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지금 우리가 아는 예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 흔히 볼 수 있는 성화에 그려 있는 예수의 모습이란 그 화가의 마음속에 있는 예수의 초상일 것이다.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예수의 모습 즉 내가 고백하는 예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나는 나의 참모습을 살펴보고 이런저런 때 내게 다가오신 그분 바로 예수에 대한 기억과 감동을 되살려 보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도마가 “나의 주요 나의 하나님”이라고 한 고백처럼 예수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고백을 절절하게 해보면 그 밑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초상화까지는 아니어도 예수의 캐리커처 하나쯤 마음속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의 모습을 잘 알아야 하겠다.
텔레비전을 보면 기상 캐스터, 뉴스 캐스터, 시사 캐스터, 스포츠 캐스터와 같은 직업을 가진 분들이 나온다. 이들은 주로 현재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자세히 소개하고 아울러 앞으로 전개될 추이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한마디로 전체 흐름을 알게 하는 이들이고 흐름을 읽어 주는 분들이라 하겠다. 바라기는 이 책이 복음서의 캐스터 Gospels Caster 가 되어 네 개의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솝 우화에 외눈박이 사슴 이야기가 있다. 사냥꾼에게 한쪽 눈을 잃은 사슴이 외눈이지만 최선을 다해 숲을 경계하며 풀을 먹는데 엉뚱하게도 바다에서 낚시하던 낚시꾼들에게 잡아먹힌다는 얘기다.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라는 현상이 있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언스라는 두 심리학자가 1997년 ‘보이지 않는 고릴라’라는 실험을 통해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예수의 생애에 관한 우리의 지식도 외눈 사슴과 같아 복음서 중 한쪽 중심으로 보고 있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무주의 맹시’처럼 예수의 참모습보다는 자기가 보고 싶어 하는, 그리고 자기가 아는 부분만 보기도 한다. 어떤 학자들은 자기의 주장을 하려고 복음서의 특정 부분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예수의 전체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예수에 대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바른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복음서들이 전하는 사복음서 저자들의 네 개의 시선으로 예수의 생애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사람들이 예수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세계사의 관점에서 성경의 문화 사회적 배경을 보
완 설명하였다. 그리고 좀 더 쉽게 성경 본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새번역과 공동번역을 사용하였다.
네 개의 시선으로 예수를 볼 때 더 입체적이고 실감 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참 예수의 모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의 말씀을 텍스트의 관점에서, 또한 당시 사회적 상황과 현대에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콘택스트라는 관점에서 접근하였다. 이 책은 예수의 생애를 거시적인 시각에서 사복음서를 통합적이고, 합리적으로 연결해서 전체적으로 읽으려고 하였다. 그래서 먼저 복음서들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읽으려 하였다. 어디에 숲이 있고, 강 모양이 어떻게 다른지, 실개천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호수는 있는지 등을 살펴보려 하였다.
복음서를 큰 틀 안에서 그 흐름과 네트워크를 찾아 서로 연결하려고 노력하였다. 네 개의 복음서는 상호 보완적이다. 이 복음서에서 던진 질문의 답이 다른 복음서에 있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성경에는 중요한 내용이나 말씀, 단어들이 반복되어 있는데 이 점에도 주의를 기울이었다. 그리고 각각의 신앙공동체가 갖고 있는 전승이 들어 있다. 특별히 예수 수난의 경우 사복음서가 자신들이 속해 있는 신앙공동체의 전승을 적극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예수의 수난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게 한다. 그래서 이 네 개의 전승을 종합 정리하여 예수의 얼굴이 보이도록 노력해 보았다.
무엇보다도 예수의 말씀에 참 의미를 찾으려고 미시적으로 접근하여 네 복음서가 갖고 있는 미묘한 차이나 서로 다른 입장을 찾아내 설명하려 하였다. 그래서 예수의 말씀에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헬라어 단어들이 갖고 있는 의미들을 찾아내서 함께 소개하기도 하였다. 항상 본문의 행간을 읽으려고 했고 믿음의 상상력으로 읽으려고 하였다. 부디 예수의 모습과 생애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바란다.
