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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사회이론   세속이성을 넘어서
(Theology and Social Theory : Beyond Secular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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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 존 밀뱅크/서종원,임형권  |  출판사 : 새물결플러스
발행일 : 2019-02-24  |  (152*225)mm 양장 826p  |  979-11-612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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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정통주의(Radical Orthodoxy)는 그 이름부터 의문을 자아낸다. 기독교 정통주의를 천명하는 신학이론이 어떻게 급진적일 수 있는가? “정통”을 수식하는 “급진”이란 말은 그 어원이 함의하는 대로 “근본(적)”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이 새로운 신학운동에 대한 질문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것이 표방하는 정통이 이른바 세속적 근대성을 비판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아우구스티누스로 대표되는 교부신학의 준거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라면, 이는 과거의 정태적이고 유기적인 공동체에 호소하는 복고적 태도가 아닌가? 기독교의 자의적 세계관에 기초해서 사회과학 일반에 대한 신학의 우위를 내세우는 것은 근거 없는 신앙지상주의가 아닌가? 근대성(modernity)을 넘어선 “탈근대 신학”(postmodern theology)을 지향한다는 미명하에 모든 사상의 “공존가능성”(compossibility)을 상정하는 것은 뻔한 자유주의적 어법 뒤에 근대성의 또 다른 얼굴인 가치중립적 합리주의를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러한 다소 신랄하고 때로 오해 섞인 질문들에 대해 당장에 속 시원한 해답을 내어놓기에 앞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아직도 한국 신학계에 그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급진 정통주의의 지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아닐까?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출간된 존 밀뱅크의 "신학과 사회이론"(Theology and Social Theory)은 급진 정통주의 기획의 효시가 되는 기념비적 저작으로서, 최근 들어 의문과 논란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급진 정통주의의 영토를 답사하고자 하는 신학적 인문학적 과학적 지성들 앞에 그 비밀의(theurgic) 초대장을 내밀고 있다.

"신학과 사회이론"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신학과 자유주의”(Theology and Liberalism)라는 제목이 붙은 제1부에서는 급진 정통주의의 비판 대상인 근대적 세속 이성(secular reason)이 그 활동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세속부문(the secular)을 형성한 최초의 사례로 과학적 정치학과 정치경제학을 지목하면서, 그 두 분야가 신학에 대해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왜곡된 성격을 분석한다. 제2부 “신학과 실증주의”(Theology and Positivism)에서는 이데올로기적 자유주의와는 변별되는 근대성의 또 다른 측면인 실증적 접근방식을 취급하는데, 밀뱅크는 사회를 총체적이고도 근본적인 실체로 상정하는 실증주의의 환원적 태도는 신학에서 말하는 신적 섭리(providence)에 유사한 대체물이라고 비판한다. 따라서 이러한 실증주의의 후예인 현대 사회학뿐 아니라 그 방법론을 그리스도교에 대한 분석에 적용한 종교사회학의 막다른 상황을 지적하는 가운데, 사회에 대한 대안적 담론으로서의 신학(사회과학으로서의 교회론)을 재정립하기 위한 포석을 놓는다.

