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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 -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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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호경  |  출판사 : 책세상
발행일 : 2001-02-28  |  변형판 (130x210) 159p  |  89-70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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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는 2천 년 넘게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려운 책으로 남아 있다. 이것은 결국 성서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성서를 왜곡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책은 성서의 의미를 쉽게 해석함으로써 성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성서는 하나님의 계시'라는 정의는 성서를 더욱 범접하기 어렵고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될 신성한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성서의 계시성이 구체적인 역사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성서가 하나님의 계시라고 해서, 그것이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아난 것은 아니다. 성서가 하나님의 계시라면 그것은 역사 안에서의 계시이다. 성서의 계시성은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따라서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서가 씌어진 구체적인 배경을 이해하고, 그것이 당신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인간을 이해하는 것은 하나님을 아는 길이기도 하다. 물론 인간이 곧 하나님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피조물인 인간을 바로 이해할 때 창조주 하나님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법이다. 기독교인들도 많고, 하나님을 안다는 사람, 보았다는 사람도 너무 많은 시절이다. 그러나 그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만큼 또는 한국 사회만큼 인간이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도 흔치 않을 듯 싶다. 인간을 생명을 가진 하나님의 거룩한 피조물로 보지 않고 그가 가진 사회적, 경제적 신분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가진 것을 기준으로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 귀한 사람과 천한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은 슬픈 현실이다. 각자가 처한 사회적 현실은 그가 담당해야 하는 사회적 기능을 드러낼 뿐, 그것이 그의 존재를 규정하도록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성서가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인간은 모두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것,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모두 같다는 것, 인간의 서로 다른 기능이 사회적 차별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그러므로 성서를 읽는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인간 이해를 확장하는 길이어야 한다. 성서에서 말하는 구원의 의미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다.
[본문 53-58쪽 '제2장 성서 안에서'중에서...]

제2장 성서 안에서

1. 세월 그리고 사연 - 시간의 강


(1) 시작 혹은 끝
성서의 말 한 마디, 문장 하나는 그것을 사용하고 이해했던, 그리고 그것을 전파했던 사람들을 전제로 한다. 그러므로 그들을 만나지 못한다면, 성서를 이해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우리는 성서를 통해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성서를 통해서 만나는 하나님은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이다. 우리는 그들의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을 만나며, 그 만남에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확장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경험한 하나님을 엿보는 것이다. 그들의 경험에 동참하려면 먼저 그들의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들의 하나님은 그들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경험한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할 때 비로소 성서의 세계에 첫발을 디딜 수 있다.
그러므로 기원후 1, 2세기에 씌어진 성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시선을 그 시절로 돌려야 한다. 그들이 경험한 1세기 팔레스타인의 상황이 그들이 하나님을 이해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상황이 하나님 이해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은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객관적이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철저하게 객관성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교육받은 것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하나님에 대한 이해도 마찬가지다. 성서에 나타난 하나님은 객관적으로 서술된 존재가 아니다. 성서에는 하나님을 객관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한 흔적조차 없다.
《구약성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체적인 역사, 특히 고난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만났고, 그에게 반항했고, 순종했는지를 말하고 있다. 《신약성서》도 마찬가지다. 《신약성서》네는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경험한 하나님에 대한 이해가 나타나 있다. 성서는 바로 그들의 경험을 통해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그리고 성서에 나오는 인물들과 같은 믿음을 요구하면서 우리를 하나님에게로 초대하고 있다.