예수의 생애를 읽는 분들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동로마 제국은 문장으로 검은 쌍두 독수리 문양을 사용했다. 본래 예루살렘 왕국의 검은 독수리에다 머리를 하나 더 넣은 것이라고 한다. 몸 하나에 머리가 두 개인데 서로 반대편을 보고 있다. 동로마 제국을 계승한다고 자부하던 신성 로마제국, 세르비아 대공국, 합스부르크 가문, 독일, 러시아 제국 등도 자신들의 상징으로 이 쌍두 독수리를 사용했다.
쌍두 독수리의 두 머리는 비잔티움 제국의 영적 힘과 세속의 힘을 의미했다. 문장 속에 독수리는 발이 두 개인데 각각 성서와 왕관을 쥐고 있다. 적절하지는 않지만, 한 손에는 성경, 다른 한 손에는 신문을 읽으라고 하던 칼 바르트 Karl Barth가 생각난다. 신약의 네 권의 복음서는 네 명의 저자가 쌍두 독수리처럼 네 개의 시각으로 예수의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예수의 생애를 읽는 사람은 마치 쌍두 독수리의 네 개의 시선을 가지고 네 개의 발에 각각 네 권의 복음서를 움켜쥐고 있는 자세로 읽으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숲도 보고 나무도 보려고 하였는데 욕심만 앞세운 것 같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이지만 바라기는 이 책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예수의 모습을 그려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끝으로 이 책을 추천해 주신 성결대 김상식 총장님, 협성대 신동욱 총장님, YMCA 아시아 태평양 연맹 남부원 사무총장님, 놀이 미디어 교육센터 권장희 소장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한 바쁜 가운데에도 내용을 감수해 주신 서중석 교수, 엄현섭 교수, 최재건 교수, 임평구 목사 그리고 열정을 다해 교정해 주신 이성규 교수, 손재완 교보문고 전사장께 감사를 드린다.
추천사
머리말
일러두기
1. 믿음의 시금석인 동정녀 수태
2. 동방박사와 목자들
3. 두 개의 족보와 생명책
4. 광야를 떠나는 예수
5. 세례 요한이 나타나다
6. 예수 세례를 받다
7. 예수 시험을 받다
8. 제자들을 부르다
9.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다
10. 귀신을 쫓아내다
11. 안식일 문제로 갈등이 시작되다
12. 너희에게 화가 있으라
13. 깨어 있어라
14. 준비하라
15.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16. 세 번의 수난 예고,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한다
17. 제자도, 자기 십자가를 지라
18. 너희는 물로 된 포도주다
19. 거듭나라, 영생을 주리라
20. 사마리아 수가성 여자와의 대화
21. 예수와 향유
22. 산상에서의 변형
23. 예루살렘 입성
24. 성전 정화, 새로운 성전을 꿈꾸다
25. 예루살렘 멸망 예언
26. 공권력에 의한 예수의 체포 시도
27. 가룟 유다 예수를 팔다
28. 마지막 만찬
29. 생명의 떡, 나를 먹는 그 사람
30. 발을 씻어주다
31. 베드로의 부인을 예언하다
32. 겟세마네의 기도
33. 고별 기도
34. 예수, 잡히다
35. 유대인들의 세 차례 심문
36. 베드로의 세 차례 부인
37. 빌라도와 헤롯의 심문
38. 세 번에 걸친 빌라도의 무죄 주장
39. 가혹 행위
40. 골고다로 가는 길
41. 십자가 위에서의 오전
42. 십자가 위에서의 오후
43. 장사 지내다
44. 죽은 자를 살린 예수
45. 빈 무덤
46.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
47. 제자들에게 나타나다
48. 도마의 믿음
49. 예수의 마지막 명령
50. 승천

신앙생활의 성장을 위한 안내서 / 김상식 성결대학교 총장
복음서는 기독교 신앙의 기초이자 정점을 이루는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에 관해 기록한 사복음서는 각 기록자들의 관점과 특징을 가지며 이것을 한눈에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된다.