제3부 “신학과 변증법”(Theology and Dialectics)에서는 근대성에 대한 본격적 비판 작업을 수행한 헤겔 철학과 마르크스 사상을 취급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저자가 두 사상가에 대해 양동 작전을 구사하는 점이다 이를테면 6장의 경우 헤겔의 공헌 중에 계몽주의적 세속 이성에 대한 비판을 통해 철학적 로고스(logos)를 신학적 로고스(Logos)로 변모시킬 가능성을 발견하면서도, 그가 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의 변종인 “변증법”에 매몰된 것을 영지주의적 이단에 비견한다. 7장에서는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와 근대국가의 작동기제를 비판한 것을 세속 권력에 대한 해체의 시도라고 긍정하는 한편, 그의 변증법적 유물론과 유토피아적 미래상에 잠재한 자유주의적 요소에 대해서는 비판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현대 가톨릭 사상을 다룬 8장이 “변증법”과 함께 묶여 있는 것이 다소 부자연스러워 보이지만, 해방신학을 비롯한 정치신학이 “변증법”의 한 갈래인 마르크스의 사회이론에 의존하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겠다. 8장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밀뱅크 자신이 영향 받았다고 공언하는 가톨릭의 “새로운 신학”(nouvelle theologie)을 취급하는 대목이다. 그는 “자연의 초자연화”(supernaturalizing of the nature)를 상정하는 앙리 드 뤼바크(Henri de Lubac)의 통합주의(integralism)를 “초자연의 자연화”를 말하는 라너(K. Rahner)의 통합주의와 비교하면서, 전자의 원류가 되는 모리스 블롱델(Maurice Blondel)의 “행동”(action)의 철학을 소개한다. 이 점에서 8장은 급진 정통주의의 기획을 추동해 가는 저자의 신학 방법론 내지 형이상학적 틀과 관련하여 중추적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신학과 차이”(Theology and Difference)라는 이름의 제4부는 본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은 여기서 급진 정통주의의 기획이 어째서 정통적이면서, 아니 정통적이기에 참으로 급진적(radical)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가 제시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한 교부신학을 바라보되 그것을 넘어 그리스도교의 본래적 서사(narrative)를 회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정통적이며, 그러한 정통적 시각에 따른 통합적 유비적 참여적 전망이 근대성을 극복하려고 하는 다른 탈근대의(postmodern) 사회이론들보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급진적이라고 하겠다. 이렇듯 세속 이성이 구축한 근대성을 넘어서려는 탈주선(ligne de fuite) 위에서 밀뱅크는 급진 정통주의와 다소간 변별되는 두 개의 목소리를 만난다. 그 하나는 데리다 리오타르 들뢰즈 등으로 대표되는 탈근대주의 철학이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지닐 수밖에 없는 니체적 허무주의(Nietzschean nihilism)며, 이에 대해 그는 “존재론적 폭력”(ontological violence)이라는 제목이 붙은 10장에서 그 원류인 니체와 하이데거로부터 시작하여 대항 계보학적 접근을 통해 비판적으로 다룬다. 다른 하나의 목소리는 11장에 등장하는 매킨타이어(A. MacIntyre)의 철학적 실재론이다. 밀뱅크는 자신의 기획과 가장 유사해 보이는 매킨타이어의 입장이 차이에 근거한 귀족적 탁월성을 추구하는 고대적 덕성에 대한 예찬인 반면에, 자신이 말하는 “차이의 덕”(virtue of difference)은 무한자(The Infinite One)이신 하나님 안에 다수의 차이를 조화로이 포용하는 기독교적 덕성(곧 평화의 존재론)에 기반한 것임을 천명한다. 끝으로 지금껏 근대성에 대한 비판과 거부(1부와 2부) 및 근대성을 비판한 세속적 시도에 대한 신학적 평가(3부와 4부)를 전개하는 가운데 부분적으로 예시되고 어렴풋이 제시되었던 저자의 목소리가 마침내 “다른 도성”(The Other City)이라는 제목이 붙은 12장에서 하나로 어우러져 웅장한 화음을 울려낸다.

본서가 취급하는 서구의 사상 조류는 “플라톤으로부터 들뢰즈까지”(all the way from Plato to Deleuze)를 망라할 정도로 광범위하며 세속 사상을 대하는 그 신학적 비평의 시각은 치밀하고도 예리하다. 한마디로 밀뱅크의 기획은 세상(saeculum)을 품어내는 넓이와 깊이에 있어 "신국론"(De civitas Dei)에 비견될 만하다고 하겠다. “들을 귀가 있는” 독자라면 사회이론의 울창한 숲속으로 난 좁은 길을 거쳐 십자가(Crux) 저편 “평화의 도성”을 향해 우리를 안내하는 온화하고도 확신에 찬 테올로기아(Theologia)의 소리를 결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
근대 신학이 처한 비애는 그 거짓된 겸손에 있다. 신학에 있어 이러한 태도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왜냐하면 신학이 메타담론이기를 포기한다면, [...] 만약에 신학이 여타의 담론들을 자리매김하고, 그 한계를 정해주며, 때로 비판하는 과업을 더 이상 수행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담론들이 역으로 신학을 자리매김하는 일이 불가피하게 초래될 것이다.
[...]
그렇지만 그리스도교는 어떤 원초적 폭력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스도교는 무한자를 혼돈이 아니라 하나의 조화로운 평화로 보는데, 이 조화로운 평화는 모든 것을 전체화하는 이성이 지닌 구속의 권력을 넘어선다. 평화는 더 이상 자기동일성에로의 환원에 의거하지 않으며, 다만 조화로운 차이를 지닌 사회성(sociality)일 뿐이다. [...] 그와 같은 그리스도교의 논리는 근대적 세속이성으로 해체할 수 없다. 오히려 그리스도교는 차이, 비전체화, 의미의 불확정성이 필연적으로 자의성과 폭력을 함축한다고 하는 니체식의 가정이 결코 필연적이지 않음을 드러낸다.
_“서론” 중에서

