는 설교가 있다면 어떨까? 만일 설교자를 통해 정치에 대한 ‘성경적인 언행 지침’을 들을 수 있다면, 교회와 세상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2019년 세상이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뉘었을 당시, 교회에서 바로 이 정치 문제에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를 주제로 과감히 설교한 이가 있었다. 평촌새순교회의 고성제 목사다. 그의 설교는 보수 교단으로 알려진 소속 교단 예장합동의 기관지 <기독신문>에 글로 정리돼 무려 6회에 걸쳐 연재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정치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한 교단 분위기에서 그의 시도가 신선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설교를 통해 처음엔 교회에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지만, 정반대로 갈등이 가라앉고 교회가 차분해졌다고 한다. 설교 중에 성도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교회 안에 있는 ‘양 진영’의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도가 낮아졌다. 모두가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입장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납득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공동체의 평화를 잃을 정도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탓이라고 한다. 기독교적인 기준과 가치는 양 진영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과 다른 생각을 어느 만큼은 존중하며, 참고 들을 만큼 ‘성숙한 모습’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저자는 전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리스도인이 제목 그대로 정치 공간에서 어떤 스탠스(입장)를 취해야 할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에 대한 성경적 지침을 얻을 수 있다. 표지의 영어 문구가 Taking a Christian Stance in Political Fog인데, 말 그대로 안개 같은 정치 상황에서 앞뒤를 분간하지 못할 때 그리스도인이 어떤 입장을 가질지, 즉 어떻게 서야 하는지를 말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도 당연히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다. 정치가 나와 이웃의 삶을 좌우하므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이웃 사랑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 무관심도 문제이지만 정치 과잉도 문제 삼는다. 이데올로기를 우상으로 삼는 것도 당연히 경계한다. 그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교의 예로서, 뜻밖(?)에도 신명기와 레위기 등에 언급된 십계명을 통해 이데올로기 우상숭배 척결과 사회의 안식에 대한 재인식을 거론한다.
이 책의 1부는 기독신문에 연재됐던 저자의 설교들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2부와 3부는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 정치적 갈등 때마다 레위기의 말씀 등을 기초 삼아 설교한 것을 책의 주제에 맞게 서술한 것이다. 설교자들이 정치에 대해 교인들에게 설교하고자 할 때 참고가 될 내용들이다. 또한 일반 독자들은 정치 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서야 할지에 대해 성경적인 지침을 얻을 수 있다.



[프롤로그]

시대의 질문을 피하지 않는 마음으로
이 책은 최근 몇 년간, 온 나라가 두 쪽으로 나뉘어 극도로 갈등하던 두 번의 시기에 강단에서 선포되었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 첫 번째 시기는 ‘조국 사태’로 온 나라가 갈등하던 그 갈등의 절정기, 수많은 인파가 광화문과 서초동에 모여 극도의 분노를 뿜어대던 2019년 9월부터 10월이었다. 두 진영의 적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해서, 조금이라도 정치에 관련된 설교를 하는 것은 너무 조심스럽고 위험하게 느껴질 때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온 나라가 요동치고 힘들어하고 있는 때, 교회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보통 때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주제의 설교를 하고 있다는 것도 민망한 일이었다. 사람들은 답을 원하고 길을 묻는데, 그런 일 자체가 아예 없다는 듯이 말씀을 전하는 것도 그렇고, 일부 목사들이 그저 자신의 정치적 소견에 불과한 말을 강단에서 쏟아내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든 일이었다.
“길은 뭘까? 이런 때, 목사는 무엇을 말해야 할까?”
고심하고 또 고심하다가, 교회에 4개월간의 연구기간을 요청했다. 하지만 필자는 곧 후회했다. 신청할 때는 내가 (현실 정치와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고, 무엇을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마음에 부담은 있어서 신청했지만, 이제는 4개월 후에 무언가를 설교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기 때문이다.
많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기도하면서 마음에 든 생각은 ‘원리를 설교해야 한다’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인 생각은 각자에게 맡기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어떤 가치에 입각해서 이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지, 그 원리를 설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힘들어하며 연구기간을 지난 후, 마침내 2019년 9월 ‘이렇게 혼란한 때에 길은 어디에’라는 주제로 설교를 ‘감행’했다. 처음엔 너무나 부담스러워 딱 한 번만 설교하려 했지만,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한 번의 설교 준비에 더 많은 생각을 부어주셨고, 마침내 8회에 걸쳐 설교할 수 있었다.
당시 그 일은 설교자인 나에게도 말할 수 없이 긴장되는 일이었지만, 우리 교회의 교역자들에게도 그랬던 모양이다. 그들은 ‘오늘 우리 교회는 완전히 두 쪽 나고 큰 시험에 빠질지 모른다’라는 생각이 들어 저들끼리 특별 기도를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첫날의 설교 후에는 긴장의 끈을 내려놓았다고 한다. 설교 중에 성도들의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후 8주간, 그리고 그 후의 오늘까지 교회 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교회 안에 있는 ‘양 진영’의 사람들 사이에서 긴장도는 이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모두가 자신들이 취하고 있는 입장이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납득했고, 그것 때문에 공동체의 평화를 잃을 정도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았다. 기독교적인 기준과 가치는 양 진영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 것 같았다. 이제 자신과 다른 생각을 어느 만큼은 존중하며, 참고 들을 만큼 된 것도 같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기사인 필자의 인터뷰 ‘이념을 절대화하지 말고 성경 따라 화평과 평화 일구라’, 기독신문 2217호를 참조하라.)