그런 이유로 복음서를 읽는 독자들은 한쪽으로 치우친 예수의 상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저자는 한 사건 혹은 주제에 대한 네 복음서의 시선을 균형 있게 안내하여 예수의 생애와 복음서에 대한 이해가 한 방향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돕는다. 각 복음서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을 제시하고, 그 후 각 복음서에 나타난 공통된 내용을 어떻게 독특하게 묘사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사회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복음서에 관한 수많은 책이 이미 출판되었지만 이 책만이 가지는 고유함은 복음서의 신학적, 역사적 내용으로 그치지 않고 동방박사, 성탄절, 안식일 규례 등 신앙생활과 관련된 기독교적 교양과 상식에 관한 내용을 함께 담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알고 통용되는 성서적 지식뿐만 아
니라 성서 원어를 비롯하여 신구약 중간사, 외경 등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에 대해 친절하게 소개한다. 또한 신학적 논의와 관련해서도 다양하고 폭넓게 다루며 복음서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한층 더 진지하게 만든다.
이 책은 복음서 안에 들어있는 기독교의 기초적인 지식을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신학적인 깊이를 놓치지 않고 전달한다. 복음서의 주요 주제와 이야기를 통해 예수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복음서 내용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해석을 통해 독자들이 복음서의 내용을 현실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신앙의 성장기를 지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약성서와 복음서를 구성하는 세계와 역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그 안에 담겨 있는 신학적 주제 그리고 각 복음서가 가지는 독특성과 함께 그 안에 담겨 있는 예수 그리스도 그 자체를 총체적으로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준다. 표면적으로 보이던 예수의 상을 입체적으로 구성하게 하며 그의 삶과 가르침이 독자의 삶에 적용되게 인도한다.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예수의 생애』를 통해 복음서에 담긴 신학적 깊이와 너비를 발견하고 기독교의 기초적인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며, 신앙생활의 시작을 넘어 성숙해지고자 하는 성장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 모두를 위한 신앙의 여정에 귀중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예수가 꿈 꾼 세상을 볼 수 있기를 / 신동욱 협성대학교 총장 대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보면 본질적인 질문 없이 삶의 방향과 목적을 상실한 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터넷이나 영상 문화에 중독되다시피 하여 살아가는 이들 세대를 바라보면서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예수를 알게 할까, 복음의 진리를 깨닫게 할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저자는 예수의 삶의 궤적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독교인들, 그리고 나아가 자신의 삶과 예수를 연결시켜 보려는 청소년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끔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구체적으로 그 대답을 찾게 될 것이고 또한 ‘나의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더 풍성하고 묵직한 삶의 지침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네 명의 복음서 저자들이 각각 본 예수의 일생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복음서의 리크리에이터로서 거시적인 시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동정녀 출생으로부터 부활 승천에 이르기까지 전 생애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 있는 50가지 주제 중에서 독자는 예수와 유대 지도자들 간의 여러 가지 갈등뿐 아니라 수난을 위해 예루살렘을 향해가는 예수의 모습, 그리고 우리에게 일러준 유언과 같은 말씀, 예수가 꿈꾼 세상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예수님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사복음서를 통시적으로 연결시킨 엄청난 신학적 작업의 결과물이라
하겠다. 그런데 저자는 특별히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예수님의 모습만을 보고자 하는 ‘무주의 맹시’를 경고하고 있다.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예수의 생애』라는 이 책을 통해서 예수의 숨결을 느끼고 예수의 손짓, 몸짓을 상상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예수만이 우리의 희망이고 기쁨인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부디 이 책이 이 땅에 살고 있지만 하늘에 속한 그리스도인들과 청소년들을 예수에게로 인도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 확신하면서, 이 책을 추천한다.