예수가 활동하고, 기독교가 발흥한 1세기 팔레스타인의 역사, 경제, 정치, 사회, 문화적 상황은 초기 기독교인들의 하나님 경험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황에서 형성된 세계관으로 하나님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초기 기독교인들은 종교적으로는 유대, 정치적으로는 로마, 문화적으로는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았다. 이처럼 다양한 정황이 1세기 근동 지역의 세계관을 형성한 중요한 요소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은 기독교의 출현과 관계가 있다.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신약성서》가 코이네 그리스어로 씌어졌다는 사실이다. 성서는 천상의 언어로 씌어진 것이 아니다.
코이네 그리스어는 원래의 그리스어를 쉽게 변형한 것으로, 알렉산더의 원정을 통해 그리스 밖에 널리 보급되었다. 알렉산더의 군인들은 정복지에서 그리스어를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그리스 문화와 근동 지역의 문화가 결합하여 코이네 그리스어가 만들어졌다. 코이네 그리스어는 헬레니즘 세계를 대표하는 문화적 산물로서, 정치적으로 통일될 수 없는 알렉산더의 대제국을 하나로 묶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연결고리였다. 성서가 코이네 그리스어로 씌어졌다는 것은 성서에 헬레니즘의 사고 담겨 있다는 얘기다.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입이나 손끝에서만 이루어지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서에 나오는 단어들은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그리스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스 문화가 들어오고 그리스화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기독교는 이러한 상황에 반응하면서 정체성을 형성했다. 정치적 힘인 로마와 문화적 힘인 헬레니즘은 모두 보편주의를 표방한다. 공화정으로 출발한 로마는 기원전 27년에 제국으로 번성하면서 그들이 지배하는 근동 지역을 하나의 세력 아래 묶어두려 했다. 이러한 정치적 이념은 황제 숭배 사상으로 드러났다. 하나의 세계라는 이상은 낯선 것이 아니었다. 알렉산더 이후, 헬레니즘의 근본에 하나의 세계를 꿈꾸는 이념이 있었다. 이처럼 기원전 4세기부터 근동 지역은 그리스화의 영향과 끊임없는 강요를 벗어날 수 없었다.
기독교는 이렇듯 자신의 제국을 통제하려는 정치적, 문화적 세력의 갖가지 억압에 반응하면서 정체성을 형성했다. 성서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 대처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에 대응하면서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예수의 모습을 만들고, 역사적 지평을 형성해갔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의 사고 틀을 형성하는데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대교다. 기독교는 처음에 유대교의 작은 종파로 출발했으며, 유대교는 기독교에 하나의 틀을 제공했다.
기독교가 유대적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구약성서》에도 분명히 드러난다. 《구약성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역사를 통해서 그들과 하나님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기독교는 유대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신약성서》에서 예수는 끊임없이 유대인들과 싸운다. 유대인들이 볼 때 예수와 그를 따르는 자들은 자신들과 같은 것을 믿는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늘 다른 소리를 하는 뚱딴지같은 무리다. 유대인들에게 예수의 무리는 골치 아픈 이단아들이었다. 유대인들이 기독교인들을 이렇듯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존재로 인식한 것은 전망의 차이 때문이다. 기독교인과 유대인들은 유대적인 뿌리를 공유하고 있었으므로 처음에는 서로를 동일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은 이 전망을 바꾸어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유대인들과 갈라섰다. 결국 그들은 다른 편이 되었다.
기독교에 영향을 끼친 유대적 특징 가운데 중요한 것이 묵시문학적 전망이다. 묵시라는 말은 감춘다 또는 은연중에 드러낸다는 뜻이다. 묵시문학이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드러내어 말하지 않고 상징적인 표현을 사용해서 전달하는 문학적 양식이다. 이러한 유형의 작품은 무엇인가를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을 전제한다. 묵시문학은 억압적인 현실에서 현재 역사에 대한 이해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묵시문학적 전망을 가진 사람들은 불합리하고 악이 득세하는 듯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이 역사를 주관하신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다. 그들은 이러한 믿음으로 현실에 항거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들은 현실에서는 희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세상의 종말이라는 희망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자들이다. 묵시문학적 전망은 세상 끝, 즉 종말에 대한 이해를 포함한다. 이를 묵시문학적 종말론이라고 하는데, 마지막 날에 하나님이 승리할 것을 확신하면서, 악한 현 세대의 끝을 기다리는 관점이다. 종말에 대한 희망은 현실이 견디기 어려울수록 왕성해지기 때문에 묵시문학적 종말론은 현재의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묵시문학적 전망은 기원전 5세기에 일어나 기원전 2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사이의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발전했다. 이 시기에 이러한 전망이 만개한 것은 기원전 333년 알렉산더의 세계 정복 때부터 시작된 헬레니즘 정책에서 연유한다. 헬레니즘 강요와 하스몬 왕가의 부패라는 두 기둥이 유대사회에 묵시문학적 전망을 팽배하게 한 것이다. 헬레니즘 전파와 하스몬 왕가로 대표되는 제사장 계급의 타락은 유대 신앙을 지킬 수 없게 만들었으며, 이로 인해서 유대사회에는 하나님의 통치를 꿈꾸는 종말론적 희망이 활짝 꽃피게 되었다.
예수의 활동도 1세기 팔레스타인 지역을 지배하던 묵시문학적 종말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예수 그리고 그와 함께 하거나 그의 말씀을 듣던 청중들 그를 따르던 자들은 정도의 차이를 막론하고 묵시문학적 종말론 속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기다리고 희망하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통치가 실현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대인들에게 널리 퍼져 있던 메시아 대망(待望)사상이나 예수의 선포에 나타나는 '하나님 나라'는, 악을 무찌르고 다가올 하나님의 통치를 기다리는 유대인들의 기대와 희망을 반영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 지배 등을 내포하는 역동적인 의미를 갖는 말로, 하나님의 승리를 확신하는 데서 연유한다.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는 예수가 독자적으로 만든 개념이 아니다. 이 개념은 묵시문학적 종말론이나 창조사상, 언약사상 같은 유대인들의 하나님 이해를 배경으로 한다. 즉 하나님 나라는 이 역사를 하나님이 주관하며 하나님이 인간을 영원히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초한다. 역사를 주관하는 하나님과 하나님께 신실한 자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해서,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개업과 승리를 확신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으로 나타난다.
들어가는 말

