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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스캔들, 스캔들의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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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차정식  |  출판사 : 도서출판 동연
발행일 : 2011-04-19  |  (148*210)mm 392p  |  978-89-644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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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대의 스캔들,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

성경을 종횡하며 이 시대에 지니는 성경 속 사건을 깊이 들여다보고 재해석하여 신학이 죽은 사람에 대한 기록이 아닌, 아직도 생생히 살아 있는 사건임을 드러내주는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이 시대에 유행처럼 번지는 각종 '스캔들'은 대개 연예계나 정계가 그 진원지이다. 그것은 인간의 말초적 욕망의 언저리를 가볍게 맴돌다가 사라지는 '성적 추문'의 통상적인 표현으로 운위되기 일쑤이다. 그러나 스캔들의 본래적 의미는 그렇게 가볍지도 않았고, 말초신경의 욕망에 그렇게 쉽사리 휘둘리지도 않았다. 이 어휘의 뿌리를 캐어보면 거기에서 우리는 '스칸달론'(skadalon)이라는 중요한 희랍어와 마주친다. 보통 '걸림돌' '장애물' 등의 의미로 풀이되는 이 어휘는 신약성서에 명사로 15회, 동사로 29회 사용되고 있다. 그 어휘가 사용되는 맥락은 다양하다. 가령, 걸려 넘어지는 대상은 대개 사람이고 고착된 세상의 체제이며, 그 동인이나 매개는 몸의 지체와 그 욕망, 언어, 음식을 비롯한 생활 관습 등이다. 그 의미 역시 부정적이며 동시에 긍정적인 역설의 구도를 보여준다. 앞서 열거한 사람과 체제에 연루된 스칸달론이 대체로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는 반면, 예수 그리스도와 연계될 때 이 말은 유일하게 긍정적이다. 이 말의 동사적 의미는 본래 '(다리를) 절룩거리다'라는 함의를 지녔는데, 이후 '넘어지게 하다'라는 뜻으로 정착되었다. 이것이 바로 '스칸달론'이라는 명사가 '넘어지게 하는 것', '걸림돌'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게 된 의미론적 배경이다.

물론 이 책에서 '스칸달론'을 사전적 개념과 어원론적 함의에 머물러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이 책에서는 '스칸달론'을 하나의 신학적 메타포로 취함으로써 성서의 안과 밖을 넘나든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인문학적 관심사들을 통찰하고 그 심층의 구조를 해석하는 새로운 학문적 지평을 개척하고자 한다. '약'이면서 동시에 '독'인 플라톤의 '파르마콘'(pharmakon) 비유처럼, '스칸달론'도 양날의 검처럼 이중적이고 역설적인 개념이다. 그 역설의 힘으로 이 개념은 신학의 제반 관심사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해석학의 미래를 개척할 만한 창조적 메타포로서의 가능성을 내장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대전제이다. 요컨대, 그것은 파괴하면서 창조하는 신학의 에너지이며, 해체하며 재구성하는 자율적 생명의 신진대사이다. 나아가 신학적 메타포로서의 '스칸달론'은 생활세계와 사유의 지형을 헤치면서 보듬고 억제하면서 가로지르는 정중동의 생성 원리이며, 체계의 원칙과 그 바깥의 에누리를 두루 포괄하는 담론 생산의 요체이다.

신앙의 모본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외에 아무도, 아무것도 모방하지 않는 것을 온전한 신앙의 철칙으로 삼았다. 모방이 없는 욕망의 모방이야말로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해 위대한 스캔들이 될 수 있었던 전복적 역설의 배경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 자리에 엉뚱한 짝퉁들을 잔뜩 채워놓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닮으라고 채근한다. 또 그 하나님을 닮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라고 재촉한다. 여기에 퇴락한 21세기 스캔들의 교회사적 비극이 있다. 또한 맘몬의 자본제적 체계에 저당 잡힌 채 부흥, 성공, 축복 등 각종 간편한 구호들을 내걸고 가짜 욕망을 양산하며 그것을 모방하라고 부추기는 오늘날 한국 교회의 병통도 바로 그 언저리에 걸려 있다. 문안과 소통이 없는 곳에 아무리 자기동일성의 신앙으로 충만하여 똘똘 뭉친들, 거기에 자잘한 모래 같은 스캔들의 희롱은 있을망정 추문을 전복하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스캔들의 바위'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 세상의 통념화된 고상한 가치들을 '회칠한 무덤'으로 까발려 부정적 스캔들로 만들고, 권력의 그늘에 가려 매장된 삶의 생기를 복원ㆍ갱생하는 긍정적 스캔들의 계발을 겨냥한다. 그 이론적 방법으로 르네 지라르뿐 아니라, 가라타니 고진, 알랭 바디우, 엠마누엘 레비나스, 조르주 바타이유 등을 불러온다. 이들의 인문학적 핵심 개념을 통해 나는 신학적 메타포로서 스캔들의 차원을 그동안 신학의 대상에서 소외된,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규정하는 중요한 주제들로 확산시킨다.
저자는 '스캔들'의 원형으로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을 자리매김하며, 신이 있는 성전인 교회에서조차 추문이 들끓는 이 시대에, 신학의 새로운 부활을 꿈꾸며 하나님의 어리석은 지혜였던 십자가의 의미, 부활의 참 뜻을 되살려낸다. 예수는 십자가형으로 그 시대의 흉악범들을 제거하는 폭력에 걸려 넘어졌지만, 그 스캔들을 딛고 부활함으로써 역전의 스캔들의 원형이 되었다는 스캔들의 신학을 날카롭게 조형해낸다.


