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작가’ 필립 얀시의 영적 생존기,
그리고 그가 영혼의 순례 길에서 만난 13인의 스승들!
희망의 투사 마틴 루터 킹부터 고통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까지, 유쾌한 천재 체스터턴에서 상처 입은 치유자 헨리 나우웬까지, 율법적이고 폐쇄적인 종교가 남긴 상흔으로 회의에 잠겨 있던 필립 얀시에게 영적 길잡이가 되어준 사람들의 이야기! 이들은 모두 채워지지 않은 갈망과 이루지 못한 꿈 앞에서 흔들리던 불완전한 사람들이었지만, 자아와 세상의 짐을 온몸으로 밀며 자기 앞의 길을 비틀거리며 걸어갔으며 마침내 그 길 위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되었다. 얀시 자신의 영혼의 순례기를 씨줄 삼아, 톨스토이, 간디, 존 던, 애니 딜라드, 프레드릭 뷰크너, 엔도 슈사쿠, 폴 브랜드, 로버트 콜스, 에버릿 쿠프 등 ‘생생한 삶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 사람들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날줄 삼아, 그가 경험한 교회의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리스천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를 소상히 밝힌다.
▒ 출판사 리뷰
미국의 저명한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 프레드 로저스는 대중 앞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청중에게 다음과 같은 주문을 했다. “1분 동안만 조용히 앉아서 오늘날 자신을 있게 만든 인물들에 대해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사람들은 그 짧은 침묵 시간에 떠올린 인물을 항상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나를 살렸네》는 프레드 로저스의 질문에 대한 필립 얀시의 대답을 보여주는 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작가이자 회의자의 안내자로 불리는 그를 만든 사람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한 사람씩 소개하고 있다.
얀시는 인생의 초창기에 겪었던, 복음과는 거리가 먼 인종차별적이고 율법주의적인 종교가 끼친 나쁜 영향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앙을 벼려나갈 수 있었다. 그의 책 중 가장 깊은 영혼의 탐색을 담은 이 책 《그들이 나를 살렸네》에서 얀시는, 그가 자신의 영적 스승이라고 부르는 인물들을 만나며 겪었던 일을 실감나게 묘사하면서, 자신이 신앙을 되찾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그의 삶과 글을 변화시킨 열세 명의 멘토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한편, 이들 스승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설명하는 것 외에도, 얀시는 각각의 인물들이 걸어온 삶과 믿음의 여정을 신선한 시각으로 훑어본다. 체중이 180킬로그램에 육박했던 거구에다 천재적인 저널리스트였던 G. K. 체스터턴에서부터 고통의 소설가 도스토옙스키까지, 폴 브랜드 박사와 애니 딜라드, 프레더릭 뷰크너 같은 우리 시대의 사람들까지, 얀시는 신앙이 삶을 위축시키기보다는 확장시킨다는 점을 보여주는 모델이 되었던 이들의 초상을 소상히 그려낸다.
■ 그는 어떻게 크리스천으로 남을 수 있었는가? 필립 얀시의 영혼의 생존기
독자들이 필립 얀시에게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가 교회 안의 위선과 부조리에 눈감지 않으며, 기독교 신앙에 대한 의문과 내면의 번민을 정직하게 대면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답을 치열하게 모색해가며 이것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내가 고통당할 때 하나님 어디 계십니까》와 같은 책 제목에서부터 드러나듯, 그의 솔직한(그래서 도발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글쓰기는 ‘은혜’와 ‘믿음’의 구호 아래 ‘개성’과 ‘물음’을 차단한 교회 안에서 설 곳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크나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얀시는 《그들이 나를 살렸네》에서 다른 곳에서보다 자신의 젊은 시절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비교적 구체적으로 털어놓는데, 특유의 솔직함 덕분에 독자는 1960년대 미국 남부의 실상과 그곳 기독교인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그들에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마르크스의 앞잡이요, ‘마틴 루시퍼 쿤Martin Lucifer Coon’으로 불려 마땅한 인간이었다. 어느 인종차별주의자가 세운 기념관에서는 경찰관이 시민권 투쟁 시위대를 폭행할 때 사용한 곡괭이 자루를 복제해 팔았는데, 얀시도 신문배달을 해 모은 돈으로 어린이용 몽둥이를 구입해 옷장 속에 보관했다. 베트남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민권운동을 위해 행진하고, 대항문화가 젊은이들의 세계를 휩쓸고 있던 당시, 얀시가 다닌 성경학교에서는 바깥세상과는 담을 쌓은 채 “예정론을 마스터하고 스커트와 머리카락의 길이를 재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러한 종교는 그에게 깊은 상흔을 남겼고, 그 역시 “교회와 하나님을 거부하고, 회심 아닌 회심으로 해방감을 느끼던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스승들을 만나면서 그의 눈을 가리던 꺼풀이 하나씩 벗겨지게 되었다. 