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삶은 서로의 땀을 씻어주는 것
그리고 저 영원한 집으로 손 맞잡고 돌아가는 것
숨기고 싶은 재혼 가정의 파랑새 찾기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혼인통계를 보면, 남녀 모두 초혼인 비율은 1990년 전체 결혼 가운데 89.3%에서 2009년 76.5%로 낮아진 반면, 남녀 모두 재혼인 비율은 4.7%에서 12.8%로 높아졌다. 이와 관련 같은 기간 남성의 재혼 비율은 8.4%에서 17.4%로 늘어났고, 여성의 재혼 비율은 7.1%에서 19%로 증가했다.
우리는 지금 결혼한 부부 네 쌍 중 한 쌍이 재혼(둘 중 적어도 하나는 재혼)인 시대에 살고 있다. 재혼은 더 이상 신기한 일도, 관심을 끌 만한 일도 아닌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재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도사리고 있다. 재혼 가족 스스로도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행복의 파랑새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교회 안에서 재혼은 무척이나 조심스럽게 다뤄진다. 쉬쉬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은 이혼이나 재혼이 성경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 <재혼 코칭-경험자가 들려주는 행복한 가정 꾸리기>는 재혼한 목회자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무너지기 쉬운 재혼 가정을 단단히 세울 방법과 노하우를 제시한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치료 전문가인 저자 김번영 목사는 그동안 자신이 상담한 300여 명에 이르는 재혼 가정 구성원들의 실제 사례들을 바탕으로 재혼 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핵심-예를 들어 경제 문제, 아이 문제, 가족 구성원간 역할 나눔 문제 등-을 짚어낸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가정마다 행복의 파랑새를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실천적 지혜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저자는 초혼이든, 재혼이든 부부의 삶과 가족의 생활에는 무엇이 맞고 틀리다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은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이 책에 소개된 실천적 지혜들은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가정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파랑새를 만나는 방법과 노하우를 키워가는 데 도움을 줄 뿐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가족 구성원의 특성에 맞도록 ‘맞춤형 가정’을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은 총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Part 1은 재혼 경험자인 저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재혼 가정을 꾸리면서 겪었던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는 그동안 저자가 상담했던 내담자들의 사연으로 이어진다. 재혼 부부의 정체성 문제, 자녀 문제, 경제 문제 등을 다룬 이 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내뱉는 것이 치유의 시작임을 알린다. Part 2는 오해와 편견을 벗고 재혼 가정의 새로운 길을 여는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장은 성경에서 이혼과 재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자신들만의 맞춤형 가정으로 탄생하기 위해서는 어떤 훈련-상처를 뛰어넘어 현재를 학습하는 훈련-을 해야 하는지, 사랑은 진정 결혼의 필수조건인지 등 재혼 가정이 갈등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길로 안내한다. Part 3은 재혼 가정을 더 풍부하게 하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활동을 소개한다. 저명한 외국 심리학자들의 이론을 다루는 이 장은 재혼 가정이 거쳐야 할 단계들과 사랑이 자라게 하는 활동-뱅크(Bank)제, 단어 맵핑(mapping) 등-을 제시한다.
부록에서는 리서치를 통해 본 재혼 가정의 현주소와 재혼 가정 연구에 도움이 되는 참고도서를 수록했다. 또한 매 챕터마다 ‘다시 생각해보기’를 제시하고 그 챕터의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던져, 독자들이 재혼 가정에 대한 편견을 벗고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한다.
재혼 가족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가 심각해진 오늘날의 한국 상황에서, 따뜻한 사랑과 열정으로 재혼 가족의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이혼하거나 재혼한 모든 가족들과 상담사, 사회복지사,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을 것이다.