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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신사참배거부운동은 독일 고백교회운동과 여러 면에서 일치한다. 서구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진행되었는데도 사건의 성격, 진행과정, 저항, 저항의 대상, 저항의 동기, 신학적 주지, 수난, 순교, 사회 참여적 결과 등에서 크게 일치한다. 특히 신사참배거부운동이 작성한 "장로교인 언약"(1940)은 고백교회 총회가 발표한 "바르멘 신학선언"(1934)과 놀랄만큼 일치한다. 상호 견줄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한국교회는 사대주의를 버려야 한다. 우리의 고귀한 신앙 고백운동은 무시하면서 서양 것에 대해서는 환상적인 생각을 가지는 태도는 사뭇 자조적(自嘲的)이다. 한국교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신사참배거운동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 머리말에서

[본문 28쪽-32쪽 '3. 바르멘 신학선언과 장로교인 언약 : 비교'중에서...]

3. 바르멘 신학선언과 장로교인 언약 : 비교

바르멘 신학선언은 독일의 루터교회, 개혁교회, 연합교회에 속한 고백교회들이 파종한 대표들이 1934년 5월에 바르맨-부페탈에서 총회로 모여 발표한 것이다. 나치 통치하에서 독일 개신교가 직면한 시험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장로교인 언약은 바르멘 신학선언과는 전혀 다른 정치적, 지리적, 상황에서 만들어졌다. 두 가지 모두 민족주의 기독교에 대한 경고, 우상숭배에 대한 저항, 정치권력의 신앙간섭에 대한 저항, 종교개혁 전통에 대한 신념, 교회의 보편성과 교회조직에 대한 교회론적, 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1) 민족주의 기독교에 대한 저항
바르멘 신학선언은 독일교회가 독일 민족과 독일 역사, 이성, 문화, 심미적 감정, 권력 등을 수용하면서 그리스도의 교회 되기를 포기한 것에 대한 거부의 외침이었다. 기독교와 국가, 교회와 민족, 복음적인 것과 독일적인 것 사이에 그 어떤 연결도 용인할 수 없다는 단호한 선언이었다.
독일은 제1차대전의 참패로 국가적 자긍심에 손상을 입었다. 정치적 혼란과 6백만 이상의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경제 공황을 겪으면서 정신적, 정치적, 경제적 공허감에 빠졌다. 공산당이 등장하면서 러시아가 또 다른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독일인들은 이 위기를 합리적으로 극복하기보다는 민족주의에 편승했다. "독일"과 "독일국민"은 고백적 언어가 되었고, 독일국민운동은 종교적 색채를 띄었다.
이 무렵 등장한 히틀러는 민족주의적 사회주의를 부르짖으면서 독일을 구원할 메시아로 숭배를 받았다. 독일 민족의 우수성을 전제로 하는 민족주의적 사회주의를 형성했다. 독일인은 독일정신에 의해 존경을 받아야 하며 이를 위해 개인은 국가에 복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 일어난 이른 바 독일기독교운동은 정치적 권력 아래서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했다. 히틀러는 "적극적 기독교와 독일 민족주의 교회연합"(The Church Union for Positive Christianity and German Nationality)과 "개신교 민족주의적 사회주의"(The Evangelical National Socialists)를 "독일기독교 신앙운동"(Faith Movement of German Christians)이라는 이름으로 합병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나치가 등장하자 나치의 반공산주의 운동에 동조하면서 독일의 민족주의적 사회주의와 기독교 복음을 종합했다. 독일기독교는 민족주의적 사회주의 정당의 선전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반마르크스, 반유태인, 반국제화, 반프리메이슨주의를 표방하고 게르만 민족의 인종적 순결과 "적극적 기독교"를 지지했다. 교회는 나치의 민족주의적 사회주의만이 아니라 전체주의, 생물 종족주의를 받아들였다. 독일교회는 어용 기독교, 민족주의 기독교가 되었으며, 나치의 시녀로 전락했다.
독일기독교는 1933년 4월에 베르린에서 최초의 전국 규모의 회의를 개최했다. "아돌프 히틀러의 국가는 교회에게 호소하며 교회는 그의 부름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히틀러 정권과 그 정책에 대한 찬양과 맹종을 담은 고백문을 발표했다. "그리스도는 히틀러를 통해 우리에게 오셨다"(1933.8.). "모든 민족에게 그러하셨던 것처럼 우리 민족에게도 하나님께서 특별한 종류의 법을 주셨다..., 이 법은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그에 의해 이룩된 국가 사회주의에서 그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1933.12.). "독일 민족을 위한 시대는 히틀러 안에서 성취되었다. 히틀러를 통해 참 도움이며 구원자이신 하나님, 곧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그의 능력을 나타내셨기 때문이다."(1934.3). "히틀러와 국가 사회주의가 독일 민족을 그리스도의 교회로 만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자 성령의 길이다"(1934.3.)고 고백했다.
독일기독교는 독일 민족교회라고 하는 새로운 토착교회를 창설했다. 이 운동의 지도자는 라인홀드 클라우스(Reinhold Krause)였다. 그는 민족교회를 외치면서 "구약성경과 이와 함께 유태교적 도덕 보상율과 소 거래상들과 뚜쟁이들의 이야기"를 제거해야 토착교회를 이룰 수 있다고 했다. "신약성경에서 희생양 개념과 희생양의 저급성을 나타내는 랍비 바울의 신학을 포함한 미신적인 구절을 제거해야 한다. 십자가에 달리신 분에 대한 과장된 견해를 피하고 '영웅적'인 예수님의 모습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했다. 나중에는 예배 의식에서 "아멘", "할렐루야"라는 단어까지 제거했다. 유태교적인 용어라는 것이 이유였다.

머리말
차례

서론 : 주기철과 본회퍼
1. 만주지역의 신사참배거부운동
2. 장로교인 언약(1940) : 분석
3. 바르멘 신학선언과 장로교인 언약 : 비교
- 민족주의 기독교에 대한 저항
- 우상숭배에 대한 저항
- 정치권력의 신앙간섭에 대한 저항
- "오직성경"과 종교개혁 전통 고수
- 교회의 보편적 본질 천명
결론 : 고백교회운동과 신사참배거부운동

참고문헌

부록1 : 바르멘 신학선언(1934)
부록2 : 장로교인 언약(1940)
부록3 : Presbyterian Covenant(1940)
부록4 : Presbyterian Covena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