21세기 신학의 새로운 가능성, 스캔들의 신학
이 시대에도 신학이 있는가? 있다면 자본과 결탁한 종교의 언저리를 공고히 해주는 신학은 스캔들(추문)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이 시대에 다시 신학이 신학으로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신학은 스캔들로서 역전의 제 존재 의미를 재구축해야 할 것이다. 감각할 수 없는 하나님을 학문의 대상으로 삼아 말과 글로 표현해야 하는 이 신학이라는 생물은 이제 제각각의 신비주의로 무장한 도착적 주체들의 난장 가운데 혼란의 아수라를 통과해왔다. 그 한 정점이 '도그마'라는 표상일 테지만, 도그마의 토대는 이제 많이 헐거워진 상태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도그마는 더 이상 긍정적 미덕의 기운을 풍기지 않는다. 그것이 긍정되는 영역은 오로지 자기동일성의 신념체계로 똘똘 뭉친 극단적 근본주의 신학의 동네에 국한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에누리에 입각하여 하나님의 익명성을 재발견해야 할 시점에서 이 시대의 신학은 스스로 게토화된 다리 밑 걸인들의 장막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은 추한 거주처이고 그 추함을 스스로 폭로하는 것이 거지의 거지 됨을 드러내는 치열한 생존의 기술이듯, 신학은 스스로 스캔들이 되어 난장으로 착종된 신의 스캔들부터 폭로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바깥의 체계를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워도 자기 내부와의 창조적 불화를 감내하지 못하는 학문은 아직 타자성의 비밀에 무감각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학의 미래적 운명은 오래 묵은 공룡의 화석과 같은 그 가건물을 얼마나 철저하게 해체하고 그 위에서 또다시 광야의 바람을 경험하느냐가 관건이다. 그것은 애당초 안과 밖의 구별 없이 이질적인 타자들이 대책 없이 만나 교섭하고 거래하며 번역하던 원초적 교통 공간, 즉 광야와 바다의 그 뫼비우스적 공간이 어떻게 신학의 마당에 형성되느냐 하는 점과 접맥된다.

실로 이 시대는 겸손한 수사학의 망토를 걸친 신들의 이미지가 현란하게 발호하는 풍조 가운데 떠내려가고 있다. 정치와 경제, 문화와 예술, 교육과 종교 시장에서 인신의 권력은 세련된 문화적 코드를 덧입고 각종 미디어에 출현한다. 그것은 매체 시대의 뚜렷한 체계로 군림하는 또 다른 계시적 변종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한결같이 근엄한 표정을 띠거나 예외 없이 아름다운 미소와 함께 성육한 말씀과 이미지를 후광으로 두른 채 곳곳에 출몰하는 유령으로 익명의 개인들과 교신하며 교감한다. 그러나 그것이 소통이 아닌 것은 아무도 묻지 않는 것을 말하고 말하지 않는 것을 제각각의 자폐된 문법 속에 듣고 또 읽어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떠다니는 이미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신학은 이 시대에 진정한 믿음 없음을 폭로하는 번개나 화살이 되어야 한다. 그 어느 기관의 해체보다 독하고 악랄한 해체의 결기를 벼르고 세워 신을 잃은 시대에 신의 유산을 재생시키는 업무의 낯선 의미를 깨단해야 한다. 금기를 건드리는 자가 금기의 요주의 대상이 되는 항간의 이치를 뒤집어, 하나님의 낯익은 모습을 에누리의 시선으로 다시 낯설게 되돌리는 예언적 상징 행위가 신학의 이름으로 절실한 것이다.
이 시대의 신학이 게토화된 다리 밑의 장막인 것은 교회를 공동체를 떠받드는 조건 아래 챙기는 물질적 상징적 리베이트야말로 그 근본적 생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고답적인 운신으로 옛적의 골동품을 보듬는 호사가처럼 성서를 필두로 옛적의 텍스트에 감추어진 주석적 의미를 찾는 노동에 골몰하면서 이 세상의 변화무쌍한 천태만상 가운데 스쳐 지나는 하나님의 동선은 자주 놓치고 만다. 파당적 진영의 감각에 매여 이합집산하는 무리들의 한구석에는 초라한 포즈로 이 세상의 첨단 담론과 점점 멀어져가는 신학자들이 있다. 그 사상적 속내의 한켠에는 여전한 중세적 체질로 순치된 상태에서 절대자와의 특수한 인연으로 챙기던 옛적 권위에의 향수가 곰팡내를 풍기고 있다. 교단과 교권의 위세에 눌려 신학의 얼굴은 수시로 생존의 변신술을 발휘하며 신학으로 정치하고, 정치로 신학의 위엄을 도모하는 버릇도 더욱 심화되어간다. 예수 시대에 율법을 의문(儀文)으로 삼아 그 손가락이 가리키던 대상을 놓친 채 그 손가락을 잘라 신줏단지처럼 섬기던 자들을 비판한 역사의 공력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교와 그 이론적 토대로서의 신학은 그 토대의 텍스트를 다시 의문, 곧 글자 나부랭이의 메마른 우상으로 퇴락시켰다. 이렇듯, 신학이 그 자체로 추문이 될 수밖에 없는 사연은 수두룩하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어리석은 지혜이다. 하나님의 어리석고 연약한 방식이 그 스캔들의 부정성을 알면서도 기꺼이 넘어짐으로써 치열한 패배의 사건을 통해 그 스캔들의 덫을 놓은 자들에게 그것을 되돌려주는 역전의 진리이다. 다시 말해 십자가의 스캔들은 하나님의 지혜로써 이 세상의 윤똑똑이들을 뒤엉켜 싸우게 하고 넘어지게 하는 온갖 무성한 말의 지혜를 자기 몸으로써 돌파하는 능력으로 우뚝 선 것이다. 이 시대의 신학, 이 시대의 종교 또한 십자가의 어리석은 지혜를 닮아, 추문이 된 종교, 곰팡내를 풍기는 신학을 온 몸으로 돌파하여 역전의 진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머리에