덕분에 “무신론자나 교회에서 도망쳐나온 난민으로 전락하지 않고”, “종교가 주는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 개인적 신앙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이 책의 내용은 오늘 한국 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얀시가 그려내는 당시 교회의 모습은, 편협하고 보수적인 집단으로 낙인찍히고 지도자들의 도덕성마저 추락해 교회를 이탈하는 인구가 급증하는 지금 한국 교회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지 않은가. 얀시와 같은 고민을 품고 있는 젊은 세대들은, 얀시와 그가 소개하는 스승들의 도움을 받아 복음의 참된 의미를, 상투적으로 사용되는 ‘사랑’, ‘은혜’, ‘긍휼’과 같은 단어가 지닌 본래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는 누구를 만나 하나님을 발견했는가? 필립 얀시가 그려낸 13인의 영적 스승의 초상
마틴 루터 킹, G. K. 체스터턴, 폴 브랜드, 로버트 콜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간디, 에버릿 쿠프, 존 던, 애니 딜라드, 프레드릭 뷰크너, 엔도 슈사쿠, 헨리 나우웬… 모두 “자기 분야에서 정점에 서 있으며, 그들을 그 자리에 있게 만들어준 나름의 신념을 창출해낸 사람들”이다. 이 책은 얀시의 “신앙의 뼈대를 잡아준” 열세 명의 스승에 각각의 인생의 여정과 저작을 소개하는 훌륭한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절반은 그가 저널리스트로 일하는 동안 직접 만났고, 나머지 절반은 글을 통해 만났는데, 하나같이 차원 높은 삶, 풍성한 삶을 누리고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뚜껑을 열고 그들의 생명력의 근원을 온 천하게 알리고 싶어”지게 되던 사람들이었다. 면면들도 다양하다. 간디, 도스토옙스키나 톨스토이, 마틴 루터 킹처럼 위인전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있지만,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을 지낸 에버릿 쿠프 박사나 〈위기의 아이들〉 시리즈의 저자 로버트 콜스 교수 같은 국내에서는 비교적 생소한 인물도 있다. 프레드릭 뷰크너 같은 개신교 목사뿐 아니라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한 작가 애니 딜라드, 가톨릭계에서도 비난받은 엔도 슈샤쿠 같은 이도 있다. 간디는 끝내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영구적으로 삶이 변화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이상화해서 누구나 본받아야 할 위대한 인물로 그려내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와 남편으로서는 형편없었던 간디의 모습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혼외정사와 표절 문제, 헨리 나우웬의 동성애 성향 등, 논란이 되었던 이들의 약점까지도 비껴가지 않는다. 이들은 모두 채워지지 않은 갈망과 이루지 못한 꿈 앞에서 흔들리던 불완전한 사람들이었다. 자아와 세상의 짐을 온몸으로 밀며 자기 앞의 길을 비틀거리며 걸어간 사람들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결국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그에게 보여준 증인이 되었다. 그가 하나님의 보물들을 어디 두었는지 잊어버리고 살던 무렵, 이 책에 실린 13인이 기억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이다.
■ 무엇을 읽고, 어떻게 쓸 것인가? 신앙의 지경을 넓히는 독서와 글쓰기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대부분 탁월한 작가이기도 하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 같은 거장은 말할 것도 없고, 《정통》과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작가 체스터턴, 《침묵》으로 널리 알려진 엔도 슈사쿠 등 걸출한 저작을 남긴 인물이 많다. 체스터턴은 우중충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얀시에게 ‘기쁨’을 설명해주었고, 병상의 시인 존 던은 고통에 대한 그 누구보다 밀도 있고 현명한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20대의 나이에 발표한 첫 작품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작가 애니 딜라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상의 것들에 주목할 때 발견하는 신비에 대해 가르쳐준다. 독자는 본격적인 기독교 책과는 또 다른, 이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신앙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배울 수 있다. 아울러 이따금 얀시가 전달해주는 작가들의 조언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적지 않은 팁을 제공한다. 각 장의 말미에는 ‘더 깊은 만남을 위하여’라는 코너를 통해 각 인물들의 주요 저작과 이들의 전기를 소개했으며, 이 책이 가진 실용적 유익을 감안하여, 각 장을 읽고서 독서 모임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독서그룹 토론가이드’가 수록되어 있다. 12개의 장에 걸쳐 소개되는 스승들의 저작을 독서모임에서 매월 한 명씩 독파해가는 것도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좋은씨앗에서 《내 영혼의 스승들》로 출간되었던 것을 편집을 새롭게 하여 재출간한 것이다. 이전 판에는 없던 장문의 ‘프롤로그’와 ‘독서그룹 토론 가이드’, 그리고 얀시의 글만큼이나 유려한 두 편의 역자 후기가 추가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 이 두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나는 영혼의 탐색을 치열하게 해야 했다. 내 과거를 오랫동안 돌아보고 내 미래를 긴 시간 내다봐야 했다. … 그 과정, 내 영적 순례의 탐색을 글로 옮기는 기록을 방금 마쳤다. 내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열세 사람을 안경 삼아 ‘내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답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그들을 통해 내가 바라는 나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_21-22쪽