필자가 정치와 관련하여 두 번째로 설교를 한 것은 2021년 1월 첫 주부터 약 10주간이었다. 이 두 번째 시기는 ‘코로나 발생 기간의 광화문 집회를 둘러싼 방역당국과 교계의 갈등’, ‘소상공인과 서민생활 지지를 위한 기본소득 논쟁’, ‘검찰 개혁 방법을 둘러싼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의 충돌’, ‘원전폐쇄를 둘러싼 감사원 감사로 인한 갈등’, ‘검찰총장의 사퇴’ 등 복잡한 정치적 사건들이 이미 진행되었거나 한참 진행 중인 상태였다. 각종 여론 조사의 결과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둘로 갈라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교회 안에도 여론은 여전히 나뉘어 있었다. 두 번째 연속(시리즈) 설교는 이런 상황에서 역시 ‘감행’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는 첫 번째 시리즈 설교와 강조점이 약간 달랐다. 첫 번째는 우리 각자의 한계와 성경적 기준을 알게 함으로써 갈등이 임계점에 이르기 전에 누그러뜨리는 데 초점을 두었다면, 두 번째는 이렇게 갈등하는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이런 갈등과 대치 중에도 우리는 이 사회를 더 바람직한 사회가 되게 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며, 우리의 논의는 어디에 기초를 두고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더욱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이런 갈등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바른 입장과 가치관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사명을 가지고 있는지를 나누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을 알면 각 사람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가 서 있는 현장과 상황에서 그것에 따라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적어도 그 지점까지는 성도들을 이끌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 것이다.

