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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하게 태어났지만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바꾼 다섯 여인 중 한 여인의 이야기 하나님이 선택하신 이들 다섯 여인은 평탄치 않은, 어찌 보면 가혹하다고도 할 수 있는 운명에 당당히 맞서 싸웠으며, 자신에게 맡겨진 소명을 다하기 위해 엄청난 위험을 감수했다. 이들은 세상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 없어서는 안 될 역할을 하도록 운명지어진 여인들이었다. 프랜신 리버즈는 그녀만의 뛰어난 문체와 독자들의 마음을 끄는 인물들을 통해 이전에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다섯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그녀는 성경에 나오는 사실에 근거하여 먼 옛날에 살았던 여인들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 넣었고, 그녀들의 입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태도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다. * 개인 / 그룹 성경공부 문제 수록 믿음의 여인 라합 <수모를 이기고>에서, 우리는 자신의 아름다움만을 탐하는 남자들에게 이용당하면서도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라합을 만나게 된다. 라합의 이야기를 통해, 주님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도 주님을 향한 사랑을 간직한 사람들을 알아보신다는 위대한 진실을 접하게 된다.

[본문 89∼92쪽]

라합의 아버지가 두 아들과 함께 라합의 집으로 왔다. 라합은 그들을 따뜻하게 맞으며 낮은 식탁 주위로 앉게 했다. 그리고는 아버지와 동생들에게 포도주와 음식을 권했다.
"배고프지 않아."
동생 미스라임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버지 말씀이 누나가 우리더러 이 곳으로 오라고 했다던데."
"먹으면서 이야기를 해도 안 될 것은 없어."
"이스라엘 사람들이 요단강 건너에 진을 치고 있는데 먹을 것이 넘어가겠어?"
동생 요밥이 분노와 두려움이 어린 눈으로 라합을 바라보며 말했다.
"누나가 정탐꾼을 숨겨주었다는 얘기를 들었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이뤄온 것들 모두를 위태롭게 하는 거야? 만일 왕이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왕도 우리 집에 정탐꾼들이 왔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라합이 공포로 핏기가 가신 아버지와 두 남동생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왕의 병사들이 정탐꾼들을 잡으러 이리로 왔었는데 내가 그들에게 정탐꾼들이 이미 도시를 떠났다고 말했어."
"그렇다면 그들은 분명 요단강을 건넜겠군."
미스라임이 말했다.
"그들이 병사들에게 잡혔다면 지금쯤 그 몸뚱아리가 성벽에 매달려 있을 테니 말이야."
라합이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잡히지 않았어. 내가 그들을 지붕 위에 숨겨 주었거든."
"너…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냐?"
아버지가 간신히 말을 꺼냈다.
"제가 그들을 숨겨준 다음 창문을 통해 도망가게 했어요. 그리고 3일동안 산에 숨어 있다가 요단강을 건너라고 말해주었어요."
라합의 아버지와 두 동생은 라합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갑자기 미스라임이 벌떡 일어서며 말했다.
"도대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요밥이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절망적으로 소리쳤다.
"누나가 저지른 반역죄로 우리 모두는 이제 죽은 목숨이 되었어."
"내가 그 길을 선택한 것은 우리 모두가 살기 위해서야."
라합이 말했다.
"살기 위해서라고?"
이렇게 말하는 미스라임의 얼굴이 분노로 벌개졌다.
"지금 누나는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 그럼 우리들은 뭐란 말이야? 우리는 판단력도 없는 사람들이란 말이야?"
동생의 말에 라합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 동안 라합이 수도 없이 가족들을 도와왔는데도 미스라임은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지와 너희들을 이 곳으로 오라고 한 거야."
라합이 식탁 한가운데에 포도주를 담은 주전자를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오래 전에 아버지는 종려나무 숲에서 이스라엘 정탐꾼을 만나신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그들의 눈빛을 보고 그들이 다시 오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하셨죠."
"그들은 다시 돌아왔고 그들에게는 우리는 그들을 물리쳤다."
"그랬죠. 하지만 그 때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언약이 없었어요. 아버지도 그렇게 말씀하지 않으셨나요?"
"그래. 그리고 모세가 인도하지도 않았었지."
아버지가 미간을 찌푸리며 옛 일을 회상했다.
"모세는 죽었다고 들었어."
미스라임이 다시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게 무슨 상관이 있을 것 같아?"
라합은 자신이 정탐꾼들과 한 언약을 아버지와 동생들에게 분명히 이야기하고, 그 언약에 의해서만이 라합과 가족들이 살수 있음을 이해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