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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걸음은 한 걸음조차 무겁다  
양창삼 시집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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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양창삼  |  출판사 : 도서출판 그리심
발행일 : 2022-10-31  |  (130*188)mm 216p  |  978-89-5799-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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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시를 쓴다는 것은 내 삶의 일기를 쓰는 것과 같다. 매일의 삶에서 만나는 빛나는 순간에서부터 가슴 저린 순간까지 마음을 녹이고 언어로 다려내기 때문이다. 시인의 일기는 때로 필치의 굴곡으로 인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조금만 깊게 드려다 보면 순수와 만나고, 놓치지 않고 싶은 절묘함에 반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인의 눈은 항상 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열네 번째 시집을 밖으로 내놓는다. 어쩌다 지면에 선보인 것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나를 읽기에 부족하다. 시집을 내놓는다 해서 그것이 <나의 전부>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만큼 우리의 <나>는 신비롭다. 시는 자꾸만 나를 드러내려 할 것이고, 그 때마다 <참 나>는 더 깊은 곳으로 숨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시는 우리 삶의 작은 그림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독자는 그 조각을 가지고서도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읽어내는 혜안을 가지고 있다.
다산 정약용은 <시는 모름지기 나라를 걱정해야 한다.>고 했다. 어느 시대든 나라 걱정을 하지 않는 시인은 없다. 나라가 어지러울수록 생각도 무겁고, 시도 거칠어진다. 시도 가슴 아파한다. 어디 시뿐이랴. 우리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정치를 잘해야 한다.
시는 자연을 만나 그 속에 담긴 지혜에 황홀해 하며, 의로운 사람을 만나면 평안함을 느낀다. 시는 우리가 대하는 모든 것들을 차별하지 않으며, 친구 되기를 거절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굳이 시를 탓할 필요는 없다. 시를 대할수록 외롭지 않을 것이며, 시를 친구로 삼은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나의 삶에서 이미 친구가 되어버린 시들을 불러 당신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그들을 뷔페 음식처럼 대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 하나하나는 간장종지에 녹고, 된장에 풀어놓은 시골밥상처럼, 아니 할머니의 밥상처럼 대우한다면 더 없이 감사하겠다. 길든 짧든 그들은 이미 내 삶의 동반자로서 존경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를 접하면서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히고, 비바람으로 위로의 손을 펴며 해와 달과 별들로 노래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첫눈에 그 경이로움에 빠지게 하시고, 부족하나마 글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 은혜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결코 오늘을 노래할 수 없을 것이다.

어릴 적에 만난 시들이 이 나이까지 따라주며 친구가 되어준 것을 감사한다. 그리고 그 시들을 읽으며 나를 만난 듯 다독여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끝으로, 여러분의 평안을 빈다. 시들이 여러분을 지키는 삶의 도구가 되어 이 땅이 줄 수 없는 평화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꿈을 꾼다. 늘 감사하면서.

양 창 삼
1. 너도 한 여름 소나기만 같아봐라

요즘 소나기 방문이 잦다.
그럴 때마다 이젠 아열대로 가는 거니 묻고 싶은데
하도 빨리 쏟고 가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
하지만 더운 기운을 잠재우니 어찌 감사한 일 아닐까.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니
얘야, 너도 한 여름 소나기만 같아봐라.
오늘따라 동쪽 하늘에서 저 서쪽 하늘까지
그 너른 공간에 무지개가 두 팔을 벌렸다.
이런 무지개는 보기 드물지, 암. 그렇고말고.
너에 대한 칭찬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이러다 신문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
무지개는 약속이라는데 넌 오늘 무엇을 약속하려느냐.
지키지 못할 양이면 아예 입을 열지 마라.
차라리 색동옷 입고 거나하게 춤을 추거라.
그 큰 춤사위에 놀라 모두 입을 크게 벌리리라.
그런데 눈 깜짝 할 사이에 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누가 그새 시샘을 하여 너를 몽땅 지워버렸을까.
아니면 하늘 뒤로 숨었는가.
고무지우개로 지울라치면 꽤 시간이 걸릴 터인데
아무래도 심상찮다. 심상찮아.
하지만 네 방문을 어찌 환영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네 오래 기억하여 네 이름을 남기리라.
이 한 여름에.


2. 세상을 걷고 싶다, 꿈에서라도

교대에서 안국 역으로 출근하던 때는
인사동이 날 기다리고 있었지.
곰팡내 나는 책들 사이로 함께 걸어 들어가면
천상병 시인이 즐겼다는 차가 나오곤 했어.
시 <귀천>은 찻잔을 돌아 하늘로 날아가곤 했다.

신도림 행 전철에 몸을 실었을 때는
디큐브시티가 자꾸만 유혹을 했어.
<맘마미아>와 <시카고>가 번갈아 잔치를 열면
지나는 전차들마저 어깨를 들썩였다.
아무렴, 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지, 없어.