이 시리즈 설교를 글로 옮겨 출간하는 것은 몇 가지 마음 때문이다.
첫째는 최근의 정치 상황과 같은 사회적 갈등과 관련하여 설교하는 것이 심히 부담되는 일이기는 하나, 사실은 ‘급속한 시대 변화가 일상화됨’으로 인해, 이른바 ‘갈등’은 앞으로 오랜 세월 동안 일상화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상화된 갈등의 한 가운데에 존재하게 될 교회 안에서 이 부분과 관련하여 고민을 함께하는 마음들이 모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특별히 이런 문제에 대해 이미 많은 생각을 하고 표현해왔다고 여겨지는 (진보적) 교파나 교단이 아닌, 필자가 속한 (보수적) 교단이나 교파 같은 곳에서도 자신들의 신학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품고 갈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둘째, 이 땅의 설교자들이 우리 사회의 갈등 속에서 설교하는 일에 작은 참고나마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어서다. 사실 필자도 극도로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설교할 때는 참고할만한 다른 설교자들의 예 없이는 설교할 용기가 잘 나지 않았다. 그런 예가 있을 때, 그것을 통해 길을 찾고 힘을 얻어 설교하곤 했다. 그런 점에서 2019년 9월과 10월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매일 기 싸움이 벌어지던 그때에 했던 설교의 주제와 주요 내용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앞으로도 수없이 그런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이기에, 이런 논의가 요즘처럼 더욱 필요한 때에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셋째, 필자가 시도한 설교들이 실제 상황과 필요에 비하면 너무나 작고 표현이 불가할 정도로 미흡하다고 느끼지만, (그리고 그 미흡함을 커버할 능력이 필자에겐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그대로 이 작은 시도를 세상에 내놓는 것은 누군가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혹여 이 작은 시도가 거기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넷째, 목회자들 이외에도, 오늘의 이런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취해야 할 입장과 성경적 견해에 대해 알고 싶어 할 성도들에게 이 책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필자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사실 성도들은 각자 좌우 어느 한쪽에 속하여 매일 정치 공간에 참전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자신이 취하는 태도가 과연 성경적인지 확인할 수 있기를 갈망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 교회로부터, 목회자로부터 도움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 찾으면 있을 것이지만, 그 도움이 대중에게 금방 손에 닿도록 가깝고 쉬운 곳에 있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그들에게 약간이라도 가까운 곳에 있는 도움이기를 기대한다.
다섯째, 간혹 교회 내에도 갈등이 고조될 위험에 처해 있지만 목회자가 그 부분에 대해 직접 설교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교우들에게 이 책을 읽도록 권함으로써 교회 안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야무진(?) 기대도 해본다. (사실 이 설교나 글의 도움으로 과격한 마음, 심하게 한쪽에 치우친 마음이 부드러워진 경우가 적잖게 있었다.)
-하략
정치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극단적으로 나뉜다. 그 한쪽에 무관심이 있다. 그냥 무관심한 사람도 있지만, 무관심해야 하는 줄로 아는 이들도 있다. 정치는 그리스도인과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은 옳지 않다. 세상에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지 않는 영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정치는 우리 삶의 모든 것과 관련되기 때문에도 그렇다.
그 누구도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정치에 무관심해 보이는 사람도 사실은 무관심이라는 정치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을 뿐이다. 또,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 특별히 경건한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과 우리 이웃의 안전과 복지가 사실상 정치에 의해 좌우되는데, 그런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내 삶과 이웃의 삶에 무관심한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에 무관심하면,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가 하면, 무관심의 반대쪽에 정치 과잉이 있다. 정치 과잉은 정치에 과도한 기대를 거는 데서 나온다. 기대가 크면 클수록 정치적으로 더욱 과민하고 극단적이게 된다. 문제는, 그것이 지나치면 우상숭배의 성격을 띤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아닌 정치와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를 구원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극단적이 된다.
_27-28

이데올로기는 세상을 구원하지 못한다. 그 중 어느 쪽을 따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이상 사회는 오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그들 모두가 간과하는 한 가지, 인간의 타락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체제나 시스템을 지나치게 신뢰한다. 그리고 인간성에 대해 낙관적이다. 시장주의자들은 시장의 메커니즘과 기업을, 사회주의자들은 대중과 노동자, 그리고 노조를 너무 신뢰한다.
그러나 성경은 뭐라고 하는가?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렘 17:9). 무슨 뜻인가? 부자도 가난한 자도 다 타락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상적인 이데올로기를 채택해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 때문이다. 사람이 타락하면 에덴도 더 이상 에덴이지 않듯이, 인간의 부패는 어떤 이상적인 제도도 좌절시키고 마는 것이다.
시장에 일정한 조절 기능이 있음을 인정하지만, 그러나 모든 것을 다 맡겨 버리는 것은 지나치게 시장을 이상화하는 것이다. 분배에 신경을 쓰면 다들 양심적으로 일할 것 같지만, 도리어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다. 그건 인간성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라는 말이다.
필자는 독자가 이것을 (이 책을) 양비론으로 읽지 않기를 바란다. 어느 쪽의 이데올로기든 상황에 따라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항상 한쪽만 맞고 다른 쪽은 항상 틀리다고 보면 안 된다. 진짜 문제는 인간의 타락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무엇이 필요한가? 무엇이 있어야 모든 이데올로기가 제대로 기능할까?
_48-49

이런 전쟁 같은 정치판 탓에 각 교회의 목회자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한다. 교회 밖에서 한껏 정치적인 자극을 받은 교인들이 설교자의 설교가 자기 이데올로기에 부합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설교자들은 (교인들이 대놓고 요구하지는 않더라도) 암묵적으로 이런 요구를 받는다.
“내 이데올로기에 맞춰 설교해주시오!”
설교가 청중에게 이념적으로 맞지 않으면 회중석에선 노골적으로 불편함이 표출된다. 어떤 이들은 설교 후에 전화 혹은 문자로 거칠게 항의도 한다. (필자 개인의 경험이라기보다 대다수 목회자들이 경험하는 일이다.) 대개는 몇 마디의 짧은 카톡으로 (비교적 점잖게) 목회자에게 정치에 대한 질문을 해오지만, 대답은 결코 짧은 몇 마디로 될 수 없는 것이어서 목회자는 더욱 힘들다. 이런 논쟁적 상황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무슨 이야기라도 금방 논쟁으로 비화할 상황에서, 목사가 어떤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까?
목사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라치면 흔히 부딪히는 질문이 이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목사의 정치적 입장은 좌파인가 우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기독교인은 정치적 좌파나 우파 중 어느 쪽도 아니며 같을 수도 없다”라고 말해왔다.
기독교인도 나라의 국민이며 개인적으로는 어느 쪽이든 지지하거나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인의 정체성과 말씀이라는 기준에서 내려와 이데올로기라는 다른 말(馬), 즉 정치적 노선에 올라타면, 그것은 우리를 태우고 전혀 다른 곳으로 데려갈 수도 있다.
_53-54

