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d Teach Us To Pray

이 책은 누가 복음 11장에서 17장까지 성경 본문을 순서대로 다룬 설교들을

수록하고 있다. 설교 본문을 선택할 때는 성경 이곳 저곳에서 단편적인 내용을

택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며, 성경 전체나 한 책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순서대로

다루는 예는 흔치 않다. 각각 장단점이 있겠으나 다만 후자의 경우 전체적인

흐름을 인식하면서 성경본문을 다루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책 속으로

기도는 신자가 하나님과 더불어 경험하는 가장 깊고 친밀한 영적 교통, 곧 하나님과의 신령한 교제입니다. 아무 뜻 없이 주문을 외우듯 하는 무의미하고 위선적인 기도가 아닌 이상 기도하는 동안 우리는 하나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내 앞에 계신 것을 의식하지 않고서는 기도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기도는 마치 사람을 마주 보고 말하듯이 하나님께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모든 사정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깊은 사정을, 때로는 나 자신조차 생각하기 두렵고 부끄러운 일을, 때로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함을 오직 하나님 앞에 마음을 쏟아 아뢰는 것이며, 또한 그런 가운데 하나님께서 나의 부르짖음에 귀기울이시고 응답하실 것을 기대하는 특별한 형태의 대화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눈여겨보시도록 나의 모든 사정을 숨김없이 그 앞에 내어놓음으로써 내 사정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의 뜻을 나타내 보이실 것을 기대하면서 경험하는 영적 교통(交通)인 것입니다. (본문 11쪽 중에서)

예수님께서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 아버지라 부르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이러한 부성적 사랑, 아버지로서 그 자녀에게 가지시는 사랑을 확신하고 신뢰하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며 또한 이 사랑에 호소할 것을 가르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따라서 신자는 하나님께 기도할 때에 그가 나의 유일한 참아버지시라는 믿음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나의 참된 존재 근원이시요 절대 주인이시며 나를 보존하시고 축복으로 다스리시는 분이시며, 무엇보다 죄로 죽은 인생을 불쌍히 여기사 저를 용서하시고 자기 자녀로 삼아 그리스도 안에서 영생의 유업을 얻도록 하신 영적 아버지이심을 인정하고 신뢰하는 믿음으로 그 앞에 나아가 호소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믿음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라야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가르치신 다음 예수님께서는 무엇을 기도해야 할 것인지, 즉 기도의 내용에 대하여 가르치셨습니다. "주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라고 기도하라 하셨습니다. 가장 먼저 기도해야 할 내용이 모두 하나님과 관계된 것, 또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에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항상 제일 먼저 사모하고 추구해야 할 것에 대하여 가르치시기를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기를 구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드러나는 것,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의 모든 존재로부터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는 것,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드러나 선포되시고 또한 고백되시는 것이 신자가 사모하고 바라야 할 최우선적인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며 대적하는 세력들, 그를 만홀히 여기며 거스리고 반역하는 모든 세력이 굴복하는 것과 함께 만물이 그의 권세와 존귀와 위엄 앞에 엎드려 경배하게 되는 것, 그리하여 하나님이 나라가, 그의 거룩한 다스림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것이 신자에게 있어서 삶의 최고 목적과 간절한 바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신령한 영광과 생명의 축복으로 충만한 나라가 하늘과 땅에서 온전히 실현되는 것을 신자는 가장 사모하고 바라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안에, 하나님 나라의 실현 안에 우리 자신의 모든 축복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진정한 평강과 기쁨과 참생명이, 최상, 최선의 삼이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본문 13-15쪽 중에서)

육신을 입고 살아가는 너희 삶은 단순히 먹고 마시면서 살아가는 육적 생존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그보다 더 고귀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바로 이 사실을 일깨우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이 고귀한 목적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하나님의 나라, 곧 천국을 추구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인에게 죄사함의 은혜를 베풀어 영생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시며 이러한 은혜를 입은 자로 하여금 거룩한 성도로 살게 하시는 것을 추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천국은 우리가 죽어서만 가는 나라가 아닙니다.

지금 육신을 입고 사는 우리에게도 성령님의 역사를 통하여 이러한 천국의 은혜와 생명을 누리게 하십니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벗어버릴 썩을 몸을 입고 사는 우리 육적 생존 가운데서도 이 땅에 속하지 아니한 하늘의 신령한 나라가 힘있게 역사하며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땅에서 몸을 입고 살아가는 육적 생명이 귀중한 것은 우리의 육적 생존 가운데서 이러한 신령한 일, 고귀한 일이 이루어지기 때문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와 같이 이 땅 위에 살면서도 영원하고 신령한 가치를 지닌 보물을 하늘에 쌓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삶의 질에 따라서, 마음으로나 생활로나 그리스도를 시인하는 믿음으로 사느냐 않느냐에 따라서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죽음이 결정되기 때문에 육신을 입고 사는 삶! 이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이 땅 위에서 살아가되 이러한 고귀한 목적을 위해 살아가는 자에게 이 모든 것을, 먹고 입는 것, 육적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베푸시리라는 말씀입니다. (본문 79-8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