한때 “세속”(secular)이란 말은 존재치 않았다. [...] 오히려 사제권(sacerdotium)과 왕권(regnum)이라는 이중의 측면으로 이루어진, 단일한 그리스도교 왕국 (Christendom)이 존재했다. 중세 시대에 세속을 가리키던 세쿨룸(saeculum)이란 말은 공간이나 영역이 아니라 시간, 즉 타락과 종말(eschaton)사이의 중간기(interval)를 의미했다. [...] 이론상으로나 실제에 있어서, 하나의 영역으로서 “세속 부문”(the secular)을 정립하거나 혹은 상상해내야만 했다. [...]
이렇듯 신학이 지배권을 절대적 주권과 절대적 소유권의 문제로 환원함으로써 팍툼(factum)을 인간 자율성의 영역으로 확보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이로써 팍툼은 하나의 세속 부문, 즉 세속에 대한 세속적 지식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버린다-이러한 공간은 인간이 만든 여타의 모든 지형도들만큼이나 허구적인 것에 불과하다.
_제1장 “정치신학과 새로운 정치학” 중에서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여기서 정작 중요한 것은 합리성이냐 비합리성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차라리 정치경제학에 관한 이러한 탁월한 시각에 내포된 “신이교적” 성격이며 그리스도교 신학이 거부해온 리비도 도미난디(libido dominandi: 지배의 욕망)에 대한 노골적 찬양의 태도인 것이다. 여기서 다시금 우리는 세속이성의 “자율성”이 자신의 독립을 위한 조건으로서, 그리스도교가 일찌기 문제시했던 바로 그 관점에 대한 찬동을 포함하고 있음을 목도한다.
[...]
정치경제학은 도덕적 입장을 고려하는 가운데 경제적 제반 관계의 형식적 측면을 추상화하여 탐구했던 하나의 해방된 세속 학문이 아니었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도리어 그것은 도덕과는 상관없는 형식적 메커니즘의 형성을 구상하고 또한 촉진함으로써 세속의 성립을 허용했을 뿐 아니라 세속의 보존과 지배에도 일조했다. 이렇듯 정치경제학을 은폐하고 있는 “새로운 과학”이라는 가면을 벗겨내고 나면, 그것이 경쟁법칙이자 신정론이자 그리스도교적 덕성에 대한 이단적 재 정의에 불과함을 알게 된다.
_제2장 “정치경제학은 신정론이자 경쟁의 법칙” 중에서

따라서 “과학적 연구”는 사회적 전체로부터 시작할 수 없고, 개인의 행동에서부터 시작할 수도 없다. 요컨대 실증적 과학만이 아니라 자유주의적 과학도 성립할 수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이 둘을 조합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사회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은 둘 다 전적으로 우발적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변형을 가하기 때문이다. [...] 사회와 개인의 관계는 도식 대 내용의 관계나, 전체 대 원자적 부분 간의 관계와 같지 않다. 따라서 이율배반은 오로지 서사를 통해서만 매개될 수 있다. 사회적 행동을 가능케 하는 제반 조건에 대한 적절한 “선험적” 성찰을 하다 보면 결국 역사에 대한 서술이 불가피함을 깨닫게 된다. “사회과학”이 들어설 자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
_제3장 “사회학 I: 말브랑슈에서 뒤르켐까지” 중에서