제1장 성서를 향해서
1. 별 헤는 밤 - 신화적 그림자의 허와 실
(1) 베스트셀러의 비애
(2) 제도화와 신성화
2. 돛 혹은 닻 - 배타와 독점의 허와 실
(1) 루터와 구텐베르크
(2) 끝나지 않은 이야기
3. 지나간 바람은 춥지 않다 - 화석화의 허와 실
(1) 숨은 그림 찾기
(2) 과거와의 대화

제2장 성서 안에서
1. 세월 그리고 사연 - 시간의 강
(1) 시작 혹은 끝
(2) 크로노스 혹은 카이로스
2. 시리즈 그리고 버전 - 그 사람 예수
(1) 하나 그리고 둘
(2) 우담바라와 풀잠자리알
3. 맹구 이야기 - 슬픈 이야기꾼
(1) 맹구 이야기 하나
(2) 맹구 이야기 둘

제3장 성서로부터
1. 너희가 사랑을 아느냐 - 옛 질서의 파괴
(1) 반박
(2) 마지막 전쟁
2. 사랑을 아는 너는 눈부시다 - 새 질서의 회복
(1) 참회
(2) 너 그리고 나
3. 함께 있어서 좋은 사람 - 믿는다는 것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
(1) 실패에도 불구하고
(2) 희망이라는 이름의

맺는 말

더 읽어야 할 자료들
김호경
1979년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에 들어갔다.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20대를 보내면서 늘 어정쩡한 상태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그 속에서 국문학에 대한 미련은 여전했지만 하나님에 대한 의문도 만만치 않았다.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헤집고 싶었던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졸업 후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생활 중 가장 값진 경험이라면 성서 신학의 즐거움을 맛본 것이다. 신학을 공부한 지 4년 정도 지나서야, 성서를 분석하고 그 속의 의미를 찾는 일에 평생을 걸어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공식적인 신학자가 되었다. 신학을 공부한 지 15년이 지난 후였다. 이제야 비로소 신학을 하는 일에 대해 스스로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었다. 질문은 늘 답을 주는 법, 신약성서의 본문에만 고정되었던 눈을 돌려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20년 전 처음 가졌던 역사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게 되었다. 지금, 이곳에서, 왜 신학을 하는지, 그 물음이 화두가 되었다. 그는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서술하고 있다. 그의 역사 이해의 출발점에는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이해가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초월성이 인간의 역사와 맺는 관계에서 시작된 물음은 결국 초점을 인간에게로 옮겨놓았고, 인간사에 신학적 의미를 부여하는 데에까지 이른다. 기회가 닿으면 역사 속의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엮어봄으로써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고 사랑했다는 성서의 이야기를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의미 있게 회복시켜보고자 한다. 주요 논문으로는 <누가공동체의 식탁교제와 선교>, <성전 상징으로서 누가공동체의 식탁교제>, <여성, 교회, 그리고 사회, 그 역학관계> 등과 <성서묵시문학이해>, <성서시대와 역사와 신학>등의 저서가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등에 출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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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인간의 옷을 입은 성서 -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032
저자김호경
출판사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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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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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01-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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