총론: '스칸달론'/'스캔들'의 역설

I부. 신학적 스캔들의 원형: 예수와 바울
01. 예수의 여행과 '교통 공간'
02. 스캔들과 타자의 윤리 - 예수의 어록을 중심으로
03. 침묵과 절규 - 수난사화에 얽힌 이중적 스캔들
04. 스캔들을 제거하는 스캔들 - 로마서와 외교적 그리스도론
05. 스캔들을 내파하는 스캔들 - 고린도 서신과 십자가의 지혜
06. '매인 몸'의 나타남과 그 계시적 징후 - 빌립보서의 신학적 매트릭스


II부. 진화하는 스캔들의 신학: 성서와 함께, 성서를 넘어
01. 금기와 향유, 혹은 신학적 주체의 전회
02. 잠과 꿈, 그리고 불면의 신학적 의미
03. 식사와 치유, 혹은 '마지막 욕망'에 대한 성찰
04. 광야 체험의 유형과 신학적 구조
05. 고난과 희생 담론의 신학적 스캔들
06. 폭력적 죽음의 내력과 대안적 희망


결론: 하나님의 에누리 또는 신학이라는 스캔들

차정식
서울대학교(국사학과),미국 메토믹신학대학원(M.Div.), 시카고대학교 신학부(Ph.D.)에서 공부하였다. 메토믹신학대학원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 교수, 한국기독교학회 편집주간으로 재직 중이며 전주의 열린가정교회에서 말씀으로 섬기고 있다.
연구저서로는 「하나님 나라의 향연-신약성서의 사회복지론」(새물결플러스 2009),「한국현재시와 신학의 풍경」(이레서원 2008),「예수와 신학적 상상력」(한국학술정보 2008),「예수의 신학과 그 파문」(대한기독교서회 2007),「신약성서의 환생 모티프와 그 신학적 변용」(한들 2007), 「예수는 어떻게 죽었는가」(한들 2006),「바울신학 탐구」(대한기독교서회 2005), 「마음의 빛을 부르는 기도」(대한기독교서회 2003), 「묵시의 하늘과 지혜의 땅」(대한기독교서회 2001), 「신약성서의 사회경제 사상」(한들 2000), 「성서주석:로마서」1,2 권(대한기독교서회 1999) 등 공저를 포함하여 30여권 냈다. 그밖에 신학수상집으로 「하나님의 뒷모습」(이레서원 2008), 「발밑의 명상, 길 위의 신학」(한들 2003) 등이 있으며, 지금까지 전공분야에서 100여 편의 연구논문을 생산해왔다.
「바울신학 탐구」가 문화관광부에서 올해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으며 「신약성서의 환생 모티프와 그 신학적 변용」 으로 한국기독교학회에서 제1회 소망학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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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신학의 스캔들, 스캔들의 신학
저자차정식
출판사도서출판 동연
크기(148*210)mm
쪽수392
제품구성상품설명 참조
출간일201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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