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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그리움의 저편   아득한 시절의 자전적 비망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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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차정식  |  출판사 : 꽃자리
발행일 : 2022-05-05  |  (140*210)mm 272p  |  979-11-86910-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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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박한 자전적 비망록은 저자가 자의식이 생긴 대략 너덧 살 어린아이 때부터 서른에 이르기 전 몸이 겪어낸 자잘한 일상의 기록이다. 어설프고 어리숙했기에 돈키호테의 막무가내 열정으로 낯선 세계와 부대끼길 두려워하지 않던 시절이었다. 키와 몸무게가 늘어나면서 정신도 꾸준히 자랐겠지만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저자를 둘러싼 사람들과 만나고 엮인 인연은 생에 다채로운 무늬와 얼룩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오늘도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고 그 권태 속에 스트레스가 일용할 양식으로 넘쳐날 때, 또 원치 않는 억압적 상황에 부지불식간 포위되어 치일 때 저자는 흔적으로 남은 그 아득한 시절의 천연 공간으로 연거푸 피정을 떠나곤 한다. 그러면 다시 과잉 거품 속에 더께 진 내 욕망의 실체가 보이고 세월 속에 오래 풍화된 내 영혼의 몰골이 다시 정리된다. 덩달아 저자는 비로소 알아차린다. “아, 내가 잃어버린 그리움의 저편에서 아직 무던하게 생육하고 번성하는 생명의 온기가 바람에 실려 이편으로 불어온다는 사실을!” 또 아주 드물게 깨닫기도 한다. “이 덧없는 생이 마무리되는 그 순간, 나는 고통 속에서도 환하게 미소 한 점 남길 수 있으리라고.”
*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어느 날 마들렌 빵 냄새를 열쇠구멍 삼아 그의 풍성한 유년기를 복원해냈다.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내 그리움의 원형인 그곳을 흑백사진의 희미한 윤곽이라도 살려 내 지친 중년의 삶에 한 바가지 시원한 샘물을 공급할 수 있을까.

* 앵두 열매의 그 발그레한 이미지에서 소년은 어렴풋이 모종의 순정을 감촉했을까. 앵두가 익어가는 봄날엔 소년의 여린 감성의 촉수도 덩달아 벙그는 듯했다.

* 뒷동산 너머의 지세는 까마득한 평야 일변도로 소년의 좁은 시야로는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매우 광활하였다. 나는 뒷동산에 올라가 그 밑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가끔 바라다보며 언젠가는 이 시골을 떠나 저 평야 건너 미지의 세계로 나가 광활한 바깥세상을 탐험하고 싶은 열망을 불태우곤 하였다.

* 내 유년기의 겨울은 유난히 길었다. 햇볕에서 흘러들어온 그 따뜻한 감각이 소년의 고독 깊숙이 스며들기를 바라면서 현재의 시간이 흘러갈 머나먼 미지의 세계를 꿈꾸는 일이 그렇게 뭉실뭉실 내면을 수놓으며 잦아졌다. 소년에게 바야흐로 몽상과 사색을 징검다리 삼아 내면의 풍경이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 우리 몸을 스쳤던 그 시절 그 고마운 물은 지금 제 몸을 갈고닦아 도통했을는지 모를 일이다. 모두 바다에 모여 옛날 우리 동네를 맴돌면서 만난 추억을 그리워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까.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시를 읽으면 지금도 설렘의 온기가 심장에 고인다. 모든 세상사가 동화로 변모하고 마구마구 기도하고 싶어지고 내 영혼은 꽃으로 변신할 듯하고 햇빛처럼 날아갈 듯하다.

* 탐욕의 총량이 증폭한 시대일수록 조그만 이익과 손실의 편차에도 광분하기 쉽고 폭력적인 해를 끼치는 사태가 잦아진다. 반면 그 시절 가난한 유년기의 음지에서 만난 분들, 점포를 맞대고 장사하던 그 이웃들은 군자나 현자는 못 되었지만 수더분하게 온정을 나눌 줄 알았다.