그렇지만 “현세적”이란 용어는 베버가 선험적으로 가정한 범주로서, 경제 정치적 내지 성애적 활동이 지닌 “자연적” 성격에 따라 설정된 한계 내에 존재하는 영역이다. 반대로 신학이 근대의 경제적 실천에 미친 영향에 관한 핵심은 금욕주의가 “현세”로 넘어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학이 “현세”를, 즉 인간의 도구적 조작이 가능하도록 하나님이 넘겨주신 영역으로서의 세속을 발명(invention)한 것이다. [...] 베버는 이러한 변화를 반 정도밖에 파악하지 못했으므로, 금욕(ascesis) 개념이 그 본령이 되는 목적론적 전제로부터 갈라져 나온 것에 관심하기보다는 근대적 금욕의 실천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에서 전개된 것에 집중했다.
_제4장 “사회학 II: 칸트에서 베버까지” 중에서

“헤겔에 대한 동의”(for Hegel)란 말은 그가 근대 정치이론과 정치경제학 및 칸트 철학에 대한 (헤겔적인 의미에서 “이성적”이며 동시에 “그리스도교적”인) 비판을 제시하였다는 뜻이며, 따라서 이 말은 질리언 로즈의 말마따나 사회학적 전통 에 대한 선구적 비판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본서는 헤겔의 이러한 비판을 계승하면서 또한 헤겔이 시작한 네 가지 과제를 재개할 것을 권고한다. [...] 네 번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그리스의 철학적 로고스(logos)를 신학적 로고스와의 만남을 통해서 변형시키는 것이다. 이로써 사고 자체가 불가피하게 그리스도교적인 것이 되며, 그리하여 우리는 “세속이성을 넘어 선다.”
[...]
헤겔에 반대하여 제기할 수 있는 주요 비판점은 “변증법”이야말로 근대 정치학과 정치경제학의 새로운 변종(new variant)이라는 사실이다. [...] 헤겔의 논리 자체는 단지 또 하나의 “정치경제학”이며, 따라서 불가피하게 또 하나의 “신정론”으로 전락한다. 그렇지만 변증법이 부등발생의 경제논리를 밝혀내어 그것을 초월적 숙명에 연결하는 새로운 자원을 발견한 것은 사실이다. 그 새로운 자원이란 야코프 뵈메(Jakob Bohme)를 거쳐 독일의 사상적 전통에 전달된 신성의 자기소외(divine self-alienation)에 관한 “이단적”이고 “영지주의적”인 사상을 말한다.
_제6장 “헤겔에 대한 동의와 반대” 중에서

마르크스는 정치경제학과 근대 “정치학”이 [...] “세속” 권력과 권위를 정의하고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고 비판하는데, 이런 까닭에 마르크스를 세속에 대한 해체의 시도로 읽어낼 수 있다. 이런 뜻에서 이 장은 “마르크스에 대한 동의”(for Marx)를 표하면서, 자본주의와 국가에 대한 마르크스적 비판의 특정한 요소를 보존하고 다시 가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체계 전체가 순전히 우발적 산물에 불과함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자본주의와 마찬가지로 우발적 비전과 실천에 해당되는 다른 것(그리스도교-옮긴이)의 이름으로 자본주의에 대해 도덕적 비판과 반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 대신에 마르크스는 두 가지 뚜렷한 방식으로 자유주의적 관점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첫 번째로 그가 헤겔 변증법에 대한 “유물론적” 해석을 제공하면서도 여전히 자본주의 경제를 하나의 필연적 국면으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붕괴 후에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으로 상정하는 유토피아적 국면을 지적할 수 있는데, 이는 주로 인간의 자유를 해방하고 자연을 변형시키는 인간의 무제한적 가능성이라는 견지에서 구상되고 있다.
_제7장 “마르크스에 대한 동의와 반대” 중에서

하지만 해방신학자들이 뤼바크나 발타자르와 같은 사상가들이 자신들의 통합주의에 함축된 가능성을 충분히 천착해서 사회신학 내지 정치신학을 발전시키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것은 여전히 옳다고 하겠다. [...] 여기서 블롱델의 행동(action) 개념, 즉 지식을 발명으로 간주하고 초자연적 지식이 인간의 창조적 추구를 통해 매개 된다고 보는 그의 사상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 매우 긴요하다고 하겠다. 블롱델의 “초자연적 실용주의”(supernatural pragmatism)는 사고와 행동이 불가분적으로 융합되어 하나의 전통으로 발전한다는 뜻에서 실천을 근본적 계기로 삼고 있는데, 이 점에서 그의 “초자연적 실용주의”는 정치신학 내지 해방신학에서 주장하는 “토대적 프락시스”(foundational praxis)의 개념과 대조된다고 하겠다. 포에시스가 세속을 만들어 낸다고 보는 근대의 지배적 전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정치신학은 그 포로로 전락한 반면에, 블롱델이 말하는 자기박탈적 행동(a selfdispossessing action)은 탈근대적 사회 신학을 향한 길을 지시해준다.
_제8장 “초자연의 토대를 놓기” 중에서

