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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인정받는 믿음의 조상으로 서기까지 그는 우리와 다를바 없는 평범한 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집요한 하나님의 구원의 섭리에 대한 그의 순종은 오늘날 그를 많은 믿음의 후손들의 조상이 되게 하였다. 만일 우리가 아브라함을 복되게 하신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경험할 수 있다면 이제 우리의 삶 속에서도 아브라함의 축복을 누리게 될 것이다. 우리 가문을 향한 복의 문이 열릴 것이며 우리는 자손만대에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믿음의 시조가 될 것이다. 본서는 말씀전문 연구기관인 프리셉트성경연구원에서 다녀간 강의를 진행해 온 이규봉목사가 귀납적 방법으로 아브라함의 생애를 연구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그는 단순히 아브라함 개인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아브람을 아브라함되게 하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있으므로 본서는 귀납적 성경연구를 원하거나 귀납적 방법으로 강해설교 하기를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다.

[본문 148~152쪽 '13 그랄에 내려간 아브라함'중에서]

현대인들은 대부분 직장이나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고향이나 본거지를 떠나 살아 갑니다.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며 살면서도 유독 잊혀지지 않는 곳이 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아 있음은 즐거운 추억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려움으로 인한 고통스러웠던 기억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한국 남자라면 한번쯤 거쳐가는 곳이 있습니다. 제2훈련소가 있는 논산의 '연무읍'이라는 곳입니다. '논산 훈련소'가 자리하고 있는 연무읍에서 약 3년 동안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저의 짧은 생애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곳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남자들은 그곳이 군에 처음 입대하여 신병 교육을 받는 곳이라서 오래 기억되겠지만, 저는 사업을 정리하고 남은 빚과 같은 마음의 상처만을 안고 머물렀던 곳이기에 오래 기억되는 것 같습니다. 군인들이 그곳에서 기본 훈련을 마치고 비로소 진정한 군인으로 탈바꿈하듯 저에게도 그곳에서 기본 훈련을 마치고 비로소 진정한 군인으로 탈바꿈하듯 저에게도 그곳에서의 생활은 신앙의 훈련기간으로 기억됩니다. 목회의 결단, 하나님께 대한 깊은 신뢰, 고통을 안겨 준 사람들에 대한 용서를 경험하며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깊은 교제가 시작되었던 곳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벧엘 근처에 살고 있던 아브라함이 거처를 옮기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곳은 가나안의 남부 지역인 그랄이라는 곳입니다. 당시의 그랄은 근동 지역에서도 풍성한 곡물 생산지이자 수출지였습니다. 창세기 20:1에서는 아브라함이 그랄에 머물게 된 이유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해 그곳에 내려갔거나 헤브론 지역에 침입한 셋 족속을 피해 그곳으로 내려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전에 아브라함은 약속의 땅을 떠나 애굽으로 내려갔다가 애굽의 바로 왕에게 아내 사라를 누이로 속였다가 어려움을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창 12:10-20).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랄에서도 애굽에서와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내고야 말았습니다. 아브라함에게 있어 애굽과 그랄은 치욕적이고 고통스러운 곳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그랄로 거처를 옮긴 때는 사라가 잉태하기 직전으로, 하나님께서는 그곳에서도 아브라함과 사라를 도우셔서 위기를 면하게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부끄러운 모습과 변치 않고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보십시오. 아브라함의 부끄러운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입니다.