이제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 다니던 교회에서 사용했던, 아니 오용했던 말들을 가려내기 위해 작가가 된 게 아닌가 싶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말을 듣더라도 설교에서 받는 하나님의 이미지는 ‘성난 압제자’나 복수심에 불타는 폭군에 가까웠다. “빨간 애나 노란 애, 까만 애나 하얀 애 모두 모두 사랑하네, 예수님”이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홍인종이나 황인종, 흑인 아이들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교회 문턱을 넘어볼 엄두나마 낼 수 있었던가? 성경대학 교수님은 우리가 “더 이상 율법 아래 있지 않고 은혜 가운데 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생활에서는 그 두 가지 신분의 차이점에 대해서 할 말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복음의 참뜻을 찾아가는 여정을 밟아왔다. _33쪽
나는 방 안에 홀로 앉아 한 쪽씩 책장을 조심스럽게 넘겨가며 C. S. 루이스, G. K. 체스터턴, 존 던 같은 또 다른 유의 대표적인 신앙 인물들을 만났다. 그들은 시공을 초월하는 낮은 음성으로 세상 어딘가에 율법뿐만 아니라 은혜를 알고 있는, 공의뿐만 아니라 사랑도 알고 있는, 열정뿐만 아니라 합리적 이성도 알고 있는 크리스천들이 살고 있음을 확신시켜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이 가진 힘과 만나면서 작가가 되었고, 망가진 어휘들, 다시 말해서 본래의 의미가 왜곡되어버린 단어들이 다시 교정될 수 있다는 소망을 갖게 되었다. _34-35쪽
모든 작가들은 저마다 킁킁거리며 코를 여기저기 대보고 흔적을 찾으며 그 근원을 찾아 따라가는 주제를 한 가지씩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나더러 주제 하나를 결정하라고 한다면, “교회가 줄 수 있는 가장 나쁜 영향을 받았지만 여전히 사랑의 하나님 품 안에 있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_35쪽
무신론자들이나 다른 종교의 대표자들로 가득 찬 행사장에 초대되어 나의 신앙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여기에 소개한 열세 명이야말로 함께 가고 싶은 동반자들이다. 그저 그들을 가리키면서 “크리스천은 절대로 완전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크리스천은 누구나 생생하게 살아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크리스천의 모습입니다”라고 이야기하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_39쪽
기쁨은 어디에서 오는가? 체스터턴은 여러 가지 길을 모색해본 뒤에, 세상에서 기쁨의 존재에 대해 가장 타당한 설명을 하고 있는 기독교 신앙에 정착했다. 기쁨의 순간들은 난파선에서 흘러나와 바닷가 모래밭에 박힌 채 파도에 씻기고 있는 유품들, 다시 말해서 오랜 시간을 흘러 내려온 천국의 부스러기다. 우리는 이러한 유물들을 가볍게 주워다 감사하고 절제하는 마음으로 사용해야 하며 마치 자기 것인 양 독차지하려 해서는 안 된다. _94쪽
신앙을 기쁨의 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야말로 사탄이 거둔 가장 큰 승리인지도 모른다. 사실 믿음은, 모든 선한 것들과 기뻐할 만한 일들은 온 인류에게 은혜를 부어주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_117쪽
쿠프는 정치에 냉소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이자 정직한 정치인이라는 신선하고도 새로운 본보기를 제공했다. 그것도 많은 유명 복음주의자들이 그들의 부정직함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시기에 말이다. 〈타임〉의 평을 인용해보자. “애매함의 회색 제단 앞에 무릎 꿇은 이 도시가, 옳고 그름이 분명한 사람에게도 설 자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_334쪽
작가 딜라드는 기억하는 행위를 일종의 신성한 사명으로 받아들인다. “애니, 이 광경을 기억해둬.” 거듭거듭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일을 기억해두고, 오늘 아침에 벌어진 일처럼 다른 사람들도 생생하게 알 수 있도록 적어놓는 거야.” _408쪽
뉴욕 주의 수도원에서 트라피스트 수도사들과 함께 반년을 보낸 후, 나우웬은 하나님께만 집중한 그 시간으로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전과 다른 보다 영적인 사람이 되었는지 자문해보았다. 대답은‘아니’였다. 그는 수도원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 한가운데서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해 세워진 곳임을 깨달았다. _5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