예수를 이해하는 새로운 시도 / 남부원 아시아태평양 YMCA 연맹 사무총장
마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구나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성서를 읽기 시작하면서 성서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을 삶의 목표로 하는 경건주의와 복음주의 운동들이 여러 곳에서 우후죽순처럼 솟아 났다. YMCA 운동 역시 그중 하나로서 1844년 영국 런던에서 당시 산업화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청년들의 신앙과 정신적 향상을 목적으로 소그룹 중심의 성서연구와 기도 모임으로 시작했다. 우리나라 역시 YMCA가 시작되면서 월남 이상재, 삼성 김정식, 다석 류영모, 오방 최흥종뿐 아니라 김천배 선생 등 많은 지도자들이 성서연구에 앞장서 왔다. YMCA에서 오래 활동을 한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아마도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성경에 있는 예수의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리라.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신약의 사복음서를 꼼꼼히 대조하며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이름 붙인 50개의 주제마다 네 복음서의 저자들이 어떻게 각 주제들을 묘사하고, 설명하고, 증언하는지를 ‘따로 또 같이’의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소설처럼 쉽고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믿음의 시금석인 동정녀 수태’로부터 ‘예수의 마지막 명령’과 ‘승천’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주제 꼭지 꼭지마다 네 개의 복음서 기자가 어떤 신앙 전승의 흐름에서 그 주제를 이해하고 증거 하는지를 자못 지루할 정도로 상세히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으며, 또한, 이와 연관된 구약성서의 증언들은 물론 중요한 성서학자들의 해설을 자세히 인용함으로써, 독자들이 ‘여러 가지 음식을 다양하게 섭취한 후 그 종합적이고 깊은 맛을 되씹으면서 음미하도록’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비기독교인들을 포함해서 이른바 ‘독실한’ 기독교인들 가운데 예수와 하나님 나라 그리고 성서와 신앙(믿음) 등 기독교의 핵심 개념들에 대해 이미 굳어진 자기 이해의 틀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도 이 책은 그렇게 굳어진 이해의 틀을 깨고 예수와 복음서에 대한 새로운 배움과 이해를 향해 우리 자신의 ‘영적인 문’을 활짝 열라는 부름이요 초대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혼인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이 그 귀한 하나님 나라에의 초대를 거절해 버린다는 예수의 비유처럼, 이 책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예수의 생애’는 우리가 여러 가지 핑계로 놓치지 말아야 할, 하나님 나라에 대해 새로운 배움에 이를 수 있는 또 하나의 귀한 초대라고 감히 생각하면서,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하고 싶다.
사복음서의 나침판 권장희 놀이 / 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그리스도인들은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이라고 부르는 네 개에 다른 모양의 산봉우리가 있는 하나의 복음서라는 큰 산을 늘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복음서를 읽다 보면 산속을 여기저기 헤매듯이, 나왔던 사건이 또 나오고, 순서나 위치가 다르고,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것 같은 이야기를 만나면서 당혹스러워한다. 왜 한 사건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왜 이 시점에서 이 이야기가 나오는지 궁금증은 계속 일어나지만, 그저 읽기만을 통해서는 그 내용을 속 시원하게 가늠해 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네 개에 복음서가 비록 헬라어라는 한 가지 언어로 쓰여있다고는 하지만 그 쓴 시기가 다르고 각 복음서의 배경이 되는 신앙공동체 구성원의 비율이 다르고, 지리적 위치와 그 문화가 다르다. 무엇보다도 각각의 신앙공동체가 갖고 있는 긴급한 문제가 다를 뿐 아니라 예수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전승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복음서를 읽는다고 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예수의 생애』라는 이 책은 바로 모든 그리스도인을 위한 일종의 사복음서 안내서라 하겠다. 이 책은 복음서를 읽을 때, 혼란하지 않도록 좋은 나침판 역할을 한다. 저자는 먼저 독자들에게 누구든지 산에 들어가 산세와 지형과 생태계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먼저 주제에 대한 전체적인 개요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복음서의 네 명의 저자들의 시각에서 각각의 사건들을 일일이 대조 비교하고, 그 메시지의 차이를 찾아내 보여주고 있다. 주제에 따라 복음서 간에 유사한 부분, 차이 나는 부분, 순서와 배경, 왜 이 사건이 이 순간에 중요한지에 대한 역사적, 시대적, 문화적, 종교적 의미를 함께 설명한다. 또한 세계사적, 문화인류학적, 종교적 배경, 신학적 견해들까지 꼼꼼히 챙겨 소개하고, 특별히 구약성경과의 연관 관계를 일일이 찾아내어 연결하고 있다.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예수의 생애』는 2천 년 전의 중동지역 대제국 로마의 작은 식민지 이스라엘 땅에서 살았던 예수의 일생이 오늘을 사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일종의 성경 교사가 되는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거대한 연구 작업을 진행한 저자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