요즘 나의 열차는 서초 역에 머물러 있다.
거리두기 4단계가 우릴 꽁꽁 묶었으니 어찌할까.
마스크가 입과 코까지 지키고 있어 숨을 곳도 없다.
얘야, 눈 딱 감고 있을 터이니 차 한 잔 내오너라.
내 너를 타고 뉴욕에 숨어들고
발리에도 발을 내려 세상을 걷고 싶다. 꿈에서라도


3. 소망 한 가지 하늘에 띄워본다

기후는 늘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준다.
조용하다가도 한 순간에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산을 무너뜨리며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
네 힘을 익히 알고 있지만
요즘 들어 자주 화를 내는 것을 보니
심기가 몹시 불편한 것 아니겠는가.
가끔 네 경고의 말을 들었는데도
미리 조심하지 않은 우리가 잘못이지.
싸게 놀다가 비싸게 비용을 지불하다 보니
우리 사정도 말이 아니다.
이제 시작일 터이니
앞으로 지불해야 할 것들로 인해 마음이 무거워진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자들로 인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밤에 기후가 다시 역정을 내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 땅이 언제 근심을 벗어나
기후와 더불어 웃으며 살 수 있을까.
소망 한 가지 하늘에 띄워본다.



4. 비로소 깨달았지 아름다움은
신기루라는 것을

아름다움을 만날 때 가슴은 먼저 뛰고
그것을 더 오래 보려고 시선은 바삐 움직인다.
그것을 담고 싶어 마음은 채근하며
좀 더 가까이 가라 한다. 알았어, 알았다니까.
난 그 아름다움이 혹시라도 훅 날아갈까 싶어
조마조마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날아든 까치가
순간을 못 참고 소리를 질러댄다. <쩍쩍>
나름 말을 걸고 싶은 것이겠지.
내 심장이 얼마나 놀라는지
그만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고고한 모습을 잃지 않았어.
그런 것에 무너질 량이면 아름답다 하겠나.
그는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살며시 나의 손을 잡지 않겠나. 아이고. 저런.
나는 그만 눈을 감고 말았네.
부끄러움이 그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게야.
하지만 나는 이미 마음의 공간을 한층 더 높이며
손 높이 들어 그를 맞지 않았겠나.
그 때 빛이 들어와 금모래를 뿌리기 시작했어.
그런데 갑자기 그가 보이지 않는 거야.
나는 두리번거릴 수밖에 없었는데
질문을 하기엔 이미 늦었어.
그 때 비로소 깨달았지.
아름다움은 신기루라는 것을.
1. 너도 한 여름 소나기만 같아봐라
2. 세상을 걷고 싶다, 꿈에서라도
3. 소망 한 가지 하늘에 띄워본다
4. 비로소 깨달았지 아름다움은 신기루라는 것을
5. 그러니 감사하다 할밖에
6. 안으로, 안으로 깊숙이
7. 나는 믿습니다, 당신이 내올 아름다운 식탁을
8. 그 때야 깨달았다
9. 고집 하나만 내려놓아도
10. 내가 구워낸 빵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11. 지구 곳곳에 빨간 불이 켜졌다
12. 하지만 아무도 그것이 행복인지 모른다
13. 손 내밀 때 거절하지 말거라
14. 난 오늘도 자네가 있음으로 기쁘고
15. 오늘도 나는 길을 걷는다
16. 뭐가 궁금한 게야
17.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강의
18. 아직도 나에겐 보이지 않는 손님들이 많다
19. 내가 별을 헤는 이유를 알겠니
20. 애매와 모호 사이를 줄 타며

21. 그래서 오늘은 풀잎을 닮기로 했다
22. 어떻게 돌려놓을 방법은 없을까
23. 나라도 너를 기억해야 하지 않겠느냐
24. 자네도 살아야 되지 않겠나
25. 시골밥상, 사랑밥상, 하늘밥상
26. 하지만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것이다
27. 내 말 너무 서운하게 듣지 말고
28. 밤낮없이 하늘을 향해 손을 쭉쭉 뻗고
29. 주께서 허락하신 오늘
30. 눈을 감는 그 날까지

31. 우리는 너로 인해 순수를 마시고
32. 그러다 말을 잃으면 어떡하지
33. 그는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34.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35. 지금 난 한 가지 생각뿐이다
36. 하루가 더 값지게 하소서
37. 그래도 경고는 안색을 바꾸지 않으며
38. 이젠 산도 오르고 평원도 달려라
39. 사랑의 시그널이 올라올 때
40. 그래 훨훨 날거라, 시야

41. 생각하는 걸음은 한 걸음조차 무겁다
42. 지나친 것들에 대한 회한이 밀려올 때
43. 하지만 새로운 해가 그 모두를 안고
44. 너와 나 사이에서
45. 완행의 맛
46. 두근대는 마음에 눌려 서툰 고백이 된다 해도
47. 우린 왜 질문만 하며 살까
48. 내 언제 그 강에 배를 띄우리라
49. 소원이 하늘로 올라갔으니
50. 희망은 자유다