* 내 신앙의 기원은 허다한 장삼이사들처럼 모태신앙도 아니었고, 감동적인 아무개들처럼 극적인 회심을 거친 뒤 불타는 사명감으로 이글거리는 충량한 복음주의자와도 거리가 멀었다. 그저 엉거주춤한 포즈로 나는 우울한 낭만의 겨드랑이를 긁적이며 신학이란 낯선 세계를 엿보고자 두리번거리던 변두리의 한 어설픈 이방인에 불과했다.

* 방황과 방랑의 시절, 나는 불효막심하게도 내 생명을 스스로 마감하려는 극단적인 짓을 마치 모험하듯 저지르려고 두 번이나 벼랑 끝으로 성큼 다가간 적이 있다.

* 그리움의 저편 잊었던 것들이 시시때때로 번개 치듯 뇌리를 스치면 내 영혼은 몸살을 앓는다. 어지러운 파편이 되어버린 그 모든 순간의 기억들을 뚝 떼어 영원의 무대 위에 현상하고 싶어 하는 몸부림을 통째로 품고 다닌다.
서문 그 푸른 생명의 시절, 사소한 얼룩과 무늬의 흔적을 찾아서
1. 빠금장의 환후
2. 작은 집 안팎의 지형, 물상들
3. 안동네의 자연 배경
4. 안동네의 전반적 인문지리
5. 먹을거리들-식물성
6. 먹을거리들-동물성
7. 이웃들(1)
8. 이웃들(2)
9. 이웃들(3)
10. 이웃들(4)
11. 호모 사케르, 증팔이의 추억
12. 사랑채의 사람들
13. 수상한 방문객들
14. 공동체의 대소사들
15. 씻기
16. 우물들
17. 불우한 가계
18. 엄마
19. 놀이들(1)
20. 놀이들(2)
21. 놀이들(3)
22. 놀이들(4)
23. 동굴
24. 국민학교
25. 등하굣길 에피소드
26. 운동회와 소풍
27. 첫사랑
28. 이사 후의 신세계
29. 놀이의 진화 또는 주전부리의 심화
30. 범표신발과 그 주변(1)
31. 범표신발과 그 주변(2)
32. 범표신발과 그 주변(3)
33. 콧물라면, 물쫄면
34. 기쁘고 슬픈 선생들
35. 중창단, 문학의 밤
36. 교회와 기독교 신앙
37. 신학적 자전기
38. 대학 생활과 그 이후의 청춘
39. 두 번의 자살 시도
40. 시카고 디아스포라의 세월(1) - 메코믹신학교와 그 주변
41. 시카고 디아스포라의 세월(2) - 메코믹 이후, 시카고대학교의 학풍
42. 이민교회(1)
43. 이민교회(2)
44. 후기 - 아스라한 디아스포라의 나날들
차정식
차정식은 1982~1996년에 서울대학교, 미국 메코믹신학대학원, 시카고대학교 신학부에서 제도권 공부를 마쳤다. 그 뒤로 1997년 이래 전주 인근의 한일장신대 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주요 전공인 신약성서학과 그 언저리의 문화적 신학적 관련 주제를 다각도로 탐구해왔다. 그 사이에 한국신약학회 회장과 한국기독교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다. 부지런히 글을 써서 현재 공저 포함해 50여 권의 책과 130여 편의 논문, 비평 에세이를 생산했다. 흙과 부대끼는 육체노동을 사랑하여 모악산과 금오도의 거친 땅을 개척해 일구고, 골목교회에 옥상정원을 조성하는 등 성서 전통과 그 신학적 비전이 소소한 일상 속으로 성육화한 생태적 삶에 관심이 깊다. 금오도의 바닷가에 집까지 지어 도시 생활에 지친 나그네를 환대하는 버릇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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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잃어버린 그리움의 저편
저자차정식
출판사꽃자리
크기(140*210)mm
쪽수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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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22-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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