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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바의 종에서 그리스도의 종으로 이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잡히신던 날 밤의 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여 전개된다. 가야바의 종으로 예수님을 잡으러 왔던 '말고'. 베드로가 휘드른 칼에 귀가 떨어져 나갔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으로 치유받고, 말고는 새 사람으로 거듭난다. 이후 그는 가야바의 모진 학대, 핍박, 위협 중에서도 그의 신앙을 지키며, 악한 사단과의 대결 가운데서도 십자가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말고는 그리스도께 전적으로 헌신하고 수도자의 길을 가게 된다.

[ 본문 11-12쪽 '제1장 바람꽃' 중에서 ]

제 1장 바람꽃

열풍이 불고 있었다. 열풍을 사라버라고 말한다. 사라버는 바람꽃을 동반한다. 4월에서 10월까지는 사라버가 심한 건기였다. 그때가 되면 바람꽃이 불어 안개같이 자욱하여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바람꽃이 불면 풀이나 나무는 말라서 죽는다. 바람꽃을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땅 선민들의 약속의 땅 해안평야니 중앙산악지대나 이스라엘 평원이나 운란계곡 그리고 네게브나 샤론의 꽃동산이 광야로 황폐해졌다.

광야란 불모지나 황폐한 지역이라는 말이다. 광야는 농사가 불가능한 곳, 물과 음식을 얻을 수 없는 땅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을 말한다. 저주받은 땅이라 함이다.

유월절 전날도 하루종일 바람꽃이 심하여 예루살렘 성안은 열기 때문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제사장 가야바의 관저에도 바람꽃이 불어서 감람나무와 무화과 나무와 화단의 꽃들이 시들고 있었다. 이렇게 바람꽃이 심한 4월이 되면 괴로운 일들이 많았다. 삶의 고뇌들이 심하였다.

말고는 가야바의 종이었다. 가야바의 집에는 종들이 많이 있었다. 종이란 '둘로스'라는 말로서 '대리자' 또는 '일을 맡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말고는 가야바의 대리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종이라고 한 것이지 그는 노예는 아니었다.

말고는 가야바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가야바는 유월절 전날 오전 그의 집무실에서 말고를 불렀다. 집무실은 왕실같이 넓고 화려하였다. 그리고 문전에는 수비병들이 창자루를 잡고 사람들의 출입을 감시하고 있었다.

말고가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가야바는 그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말고에게 물었다. "갈릴리 사람 예수가 나귀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는 모습을 보았는지,그리고 예루살렘 사람들이 호산나를 부르며 시위하는 것도 보았는지" 물었다.

말고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가야바는 분노를 삼키면서 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예수란 사람을 그대로 놓아주면 폭동을 일으킬까 걱정이 된다는 말을 하더라고 했다.

그가 폭동을 일으키기 전에 잡아 없애야 한다. 말고는 그 일을어떻게 생각하는가. 말고는 갑자기 할 말이 없었다. 그때 가야바는 내일밤 그를 처치하여야 하는데 말고가 앞장서서 예수를 잡아 오면 그 수고에 대하여 원만하게 보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룟 유다와 약속한 은 30냥을 미리 주도록 하라고 말하며 책상서랍에서 비단주머니 하나를 말고에게 주었다.

말고에게 가서 일을 보라고 하였다.

그는 집무실에서 나왔다. 집무실 밖에서 그의 친구들은 초조한 마음으로 말고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말고는 친구들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가야바가 한 말을 생각하였다.

예수를 잡으라고 가야바는 임무를 맡기었으나 예수를 잡는 일은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었다.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 심히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예수를 억지로 왕을 삼으려 하였다. 그리고 예수가 하시는 일은 기이하고 놀랄만한 일들이었다.

게다가 가야바의 수비병들 중에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있었다.

제1장 바람꽃
제2장 그날 밤
제3장 선린촌
제4장 골고다
제5장 두더쥐
제6장 그 산마루
제7장 단련
제8장 증거(1)
제9장 증거(2)
제10장 맹수
제11장 노성자
제12장 소망의 문
제13장 길목
제14장 수실
제15장 먼길
제16장 기도 동산
제17장 노사도
제18장 잠들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