이렇게 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성경에 다가가는 것이 왜 중요한가? 지금 우리의 현실은 각자 자기 생각을 극단적으로 주장하며, 다른 진영의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는 대립과 투쟁만 있지 해결은 없을 것이다.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 그분의 생각이다.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그분의 뜻을 깊이 우려내어 차처럼 같이 마시며, 그것을 기준으로 생각을 조정해나가는 것이다. 오늘과 같이 첨예한 갈등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역할이 그것이다. 직접 정치에 몸을 담든, 아니면 직장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든, 하나님의 말씀의 입장을 알고 그 위에 서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일이다.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다. 자칫 내 생각을 입힌 하나님의 뜻이거나, 내 생각을 둔갑시킨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 내 생각과 다른, 혹은 내 생각과 반대일 수 있는 하나님의 뜻을 찾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끝없이 그 뜻에 나도 여러분도 맞추어가야 한다. 현실적으로 어느 정당과 노선에 몸을 담았을 때에도 말씀을 따라 끊임없이 자기를 조정해가야 한다.
우리는 자라온 환경이나 현재의 경제적 조건 때문에 왼편이나 오른편에 설 수 있지만,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가 하나님의 뜻과 얼마든지 다를 수 있음을 알아서, 말씀을 기준으로 자신을 살피며 수렴해가면 이렇게까지 서로 원수같이 과격하게 ‘내란선동적’인 정치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매스컴과 시민단체와 댓글부대들의 국민 갈라치기에 말려들어 속수무책으로 괴물로 변해가지도 않을 것이다. 한쪽 국민을 들어 다른 국민을 치게 하는 선동적인 정치, 갈등을 증폭시켜서 반사이익을 취하는 방식에는 가담도 하지 않을 것이다.
_85-86

현대의 우상과 관련하여 우리가 생각할 더 중요한 것은 이데올로기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데올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상이 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데올로기가 이 사회를 구원하리라 기대한다. 더러는 그 우상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서 다른 사람의 말을 차분히 들을 수도 없다. 그 속에서 우상이 난리를 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데올로기와 진영이라는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지를 무엇으로 아나?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무엇이 당신의 태도를 결정하는지를 보면 안다. 다음의 네 가지 질문으로 테스트해보라.
· 하나, 그 사람의 말을 충실히 듣고 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수 있나?
· 둘, 그 사람의 말을 듣다 말고 ‘이 사람 우측 아냐? 이 사람 좌측 아냐?’ 하는 생각부터 먼저 하나? 그 사람의 말을 깊이 듣고, 그 말의 옳고 그름을 따라 공감하며 이해하기보다, 우선 마음과 귀를 닫고 ‘이 사람, 어느 진영의 사람인가’를 먼저 알려고 하지 않는가?
· 셋, 당신의 판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이건 좌측 생각 아냐? 이건 우측 생각 아냐?’라는 생각인가?
· 넷, 인터넷에서 어떤 글을 읽을 때, 그 글쓴이의 진영을 알게 되면 그 말이나 글을 듣고 볼 필요도 없이, 그냥 그 제목 하나만 읽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_150-151

성경은 좌파나 우파와 같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모든 이데올로기가 수렴해야 할 중심이요 기준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인은 단순히 어느 이데올로기에 올라탈 것이 아니라, 그 이데올로기가 성경의 정신을 따라 성경의 기준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성경은 세심한 책이다. 그러므로 피상적으로 읽지 말고 깊이 생각하며 읽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 사회의 여러 갈등 요소들에 대한 성경적 입장을 각자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자면 성경에 답이 있다는 확신을 갖는 일이 우선 중요하다. 그 확신이 있어야 성경 속에서 기독교적 원리를 찾는 노력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_213
프롤로그 : 시대의 질문을 피하지 않는 마음으로

