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이 글은 낡은 것도 아니지만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오늘늘 사는 나에게서 나온 글이지만 오늘 내게서
비롯된 글은 아닙니다.
자연과 성서와 옛 스승들의 생각을 정물로 놓고, 풍경으로 보며
어린아이의 도화지를 꺼내어 그려보았습니다.
아직 색을 덧입히지 않았음에, 나는 도리어
완성치 않은 밑그림이 보기 좋아 그리 하였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서 사람의 언어란 밥처럼 고마운 것입니다.
언어가 마음이라 글자에 마음을 기대었습니다.
2008년 용인 어정에서
봄을 맞은 홍순관
“짧은 묵상에 흐르는 하늘 숨결! 불현듯, 잊었던 천국이 다가온다.”
생명?평화?통일을 위해 우리 사회의 낮은 곳에서 영혼과 신앙을 담아 노래를 불러온 홍순관이 마음속에 간직해 온 깊은 묵상들을 생명력 넘치는 언어에 담아 선사한다.
제 숨 쉬는 착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힘써온 홍순관은 정신대할머니돕기공연 <대지의 눈물>과 평화박물관건립모금공연 <춤추는 평화> 등의 공연과 여덟 개의 앨범을 통해 평화와 화해를 갈망하는 수많은 사람과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노래해 왔다.
(*저자 약력 및 저자의 홈페이지
www.hongsoongwan.com 참조)
이제, “곤핍했던 시대를 향한 성찰의 시집이며, 어떻게 하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하고 고뇌하는 공동의 기도서”인 이 단상집은 홍순관이 오랫동안 가난한 자들과 함께 가난한 마음으로 걸어가며 시간과 삶과 자연에서 길어 올린 성찰들을 진솔 담백한 언어로 전달한다.
찬찬히 주위를 돌아볼 틈도 없이 빠른 속도로 길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천국의 평화를 선사하는 홍순관의 단상은, 건조한 시간 속에서 산들바람 같은 여유를 기다리는 많은 이들에게 참 반가운 친구로 사랑받을 것이다.
“한 줄 한 줄마다 하나님이 함께 앉아 계시는 글, 그의 글에 넘치는 사랑을 여러분도 나누어 가지시기 바란다.”
-정호승, 도종환, 윤석화, 김응교, 안치환 강력 추천!-
>>발문 “그 노래의 속살 안에 오롯이 들어앉은 생명” 중에서
죽음과 폭력의 언어가 판치는 세상에서 생명과 평화의 언어로 말한다는 건 대단히 모험적인 시도입니다. 저마다 성공을 이야기할 때, 자발적으로 실패를 끌어안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요? 저마다 남을 이겨야 산다고 목청을 돋울 때, 나직이 지라고, 져 주라고 말하는 건 그야말로 어리석은 소리겠지요. 이런 언어, 진짜 방언으로 들릴 만큼 낯선 언어입니다.……겸손하게도 그는 자신의 글을 부족한 단상이라 폄하하지만, 천만에요, 씹어 읽을수록 신학과 영성이 골고루 잘 버무려진 진수성찬인걸요. “꽃이 열리고/ 나무가 자라는 소리/ 너무 작아/ 듣지 못했”다는 짧은 문장 속에 성령의 거대한 울림이 녹아 있잖아요. “고운 숨만 쉬어도 우주의 거룩한 춤에 참여하는 것”, 창조영성을 이토록 아름답게 집약해서 담아 놓은 문장이 그리 많을라구요.……그에게 봄은 만물이 제각각 나름의 색을 뽐내면서 존재의 빛을 발산하는 둥근 세상의 은유처럼 보입니다. 잘나고 힘 센 하나가 못나고 약한 여럿을 짓누르는 동토의 왕국, 피라미드 세상과 정반대지요. 그러니 “꽃 한 송이 핀다고 봄인가요/ 다 함께 피어야 봄이지요.” 이쯤 되면 그의 노래는 착한 세상을 향한 예언자적 외침이 아닌가요? 아니면 봄을 부르는 만트라거나.
-구미정(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