아비멜렉을 속인 아브라함
오늘 본문에서 아브라함은 오래 전에 했던 실수를 다시 반복하고 있습니다. 다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인 것입니다. 창세기 20:11에서는 아브라함이 거짓말한 이유를 "아브라함이 가로되 이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니 내 아내를 인하여 사람이 나를 죽일까 생각하였음이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위기 상황을 또다시 인간적인 방법을 통해 벗어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동일한 실수를 거듭하고 있는 아브라함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십니까?
아브라함은 20년 전에 범했던 똑같은 실수를 범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가나안을 약속의 땅으로 주셨으므로 아브라함은 그곳에서 하나님의 축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법대로 살아갈 궁리를 마련하고 자신의 힘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려 했습니다. 바로 그때부터 아브라함과 사라에게는 위기가 닥쳐 온 것입니다.
지금 사라의 나이는 90세가 다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랄 왕 아비멜렉은 사라를 취하려고 하였습니다. 일국의 통치자가 젊은 여인도 아닌 늙은 사라를 왜 취하려고 했을까요? 거기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계략이 숨어 있었습니다. 재물이 많았을 뿐만 아니라 다섯 나라의 동맹국들로부터 롯을 구출해 낼만큼 강력한 족장이었던 아브라함이 자기의 영내로 들어왔다는 것은 아비멜렉에게 있어 대단히 염려스러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의 누이로 소개된 사라를 취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 모든 과정을 용납하실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라는 열국의 어미로 약속의 자녀를 잉태해야 할 여인이었기 때문입니다. 밤중에 하나님은 아비멜렉을 찾아오셨고 위기에 처한 사라를 다시 구원해 주셨습니다. 아비멜렉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아무런 잘못이 없었습니다. 한 나라의 통치자가 여인 하나를 취한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죄가 되지 않았으므로 아브라함과 누이의 관계에 있는 여인을 취하려 했던 아비멜렉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비멜렉의 죄를 물으셨습니다. 비록 아브라함의 누이로 잘못 알고 사라를 취한 것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큰 죄악이었습니다.

아비멜렉은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그가 나더러 이는 내 누이라고 하지 아니였나이까 그 여인도 그는 내 오라비라 하였사오니 나는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나이다"(창 20:5)라고 해명합니다.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나이다"라는 말은 사라를 취한 자신의 행동이 내적 동기나 외적인 행위에 있어서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인 면에서 결코 악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비멜렉의 행위는 약속의 사람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관련된 일이었으므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이미 하나님의 심판은 내려졌습니다. "네가 취한 이 여인을 인하여 네가 죽으리니 그가 남의 아내임이니라"(창 20:3).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도 살 수 있는 한가지 길을 남겨 놓으셨는데, 곧 "이제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창 20: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그는 영원한 자기 계약,
곧 천 대에까지 약속하신
그의 말씀을 기억하셨으니...
하나님은 아무도 그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시고
그들을 위해
모든 왕들에게 경고하셨다.
나의 택한 종들에게 손대지 말고
나의 예언자들을 해하지 말라"
(시 105:8,14-15 현대인의 성경).

하나님 언약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었습니다(마 26:26-28). 아브라함이 할례를 행함으로 언약 백성의 표징을 삼았듯이(창 17:9-11),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행하신 성만찬의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므로 새 언약 백성의 증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언약 백성인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를 위기 상황 가운데에서 지켜 주셨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들의 생명을 손상시킬 수 없으며 그들을 괴롭히지 못하도록 보호해 주셨습니다. 본문의 말씀도 선지자인 아브라함을 해하지 못하도록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에게 경고하시는 장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대적들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십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믿으십시오. 우리 앞에 어려운 상황이 닥쳐왔다 할지라도 인간적인 판단과 행동으로 하나님의 섭리를 방해하지 마십시오. 우리 스스로의 판단과 행동의 결과는 자칫 큰 화를 불러 올 수도 있습니다. 사무엘상을 보면, 다윗이 블레셋 장수 골리앗을 죽인 이후 자신을 해하려는 사울을 피해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번은 다윗이 놉에 있는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거짓말을 하여 피난 생활의 굶주림을 피하고 무기를 얻었던 적이 있습니다(삼상 21:2-6). 그때 그것을 사울의 사람이었던 도엑이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후에 이 사실이 사울에게 알려져 아히멜렉을 비롯한 제사장 85명과 놉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사울의 칼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삼상 22:18-19).

1.믿음의 출발-부르심에 대한 응답
2.멈추고 싶을 때 떠나게 하시고
3.애굽으로 내려가서
4.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리라
5.가나안 전쟁에서 승리한 아브람
6.아브라함과 언약을 세우신 하나님
7.씨받이
8.엘 로이(El Roi) 하나님을 만난 하갈
9.내 앞에서 완전하라
10.하나님과 천사의 방문을 받고
11.심히 중한 소돔의 죄
12.소돔을 떠난 사람들
13.그랄에 내려간 아브라함
14.약속된 하나님의 사람들
15.마지막 시험
16.인정된 아브라함의 믿음
17.복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