part 1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치 바라보기

1장· 이념이 편만한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의 책임
2장· 정치 공간에서 그리스도인의 기준과 용기
3장· ‘타락한 현실’에 대한 가장 실제적인 시선
4장· 두루 따뜻한 하나님의 시각으로
5장· 그분의 뜻은 이미 나타나 있다
6장· 실천과 들음의 균형

part 2 그리스도인의 생각의 출발점

7장· 이데올로기에 물든 청중, 무엇으로 설득할까?
8장· 이런 첨단 시대에 왜 레위기인가?
9장· 샬롬의 희망, 우리의 책임
10장· 당신은 무엇이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가?
11장· 이데올로기라는 우상
12장· 이념 전쟁과 안식일
13장· 저항의 정신으로
14장· 그들도 너처럼 쉬게 하라

part 3 공동체 : 하나님나라 분양 위한 모델하우스

15장· 그 뼈들은 왜 군대로 살아났을까?
16장· 소금의 맛
17장· 다 ‘내게로’ 오라

에필로그 : 미흡하다고 아쉬워할 그 누군가를 환영하며
내 성도들에게 꼭 하고 싶은 그 설교를 고 목사님이 했다.
- 박은조 목사(은혜샘물교회 은퇴)

좌냐 우냐, 내 편이냐 아니냐를 묻는 물음 앞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처신하는 법을 속시원히 풀어주셨다.
-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

그리스도인의 책임있는 사회적 책임을 복음의 시선으로 잘 안내해주셨다.
-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정치라는 주제에 대해 성경의 권위를 바탕으로 당당하게 쓴 책이다.
- 이규현 목사(은혜의동산교회)

혼란스런 정치적 이슈에 대한 통찰과 해석을 회피할 수 없다는 그의 확신이 좋다.
- 정갑신 목사(예수향남교회)

정치라는 극도로 예민한 주제를 강단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교회 안에서 어떻게 건강한 담론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 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

양비론이 아니라, 시대를 분별하며 우리가 갈 길을 적극적으로 안내한다.
- 김병년 목사(다드림교회, 복음과상황 발행인)
고성제
미성숙한 시기에 교회 현장에서 목격되는 아픔 때문에 방황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목회 현장의 고통스런 모습을 보면서도 마음으로는 간절히 신학하기를 소원했다. ‘현실 교회는 그러해도 주님은 그렇지 않으시다’라는 믿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엔 ‘정치와 교회’라는 문제로 고민했다. 늘 시원스런 답이 없었고(지금도 그렇지만), 그래서 끝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목사인 아버지에게 대들기도 했으며 답을 모르는 데에서 오는 무력감에 방황하기도 했다. 이후 ‘삶의 현장 속에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는 늘 저자를 괴롭히는 문제였다. 신학을 시작하기 전에도, 부르심을 확인함과 아울러 ‘성도들의 삶’에 대한 이해·공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10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우리 사회의 갈등은 저자의 마음에 늘 부담이 되었다. 특히 극단적 정치 갈등 속에서 성도들과 목회자들이 성경적 사상과 이데올로기를 구분하지 못한 채 휘둘리고, 심지어 같은 교회에서 예배드리고도 작은 정치 얘기 한 마디에 적이 되는 현실이 개탄스러웠다. 목회자로서 그런 현실에 답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런 혼란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준거 삼을 원리를 찾아 말해주어야 할 책임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러기엔 자신이 턱없이 부족함을 절감하고, 교회에 ‘연구 기간’을 요청하여 4개월간 칩거한 끝에 이 책의 내용을 설교하게 되었다.
이 책의 1부는 <조국 사태>로 한국 사회가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나뉘어 엄청나게 갈등하던 바로 그 시기에 8회에 걸쳐 행해진 설교를 요약한 것으로, 기독신문에 연재된 것이다. 2부와 3부는 그 이후 정치적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그때 참고할 기독교적 가치를 설교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
현재 평촌새순교회 담임목사로서, 한국교회의 복음적 개척·갱신·부흥과 건강한 복음적 생태계 복원을 위해 협력하는 (사)복음과 도시(City to City Korea와 The Gospel Coalition Korea)의 이사로도 섬기고 있다(ctckorea.org / tgckorea.org). 부산대학교 상과대학과 총신신대원(M.Div.)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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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날드 사이더 / 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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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 SFC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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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주 외 15인 / 새물결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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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트루먼 / 지평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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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식 / 우리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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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제 / 아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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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정치 공간에 그리스도인으로 서기
저자고성제
출판사아르카
크기(140*210)mm
쪽수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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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2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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