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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란의 시 세계는
'기다리기'와 '살아가기'로 요약할 수 있다.
기다임은 천국을 기다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것이다.
살아가기는 그리스도와 더불어 사는 삶.
말씀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기다리는 사랑

기다리는 것은
이미 정해놓은 약속처럼
조용히 문을 열어두는 것입니다
기다리던 사랑이 문지방을 넘어와
함께 하기까지는
어둠이 깊숙한 시간에 더디 올지라도
사나운 바람에 무서워 떨지라도
한번 열어놓은 문은 결코 닫지 않는 것입니다.


주여, 나를 기억하사

주여, 나를 기억하사
내 무덤 문을 여시고
사망으 골짜기에 버려진 마른 뼈로
주의 손의 지음을 입게 하소서

주여, 나를 이끄사
세상으로 열린 눈을 돌이켜
다메섹 도상의 주를 보게 하시고
환난과 핍박에 나를 내어줄지라도
오직 예수 이름으로 담대하게 하소서

주여, 나를 가르쳐
하는 일마다 믿음있게 하시고
나를 주께 드려 행하는 모든 일이란
주어진 내 몫의 십자가를 지려 함이니
지극히 높은 하늘의 영광만을 바라보게 하소서.

1.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2. 사람과 사람들

3. 지금은

정려성목사(시인, 서울 세진교회 담임)

작년 여름쯤 되겠다. 조그맣고 착한 자매가 두툼한 서류봉투 하나를 들고 나를 찾아왔다. 아마 주일 낮 오후나 토요일 오전쯤 되겠다. 망중한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교회에서 만난 자매는 시 공부를 한다고 했고 특히 신앙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 짧은 만남이었으나 오래 기억될만한 일이었다.

자매가 쓴 시편들을 몇차례 정독하고 있었는데, 뒤에 시에 대한 평가를 부탁해왔다. 시란 개성이요 개인적인 능력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라든가, 높다 낮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되어있다.

왜냐면 하 시인으 작품은 그 자신이 토해내는 마음과 영혼의 노래이거나 춤이거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긴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성도들은 "시인 기질이 성도들의 원초적인 본능 가운데 하나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학 또는 예술의 본질의 하나님을 섬기는 데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에 시집을 내는 김정란 자매에게 축하를 보낸다. 자매는 일찍이 경사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고 오랜 신앙생활을 통해서 신앙적 문학성이 베어나 있기에 자매의 작품은 신앙과 문학으로 표출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된다.

이번 첫 시집을 내 후에도 시적, 신앙적 성장을 더 노력하여 때묻지 않는 순수함, 피와 땀과 눈물의 고뇌가 잘 어울어진 좋은 시를 계속 쓰기를 부탁한다.

성경에 보면 빛의 자녀들의 세가지 특징이 있다.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이다. 문학도로서 기독교 문인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자질인 줄 안다. 동시에 기독교 신앙과 예술성의 조화를 이루는 귀한 기독교 문인이 되기를 바란다.

아름다움이란 균형과 조화가 아닐까 한다. 진.선.미의 조화, 지.정.의의 조화으 아름다움같은 아름다운 시집이 계속 나오길 기대하면서 추천사에 가름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자매의 시 한편으로 그으 순수함과 참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우수수한 가을 낙엽 되어
나를 낮추게 하소서
나를 비우게 하소서

욕심의 빈 껍데기 바스락거리며
입술을 다물지 못해도
가을으 기도 속에 묻히는
한 줌 거름이게 하소서

돌아오는 봄
함초롬히 꽃을 피워내는
기다림으로 가을을 덮으시는
주여.

"가을의 기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