51. 법이 그래서 필요한 것 아니겠나
52. 금시와 초문
53. 함께 자리하는 것만으로도
55. 세상이 시를 버렸어요
55. 1, 2, 3, 4, 5
56. 겨울은 겨울다워야지
57. 난 지금 여기에 만족하는 보통 사람이다
58. 넌 자는 체 하면서 천체의 움직임을 읽고
59. 그 때 우린 진실을 부둥켜안고
60. 그만, 그만 오늘은 참 슬프다

61. 남의 땅에 들어와 뭐하는 짓들이냐
62. 세상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고
63. 하늘의 시선은 지금 어디로 향해 있을까
64. 그래 오늘은 이 정도에서 끝내자
65. 다시 걷는 거야
66. 봄이 왔으나 향기가 없는 이 시대에
67. 보이지 않는다고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68. 그 순간 우리는 손을 잡을 것이다
69. 질문 하나 풀기가 그렇게 어렵던가
70. 나는 멀리 있어도 너와 함께 있고

71. 그 사이에 꽃들은 연지곤지 바르고
72. 그날따라 오후가 빛나고 있었다
73. 열린 마당엔 모두가 있어 좋다
74. 그 사람은 나에게 말했어
75. 내가 너를 친구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76. 내 몸에 불지를 생각하지 말고
77.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너를
78. 당신은 하늘빛으로 다시 태어나
79. 통증이 문을 두드리는 날
80. 빛을 타고 내려온 삶은 다시 그 빛을 타고 올라가

81. 몸이 무슨 말을 하기 전에
82. 오늘은 모두 막시 한판 푸시게나
83. 우리는 지금 그 시간을 기다립니다
84. 일상이 비상등을 켤 때
85. 그 소리에 내가 놀라
86. 이젠 추억의 조각만 남아
87. 그렇다고 질 순 없지
88. 별들은 폭발하듯 기쁨을 터뜨리고
89. 역시 동생은 있어야 해
90. 이렇게 살 줄 미처 몰랐다

91. 우리는 다시 시작할 것이다
92. 여보게, 이 멋진 순간을 놓치지 말게나
93. 난 이래봬도
94. 인사동 된장 집
95. 하지만 탁월하고, 아름답게
96. 아침엔 신발 끈 조여 매고
97. 차라리 나의 행길을 돌려다오
98. 생각을 바꿔, 생각을
99. 글이 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100. 임은 갔지만 임은 결코

101. 세상에 가장 위대한 사람은
102. 생각의 폭 넓히며
103. 종횡무진 체형을 바꾸며
104. 그래, 그렇게 가자
105. 시작이 아름다웠다면
106. 그 날 식탁 전투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107. 우리 모두 깃발이 되어
108. 비 오는 날, 동네 한 바퀴
109. 네가 어찌 감당하려고
110. 과연 이 밤을 무사히 지날 수 있을까

111. 지금 꿈을 꾸는 것 아니겠지
112. 밤은 결코 잠을 이룰 수 없다
113. 당신이야 말로
114. 그것이 사랑의 무게일지 어찌 알겠나
115. 기다림이 되레 초청장이 되어
116. 궁금하면 바람에게 물어봐
117. 로쉬 하샤나
118. 그의 꼿꼿함이 이 아침에 빛난다
119. 그래 우리 다시 시작하자
120. 부끄러움이 자꾸만 숨을 곳을 찾는다
121. 그렇다고 비켜설 네가 아니지
122. 언젠가 그 순간이 구름처럼 몰려와
123. 조용히 네 이름 한 번 불러본다
124. 영원을 사모한 그 이유 하나로
125. 그렇게 만남은 치유를 낳고
양창삼
서울대학교 정치학과(학사, 석사)
서울대학교 대학원(경영학석사)
웨스턴일리노이대학교(MBA)
총신대학교 대학원(목회학석사, 신학석사)
연세대학교 대학원(경영학 박사)
한양대학교 경상대학 학장
한양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 원장
연변과기대 부총장, 챈슬러
현, 한양대학교 경상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목사, 한국시인협회 회원

양창삼의 시집
1. 부르고 싶은 이름들(1966)
2. 성도 예루살렘(1978)
3. 가브리엘의 은빛날개(1982)
4. 그 겨울의 아침바다(1984)
5. 내가 고요를 만날 때(1985)
6. 우리가 사랑을 하는 것은(1987)
7. 비록 더딜지라도(1991)
8. 난 그저 그를 바라보았을 뿐인데(2012)
9. 그 사랑이 없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2015)
10. 바람에게 말을 걸다(2017)
11. 온 땅이 하늘의 지혜로 물들었으니(2019)
12. 이 아름다운 아침에 너를 본다(2020)
13. 네 삶이 천상의 무지개로 뜰 수 있다면(2021)
14. 생각하는 걸음은 한 걸음조차 무겁다(2022)

시화집
1. 달동네: 시 양창삼, 그림 박철현(1987)
시리즈 소개 | 세트 | 세트낱권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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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생각하는 걸음은 한 걸음조차 무겁다
저자양창삼
출판사도서출판 그리심
크기(130*188)mm
쪽수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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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2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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