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구를 암송시키기 위하여 괄호를 만들고, 특정한 낱말을 찾아내도록 하느라고 틀린 낱말을 섞어 놓는 등의 문제를 만드는데 이골이 났다. 4지선다형으로 정답을 고르기, 퍼즐의 빈칸채우기로 아이들은 만족할만큼 '성경박사'가 되어 갔다. 아이들은 성경시험을 볼 때마다. 높은 점수를 얻으니 의기양양해 하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하고 있는 방법이 과연 옳은 것인지 자신이 없었다.

교회교육에 관련된 잡지를 십여년 이상 만들어 오면서 예수님의 교수법에 대하여 글을 쓴 경우도 여러번 있었는데, 그분은 빈칸채우기를 하시지 않으셨다. 물론 정답을 고르는 문제도 내지 않으셨다. 더욱이 우리가 하듯이 성경 시험도 치루게 하지 않으셨다. 이웃이 누구인지 가르쳐 달라고 묻는 서기관에게 주님께서 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라고 이름붙인 이야기뿐이셨다.

주님의 이야기는 듣는 이들에게 이웃 누구인가를 생각하도록 하셨다. 예수님은 '질문'이라는 대화형식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통하여 배우게 하셨다. 주님의 교수법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분주히 만들어 내는 4지선다형의 문제들이나 퍼즐은 예수님의 방법과 전혀 다른 것이었음 확인하게 되었다.

예수님게서는 생각하는 사람을 만드셨는데, 우리는 생각이 없는 아이들로 키우고 있다. 그저 교사가 만들어 주는대로, 비어있는 통을 채우는 것 처럼 넣고 있을 뿐이다. '빈 통 채우기'는 참 교육이라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아이들이 성경을 얼마나 아느냐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들의 삶이다. 그들이 얼마나 달라져가고 있느냐에 주목한다.

그렇다면 생각하지 않게 하는 교육에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가? 오직 생각하는 가운데 삶을 변화시키려 하는 도전이 받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사실을 무작정 암기하게 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하여 알고 있어야 할 것을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시각에서 아이들이 성경을 체험하는 오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이에, 바라기는 여기에 제시하는 활동으로 아이들이 생각하는 삶을 즐기게 하였으면 한다.

1999년 11월 한치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