그러므로 본장은 첫째로 허무주의적 계보가 폭력의 존재론을 필요로 한다는 것과, 둘째로 이 존재론이 그저 하나의 신화론에 불과하다는 것과, 셋째로 그마저도 전적으로 해로운 신화론임을 보여주려고 한다. 이러한 세 가지 논증을 다 거쳐 가다보면 네 번째 주제가 부상할 터인데, 이를테면 이 신화론이 자기기만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세속에 대한 최선의 자기 묘사(self-description)라고 하겠다. 하지만 그것은 세속이 단지 또 하나의 종교에 불과함을 자기가 보여주었다는 점을 시인하려 하지 않을 것이므로 바로 그 지점에서 실패하는 셈이다.
_제10장 “존재론적 폭력 또는 탈근대적 문제들” 중에서

신학 자체가 인간의 역사에서 작동하는 최종 원인들에 대한 나름의 설명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특수하면서도 역사적으로 고유한 그리스도교 신앙을 그 토대로 삼아야 할 것이다. [...] 차별화된 그리스도교적 사회이론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차별화된 그리스도교적 행동양식 즉 뚜렷한 그리스도교적 실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천은 특정한 역사적 상황에서 발생하여 특수한 역사적 발전을 거쳐서 존재하는데, 이것에 대해 사회이론은 설명을 제공한다. 따라서 그 이론은 무엇보다도 먼저 하나의 교회론(ecclesiology)이며, 그다음으로 교회가 여타의 인간사회와 맺고 있는 연속적 불연속적 관계 속에서 나름의 실천을 행하는 가운데 자신을 정의하는 정도로 그러한 사회들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사회관이기도 하다. [...] 어떤 의미에서 그러한 신학은 [...] 신스콜라주의적으로 신앙을 이성이라는 보편적 토대에 접맥하기 위한 모든 시도를 포기하는 대신에, 그것은 교부들에게로 얼굴을 돌려 사실상 교부들을 넘어서 그리스도교적 로고스 곧 성육신과 오순절의 표지를 지닌 그러한 이치(reason)를 구체화하려고 한다.
_제12장 “다른 도성: 신학은 하나의 사회과학” 중에서

하지만 우리는 십자가 곧 하나님의 심판 사건의 저편에 자리하고 있으므로, 사법적 체제 곧 폭력의 억제를 위한 고대적 타협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다. 허무주의와 그리스도교는 모두 이러한 입장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해독해낸다. 그러므로 존재론적 평화를 추구하는 가톨릭적 비전만이 현재 허무주의적 관점에 대한 유일한 대안을 제공한다. 오늘날에도 세속이성은 스스로에 대한 자학을 반복하지만, 이 와중에도 세속이성과는 아무런 존재론적 연속성을 지니지 않은 새로운 계열이 활짝 열릴 수 있다. 가령 조화로운 차이를 발생케 하는 유출(emanation), 새로운 세대들이 감행하는 탈출, 빗금선(diagonal)을 따르는 상승, 평화로운 탈주를 위한 경로 등...
_제12장 “다른 도성: 신학은 하나의 사회과학” 중에서
감사의 글
제2판 서문
서론

