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교회의 긴 역사에서 교회와 세상, 즉 국가와의 관계는 복잡다단하여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그것은 적대관계, 우호관계, 결별관계로 요약될 수 있다. 한국 교회 역사에서도 교회와 국가의 관계는 계속 이런 맥락 속에서 유지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제 치하에서는 철저한 적대 관계로 항일의 역사가 지속된다. 비록 일제 말엽 일제에 협력하여 아부하는 세력이 많았다고 해도 저항의 맥은 그치지 않았다. 해방 된 후에는 기독교 장로인 이승만 정권에서 자연히 교회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그러나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붕괴되고 박정희 군부독재가 출현하면서, 일부 교회 지도자들이 독재에 항거하여 투옥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주류 보수 경향의 교회는 여전히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사회참여에 소극적이었다.

이 책은 한국 교회의 1960년대에서 1980년대 사회참여운동에 대해 서술하였다. 저자는 1960년대 이래 사회참여의 전개와 그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 개신교회의 보수와 진보진영에 나타난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신학적 분석을 시도하였다. 따라서 1980년대 반독재․민주화 운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상세한 서술을 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개신교 복음주의 보수 진영의 사회참여에 대해 분석하면서 교회 사회참여 유형화(type)를 시도한다. 그동안 교회의 사회참여를 진보진영의 반독재․민주화 운동으로만 국한해왔으나 이러한 시각에 교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보진영뿐 아니라 보수진영, 그리고 복음주의 진영도 세계 교회와 한국 교회 차원에서 활발한 사회참여를 시도해 왔음도 부인키 어렵다. 특히 보수진영은 「국가조찬기도회」와 같은 친정부적 행사를 통하여 군사독재정권과 협력하는 모습으로 사회에 참여하였다. 그러므로 이 책은 진보진영의 사회참여뿐만 아니라 1960년대 이후 전개된 보수진영 또는 복음주의 진영의 사회참여에 대한 연구를 통하여 사회참여의 다양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한국 개신교회는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 신학적 차이와 정치신학의 부재로 사회참여에 있어서 전혀 상반된 모습을 보여 왔다. 진보진영은 민주화와 인권운동에 헌신해 왔고, 보수진영은 정교분리를 주장하며 진보진영과 대립하였다. 양 진영의 이러한 대립은 기본적으로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한국 개신교의 사회참여 유형에 나타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차이를 규명하여 일치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시도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책은 해방 이전의 기독교사회운동을 서술한 책으로 시기적으로 또 내용상으로 저의 저술과는 중복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아마도 본서가 해방 후 6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를 아우르는 최초의 사회운동사에 관한 저술이라 여겨 용기를 내어 본서의 제목을 『해방 후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라 정하였습니다. 본서를 출판하면서 필자는 여전희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다행인 것은 원래 박사학위 논문은 300페이진 인데 약점을 보완하고 수정하여 약 100페이지 정도를 추가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으로 출판하는 처녀작이라 많은 부분에서 미숙함과 부족함을 느끼며 독자 제위들께서 넓은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머리말 중에서 -

연구 방법론
한국교회사 연구방법론은 그동안 한국교회사 연구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왔다. 대표적인 한국교회사 연구와 서술방법론으로 백낙준의 선교사관, 김양선의 주체적 수용사관, 민경배의 민족사관, 주재용의 민중사관, 이만열의 실증주의 사관 등이 주로 거론 되어왔다. 그러나 최근 1990년대에 들어서 김인수의 섭리사관, 김영재와 박용규의 복음주의 사관, 그리고 이덕주의 토착교회사관이 등장하면서 그 해석적 접근방법이 다양화되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