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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회심'하면 흔히 다메섹 도상에서 사도 바울에게 일어났던 일을 떠올린다. 갑작스럽고 극적으로 그리스도를 만나 한순간에 뜨거운 감정이 솟구치고 삶이 모든 방향이 달라져버리는 것을 회심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 가운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러한 회심을 경험하고 있는가? 예수님께 자신을 의탁하고 하나님께 마음 문을 열면 한 사람의 인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성령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도 맞다. 그러나 이중에 어느 것도 너무 쉽거나 필연적이지는 않다. 전도의 핵심은 회심이다. 효과적인 전도를 하려면 회심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교회들은 사도 바울에게 일어난 일, 즉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갑작스럽게 맞은 변화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경험시키려고 전도하는 데 힘써왔다. 그러나 바울의 회심을 표준모델로 삼은 데서 나온 전도법들에는 예수님을 이해해가는 과정 중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시간적 배려는 없다. 예수님을 믿는데 많은 사람들이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인정할 때 전도 사역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되는가? 회심을 '과정'으로 이해할 때, 복음 공동체에 엄청난 유익이 올 수 있다. 영성에 관심을 보이고 기독교에 호감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 바로 이 시대에, 성령님께서 일으키신 이 갈망을 잘 키워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다. 사도 바울과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고집하는 한 우리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 마가복음에 나타난 과정 중심의 회심 패러다임을 면밀히 살피면서 좀더 다수를 포용하고 양육해간다면, 마가가 동시대인들에게 원했던 바로 그 좋은 열매를 오늘날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본문 349~351쪽 '제10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 주제: 제자도'중에서]

갈릴리로 귀향 : 마가복음 14장 28절, 16장 7절

마가는 제자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기술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신분을 온전히 이해하건 예수님께서 원래 바라셨던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없다. 마가는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죽으신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도 보여주지 않는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제자들의 만남이다. 그들 이후 초기 교회의 성직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상세히 언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마가는 이 모든 일이 일어날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다. 그리고 마가가 원래 자기 글의 독자로 삼은 사람들은 제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는지 잘 알고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주시고자 했는지 독자들은 알고 있다. 또한 초기 교회에서 열두 제자들이 차지하는 위치를 알고 있다. 그러나 마가복음은 부활 이후의 제자들의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마가는 제자들이 예수님과 그들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예수님께서 그들을 부르시는 방식을 차츰 이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열두 제자들은 평범한 생각과 평범한 결점을 지닌 보통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그들의 변화는 장차 예수님을 따를 다른 사람들이 걸어갈 길을 제시한다. 그들의 결점과 잘못된 이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하는 결점이나 오해를 반영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가복음에 결론이 없는 것은 잘된 일이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의문을 남기기 때문이다. 과연 그들은 예수님의 신분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는가? 아니면 그렇지 못 하는가? 그들이 진실로 예수님께로 돌이켜 십자가를 지는 제자도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가? 아니면 그렇지 못 하는가? 그리고 독자는 다음 질문에 직면한다. "과연 나는 예수님에게 나아갈 것인가?" "예수님께서 메시아요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을 믿을 것인가?" "자기 본위의 삶에서 벗어나 예수님의 이타적인 제자가 될 것인가?" "갈릴리로 돌아가 제자들의 대열에 끼어 예수님께서 요구하신 사명에 참여할 것인가?"

제자들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최종적이고도 가장 강력한 암시는 마지막 부분, 특히 16장 7절에서 발견된다. 흰 옷 입은 천사가 여자들에게 지시한다. "가서 그의 제자들과 베드로에게 이르기를 예수께서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전에 너희에게 말씀하신 대로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 하라." 이 지시에서 네 가지 주목할 사항이 있다.
첫째, 베드로의 이름이 따로 거명된다. 이렇게 한 이유는 베드로가 자신의 배신 행위로 인해 비탄에 빠진 이후로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어떠했든 실제로 예수님을 배신한 자가 바로 베드로였듯이(다른 사람들은 그냥 도망쳤다), 갈릴리로 가도록 거명된 사람도 바로 그다. 이 구절은 곧 용서를 암시한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예고하신 대로(10:45) 자기 생명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물로 바치셨다. 분명 베드로는 예수님의 구속 행위가 가져다준 열매를 경험할 사람 중 한명이다.
둘째, 제자들은 갈릴리에서 무엇을 찾게 되는가? 짐작컨대,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순례 여정을 다시 시작하되, 이번에는 더 넓어진 시야와 온전한 깨달음 속에서 할 것이다. 예수님의 진실한 제자들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먼저...가시나니'라는 뜻으로 사용된 단어로 알 수 있다. 그것은 '프로아게이(proagei)'로서 6장 45절, 10장 32절, 11장 9절, 4장 28절에서 동일하게 사용된다. 16장 7절에서 이 단어의 의미는 아마 10장 32절과 같을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길에 예수께서 제자들 앞에 서서 가시는데." 예수님께서는 이전에 그들을 예루살렘으로 이끌던 방식으로 이번에는 갈릴리로 돌아가는 길을 인도하신다.