제1부 신학과 자유주의
제1장 정치신학과 새로운 정치학
제2장 정치경제학은 신정론이자 경쟁의 법칙
제2부 신학과 실증주의
제3장 사회학 I: 말브랑슈에서 뒤르켐까지
제4장 사회학 II: 칸트에서 베버까지
제5장 숭고함에 대한 감찰: 종교사회학 비판
제3부 신학과 변증법
제6장 헤겔에 대한 동의와 반대
제7장 마르크스에 대한 동의와 반대
제8장 초자연의 토대를 놓기: 현대 가톨릭 사상의 맥락에서 살펴본 정치신학과 해방신학
제4부 신학과 차이
제9장 과학, 권력, 실재성
제10장 존재론적 폭력 또는 탈근대적 문제들
제11장 덕의 차이, 차이의 덕
제12장 다른 도성: 신학은 하나의 사회과학
근대 시대에 들어서면서, 사회과학은 중립적 세속적 관점에서 종교를 이해하려고 했다. 이에 대응하여, 신학은 사회과학이 제시한 결론에 기초해서 신학적 입장의 정당화를 꾀했다. 존 밀뱅크(John Milbank)는 본서를 통해 그러한 사회과학과 신학의 시도가 모두 사회과학 자체의 저변에 깔려 있는 신학적 반신학적(anti-theological) 전제들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시사한다.
"신학과 사회이론"(초판)은 플라톤에서 들뢰즈에 이르는 사회이론 전반과 신학 간의 관계에 대한 종합적 접근방법을 보여주었다. 본 개정판은 이에 대한 저자의 최근 견해를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특별히 새롭게 추가된 서문에서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비평에 대한 적절한 답변과 더불어 그의 메타역사적(metahistorical) 시각을 보다 정치하게 제시한다.
신선한 시각과 탄탄한 논증으로 출판 당시부터 호평을 받아온 본서는 우리 시대에 해당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세계적 신학자의 노력이 담긴 새로운 고전적 저작으로 자리매김 되기에 충분하다.
- 원서의 도서소개

『신학과 사회이론』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니고 있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밀뱅크의 새로운 서문이 추가된 개정판이 출시된 것은 우리에게 커다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다시 읽을 때마다 즐거움을 선사한다. 행간마다 생각을 촉발하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 스탠리 하우어워스 _ 듀크 대학교 교수

"신학과 사회이론"의 초판이 출간되었을 때 그 반응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다. 그 후 15년이 경과한 현재, 충격은 많이 가시었지만, 세속 이성의 보편적 타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본서의 개정판이 출간되는 것은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본서에서 밀뱅크가 제시한 대안적 관점은 초판 이후에도 꾸준히 확대되고 풍부해졌다. 그것이 개정판 속에 녹아들어 있으므로 더욱 반가운 일이다.
- 찰스 테일러_ 맥길 대학교 교수

존 밀뱅크는 근대 사회사상의 전개과정에 대한 훌륭한 비평을 제시함과 동시에 그 지배적 패러다임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가하면서, 아울러 근대성이 이룩한 성취 속에 내재한 근본적 한계를 적시한다.
- Journal of Religion

존 밀뱅크가 본서에서 보여준 대담하고 야심적이며 지적으로 치밀한 기획은 다른 무엇과도 견줄 수가 없다.
- Studies in Christian Ethics

본서가 울려내는 화음의 절묘한 아름다움과 취급하는 주제의 광범위함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 Modern Theology

밀뱅크의 본 작품은 조직신학 분야의 걸작이다. 본서가 보여준 훌륭함과 지적 자극을 인정치 않는다면 그것은 무척이나 인색한 일일 것이다.
- Times Higher Education Supplement
존 밀뱅크
영국 성공회의 신학자며, 노팅엄 대학교(University of Nottingham)의 종교·정치·윤리 교수다. 본서 『신학과 사회이론』(초판, 1990)의 출간 이후 또한 픽스톡(C. Pickstock) 및 워드(G. Ward)와 편집·출판한 Radical Orthodoxy: A New Theology(1999)를 통해 오늘날 급진 정통주의(radical orthodoxy)로 알려진 새로운 신학운동의 주창자로서 국제적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밀뱅크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로완 윌리엄스(Rowan Williams)의 지도하에 신학을 공부했으며, 버밍엄 대학교에서 비코(G. Vico)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본서 외에도 The Word Made Strange(1997), Truth in Aquinas(2001, Pickstock과 공저), The Suspended Middle: Henri de Lubac and the Debate Concerning the Supernatural(2005), 그 밖에 국내에 번역·소개된 슬라보예 지젝과의 대담을 기록한 『예수는 괴물이다』(마티, 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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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신학과 사회이론
저자존 밀뱅크
출판사새물결플러스
크기(152*225)mm 양장
쪽수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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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19-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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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존 밀뱅크) 신간 메일링   출판사(새물결플러스) 신간 메일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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