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 여인들의 시대를 초월한 사랑, 욕망, 야망에 관한 대 서사시!

이브, 사라, 리브가, 라헬, 들릴라, 이세벨……. 친숙하게 들리는 이 이름들은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이름이다. 작가이자 성경학자인 나오미 로젠블라트는 이 책을 통해 열일곱 명의 성서 속 여인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녀들은 남성 중심적이면서도 가부장적인 사회를 살아가며 남편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식을 낳기 위해, 그리고 인류의 생존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용감한 여인들이었다. 작가는 이들의 인생과 사랑에 관한 일화들을 현대인의 삶과 연결지어 전하며, 우리는 그녀의 눈을 통해 성서 속의 아름다운 여인들과 그들이 사랑한 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이 여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직면하는 문제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복잡하고도 위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한다.

>>출판사 서평

성서가 선호하는 ‘일부일처제’

고대로부터 ‘일부다처체’의 풍습은 여러 나라, 여러 문화에 걸쳐 나타난다. 이는 성서 속에서도 마찬가지이며, 성경은 일부다처제 가족에서 잉태되는 불행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야곱과 결혼한 자매 라헬과 레아, 엘카나와 결혼한 한나와 브닌나, 부인들과 자식들의 요구에 골머리를 앓은 다윗 등, 이 모든 가족들의 불행의 씨앗은 바로 일부다처제였던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다처제의 사회에서 일부일처제를 고집했던 사라와 아브라함, 그리고 리브가와 이삭은 어려움 속에서도 평생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지키며 살았다.

성경은 일부다처제를 통해서는 남편과 아내 사이에 신뢰와 친근함이 쌓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서로 시기하고 경쟁하는 부인들 사이에서 가족들의 사랑은 희석되고, 그 관계는 서서히 붕괴되고 만다. 그러므로 일부다처제를 통해서는 결코 튼튼한 가족 관계를 형성할 수 없으며, 일부일처제만이 견고한 부부 관계와 가족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음을 이 책은 강조한다. 사랑과 믿음, 헌신을 바탕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의 관계는 한 인간과 유일신, 즉 주님과의 관계를 상징한다.

‘여성’이라는 무기를 지닌 위대한 그녀들

다윗과 밧세바의 위험한 사랑, 질투심에 불타는 사라의 고통, 룻과 나오미의 사랑과 성실성, 에스더의 용기, 그리고 레아의 인내심과 고집 등, 성서 속 여인들의 이야기는 모두 신앙으로 가득 차 있다. 영웅적인 여성들은 위기의 순간이 닥쳐올 때마다 항상 신의 존재를 느끼고 있었으며, 어떤 선택을 하든 신이 자신의 운명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운명을 구속하는 단단한 족쇄로부터 벗어날 길은 스스로의 선택뿐임을 알았으며, 그 선택의 결과가 어떻든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음 또한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이처럼 성경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비천한 여종도, 맹목적으로 남편에게 복종하는 수동적인 여인들도 아니었다. 이들은 여성으로서 발휘할 수 있는 모든 힘을 이용해 남성들을 유혹하고, 속이고, 결국엔 무너뜨리기까지 했다. 가부장적 권위가 이 여성들의 삶을 가로막았을 때, 그리고 그들의 가족과 민족의 생존에 위협을 가했을 때, 이들은 여성 특유의 지혜와 총명함으로 남성들에게 도전했다. 그녀들은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결코 부끄러워하거나 스스로를 나약한 존재라 여기지 않았다. 이 책은 그녀들의 용기 있는 행동과 일화를 전하며 읽는 이로 하여금 경이로움과 더불어 짜릿한 기쁨 또한 맛보게 한다.

>>책 속으로

모든 세대의 남성들은 이브를 비난해 왔다. 이브가 신의 명령을 어기고 아담을 유혹해 결과적으로 전 인류에게 고통과 번뇌, 죽음을 가져왔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남성들이 지금까지 주장하던 내용과는 조금 다른 해석을 볼 수 있다.

이브가 선악과를 따 먹은 것은 지식과 지혜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이브의 이러한 호기심이 아니었다면 배움이라는 것도, 감정의 발전도, 우주에 대한 탐구와 지구를 구성하는 원소들에 관한 연구도, 인간 환경의 개선, 각 개인의 능력 계발, 그리고 영적 성숙도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에덴동산의 문을 연 사람은 바로 이브였다. ‘안락한 환경’이라는 제한된 공간으로부터 벗어나 그 너머로 펼쳐질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전시킨 장본인이 바로 최초의 여성, 이브였던 것이다. 또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적인 지식을 촉발한 것도 이브의 대담한 선택 덕분이었다.
- P. 43~44

나에겐 너무나 경이롭게 여겨지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독수리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지,  뱀은 어떻게 바위 밑을 파고드는지, 배는 어떻게 바다 한가운데를 항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 남자가 한 여자와 함께할 수 있는지. 구약을 연구한 현대의 독자들은 이 시의 가장 마지막 구절에 이러한 말을 덧붙이고 싶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한 여자가 한 남자와 함께할 수 있는지.

- P. 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