갈릴리는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마가가 그리는 지리상의 여정과 예수님께서 제자도의 의미를 제자들에게 드러낸 시점이 곧 예루살렘 여행 때임을 이해한다면, 갈릴리는 단순히 지리적인 장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북쪽으로부터 갈릴리와 유대를 통해 예루살렘으로 내려온다. 거기서 여행의 첫 부분은 끝난다. 그러나 여행은 재개되고, 예수님께서 가르침을 베풀고 병자를 치유하며 복음을 전도하시던 갈릴리로 돌아오신다. 복음서에는 갈릴리와 예루살렘 간에 명확한 구분이 있다. 갈릴리는 전도의 장소이며 예루살렘은 죽음의 장소다.
일단 죽음을 통과하면 그들은 앞장 서신 예수님과 함께 사명을 부여받고 되돌아가게 된다.

예수님께서 처음 갈릴리 전도를 시작하면서 하신 말씀을 떠올려보면, 이 전도 사역의 특징이 명백히 드러난다.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1:17). 이 부분에 이르러서도 제자들이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단지 암시되는 것이 있다면, 이제 그들이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바로 그러한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시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셋째, 16장 7절과 14장 28절에 나오는 말씀들 간에 밀접한 유사성이 있음이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에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14:28)는 예수님의 예언은 제자들의 배신을 예고한다. "제자들보다 앞서 갈릴리로 가실 것이라는 예수님의 예언은 제자들 전체의 변절에 대한 하나의 대응 방식으로 선언된다." 그리하여 갈릴리는 예수님에게는 복원의 장소이고, 흩어졌던 제자들에게는 개심의 장소가 된다.
넷째, 제자들은 갈릴리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날 것이다. 이것은 믿음을 향한 그들의 여정을 완성하는 마지막 사건이다. "갈릴리에서 마지막 모임을 가진 후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진정한 깨달음에 이른다. 그리고 이때부터 그들은 가르침을 받는 사람으로부터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는 자로 바뀐다(막 1:1)" 제자들은 한바퀴 둘러왔고 그들의 변화는 드디어 완료된다.

추천사: 데이비드 M. 숄러
헌사
서문: 회심에 대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회심의 정의
문제 접근 방식
전체 개관

제1부 바울의 경험

제1장 바울 회심의 핵심유형
바울 회심이 지닌 중요성
바울 회심을 증거한 세 가지 기사
회심의 핵심 유형
부르심인가, 회심인가?
바울의 회심 경험 술회

제2징 깨달음 : 회심의 맥락
박해자 바울
전제의 변화

제3장 돌아섬 : 예수님을 만남
예수님을 본 환상
돌아섬

제4장 변화 : 새 생활의 시작
반응
위임
연속성
결론


제2부 열두 제자들의 경험

제5장 마가복음의 회심 주제 : 복음서의 개요
마가복음의 구조
마가복음의 주제 개요

제6장 마가복음의 구조 분석
각 문단의 조직
각 문단 간의 전환
괄호의 사용
호칭 사용
또 다른 개요 : 비교
구조상 논의의 요약

제7장 메시아이신 예수님
서언 분석(막 1:1-15)
선생이신 예수님 : 1단원 분석(막 1:16-34)
선지자이신 예수님 : 2단원 분석(막 4:35-6:30)
메시아이신 예수님 : 3단원 분석(막 6:31-8:30)

제8장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인자이신 예수님 : 4단원 분석(막 8:31-10:45)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 5단원 분석(막 10:46-13:37)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 : 6단원 분석(막 14:1-15:39)
요약

제9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 주제 : 반응, 믿음, 회개
회심 : 서론에서 정의된 주제(막 1:1-15)
예수님에 대한 반응 : 1단원 분석(막 1:16-4:34)
믿음 : 2단원 분석(막 4:35-6:30)
회개 : 3단원 분석(막 6:31-8:30)

제10장 마가복음에 나오는 회심 주제 : 제자도
예수님을 따르는 것 : 4단원 분석(막 8:31-10:45)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 5-6단원 분석(막 10:46-15:39)
열두 제자들의 회심 : 요약


제3부 전도

제11장 만남 전도(Encounter Evangelism) : 비판
만남 중심의 전도 활동
'만남 전도'에 대한 평가

제12장 과정 전도(Process Evangelism) : 이론
영적 순례
순례 여정
'과정 전도'의 모델

제13장 과정 전도(Process Evangelism) : 실천
'과정 전도' 활동에 대한 개관
소그룹 전도
성장 중심의 전도
영적 훈련을 통한 전도
예배 전도
결론

부록 : 사전식으로 요약한 회심
참고문헌 : 신학 연구서
심리학 연구서

리처드 피스 교수는 신약 성경을 두루 탐험하며 회심 순간에 대한 이해를 학문적으로 풀어간다. 눌리고 갇혀 있던 사람이 그리스도의 빛으로 나아가고, 교회 공동체에 합류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다가가는 모든 과정이 이 한 권의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도 사역을 잘 수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회심을 넓은 시야에서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이 책에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다.

- 가브리엘 패커(Gabriel Facker), 앤도버 뉴튼 신학교

이 책은 사울의 회심과 예수님의 제자들의 회심을 비교하면서 신약에 나타난 두 가지 형태의 회심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극적으로 단번에 이루어지는 회심과 양육을 통한 점진적인 회심이다.
피스 교수는 우리에게 회심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고,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인도할 수 있는 문을 열어주었다.

- 벤 캠벨 존슨(Ben Campbell Johnson), 콜럼비아 신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